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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다288672 판결
[손익정산금청구의소][미간행]
판시사항

[1]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채권금융기관들이 조선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한 다음, 협의회를 개최하여 손익정산에 관하여는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을 적용하기로 의결하였는데, 그 후 개최된 협의회에서 일부 채권금융기관들이 의결에 반대한 다음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협의회에서 탈퇴한 경우, 의결에 찬성한 채권금융기관들이 의결에 반대한 채권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손익정산을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의결에 찬성한 채권금융기관들이 의결에 반대하고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협의회에서 탈퇴한 채권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손익정산을 요구하는 경우, 손익정산의 기준 시점을 정하는 방법 및 이러한 법리는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른 공동관리 절차를 준용하기로 합의한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3]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에 따른 손익정산의 방법 / 채권금융기관들이 자율협약이나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의결을 통해 ‘손익정산’의 방법을 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채권금융기관들 사이에 ‘손익정산’의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법원이 이를 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협의회에서 탈퇴한 반대채권자와 같이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채권금융기관이 있는 경우, 현금정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여부(적극)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주식회사 경남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우지원 외 1인)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선경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0. 10. 23. 선고 2018나2069272, 2069289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원고들이, 피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들과 피고들은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07. 8. 3. 법률 제8572호로 제정되어 2009. 4. 1. 법률 제96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2010. 12. 31. 실효된 것, 이하 ‘구 기업구조조정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가 정한 삼호조선 주식회사(이하 ‘삼호조선’이라 한다)의 채권금융기관들로서 2010. 7. 16.경 삼호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른 채권금융기관들과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약’(이하 ‘이 사건 자율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 한다)를 구성하였다.

나. 이 사건 자율협약 제8조는 이 사건 자율협약에서 정하지 않은 제반 운용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또는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등이 준용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나아가 원고들과 피고들은 2010. 7. 20.경 제1차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이하 ‘제1차 협의회’라 한다)에서 ‘손익정산’에 관하여는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을 적용하기로 의결하였다.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은 ‘손익정산’을 특정 시점에서 제1차 협의회 소집일 전일자의 총 채권 잔액 점유비율에 따라 채권금융기관 간 손익을 상호 정산하는 것이라고 정하고 있다. 또「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은, ‘손익정산’의 시점에 관하여는 ‘협의회에서 공동관리절차 중단, M&A 등 손익정산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시점에서 손익을 정산한다.’, 실행방법에 관하여는 ‘채권 양수도, 현금 정산 등 손익정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협의회에서 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 피고들은 2010. 11. 8. 제5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제5차 협의회’라 한다)에서 일부 의안에 반대의사를 밝히고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은 2010. 11. 18., 피고 주식회사 하나은행은 2010. 11. 22. 이 사건 협의회에 대하여 각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

라. 한편 이 사건 협의회는 피고들이 위와 같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전까지 피고들과는 정산 방법 및 시점에 관하여 정한 적이 없다.

2.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협의회에서 탈퇴한 반대채권자들에 대하여 찬성채권자들이 ‘손익정산’을 요구할 수 있는지(피고들의 제1 내지 4 상고이유)

가. 조선사에 대한 채권은, 선박 건조가 진행됨에 따라 계속 증가하다가 선박 건조가 완료되면 일시에 소멸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채권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각 채권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선수금환급보증채권과 관련된 선박의 건조순서에 따라 구조조정 착수 당시와 이후의 채권금융기관별 채권액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구 기업구조조정법 제26조 에 따른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는 이와 같은 조선업의 특징을 반영하여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을 제정하면서 앞서 본 ‘손익정산’을 도입하였고, 그 밖에도 신규 선수금환급보증의 발급, 선수금의 관리, 선수금 이행청구에 따른 대지급 등에 관하여 규정하였다.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이 규정하는 ‘손익정산’은 조선사 구조조정에서 신규자금 지원 액수나 선박 건조 공정의 선후 등에 따라 채권금융기관 사이에 이해관계가 달라지는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금융기관별로 불균등하게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이익을 한꺼번에 정산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조선업 구조조정에 특유한 제도로서, ‘손익정산’의 취지나 내용 등을 고려하면,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이러한 ‘손익정산’을 적용하기로 정한 이상 그 소속 채권금융기관들은 정산의무를 부담하고, 채권금융기관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탈퇴하더라도 적어도 그때까지 발생한 사정에 기초한 정산의무는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나. 원심은, 피고들은 이 사건 자율협약 및 제1차 협의회 의결에 따라 원고들과 사이에 정산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채권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하여 이 사건 협의회에서 탈퇴한 피고들에 대하여 정산금 지급의무가 인정된다고 하여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원심판단에 피고들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자율협약, 손익정산 및 채권매수청구권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 판단누락, 사실오인 등의 잘못이 없다.

