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압수된 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공소사실 전체에 대하여 공모한 사실은 없으므로 피고인이 실제로 인출한 599만 원에 대하여만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징역 1년, 몰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ㆍ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바, 공모자 중 구성요건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자라고 하더라도,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다른 공모자에 의하여 실행된 범행에 대하여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
그리고 이 경우, 범죄의 수단과 태양, 가담하는 인원과 그 성향, 범행 시간과 장소의 특성, 범행과정에서 타인과의 접촉가능성과 예상되는 반응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공모자들이 그 공모한 범행을 수행하거나 목적 달성을 위해 나아가는 도중에 부수적인 다른 범죄가 파생되리라고 예상하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그러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이를 방지하기에 족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공모한 범행에 나아갔다가 결국 그와 같이 예상되던 범행들이 발생하였다면, 비록 그 파생적인 범행 하나하나에 대하여 개별적인 의사의 연락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초의 공모자들 사이에 그 범행 전부에 대하여 암묵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