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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2009. 6. 15.자 2009카합613 결정
[상장폐지결정등효력정지가처분][각공2009하,1163]
판시사항

[1]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이 상장폐지의 사유와 근거를 당해 기업에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취지 및 그 통지에 명시 또는 적시하여야 할 내용과 정도

[2] 상장폐지기준 해당 결정 통지에 상장폐지 근거 규정과 상장적격성에 관한 사유만을 명시하였을 뿐 당해 기업이 어떠한 행위로 근거 규정에 해당하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사안에서, 위 상장폐지기준 해당 결정은 상장규정 제40조 제1항에 위배되고 이에 터잡은 상장폐지 결정도 위법하다고 한 사례

[3]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함을 이유로 한 상장폐지 결정이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4]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함을 이유로 상장폐지 결정을 통지받은 기업이, 자구이행을 통하여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게 사용한 것이 인정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조달 자금만으로도 자본 관련 상장폐지요건을 해소할 수 있어,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5] 상장폐지 결정을 할 때 상장폐지 요건의 회피행위로 삼지 않았던 사유를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중에 추가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6] 상장폐지 결정 통지를 받은 기업에 그 결정의 효력을 다툴 피보전권리가 있고, 가처분으로 주권 정리매매절차의 진행 등을 중지할 급박한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1]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이 상장폐지의 사유 및 근거를 당해 기업에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취지는, 상장폐지가 당해 기업에 미치는 심대한 불이익을 감안하여 한국거래소가 스스로 자신의 결정 과정과 내용을 검토하여 보게 함으로써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결정을 방지하는 한편, 당해 기업에 상장폐지 결정에 이르게 된 사유를 명확하게 알려 당해 기업 등 이해관계인으로 하여금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절차 또는 사법적 구제절차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의 사유 및 근거를 제시함에 있어서, 상장폐지의 근거가 되는 법령과 규정 등을 명시하여야 함은 물론 당해 기업이 어떠한 사실로 인하여 그 근거 규정에 해당하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여야 하고, 이러한 상장폐지의 사유 및 근거를 빠뜨린 하자는 당해 기업이 상장폐지 통보 당시 그 취지를 알고 있었다거나 그 후 알게 되었다고 하여도 치유될 수 없다.

[2]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상장폐지 심사대상 기업에 한 상장폐지의 근거 및 사유의 통지가, 상장폐지의 근거가 되는 규정과 상장적격성에 관한 사유만을 명시하였을 뿐 당해 기업의 어떠한 행위를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았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을 전혀 적시하지 않아 위 기업으로 하여금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사유를 이의신청단계에서 충분히 다툴 수 없도록 하는 것이어서 상장규정 제40조 제1항에 위배되므로, 상장폐지기준 해당 결정과 이에 터잡은 상장폐지 결정이 위법하다고 한 사례.

[3]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함을 이유로 한 상장폐지 결정이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첫째,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자구이행이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게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어서 그 기업이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여야 하고(현행 상장규정은 상장폐지실질심사를 할 수 있는 경우를 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설령 상장적격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장폐지를 시킬 수 없다), 둘째,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또는 기타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 기업이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으로서의 적격성이 없어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4]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함을 이유로 상장폐지 결정을 통지받은 기업이, 자구이행을 통하여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게 사용한 것이 인정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조달 자금만으로도 자본 관련 상장폐지요건을 해소할 수 있어,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5] 상장폐지의 사유와 근거를 당해 기업에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그에 대하여 당해 기업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40조 제1항,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상장폐지 결정을 할 때 상장폐지 요건의 회피행위로 삼지 아니한 사유를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중에 추가하는 것은, 당초의 사유와 추가된 사유 사이에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아니한 이상, 허용되지 아니한다.

[6] 상장폐지 결정이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 위법하므로 그 결정의 통지를 받은 기업은 그 효력을 다툴 피보전권리가 있고, 나아가 해당 규정에 따른 주권상장폐지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이상, 그 기업의 갱생과 자본잠식 상태의 해소에 적극 협조하여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기존 투자자의 보호를 위하여, 한국거래소의 자발적 의사와는 별도로 가처분으로써 그 절차의 진행을 중지할 급박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90조 ,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40조 제1항, 제2항 [2]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90조 ,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 제40조 제1항, 제2항 [3]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90조 ,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 [4]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90조 ,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 [5]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90조 ,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40조 제1항, 제2항 [6] 민사집행법 제300조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90조 ,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 제40조 제1항, 제2항

신청인

신청인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홍성찬외 1인)

피신청인

주식회사 한국거래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임치용외 1인}

주문

1.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피신청인이 2009. 6. 4. 신청인 발행 주권에 대하여 한 상장폐지결정의 효력을 정지한다.

