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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재두148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공2011하,2582]

판시사항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한 갑에 대하여 우편집배원이 상고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하기 위해 갑의 주소지에 갔으나 갑을 만나지 못하자 갑과 동거하는 만 8세 1개월 남짓의 딸 을에게 이를 교부하고 을의 서명을 받은 사안에서, 상고기록접수통지서의 보충송달이 적법하지 않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한 갑에 대하여 우편집배원이 상고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하기 위해 갑의 주소지에 갔으나 갑을 만나지 못하자 갑과 동거하는 만 8세 1개월 남짓의 딸 을에게 이를 교부하고 을의 서명을 받은 사안에서, 을의 연령, 교육 정도, 상고기록접수통지서가 가지는 소송법적 의미와 중요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소송서류를 송달하는 우편집배원이 을에게 송달하는 서류의 중요성을 주지시키고 갑에게 이를 교부할 것을 당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정도 연령의 어린이 대부분이 이를 송달받을 사람에게 교부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보이므로 상고기록접수통지서 등을 수령한 을에게 소송서류의 영수와 관련한 사리를 분별할 지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고기록접수통지서의 보충송달이 적법하지 않다고 한 사례.

원고(재심원고)

원고

피고(재심피고)

근로복지공단

주문

재심청구를 기각한다. 재심소송비용은 원고(재심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먼저 재심사유의 존부를 본다.

송달받을 사람의 동거인에게 송달할 서류가 교부되고 그 동거인이 사리를 분별할 지능이 있는 이상 송달받을 사람이 그 서류의 내용을 실제로 알지 못한 경우에도 송달의 효력은 있다. 이 경우 사리를 분별할 지능이 있다고 하려면, 사법제도 일반이나 소송행위의 효력까지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적어도 송달의 취지를 이해하고 그가 영수한 서류를 송달받을 사람에게 교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00. 2. 14.자 99모225 결정 , 대법원 2005. 12. 5.자 2005마1039 결정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재심원고, 이하 ‘원고’라 한다)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의 상고심( 대법원 2011두2385호 )에서 우편집배원은 2011. 1. 31. 원고에 대한 상고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하기 위하여 원고의 주소지에 갔으나 그곳에서 원고를 만나지 못하자 원고와 동거하는 딸 소외 1에게 상고기록접수통지서를 교부하고 송달증서에 소외 1의 서명을 받은 사실, 소외 1은 2002. 12. 30.생으로서 상고기록접수통지서를 영수할 당시 만 8세 1개월 남짓의 어린이였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인정 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소외 1의 연령, 교육정도, 상고기록접수통지서가 가지는 소송법적 의미와 중요성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소송서류를 송달하는 우편집배원이 소외 1에게 송달하는 서류의 중요성을 주지시키고 원고에게 이를 교부할 것을 당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정도 연령의 어린이 대부분이 이를 송달받을 사람에게 교부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보이므로 상고기록접수통지서 등을 수령한 소외 1에게 소송서류의 영수와 관련한 사리를 분별할 지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상고기록접수통지서의 보충송달이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심대상판결은 상고기록접수통지서의 보충송달이 적법하다고 보아 소외 1의 수령일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상고이유서가 제출기간 내에 제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9조 ,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에 의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한바, 이러한 재심대상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있고, 이는 민사소송법 제422조 제1항 제9호 에 해당하는 재심사유가 된다.

2. 나아가 상고이유를 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 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와 사업주 사이의 근로계약에 터 잡아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그런데 비록 근로자의 출·퇴근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고, 산재보험법에서 근로자가 통상적인 방법과 경로에 의하여 출·퇴근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는 특별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이상, 근로자가 선택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통상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경우, 외형상으로는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진 것으로 보이나 출·퇴근 도중에 업무를 행하였다거나 통상적인 출·퇴근시간 이전 혹은 이후에 업무와 관련한 긴급한 사무처리나 그 밖에 업무의 특성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출·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실제로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유보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아주 긴밀한 정도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5두12572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두18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망 소외 2(이하 ‘망인’이라 한다)가 2008. 11. 3. 07:15경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고 그가 근무하던 롯데제과 주식회사 통영영업소에 출근하면서 승용차 함께 타기(카풀, car pool)를 하는 동료 직원 소외 3을 태우고자 소외 3의 집 방향으로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였으나, 소외 3 집에서 위 영업소까지는 수시로 버스가 운행되고 있었고, 망인의 경우에도 개인적 교통수단이 아닌 다른 출근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리라고 볼 사정이 없으며, 비록 위 영업소의 소장이 망인에게 소외 3과 승용차 함께 타기를 하여 출·퇴근하라고 하였다거나 영업소장 운영경비에서 유류비 일부를 보조하는 차원에서 망인 등 조장들에게 월 1∼2회 1인당 5만 원씩 지급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그 승용차에 대한 관리 또는 이용권이 망인에게 전속되어 있어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사업주가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중 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사고를 업무상의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반이나 업무상 재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재심대상판결은 상고를 기각한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60조 에 따라 이 사건 재심청구를 기각하고, 재심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이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