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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1999. 2. 25. 선고 98구23849 판결 : 항소기각·상고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하집1999-1, 675]
판시사항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요건과 그 판단 기준

[2] 근로자의 유인물 배포행위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근로자의 유인물 배포행위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한 징계전직처분을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부당노동행위인 위 징계전직처분에 대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의 수단으로 결근한 경우, 그 결근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처분이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해고 기타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처분과 같은 불이익취급을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을 이유로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나아가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을 이유로 한 것인지 여부는 사용자가 내세우는 징계사유와 근로자가 한 행위의 내용, 징계처분을 한 시기, 징계처분을 하기까지 사용자가 취한 절차, 동종 사례에 있어서 제재의 불균형,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등 부당노동행위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을 비교·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사용자가 불이익취급의 사유로 한 근로자의 행위가 유인물 배포인 경우 그 행위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방법, 대상,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회사에의 사전 통보 절차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만에 의하여 판단할 것은 아니다.

[3] 근로자의 유인물 배포행위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한 징계전직처분을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부당노동행위인 위 징계전직처분에 대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의 수단으로 결근한 경우, 그 결근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 처분이 무효라고 한 사례.

원고

원고 1외 1명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도재형)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레 담당변호사 양태종)

주문

1. 피고가 1998. 9. 24.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해307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4호증의 3, 4,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징계전직과 징계해고처분

(1) 원고 1은 1993. 8. 22., 원고 2는 1996. 8. 12.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에 각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오던 중 근로자를 선동할 목적으로 유인물을 무단 제작·배포하여 참가인회사의 취업규칙 제21조 제11호, 제61조 제9호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1997. 11. 21. 참가인회사에 의하여 같은 해 12. 1.자로 원고 1은 (이름 생략)영업소로부터, 원고 2는 (이름 생략)영업소로부터 모두 터미널영업소로 전보되는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을 받았으나 원고들은 위 징계전직처분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1998. 2. 11.까지 터미널영업소에 부임하지 아니한 채 결근하였다.

(2) 이에 참가인회사는 1998. 2. 17. 7일 이상 무단결근하여 취업규칙 제21조 제9호, 제61조 제11호, 제20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달 21.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을 하였다.

나. 구제신청과 재심판정

(1) 원고들은 1998. 4. 23.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는 같은 해 6. 18. 원고들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들은 같은 해 7.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도 같은 해 9. 24. 원고들이 제작·배포한 유인물의 내용, 동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이 정당함에도 이에 불응한 채 70여 일간 무단결근한 이상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참가인회사는, 원고들은 근로자를 선동할 목적으로 (1) 참가인회사에게 통보하지 아니한 채 1996. 11. 6. '공개질의서'라는 제목하에 "노조집행부가…… 쟁의신고 5일만에 갑작스럽게 타결한 그 배후에 회유·압력·협박이 있었는지"라고 적시된 유인물을 작성·배포하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2) 참가인회사에 통보하지 아니한 채 1997. 4. 1. ' (상호 생략) 조합원 동지에게'라는 제목으로 유인물을 작성·배포하였으며, (3) 1997. 7. 14. '공개질의서'라는 제목하에 "97년도 임금협정체결에 있어 근로기준법보다 상회할 수 있도록 요구"라고 적시된 유인물을 작성·배포하여 마치 참가인회사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참가인회사의 명예를 훼손함과 아울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으며, (4) 1997. 7. 26. '2차 공개요청서'라는 제목하에 "주휴수당,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승무수당 등의 계산이 잘못되었다."는 허위사실이 적시된 유인물을 작성·배포하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등 비위행위를 저질러 징계전직처분을 받았음에도 발령지에 부임하지 아니한 채 70여 일 동안 무단결근한 이상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한 것이어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은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부당노동행위로서 무효이므로 이에 응하지 아니한 행위를 사유로 삼아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이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것임에도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다음 각 사실은 갑 제2, 7, 8, 9호증, 갑 제11 내지 17호증, 갑 제18호증의 1, 갑 제19, 20호증, 갑 제22호증의 1, 2, 갑 제23호증, 갑 제24호증의 10, 47, 51, 52, 을 제2, 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의 1, 3, 5, 을 제7호증의 1, 을 제8호증의 2 내지 12, 을 제17호증, 을 제19호증의 1 내지 12, 을 제20호증의 9, 을 제27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을 제26호증의 일부 기재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을 제26호증의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소외 1 주식회사, 2 주식회사, 3 주식회사는 참가인회사의 계열회사인데, 소외 최진율은 1996. 2. 단체협약안의 가부에 대하여 사전에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는 등 민주적인 조합운영과 임금인상 및 열악한 근로조건의 개선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소외 1 주식회사, 2 주식회사의 노동조합위원장으로 당선되었으며, 소외 최대섭은 1996. 3. 1. 소외 3 주식회사와 참가인회사의 노동조합위원장에 취임하였다.

