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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3. 4. 24. 선고 2002헌마449 공보 [불기소처분취소]
[공보80호 417~421]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피고소인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각하의 불기소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등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

절차상의 진술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취소한 사례

결정요지

피고소인 황○광이 청구인을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한 사건에서 청구인이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후 황○광을 무고죄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 피청구인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증거라 할 수 있는 황○광의 진술에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여러 사정이 있는 만큼 황○광이 뒤늦게 청구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또 황○관이 수사기관에서 수회에 걸쳐 진술을 하면서 일관성이 없는 진술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조사한 후 황○광에 대한 무고혐의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수사상의 문제점들에 대하여 충분히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피고소인 황○광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각하의 불기소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등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침해하였다 할 것이다.

당사자

청 구 인 강○훈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연철

피청구인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검사

주문

1.피청구인이 2002. 1. 28.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2002년 형제986호 사건에서 피고소인 황○광에 대하여 한 각하의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2002년 형제986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충주에서 ○○호텔을 경영하던 청구외(피고소인) 황○광은 자신의 명의로 발행한 약속어음을 청구인을 통하여 청구외(피고소인) 김○조 등으로부터 할인하여 위 호텔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던 중, 1995. 4. 29.경 부도를 내게 되었고, 그 결과 피고소인 김○조에 대한 어

음할인채무 5억원을 포함하여 총부채가 124억여원에 이르렀다.

나.피고소인 김○조는 위 어음할인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피고소인 황○광의 재산에 대하여 보전조치 등을 취하였으나 사실상 채권회수가 어렵게 되자, 위 어음할인 업무를 직접 담당하던 청구인을 상대로 채권회수를 시도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피고소인 김○조는 1995. 9. 21. 청구인을 상대로 사기죄로 고소하였는바, 피고소인 황○광도 1996. 7. 18. 청구인을 상대로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하게 되었고, 청구인은 결국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에 구속되어 1996. 7. 31.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되었다.

다.청구인은 1996. 12. 24.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에서 일부 유죄(징역 1년), 일부 무죄 판결(96고단597)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1998. 11. 6. 청주지방법원 항소부에서 전부 무죄 판결(97노46)을 선고받았으며,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1999. 12. 28. 대법원에서 상고기각(98도4217)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라.청구인은 2000. 7. 24. 피고소인들 외 4인을 상대로 무고 및 위증죄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2000. 12. 19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2000년 형제6326)에서 혐의없음처분이 내려졌고, 이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01. 10. 16. 헌법재판소는 적법한 사전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 2001헌마684 )을 선고하였다.

마.청구인은 2001. 12. 14. 충주경찰서에 다시 피고소인들을 상대로 무고죄로 고소를 제기하였는바,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피고소인 황○광은, 사실은 청구인이 피고소인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거나 약속어음 할인업무를 하면서 그와 관련된 금원을 횡령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1996. 7. 18.경 청구인이 5회에 걸쳐 피고소인 명의의 약속어음 합계 1억 2,000만원 상당을 임의로 발행하여 횡령하였으니 처벌해달라는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한 다음 위 충주지청 사건계에 제출하여 청구인을 무고하고,

(2)피고소인 김○조는, 사실은 청구인이 피고소인으로부터 약속어음을 할인받거나 그와 관련된 금원을 편취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1995. 9. 21.경 청구인이 12회에 걸쳐 어음할인을 빙자하여 합계 2억 9,000만원을 편취하였으니 처벌해달라는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한 다음 위 충주경찰서 민원실에 제출하여 청구인을

무고하였다.

바.위 고소사건을 담당한 피청구인은 2002. 1. 28. 피고소인들에 대하여 동일한 사건에 관하여 이미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있다는 이유로 각하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사.청구인은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위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가. 피고소인 김○조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때에는 그 범죄에 대한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헌재 1995. 1. 20. 94헌마246 , 판례집 7-1, 15, 41).