3. ‘손익정산’ 시점에 관하여(피고들의 제5 상고이유)

가. 구 기업구조조정법 제24조 가 규정하는 반대채권자의 채권매수청구권은 구 기업구조조정법에 따른 공동관리절차에서 채권금융기관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재산권 및 경제활동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받게 될 것을 고려하여,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의결에 반대하는 채권금융기관이 자신의 채권을 매도함으로써 공동관리절차 대상 기업에 대한 채권금융기관의 지위를 벗어나 의사에 반하는 채권행사의 유예, 채권재조정이나 신규 신용공여 부담을 지지 않을 기회를 보장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

구 기업구조조정법 제24조 제1항 에 따르면, 반대채권자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의결일부터 7일 이내에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대하여 자기의 채권을 매수하도록 청구할 수 있고, 그 기간 이내에 채권매수를 청구하지 아니한 자는 당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의결에 찬성한 것으로 보게 된다. 구 기업구조조정법 제24조 제2항 에 따르면, 반대채권자가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대하여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그대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구성원으로 남아 있는 채권자가 반대채권자로부터 일정 이행기간 내에 반대채권자의 채권을 매수하게 된다. 채권금융기관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의결에 반대하고 이어서 매수청구권까지 행사하면 그 채권에 관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반대채권자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탈퇴하게 되는데,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 등을 고려하면 매매계약 체결이나 탈퇴의 효과는 채권금융기관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의결에 반대한 때가 아니라 반대채권자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때에 비로소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손익정산’도 이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의하면,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의결일부터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일까지 사이에 채무자가 일부 채권자에게만 변제를 하거나 일부 채권자가 신규 신용공여를 하게 되는 등의 사정 변경이 생길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까지 반영하여 정산을 하게 되는데, 이는 채권금융기관들 사이의 공평한 분담을 목적으로 하는 ‘손익정산’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런 점에서 위와 같은 사정 변경이 없고 당사자 사이에서 정산 기준 시점에 대하여 별도로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법원은 당사자들의 의사나 입수 가능한 자료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의결일부터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일까지의 기간 중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은 ‘손익정산’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특정 시점을 정산 기준 시점으로 정할 수 있다 .

한편 위와 같은 법리는 이 사건 자율협약과 같이 구 기업구조조정법에 따른 공동관리절차 규정을 준용하기로 합의한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피고들의 채권매수청구와 관련한 ‘손익정산’ 시점에 대하여는 원고들과 피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협의회 소속 채권금융기관들 사이에 아무런 합의가 없고, 피고들이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제5차 협의회 의결일로부터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까지 사이에 정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제, 신규 신용공여 등의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들이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제5차 협의회 의결일인 2010. 11. 8.을 ‘손익정산’의 시점으로 정한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피고들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손익정산 시점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

4. ‘손익정산’의 방법에 관하여(원고들의 상고이유)

가. 「조선업 구조조정 처리기준」에는 ‘손익정산’의 방법으로 채권양수도 방식과 현금정산 방식이 예시되어 있다. 채권양수도 방식은 채권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정산할 금액을 산정한 후 정산받을 채권금융기관이 정산금액과 동일한 액면의 채권을 양도하고 상대방으로부터 그 액면 상당의 현금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현금정산 방식은 채권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정산할 금액을 산정한 후 정산받을 채권금융기관은 정산금액과 동일한 액면의 채권을 소멸시키는 대신 그 당시 채권의 평가액 상당의 현금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이때 해당 채권의 평가는 청산할 때의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

채권금융기관들은 자율협약이나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의결을 통해 ‘손익정산’의 방법을 정할 수 있다. 만일 채권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손익정산’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채 소송에 이른 경우에는 법원이 적절한 ‘손익정산’ 방법을 정할 수 있다. 이때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탈퇴한 반대채권자와 같이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채권금융기관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채권금융기관이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취득하지 않도록 현금정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

나. 원심은, 피고들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제5차 협의회 결의일인 2010. 11. 8. 당시 각 채권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던 ‘최종 채권 잔액의 합계’에 ‘손익정산 기준시점 점유비(%)’를 곱한 금액인 ‘정산 후 최종 잔액’에서 피고들이 2010. 11. 8. 당시 보유하고 있던 각 ‘최종 채권 잔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이 각 채권금융기관들이 부담하는 ‘정산금액’이고, 이 정산금액을 현금 정산의 방법에 의하여 정산할 경우에는 청산배당률을 적용하여 ‘최종 손익정산금액’을 산출한다며, 이 사건 협의회의 의뢰에 따라 채권의 적정 매수가액을 검토한 회계법인이 2010. 11. 8.을 기준으로 재평가한 후순위 채권 배당률 6.97%를 2010. 11. 8. 당시의 무담보채권 회수율로 보아 정산금액의 현금 정산에도 적용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원심판단에 원고들의 상고이유와 같은 ‘손익정산’의 취지와 방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정화 김선수(주심)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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