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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20. 6. 25. 선고 2020구합5235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미간행]
원고

대성테크놀로지 주식회사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2020. 4. 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12. 10.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중앙2019부해1296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0. 10. 5. 설립되어 액체여과기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소외인은 2019. 3. 1.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 근로계약기간: 2019. 3. 1.~2020. 2. 29.(시용기간 12개월)
13. 시용기간 중 소외인의 근무태도, 직무수행능력 및 자격 등을 평가한 후 직무를 수행하는 데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용기간 만료 전이라도 본 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

나. 원고는 소외인을 ○○○○○에 설립한 (부서명 생략)에서 근무하게 하였는데, 2019. 5. 16.경 소외인에게 ‘소외인은 거래처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음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과오납액을 환급받을 수 없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라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소외인은 2019. 7. 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경기2019부해1502호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8. 27. 소외인에 대한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소외인에게 그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초심판정을 내렸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10. 10. 중앙2019부해1296호로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10. 소외인에 대한 해고사유는 인정되나, 원고가 소외인에게 그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내렸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소외인은 수습근로자로서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수습기간의 평가를 바탕으로 그를 해고한 것이므로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2) 가사 소외인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를 통지하여야 한다고 보더라도 소외인에게 그 해고사유를 논의한 회의록을 작성하여 건네주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

나. 관련 법령

○ 근로기준법

제15조(이 법을 위반한 근로계약) ①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

제1항 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②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 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 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거나 시용기간 도중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 및 시용기간 중 해고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거나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 및 해고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 및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앞서 본 대로 원고와 소외인은 2019. 3.경부터 2020. 2.경까지를 시용기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 당시 소외인은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로서 그에 대한 해고사유는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원고가 소외인을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소외인에게 그 구체적ㆍ실질적인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만일 이와 다른 내용으로 소외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없을 뿐이어서 소외인에게 해고사유가 서면으로 통지되지 아니하였다면 그 해고는 효력을 가질 수 없다.

나)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2019. 5. 16. 소외인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회의록을 소외인에게 제시하면서 그로부터 서명을 받은 사실, 위 회의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세금계산서 가짜 문제건 사유서 제출
2. TDP, NPWP(회사) 서류 (부서명 생략) 앞 E-mail 송부
3. (전화번호 생략)(Faktur Pajak상 전화번호) 가짜번호 관련 사유서 제출
4. SCH 40 구매 관련 사유서 제출
5. 사유서 제출 이후 대표 검토하여 퇴사를 명할 수도 있으며, 2019. 5. 16. 08:20 이후 모든 업무를 중지하고 사유서 제출
6. PT. DUTA PAMUNGKAS 회사에서 구매한 물품에 대하여 송금처가 위 회사 법인계좌가 아닌 개인계좌로 송금된 것에 대하여 사유서 제출
7. 위 회사에 지급된 12,833,750루피에 대하여 가짜 세금계산서에 기인한 것이므로 (부서명 생략) 계좌로 2019. 5. 16. 은행 마감 전까지 소외인은 책임지고 해당 금액을 입금조치하고, 입금이 되지 아니하면 급여에서 차감조치 예정
8. 소외인을 2019. 5. 16. 12:11부로 퇴사조치함

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건대 원고가 소외인에게 건네준 회의록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와 같이 소외인의 행위로 원고가 부가가치세 과오납액을 환급받을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등 구체적ㆍ실질적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고, 달리 원고가 소외인에게 그 구체적ㆍ실질적인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라) 결국 이 사건 해고는 서면으로 해고사유가 통지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효력이 없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마)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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