그런데 이 사건 불기소처분의 대상이 된 피고소인 김○조의 무고죄는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형법 제156조)로서 공소시효 기간이 7년(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이므로, 위 피고소인의 무고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그 범죄행위의 종료일인 1995. 9. 21.부터 진행하여 2002. 9. 20.에 완성되었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피고소인 황○광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

(1) 피청구인의 주장

위 피고소인은 당시 자기 명의의 약속어음을 자유로이 발행·유통하여 할인받는 등 위 호텔의 전반적인 재정관리를 담당하던 청구인이 그 업무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을 횡령하였으므로 사실대로 고소한 것일 뿐, 청구인이 금원을 횡령한 사실이 없음에도 동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소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는데다, 피고소인 김○조, 청구외 김○욱, 황○묵, 우○자, 김○심의 각 진술 및 그 제출자료 내용도 이에 부합한다. 청구인은 위 형사사건 판결문 이유 중에 설시된 내용을 내세워 피고소인 황○광이 허위의 고소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의 신빙성 유무에 관하여 법원과 검찰이 서로 견해를 달리한 결과에 불과할 뿐이며,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불기소처분은 정당하다.

(2) 수사상의 문제점

그런데 확정된 위 형사사건의 항소심판결, 황○묵, 김○욱에 대한 각 증인신문조서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자료들을 살펴보면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가) 피고소인 황○광 진술의 신빙성

피고소인 황○광은 경찰에서 피고소인 김○조가 청구인을 사기죄로 고소한 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약 20년 전에 청구인을 목재벌채 현장에서 작업인부 감독, 목재 입찰 등의 업무담당직원으로 채용하였는데, 1993년경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의 운영자금 차용, 채무변제 등 재산관리업무를 도맡아 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김○조로부터 합계 2억 8,000만원 상당을 차용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모두 황○광 자신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 청구인이 임의로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더니 1996. 2. 5. 청구인과의 대질신문과정에서는 청구인이 호텔채무를 충당하기 위하여 차용한 금원의 일부를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축적해 둔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을 한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무슨 일인지 그 점에 관하여는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더니 뒤늦게 1996. 7. 18. 청구인을 횡령혐의로 고소하고 같은 달 22일 검찰에서 고소인 보충진술을 하면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청구인에게 발행, 교부한 사실이 없는데 김○조가 그 각 어음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청구인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약속어음 용지를 빼돌려 어음을 발행, 그 할인금을 임의로 사용한 것이 틀림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황○광은 자신이 부도난 1995. 4. 29. 이후 이 사건 각 어음금액을 포함하여 그 당시 김○조가 소지하고 있던 황○광, 황○묵 발행의 어음금액, 합계 5억원에 대하여 1995. 5. 15.까지 이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차용금증서를 남동생인 황○묵, 아들인 김○욱 등 4인 연명으로 작성하여 김○조에게 교부하고, 그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자신 소유의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5억원으로 된 근저당권까지 설정해 주었다. 황○광의 남동생과 아들 연명으로 5억원의 차용금증서를 작성, 교부하였다면 남동생이나 아들도 5억원 전액에 대한 공동채무자가 된다.

기록에 의하면 남동생이나 아들이 당시 70세가 넘은 황○광의 사업경영에 일정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들이 황○광과 더불어 김○조에 대해 그 소지의 약속어음 전액인 5억원의 공동채무자가 되었다면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들이 실제 청구인과 함께 김○조에게서 할인받거나 적어도 사전에 관련장부를 통해 그러한 사실이 틀림없음을 확인하였다고 봄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렇지 않고서 단지 김○조의 말만 듣고 5억원의 거금에 대해 공동채무자가 될리는 없기 때문이다.

황○광은 약속어음 책자, 고무인, 인감도장 등의 관리를 청구인에게 맡기는 등 어음 할인에 관한 업무 일체를 청구인에게 전담시켰다고 진술하나, 어음책자 등은 황○광이 혼자 사용하는 내실의 서랍 속에 보관하고 있었고, 청구인이 어음할인금을 받으러 갈 때에는 대부분 황○묵, 김○욱이 동행한 사실이 엿보이므로 황○광이 어음의 관리, 발행, 할인에 관하여 청구인을 철저히 감독, 통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황○광은 청구인의 횡령사실을 한동안 몰랐던 이유로 그동안 약속어음 발행 및 금전거래 현황 등을 기재해 두었던 장부를 부도직후 없애 버렸기 때문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호텔 등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그에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어음할인으로 조달해 온 황○광으로서는 부도가 났다면 이와 관련된 장부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더 주의있게 보존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 그런데도 황○광측에서 특별한 사유없이 단지 부도가 났다해서 그 이유만으로 할인내역 등이 기재된 장부를 폐기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오히려 그 의도가 사뭇 의심스럽다 아니할 수 없다.

