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1. 직권판단 피고인은 2018. 5. 8.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2018. 5. 30. 이 법원으로부터 적법한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법정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다.
다만, 피고인은 D신도로서 종교적 양심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것이므로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하기로 한다.
2. 관련 법리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 윤리적, 도덕적, 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것으로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진정한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여야 한다.
신념이 깊다는 것은 그것이 사람의 내면 깊이 자리 잡은 것으로서 그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그 신념의 영향력 아래 있어야 한다.
신념이 확고하다는 것은 그것이 유동적이거나 가변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반드시 고정불변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신념은 분명한 실체를 가진 것으로서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신념이 진실하다는 것은 거짓이 없고, 상황에 따라 타협적이거나 전략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설령 병역거부자가 깊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신념과 관련한 문제에서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러한 신념은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다.
구체적인 병역법위반 사건에서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경우, 인간 내면에 있는 양심을 직접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