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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6. 3. 31. 선고 2015헌바299 결정문 [형법 제35조 위헌소원]
[결정문] [전원재판부]
사건

2015헌바299 형법 제35조 위헌소원

청구인

김○수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은정

당해사건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노1068 사기, 공갈, 공갈미수

선고일

2016.03.31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3. 6. 20.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2014. 6. 26.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된 자로서, 2014. 11. 28.부터 2015. 3. 16.까지 사이에 사기죄 등을 저질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2015. 6. 17. 위 범죄사실에 대하여 형법 제35조가 적용되어 누범가중이 된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고[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고단103, 1259(병합)], 이에 항소하여(서울북부지방법원 2015노1068) 그 항소심 계속 중 형법 제35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5. 8. 24. 그 신청이 기각되자(서울북부지방법원 2015초기999), 2015. 9.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5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5조(누범) 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

② 누범의 형은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은 후범에 대한 심판을 함에 있어 이미 처벌받은 전범을 다시 고려하도록 하므로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반되고, 동종 범죄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책임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과잉형벌로서 책임원칙에 위반되며, 피고인이 실형의 집행을 받고 출소한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형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입법취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를 누범으로 규정하고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범죄인이 전범에 대한 형벌에 의하여 주어진 경고기능을 무시하고 후범의 실현을 통하여 범죄추진력이 보다 강화되어 행위책임이 가중되기 때문이고, 나아가 재범예방이라는 형사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즉 책임은 행위자가 합법을 결의하고 행동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을 결의하고 행하였다고 하는 의사형성에 대한 비난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전 판결의 경고기능 무시’나 ‘범죄추진력의 강화’는 행위책임의 가중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행위자가 전범에 대한 형벌을 통하여 자신의 범죄행위의 위법성과 그에 대한 비난을 인식하고 체험하였다면 불법을 회피하고 합법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범죄억제동기가 형성되었을 것인데, 이러한 전 판결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시 실형을 선고받을 만한 범행을 하였다면 그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 즉 행위책임이 증대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행위책임의 증대 외에도, 재범예방이라는 형사정책적 고려가 가미되어 누범을 가중처벌하고 있는 것이다(헌재 2011. 5. 26. 2009헌바63 등; 헌재 2011. 12. 29. 2011헌바284 ; 헌재 2013. 3. 21. 2012헌바215 ; 헌재 2013. 9. 26. 2012헌바262 등 등 참조).

나. 위헌 여부에 관한 판단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사부재리원칙이나 평등원칙,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헌재 1995. 2. 23. 93헌바43 ; 헌재 2011. 5. 26. 2009헌바63 등; 헌재 2011. 12. 29. 2011헌바284 ; 헌재 2013. 3. 21. 2012헌바215 ; 헌재 2013. 9. 26. 2012헌바262 등),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가) 일사부재리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전범에 대하여 형벌을 받았음에도 그 형벌의 경고기능을 무시하고 다시 범행을 하였다는 데 있는 것이지, 전범에 대하여 처벌을 받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하는 경우 전범도 후범과 일괄하여 다시 처벌한다는 것은 아님이 명백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누범은 전범에 대하여 처벌을 받은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른 모든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 즉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만으로 제한되고, 그 형도 장기만을 가중하고 단기는 가중하지 아니하므로 전범은 양형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일 뿐, 전범 자체가 심판의 대상이 되어 다시 처벌받기 때문에 형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다만,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 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누범가중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전범과 후범이 모두 법정형이 아닌 선고형으로서 ‘금고 이

상에 해당하는 죄’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전범에 대해서는 형의 선고가 있었던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형의 집행종료 또는 면제까지 요구하는 한편, 전범과 후범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3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형의 장기만을 2배 가중하는 형태로 법정형의 폭을 넓히고 있을 뿐 양형실무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의 단기는 가중하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후범이 경미한 범죄인 경우에는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고 이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적용되지 아니하며, 또한 형의 단기는 그대로 둔 채 장기만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비록 후범이 형식적으로는 이 사건 법률조항 소정의 누범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심리결과 실질적으로는 전 판결의 경고를 무시하고 범죄추진력이 강화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사안의 경우에는 얼마든지 원래 형의 최하한을 선고할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관으로 하여금 후범의 보호법익과 죄질, 전범과의 연관성 등 구체적인 정상에 따라 그에 알맞은 적정한 선고형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누범가중의 요건과 정도를 적절히 제한하고 있으므로, 과도하게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전범에 대한 형벌의 경고적 기능을 무시하고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누범에 대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고, 누범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여 범죄예방 및 사회방위의 형사정책적 고려에 기인한 것이어서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이라 볼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자의적이고 불균형한 처벌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사부재리원칙이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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