결국 황○광의 진술은 여러모로 그 신빙성에 의심이 간다.

(나)피고소인 김○조의 진술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김○조는 경찰에서 처음에는 자신이 청구인에게 할인해 준 어음금액 중에서 황○광이 발행한 적이 없다고 확인해 준 금액이 2억 9,500만원이라고 진술하다가, 청구인과 대질신문시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자신으로부터 차용한 금원 합계 1억 8,500만원은 청구인이 ○○호텔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사용한 것이 아니라 청구인의 재산을 축적하기 위하여 빌린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하였고, 이어 검찰에서는 1995. 3. 31. ○○식당에서 황○광 발행의 각 액면금 3,000만원권 어음 2장을 할인하면서 청구인에게 현금으로 5,400만원을 지급하였고, 1995. 4. 4. 충주시 성서동에 정차 중이던 청구인의 차량 안에서 역시 각 액면금 1,000만원권 어음 2장에 대한 할인금으로 합계 1,900만원을 지급하였는데, 황○광에게 확인해 보니 동인이 위 금원을 수령한 바 없다고 하므로 청구인이 이를 횡령하였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다(1995. 4. 4. 어음할인금을 지급한 장소가 □□식당이라고 바꾸기도 한다).

위와 같이 김○조의 진술에는 어음할인금의 지급장소와 횡령금액에 대한 진술이 계속 번복되는 등 신빙

성을 의심할만한 사정이 있다.

(다)이렇게 김○조가 처음에는 청구인에게 할인금을 지급한 어음 중 황○광으로부터 발행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어음금액이 합계 2억 9,500만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청구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가 청구인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자 약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 이번에는 황○광이 그 중 1억 980만원에 대하여 청구인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를 하였다. 이러한 고소의 경위 및 김○조, 황○광의 위 각 진술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김○조로서는 처음에는 황○광으로부터 채권을 회수하려고 동인으로부터 그의 남동생, 아들까지 포함된 4인 명의의 차용금증서를 교부받고 동인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권도 설정하였으나 그것만으로는 황○광에 대한 채권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어떻게든 채권을 회수하려고 실무직원인 청구인마저 사기로 몰아 배상을 받아 보려고 시도하게 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황○광으로서는 김○조의 의도대로 어음할인금에 대한 일부 책임을 청구인에게 전가하면 그만큼 김○조에 대한 어음금채무를 면할 수 있는 잇점이 엿보이자 이해관계가 일치한 위 두 사람이 결국 사실과 달리 청구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나아가 황○광은 청구인을 업무상 횡령혐의로 고소까지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충분히 가져볼 만하다 할 것이다.

(라)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이 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증거라 할 수 있는 황○광과 김○조의 진술에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여러 사정이 있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지 않는 만큼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어, 김○조가 청구인을 사기죄로 고소한 지 약 10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뒤늦게 황○광이 청구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황○광이 뒤늦게 문제된 약속어음 5장의 할인금을 특정하여 청구인이 횡령하였다고 주장하게 된 근거는 무엇인지, 과연 장부는 진실로 폐기되었는지, 폐기사유가 합당한 것인지, 또 황○광이 수사기관에서 수회에 걸쳐 진술을 하면서 일관성이 없는 진술을 한 이유는 무엇인지, 황○광이 주장하는 횡령내용이 김○조가 주장한 편취내용과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황○광이 고소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황○광과 김○조 사이에 사전협의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한 후 황○광에 대한 무고 혐의의 유무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3) 소결론

그런데 피청구인은 위에서 지적한 수사상의 문제점들에 관하여 충분히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피고소인

황○광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각하의 불기소처분을 하였으므로, 피청구인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등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침해하였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피고소인 황○광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고, 피고소인 김○조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 주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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