2. 피신청인은 위 주권에 대한 정리매매절차를 진행하여서는 아니된다.

3. 피신청인은 2009. 3. 2. 정지시킨 신청인 발행 주권에 대한 매매거래를 재개하여야 한다.

4. 소송비용은 피신청인이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관리종목 지정

신청인은 코스닥시장 상장회사로서 2008 전반기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이하 ‘상장규정’이라 하고, 그 시행세칙은 ‘시행세칙’이라 한다) 제28조 제1항 제4호 (가)목 등에 근거하여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고, 2008 사업연도 말에는 자본금 344억 9,800만 원(100만 원 이하 단위 생략. 이하 같다), 자본총계 -7억 5,000만 원으로 자본전액잠식 상태였는바( 주1) 자본잠식률 102.1%), 이는 상장규정 제38조 제1항 제10호 (가)목, (나)목 소정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나. 신청인의 자구이행

신청인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기 위하여 2009. 1.부터 3.까지 사이에 92%의 무상감자, 50억 원의 의무전환사채 발행 등의 자구이행을 한 뒤, 같은 해 3. 30. 피신청인에게 2009. 3. 16.을 기준으로 자본금 27억 5,900만 원, 자본총계 33억 5,700만 원이 되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자본잠식률 -21.6%)하였다는 취지의 대차대조표 및 이에 대한 동일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신청인의 의무전환사채 발행내역은 표 1. 기재와 같고, 이를 통하여 조달한 50억 원의 주요 사용내역은 표 2. 기재와 같다.

표 1. 의무전환사채 발행내역

발행일자 발행가액 전환가액
제9회 전환사채 2009. 1. 20. 20억 원 1,000원
제10회 전환사채 2009. 2. 16. 30억 원 1,120원

표 2. 의무전환사채자금 사용내역

항목 일 시 내 역 금 액
2009. 1. 20. 소외 1 주식회사(주 2)에 차입금 상환 6억 9,300만 원
2009. 1. 20. 소외 1 주식회사에 위탁보관 11억 9,000만 원
2009. 1. ~ 2009. 2. 소외 3 주식회사 등에 상환 23억 3,000만 원
2009. 2. 16. 소외 4 주식회사에 대여 3억 원
2009. 4. 9. 1억 원
2009. 5. 7. 소외 5 주식회사 주식 인수 2억 원

소외 1 주2) 주식회사

다. 매매거래 정지 및 상장폐지실질심사대상 결정

같은 날 피신청인은 상장규정 제29조 및 시행세칙 29조에 근거하여 신청인 발행 주권에 대하여 ‘자본잠식률 50% 이상 사유해소 입증자료 제출에 따른 정지기간 변경’을 사유로 하여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관한 결정일까지’로 매매거래정지기간을 주3) 변경하였고, 상장규정 제38조 제1항 제10호 단서, 제2항 제5호 (가)목에 따라 신청인의 자구이행이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게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의 심사에 착수하여 2009. 4. 17. 신청인을 상장폐지실질심사대상으로 주4) 결정하였다.

라.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이하 ‘실질심사위원회’라 한다)의 ‘상장폐지기준 해당’ 결정

피신청인은 2009. 5. 8. 실질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먼저 신청인이 의무전환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50억 원 중 최대주주인 소외 1 주식회사에 상환한 6억 9,300만 원(1-나 표 2. ㉠)과 소외 4 주식회사에 대여한 4억 원(같은 표. ㉣)은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게 사용된 것으로 보고, 위 금액의 합계 10억 9,300만 원(= 6억 9,300만 원 + 4억 원)이 신청인의 자기자본에 비추어 그 규모가 상당하므로 신청인은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신청인의 상장적격성(기업경영의 계속성, 지배구조 및 경영의 투명성, 내부통제기능, 공시체계 등)을 심의한 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신청인은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의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한다고 주5) 결정하였다.

마. 상장폐지기준 해당 결정의 통지

피신청인은 2009. 5. 25. 신청인에게 “귀 사는 09. 5. 8.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 심의결과를 반영하여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의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된 바 있습니다.”라고 통보하며 신청인에 대하여 기업의 계속성, 투명성, 건전성 측면에서 코스닥상장법인으로서의 상장적격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본 사유들을 기재한 붙임서류를 첨부하였다.

바. 신청인의 이의신청과 피신청인의 상장폐지 결정

신청인은 2009. 5. 19. 실질심사위원회의 위 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신청하였고, 이에 따라 피신청인은 2009. 6. 4. 신청인이 제출한 개선계획서를 검토하는 등 심의를 한 뒤, 같은 날 최종적으로 신청인 발행 주권의 상장폐지(정리매매기간 : 2009. 6. 8.부터 6. 16.까지, 상장폐지일 : 2009. 6. 17.)를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상장폐지 결정’이라 한다).