(2) 참가인회사가 1996. 5. 20. 계열회사인 소외 회사들의 인적, 물적 설비를 포괄적으로 양수함에 따라 참가인회사와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만이 남게 되었는데, 참가인회사는 최대섭을 그 위원장으로, 최진율을 그 전임자 및 단체교섭권자로 각 인정하였다.

(3) 최대섭 등 노동조합 집행부는 1996. 9. 5. 개시된 참가인회사와의 1996년도 임금협상이 원만히 타결되지 아니한 채 난항을 거듭하자 같은 해 10. 하순경 쟁의발생신고를 하였다가 같은 달 29. 열린 제23차 단체교섭에서 임금인상률을 6%로 타결하였는데, 원고 1을 비롯한 조합원 9인은 같은 해 11. 6. '공개질의서'라는 제목하에 최진율에 대하여 ① 1996. 임금협상이 노조집행부가 당초 제시한 12%에 미달하는 인상률로 쟁의신고 5일만에 갑작스럽게 타결한 배후에 회유, 압력,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 ② 임금협상안의 가부에 대하여 사전에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할 것을 노동조합위원장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음에도 조합원의 찬반투표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한 이유, ③ 선거공약사항을 이행하지 못하였으므로 노동조합위원장의 신임 여부에 관한 중간투표를 실시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 등을 묻는 내용의 유인물을 작성하여 같은 날 최진율에게 발송한 데 이어 같은 달 7. 팩시밀리를 이용하여 참가인회사에 전송한 다음 기사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참가인회사 조합원들에게 이를 배포하였다.

(4) 원고 1은 1997. 2.경 노동조합 (이름 생략)영업소 대의원으로, 원고 2는 (이름 생략)영업소 대의원으로 각 선출된 후 노동조합규약 개정 필요성을 주도적으로 제기하여 같은 해 3. 13.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노동조합규약개정안을 조합원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의결되었다.

(5) 원고들은 1997. 4. 1. ' (상호 생략) 조합원 동지에게'라는 제목하에 위 노동조합규약개정안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아울러 조합원총회에서 개정안이 의결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노동조합 대의원 이름으로 작성하여 참가인회사에게 통보하지 하니한 채 원고 1은 (이름 생략)영업소 기사대기실에서, 원고 2는 (이름 생략)영업소에서 운전기사들에게 배포하였다(1997. 4. 3. 위 개정안이 조합원총회에서 부결되자 원고들은 같은 달 17. 대위원직을 자진 사퇴하였다).

(6) 원고들은 참가인회사가 주휴수당을 지급함에 있어 연간 총주휴일은 52주임에도 48주로 계산하고 있고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함에 있어서도 운전기사들이 휴일에 근무하게 되는 경우 실근로시간이 9시간임에도 8시간으로 계산하는 등 종래의 임금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1997년도 임금협상에서 위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97. 7. 11. '공개요구서'라는 제목하에 ① 임금협정을 체결함에 있어 근로기준법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달성하며, ② 전체 조합원의 의사를 수렴하여 노동조합측 임금인상요구안을 확정할 것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작성하여 최대섭에게 송부한 데 이어 참가인회사에 팩시밀리를 통해 전송한 후 같은 달 14. 소외 김혜린과 함께 죽도시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운전기사들에게 배포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참가인회사의 정상적인 업무에 지장을 준 바는 없었다.

(7) 최대섭 등은 1997. 8. 27.부터 같은 해 10. 16.까지 22회의 교섭 끝에 1997년도 임금협정(1997. 9. 1.부터 적용)을 체결하였는데, 위 임금협정은 연간 52주를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지급하고 휴일근로수당도 실제근무시간인 9시간을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등 원고들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었다.

(8) 그런데 참가인회사는 위와 같은 임금협정이 체결된 직후인 1997. 11. 9. 돌연 원고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같은 달 12. 사용자측 징계위원으로 전무이사 김광호(징계위원장), 영업본부장 김광암, 행정부장 김상목, 영업관리부장 최규옥 등 4인, 근로자측 징계위원으로 노동조합위원장 최대섭이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달 21.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을 하였다.

(9) 원고들은 징계전직처분이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4∼5회에 걸쳐 징계전직처분의 철회와 원직복직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회사로부터 거부당하자 1997. 12. 16. 원고들을 비롯한 운전기사들에게 미지급된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할 것을 요청한 데 이어 1997. 12. 26.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10) 참가인회사는 1998. 2. 17. 사용자측 징계위원으로 징계위원장인 김광호, 관리부장 최규옥, 영업부장 정상우, 행정부장 김상목 등 4인, 근로자측 징계위원으로 노동조합위원장 최대섭, 최진율 등 2인이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달 21.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을 하였다.

(11) 참가인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1996년도 단체협약 제20조는 회사는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보장하며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 처우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5조는 회사는 노동조합활동으로 행하여지는 각종 유인물 및 인쇄물의 배포 및 게시의 자유를 인정하나 게시 전 회사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1997. 9. 23. 위 단체협약 제25조가 개정되어 그 단서로 "단, 개인 및 사조직 단위의 상기활동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추가되었다), 한편, 참가인회사는 취업시간중이라 하더라도 노동조합위원장 선거 등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것인 경우에는 영업소나 죽도시장 버스정류장 등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을 묵인하여 왔다.

