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선박소유자등의책임제한절차에관한법률 제18조 제1호 소정의 제한채권의 총액이 책임한도액을 초과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때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신 청 인
밀란 컴파니 에스 에이
이해관계인
쌍용정유주식회사
주문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신청취지
신청인에 대하여 선박소유자의 책임제한절차를 개시한다.
이유
신청인은 이 사건 신청이유로서, 신청인 소유의 원유 운반선 피사호(T.T. PISA)가 1994.2.15. 19:30경 경남 온산 소재 신청외 쌍용정유주식회사(이하 신청외 회사라고만 한다)의 해상접안시설(Single Buoy Mooring, 이하 에스비엠이라고만 한다)에 접안하여 원유 양하작업을 하던 중 위 선박의 전기기사가 위 선박의 텔레그라프를 수리하면서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텔레그라프를 시험가동하는 바람에 위 선박이 갑자기 앞으로 전진하면서 에스비엠에 부딪혀 에스비엠을 파손시키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바, 위 사고는 선박의 운항에 직접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로서 위 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에 대하여 위 신청외 회사가 신청인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은 상법 제746조 제1호, 제3호 소정의 선박소유자의 책임을 제한할 수 있는 제한채권에 해당하고, 위 신청외 회사는 신청인에게 신청인의 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선박소유자등의책임제한절차에관한법률에 따라 위 선박에 대한 책임제한절차가 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박소유자등의책임제한절차에관한법률은 선박소유자의 책임제한절차를 개시하고자 하는 신청인은 제한채권의 원인 및 금액과 그 산정의 기초를 명시하여야 하고(제9조 제6호), 사고를 특정함에 필요한 원인사실 및 이로 인하여 발생한 제한채권의 총액이 이에 대응하는 책임한도액을 초과함을 소명하여야 한다(제10조)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먼저 위 사고로 인한 신청외 회사의 손해배상채권이 상법 제746조 소정의 제한채권에 해당하는가에 관하여 보건대, 소갑 제1호증, 소갑 제2호증, 소갑 제3호증, 소갑 제4호증, 소갑 제12호증, 소갑 제14호증, 소갑 제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선박이 1994.2.13. 15:00경 경남 온산 소재 위 신청외 회사의 에스비엠에 접안하여 호스와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1,947,210배럴의 원유 양하작업을 하던 중 같은 달 15. 09:30경 위 선박이 부유호스 2개를 통하여 에스비엠에 연결된 상태에서 위 선박의 전기기사 위 씽(Mr. Shingh)이 위 선박의 텔레그라프를 수리하면서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텔레그라프를 시험가동하는 바람에 위 선박이 갑자기 앞으로 전진하면서 에스비엠에 부딪혀 에스비엠을 파손시키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 위 선박은 국제총톤수가 133,822톤이고, 1994.3.3. 현재 책임한도액의 기준인 계산단위 대 미화의 환산율은 1:1.40079이며, 같은 해 2.18. 현재 미화 1달러의 전신환 매도율은 813.7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그렇다면 위 사고로 인한 신청외 회사의 손해배상채권은 선박의 운항에 직접 관련하여 발생한 당해 선박 이외의 물건의 훼손으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관한 채권으로 상법 제746조 소정의 선박소유자의 책임을 제한할 수 있는 채권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위 선박의 책임한도액은 15,390,726계산단위(SDR){167,000+(29,500×167)+(40,000×125)+(63,822×83)}로 미화로는 21,559,175달러(15,390,726×1.40079), 한화로는 금 17,542,700,697원(21,559,175×813.70)이 됨은 계산상 명백하다.
다음으로, 위 신청외 회사의 위 제한채권이 위 선박의 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신청인은 신청외 회사가 신청인에 대하여 합계 3,400여 만 달러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이는 위 선박에 대한 위 책임한도액을 초과한다고 주장하나, 소갑 제11호증은 신청외 회사의 대리인이 신청인에게 위 사고로 인한 손해 및 비용 등에 대하여 미화 150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1,250만 달러를 한도로 하여 신청외 회사가 송장을 제시하면 즉시 지급할 수 있는 선주책임상호보험조합(P & I Club)의 보증서를 지급하는 외에 2,000만 달러를 한도로 하여 위 손해배상청구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위 신청외 회사가 부담하는 제반 비용 등에 대한 선주책임상호보험조합의 보증서를 제출하는 것과 같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제안한 것에 불과할 뿐 이를 위 신청외 회사가 신청인에게 3,400만 달러를 청구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위 신청외 회사가 신청인에게 위 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반면, 소갑 제5호증, 소갑 제6호증, 소갑 제7호증, 소갑 제13호증, 소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신청외 회사는 위 사고 후 위 사고로 인한 직접, 또는 간접적인 손해를 산출한 후 위 선박 및 위 선박의 사실상 소유자인 월드와이드 쉬핑(Worldwide Shipping) 소유의 선박 수바(SUBA)호를 가압류하면서 그 각 신청서에서 위 사고로 인한 위 신청외 회사의 손해를 에스비엠수리비 등으로 한화 금 974,600,173원 및 미화 3,621,257.09달러, 원유 라이트링(Lightering) 작업비용으로 한화 866,934,179원 및 미화 1,799,392.10달러, 원유운반선 체선료로 한화 금 25,533,456원 및 미화 2,168,500달러, 제품 라이트링 작업비용으로 한화 452,436,455원, 제품 수출입선박 체선료로 미화 922,042달러, 타부두의 이용료로 한화 금 16,608,780원, 석유개발공사로부터 원유를 임차한 비용으로 한화 금 241,990,824원, 생산감소로 인한 손실로서 미화 5,480,075.75달러, 변호사 비용으로 한화 금 280,000,000원 등 합계 한화 금 2,858,108,837원 및 미화 13,991,261.94달러를 청구하고 있고, 다만 위 신청외 회사가 제품인도시기를 상당기간 지연하게 됨으로써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용실추 등으로 인한 손해, 유류 구입자들이 인도지연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해 오는 경우 발생하는 손해와 국제원유가의 하락으로 인한 수입감소 등의 손해에 대하여는 그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추가하여 청구할 것이나 현재로는 그 산정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위 신청외 회사가 책임제한절차 개시를 회피하기 위하여 일부러 그 발생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볼 자료도 없는바, 그렇다면 현재 신청외 회사가 현실적으로 청구하고 있는 제한채권은 한화 금 14,227,403,289원(1994.4.15. 현재 미화의 전신환 매도율로 환산한 금액이다)으로서 위 책임한도액 이내임은 명백하고, 위 신청외 회사가 추가청구할 것이라는 손해는 그 발생 여부가 불확실할 뿐 아니라 그 액수 또한 불확실하여 이를 위 현실적 제한채권에 합산한다 하더라도 그 합계가 위 제한채권액을 초과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게다가 가사 장래에 추가청구할 손해가 발생하고 그 발생한 손해액을 합한 제한채권액이 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위 선박에 대한 책임제한절차를 개시하였을 때에는 위 신청외 회사가 제한채권 신고기간 내에, 늦어도 제한채권 조사기일까지 추가청구할 채권을 밝히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부분 채권을 실권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선박소유자들의책임제한절차에관한법률 제18조 제1호 소정의 제한채권의 총액이 책임한도액을 초과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