사.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 상장규정, 시행세칙 등의 내용은 별지 1 기재와 같다.

2. 판 단

가. 이 사건 상장폐지 결정의 절차적 위법성

(1) 상장폐지의 사유 및 근거 제시

상장규정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실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당해 기업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하는 경우에 그 ‘사유 및 근거’를 당해 기업에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제40조 제1항, 제38조 제2항), 그 통지를 받은 기업은 당해 상장폐지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피신청인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제40조 제2항).

상장규정이 위와 같이 상장폐지의 사유 및 근거를 당해 기업에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취지는, 상장폐지가 당해 기업에 미치는 심대한 불이익을 감안하여 피신청인이 스스로 자신의 결정 과정과 내용을 검토하여 보게 함으로써 피신청인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결정을 방지하는 한편, 당해 기업에 상장폐지 결정에 이르게 된 사유를 명확하게 알려 당해 기업 등 이해관계인으로 하여금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절차 또는 사법적 구제절차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신청인은 상장폐지의 사유 및 근거를 제시함에 있어서, 상장폐지의 근거가 되는 법령과 규정 등을 명시하여야 함은 물론 당해 기업이 어떠한 사실로 인하여 그 근거 규정에 해당하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여야 하고, 이러한 상장폐지의 사유 및 근거를 빠뜨린 하자는 당해 기업이 상장폐지 통보 당시 그 취지를 알고 있었다거나 그 후 알게 되었다고 하여도 치유될 수 없다고 하겠다.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신청인은 2009. 5. 8. 실질심사위원회의 상장적격성 심사를 거쳐 신청인이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의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다음 위 1-마 기재와 같이 신청인에게 그 사유 및 근거를 통보하였는바, 여기에는 상장폐지의 근거가 되는 규정과 상장적격성에 관한 사유만이 명시되어 있을 뿐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어떠한 행위를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았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이 전혀 적시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도의 상장폐지 사유 제시는 신청인으로 하여금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사유를 이의신청단계에서 충분히 다툴 수 없도록 하는 것이어서 상장규정 제40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신청인의 2009. 4. 17.자 상장폐지기준 해당 결정은 상장규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이며, 따라서 이에 터잡은 이 사건 상장폐지 결정도 마찬가지로 위법한 것이 된다고 하겠다.

나. 이 사건 상장폐지 결정의 실체적 위법성

(1)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 소정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상장폐지 결정을 하였는바, 그것이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첫째 신청인의 자구이행이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게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어서 신청인이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여야 하고(현행 상장규정은 상장폐지실질심사를 할 수 있는 경우를 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설령 상장적격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장폐지를 시킬 수 없다), 둘째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또는 기타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청인이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으로서의 적격성이 없어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2)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자구이행이 상장폐지 요건 회피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상장규정 제38조 제2항 제5호 (가)목은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의 하나로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의 증자나 분할 등이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여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그 구체적인 기준을 세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행세칙 제33조 제11항 제1호는 상장폐지 요건 회피행위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그 중 자구이행과 관련된 (나)목은 ‘사업연도 또는 반기 결산일 이후 유상증자 등으로 인하여 규정 제38조 제1항 제10호 단서의 상장폐지 요건을 해소한 경우로서 당해 증자자금이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지 않은 사실 등이 확인된 경우’를 상장폐지 요건 회피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유상증자 등 자구이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지 않은 자금이 있고, 설령 그 자금의 규모가 상당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자금만으로도 자본전액잠식 등 자본 관련 상장폐지 요건을 해소할 수 있다면 이를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러한 경우를 처음부터 나머지 자금만을 자구이행을 통해 조달한 경우와 달리 볼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또한 회사가 자구이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상당한 규모를 이미 재무구조 개선과 무관한 용도에 사용하였다고 하여 그 회사가 앞으로 나머지 자금도 마찬가지로 재무구조 개선과 무관한 용도에 사용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시행세칙 제33조 제11항 제1호 (나)목은 유상증자 등 자구이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당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경우로서 ‘이와 같이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지 않은 자금을 제외하면 상장폐지 요건을 해소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만일 이와 달리 자구이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지 않은 자금이 있고, 그 자금의 규모가 상당하다고 인정되기만 하면, 이를 제외하더라도 상장폐지 요건을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위 (나)목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게 되면, 이는 상장폐지 요건 회피행위와는 무관한 새로운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 사유를 창설하는 결과가 되어 상장규정 제38조 제3항의 위임범위를 넘게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하겠다.

