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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4.10.31. 선고 2013가합530868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3가합530868 손해배상(기)

원고

주식회사 이피피미디어

피고

주식회사 엘지씨엔에스

변론종결

2014. 9. 12.

판결선고

2014. 10. 3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2,544,3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주식회사 이피피휴먼네트웍스(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2007년 7월경 서울메트로와, 계약금액 220억원(부가가치세 포함), 계약기간 2007. 7. 18.부터 2023. 7. 17.까지로 정하여 소외 회사가 서울메트로 1·3·4호선 지하철 이용자에게 열차행선지, 접근상태, 공지사항, 기타 광고 등 필요한 동영상 정보를 자동 또는 수동조작에 의해 고화질 표시판(LCD)에 표시해주는 장치인 열차정보안내시스템(이하 '이 사건 시스템'이라 한다)을 제작·설치하고, 위 계약기간 만료일까지 이 사건 시스템의 소유권 및 운영권을 보유하여 이 사건 시스템에 표출되는 광고 수입으로 투자금 등을 회수하며, 위 계약기간 만료일 익일부터 서울메트로에게 이 사건 시스템의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내용의 "서울메트로 1·3·4호선 열차정보안내시스템 개량사업 시설물 제작, 설치 및 사용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소외 회사는 2007. 11. 30. 피고와, 피고로부터 계약금액 129억 원에 이 사건 시스템을 구축받는 내용의 시스템 구축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에서 피고는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별도의 대가없이 제공하여야 한다(Ⅱ 기술사항 9.1조)고 정하고 있다.

다. 소외 회사는 2008. 1. 13. 원고(변경 전 상호 : 주식회사 일삼사메리트컴)를 설립하여 그 무렵 이 사건 계약상 소외 회사의 지위를 원고에게 승계시켰다.

라. 피고는 2008년 7월 및 9월 주식회사 엘지엔시스를 통하여 이 사건 시스템에 설치될 소프트웨어로서 마이크로소프트 코퍼레이션(이하 '마이크로소프트'라 한다)이 저작권을 가지는 소프트웨어인 Windows Server 2003 R2 Standard, Windows Server 2003 R2 Enterprise, SQL Server 2005 Enterprise(이하 이를 모두 '이 사건 소프트웨어'라 한다)에 대하여 최종 사용자를 서울메트로로 정하여 내부 임직원용 라이선스를 구매한 후 이를 이 사건 시스템에 설치하여 원고에게 제공하였고, 2008. 12. 30. 원고로부터 이 사건 시스템 구축에 관한 검수를 완료받았다.

마. 마이크로소프트는 2011. 11. 24. 및 25일 이 사건 시스템에 사용된 이 사건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보유현황을 실사한 후 원고에게 이 사건 시스템에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하여는 외부상업용 서비스 라이선스(Service Provider License Agreement, 이하 'SPLA'라 한다)가 필요함에도 원고가 내부 임직원용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사용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대한 과거 사용금액 1,104,316,869원 및 향후 3년간 소요금액 1,085,988,946원을 합한 총 2,190,305,814원에 대하여 라이선스 구매절차를 2011. 12. 22.까지 완료하라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 5. 18.경 원고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다.

바. 원고는 2013. 1. 7. 마이크로소프트와 이 사건 시스템에 사용된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대한 SPLA를 2,544,300,000원에 구매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7호증, 을 제1, 3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시스템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를 별도의 대가 없이 제공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피고는 이 사건 시스템에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여 제공함에 있어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대한 적법한 라이선스인 SPLA를 구매하지 않고, 내부 임직원용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설치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 그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시스템에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하여 마이크로소프트와 이 사건 합의를 하게 됨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른 SPLA 구매비용 2,544,300,000원을 추가로 지출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인 2,544,30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소프트웨어가 사용된 이 사건 시스템은 SPLA가 필요한 '상업용 소프트웨어 호스팅 서비스(hosting)'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내부 임직원용 라이선스로 구매한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이 사건 시스템에 설치하여 원고에게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저작권침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판단

가. 마이크로소프트는 라이선스 유형을 내부 임직원용 라이선스와 서비스 공급자가 라이선스 계약당사자를 제외한 제3자(그룹사 및 계열사 포함)인 고객에게 상업용 서비스 또는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필요한 SPLA의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는 사실, 피고가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면서 체결한 각 사용계약서에는 '상업용 소프트웨어 호스팅 서비스에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시스템의 고화질 표시판은 열차운행정보가 표시되는 행선부와 광고주들의 요청에 따른 60%의 상업광고와 40%의 공익광고 등이 표시되는 광고부로 구성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1,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나. 그러나 앞서 본 각 사실에 더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1, 8, 10,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각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스템에 이 사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 위하여 SPLA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관한 SPLA를 취득하지 않고 내부 임직원용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이를 이 사건 시스템에 설치하여 원고에게 공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1) 마이크로소프트가 작성한 라이선스 관련 제반 가이드 규정(이하 제반 가이드 규정을 통틀어 '이 사건 가이드'라 한다)에는 계약 당사자가 사용할 경우 내부 임직원용 라이선스가, 서비스 공급자가 계약 당사자를 제외한 제3자인 고객에게 상업용 서비스 또는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SPLA가 각 필요하다고 정하고 있고, 최종 고객은 서비스 공급자의 SPLA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의 기능들을 사용할 권리를 받고 별도의 라이선스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고 정하고 있는바, SPLA는 서비스 공급자뿐만 아니라 최종 고객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그 사용권한을 얻기 위하여 필요한 라이선스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시스템은 원고가 광고주들로부터 광고를 제공받아 이를 이 사건 시스템에 등록하고, 등록된 광고가 고화질 표시판 또는 스피커를 통하여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노출되게 하는 것으로서 그 사용자는 원고뿐이고, 단순히 원고에게 광고를 의뢰한 광고주, 이 사건 시스템에 의해 노출되는 광고를 접하는 지하철 이용객들이 이 사건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들에게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관한 라이 선스가 필요한 경우로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가이드에서 SPLA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서비스 공급자의 데이터센터에서 인터넷, 전화망 또는 사설망을 통하여 최종사용자에게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하여(interact) 소프트웨어를 디스플레이, 실행, 접속하게 하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시스템은 고화질 표시판 또는 스피커를 통하여 정보나 광고가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일방적으로 노출되는 것에 불과할 뿐 그 과정에서 원고와 지하철 이용객들 사이에 위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가이드에는 SPLA가 필요한 호스팅 서비스에 관하여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호스팅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에게 서버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네트워크를 통하여 서비스 제공자에 의하여 제공된 서버에 접속 또는 접근하여 해당 서버에 데이터 등을 송수신하게 하는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가이드에서도 호스터(hoster)가 한 서버에 여러 고객을 호스트(host)하는 경우라면 해당 호스터는 SPLA를 체결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을 제10호증의 2), SPLA가 필요한 호스팅 서비스는 서비스 공급자의 서버에 최종 고객들이 접속 또는 접근할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이 사건 시스템의 특징에 비추어 볼 때 광고주 또는 지하철 이용객들이 이 사건 시스템의 서버에 접속 또는 접근할 수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바, 이 사건 시스템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가 SPLA가 필요한 호스팅 서비스로 보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소프트웨어에 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기영

판사 박현경

판사 이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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