(12) 참가인회사는 징계의 종류로 견책, 근신, 전직(근무지를 변경시킴), 감봉, 정직, 감직(직위 또는 직급을 감등함), 면직(1차에 한하여 사직을 권고하고 이에 불응시 징계일에 소급하여 해고함) 등을 규정(취업규칙 제62조)하고 있으며, 해고사유의 하나로 계속적으로 7일 이상 무단결근한 자(취업규칙 제21조 제9호)를 규정하고, 그 외 징계사유로 선동적 행위로 종업원을 선동하여 회사의 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 또는 이에 공명하여 부동한 자(취업규칙 제61조 제9호),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결근한 자(제11호), 취업규칙 제3장에서 규정한 복무에 관한 규율을 위반한 자(제20호)를 들고 있으며, 징계절차로서 징계결정은 징계위원회에서 하되(취업규칙 제63조 제1항), 조합원에 대한 징계의 경우 근로자측 위원 2명과 사용자측 위원 4명으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여야 하며, 조합임원(대의원 포함)에 대한 징계는 조합장과 협의하도록 규정(단체협약 제15조)하고 있다.

(13) 한편, 원고들은 1998. 3. 9. 포항지방노동사무소에 참가인회사의 주휴수당 등의 미지급부분에 대하여 진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위 노동사무소는 1998. 7. 24. 참가인회사가 원고들을 비롯한 333명의 운전기사들에게 1995. 4. 1.부터 1997. 8. 31.까지 주휴수당과 휴일근로수당 등 합계 금 87,578,187원을 매월 임금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대표이사인 소외 4와 소외 5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 고발하여 소외 5는 같은 해 12. 26.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다. 판 단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해고 기타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처분과 같은 불이익취급을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을 이유로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나아가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을 이유로 한 것인지 여부는 사용자가 내세우는 징계사유와 근로자가 한 행위의 내용, 징계처분을 한 시기, 징계처분을 하기까지 사용자가 취한 절차, 동종 사례에 있어서 제재의 불균형,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등 부당노동행위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을 비교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한편 사용자가 불이익취급의 사유로 한 근로자의 행위가 유인물 배포인 경우 그 행위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방법, 대상,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회사에의 사전 통보 절차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만에 의하여 판단할 것은 아니다.

(2)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할 때, 원고들이 작성·배포한 유인물은 그 내용이 노동조합위원장에 대하여 조합원의 의견수렴에 충실을 기하지 못한 조합 운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근로기준법에 미달되는 각종 수당의 산정방식 등 근로조건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인 데다가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들도 대부분 사실에 부합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원고들의 행위는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과 활성화를 촉구하고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리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고, 그것이 참가인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노동조합의 결정이나 방침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여 근로자를 선동하기 위한 것으로는 보여지지 않으며, 그 방법이나 태양에 있어서도 원고들은 위 유인물들 중 1997. 7. 11.자 유인물을 제외한 다른 유인물들을 휴게시간 중에 대기실에 있는 기사들에게 단순히 전달한 것에 불과하여 그로써 다른 근로자들의 취업에 나쁜 영향이 미치거나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이 방해되는 등 구체적으로 직장질서가 문란하게 되었다고는 보여지지 않는데다가, 비록 원고들이 위 1997. 7. 11.자 유인물을 영업시간중에 배포하였다 할지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버스정류장에 정차중인 운전기사들에게 유인물을 전달한 것만으로 회사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에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결국 원고들의 행위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봄이 상당한 반면 그것이 취업규칙 제21조 제11호, 제61조 제9호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참가인회사가 주장하는 징계사유 중 1997. 7. 26.자 유인물 제작·배포행위는 이 사건 징계 당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거론된 바가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다).

(3) 그런데 참가인회사는 종래 다른 근로자들이 영업시간중에 버스정류소에서 노동조합의 업무와 관련하여 유인물을 배포한 경우에는 이를 문제삼지 않았음에도 1997. 8. 27.부터 같은 해 10. 16.까지 벌인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결과 원고들이 이 사건 유인물로써 요구한 내용이 대폭 반영된 임금협정을 체결한 직후에 갑자기 수개월 전의 행위를 문제삼아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이는 실제로는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한 나머지 위와 같은 징계사유를 표면적인 구실로 내세워 그에 대한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단체협약에 의하면, 조합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근로자측 위원 2명과 사용자측 위원 4명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하여 징계위원회에 대한 근로자측의 참여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근로자측 위원 1명만이 징계위원으로 참석한 채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이 의결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징계전직처분은 절차상으로 하자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4) 따라서 원고들이 부당노동행위로서 무효인 징계전직처분에 대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의 수단으로 결근을 한 이상 이는 통상의 무단결근과는 달리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윤기(재판장) 박성수 최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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