(나) 이 사건의 경우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신청인이 의무전환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50억 원 중 최대주주인 소외 1 주식회사에 상환한 6억 9,300만 원과 소외 4 주식회사에 대여한 4억 원, 합계 10억 9,300만 원은 재무구조의 개선과 무관하게 사용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신청인이 자구이행을 통해 조달한 자본에서 이를 제외할 경우 신청인의 자본잠식률을 살피건대, 자본총계는 22억 6,400만 원(=33억 5,700만 원 - 10억 9,300만 원)으로서 자본잠식률은 주6) 17.9% 에 불과하고, 그렇다면 위 10억 9,3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조달 자금만으로도 자본 관련 상장폐지요건을 해소하게 되므로 결국 신청인이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자구이행에 대하여 위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을 적용하여 신청인을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회부하고 이에 따라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 것은 상장적격성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고 하겠다.

(다) 피신청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위 표 2. ㉠, ㉣항목 뿐만 아니라 같은 표 ㉡항목 즉, 신청인이 의무전환사채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11억 9,000만 원을 출자자인 소외 1 주식회사에 위탁하여 보관한 행위 또한 재무구조개선과 무관한 것이고, 이들 행위로 인한 금액의 합계 22억 8,300만 원(= ㉠ + ㉣ + ㉡)을 자구이행을 통해 조달한 자본에서 제외할 경우 신청인의 자본잠식률은 약 61%에 육박하므로 결국 신청인의 자구이행은 재무구조 개선과 무관한 것으로서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상장폐지의 사유와 근거를 당해 기업에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그에 대하여 당해 기업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 앞서 본 상장규정의 취지를 감안하면, 피신청인이 당초 상장폐지 요건의 회피행위로 삼지 아니한 사유를 이 사건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중에 추가하는 것은, 당초의 사유와 추가된 사유 사이에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아니한 이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살피건대, 피신청인이 이 사건 신청절차에 이르러 비로소 상장폐지 요건의 회피행위로 삼고 있는 사유인 위 표 2. ㉡항목의 사유는 당초 피신청인이 상장폐지 요건의 회피행위로 삼았던 위 표 2. ㉠, ㉣항목의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전혀 동일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신청인은 2009. 1. 20. 소외 1 주식회사 명의의 계좌에 11억 9,000만 원을 위탁보관하였다가 별지 2 ‘위탁보관금 회수 및 사용내역’ 기재와 같이 그 익일인 2009. 1. 21.부터 같은 해 3. 16.에 이르기까지 약 10회에 걸쳐 이를 모두 신청인 명의의 계좌로 회수하여 최대주주 이외의 자에 대한 차입금 상환이나 직원들의 급여지급 기타 회사운영자금으로 지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해당금액은 일응 재무구조개선과 관련하여 사용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위와 같이 신청인이 위 금액을 적절히 지출한 이상 출자자에 일시보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재무구조 개선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행위를 재무구조 개선과 무관한 상장폐지 요건 회피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신청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정리매매절차 진행의 중단 및 매매거래의 재개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장폐지결정은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 위법하므로, 신청인은 그 효력을 다툴 피보전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나아가 해당규정에 따른 주권상장폐지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이상, 신청인의 갱생과 자본잠식상태의 해소에 적극 협조하여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기존 투자자의 보호를 위하여, 피신청인의 자발적 의사와는 별도로 가처분으로써 그 절차의 진행을 중지할 급박한 보전의 필요성 역시 인정된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 및 그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어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별 지 1] 관련 법령, 규정 : 생략]

판사 윤준(재판장) 노재호 배예선

주1) 자본잠식률 = (자본금 - 자본총계) ÷ 자본금 × 100%

주2) ‘소외 1 주식회사’는 2009. 3. 31. 기준으로 신청인의 최대주주의 지위에 있다가 2009. 4. 28. 소외 2 주식회사로 최대주주가 변경되었다.

주3) 피신청인은 2009. 2. 25. 이미 코스닥시장업무규정 제25조, 동 규정 시행세칙 제30조에 근거하여 ‘2009. 3. 2.부터 신주권 변경상장일 전일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신청인 발행 주권에 대하여 매매거래를 정지한 바 있다.

주4) 이에 따라 신청인 발행 주권에 대한 매매거래정지 사유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상장규정 제29조 제1항 제2호)’으로, 기간은 ‘상장폐지사유 해소일까지(시행세칙 제29조 제1항 제2호)’로 변경되었다.

주5) 이에 따라 신청인 발행 주권에 대한 매매거래정지 사유는 다시 ‘상장폐지사유 발생(상장규정 제29조 제1항 제2호)’으로, 기간은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기간 만료일 또는 이의신청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까지(상장규정 제29조 제1항 제2호)’로 변경되었다.

주6) (자본금 2,759,845,500원 - 자기자본 2,264,861,963원) ÷ 자본금 2,759,845,500원 = 약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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