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계약금액’의 의미를 파악하는 방법
[2] 자동차 제조·판매회사가 실시하는 자동차계량장치 구매 경쟁입찰에서 자동차계량장치 공급사업자인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와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공동으로 결정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사실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갑 회사에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면서 ‘낙찰자가 제출한 견적가격에 견적요청서(RFQ)에 기재된 해당 차종의 판매예상수량을 곱한 금액’을 입찰담합의 과징금 산정기준이 되는 ‘계약금액’으로 보고 그 합산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한 사안에서, 낙찰자가 입찰 시 제출한 ‘견적가격’과 ‘예상공급물량’을 토대로 잠정적으로 산정한 것에 불과한 금액을 입찰담합의 과징금 산정기준인 ‘계약금액’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13791, 13807 판결 (공2008상, 462)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두53961 판결
원고, 피상고인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 유한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식 외 4인)
피고, 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레 담당변호사 김재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2조 는 피고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행한 사업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에 100분의 10을 곱한 금액(매출액이 없는 경우 등에는 20억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여 그 부과의 한도를 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은 그 본문에서 “ 공정거래법 제22조 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이란 위반사업자가 위반기간동안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판매한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이하 ‘관련매출액’이라 한다)을 말한다.”고 정하면서도, 그 단서에서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인 경우에는 계약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입찰담합에 가담한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관련한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이러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제도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의하여 얻은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고 이에 더하여 부당한 공동행위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며, 특히 그중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에 대한 부분은 입찰담합의 위법성이 중한 것을 감안하여 그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정책적으로 도입된 규정이다.
여기서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계약금액’의 의미를 파악할 때,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 더구나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 (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13791, 13807 판결 ,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두53961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①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및 기아자동차 주식회사(이하 ‘현대·기아자동차’라 한다)는 2008. 1.경부터 2012. 3.경까지 원고 및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 주식회사(이하 ‘덴소일렉트로닉스’라 한다)를 대상으로 21개 차종에 관한 자동차계량장치(이하 ‘미터기’라 한다) 구매 경쟁입찰(이하 ‘이 사건 각 입찰’이라 한다)을 실시한 사실, ② 이 사건 각 입찰은 VAATZ라는 전산시스템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는데,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견적요청서(RFQ)를 발부받은 미터기 공급사업자가 평균생산대수, 1대당 견적가격, 연도별 예상구매금액 등을 기재한 견적서를 제출하면, 현대·기아자동차가 견적가격, 품질, 사양, 개발능력 등을 평가하여 낙찰자를 선정한 사실, ③ 원고는 덴소일렉트로닉스의 수주활동 및 영업전반을 대리하고 있는 덴소인터내셔널코리아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각 입찰에 대해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공동으로 결정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사실(이하 ‘이 사건 공동행위’라 한다), ④ 한편 이 사건 각 입찰은 납품가격이나 납품물량을 확정하지 아니하고 낙찰자만을 정하는 것이고, 이 사건 각 입찰에서 낙찰받은 사업자는 현대·기아자동차와 협의하여 미터기의 최종 사양 및 도면을 확정한 후 납품가격을 결정하고, 그 후 현대·기아자동차가 전산시스템을 통하여 매월 첫째 주에 5개월간의 생산계획을, 매일 0시에 2주간의 생산계획을 게재하면 그에 따라 미터기를 생산하여 납품한 사실, ⑤ 피고는 이 사건 공동행위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법 제22조 에 의하여 원고에 대해 과징금납부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면서, ‘낙찰자가 제출한 견적가격에 견적요청서에 기재된 당해 차종의 판매예상수량을 곱한 금액’(이하 ‘계약체결 예정금액’이라 한다)을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에서 정한 입찰담합의 과징금 산정기준이 되는 ‘계약금액’으로 보아 그 합산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 나아가 원심은 이러한 사실인정을 전제로 하여, ① 관련 법령 취지에 따르면, 낙찰이 되어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실제로 체결된 ‘계약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② 이 사건 각 입찰의 계약체결 예정금액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예상한 당해 차종의 ‘예상판매수량’에 낙찰자인 원고와 덴소일렉트로닉스가 입찰 시 각 제출한 ‘견적가격’을 곱하여 산출한 것에 불과하여 법령이 과징금 산정기준으로 정한 ‘계약금액’으로 볼 수는 없는 점, ③ 구체적인 납품물량이나 납품가격은 원고 또는 덴소일렉트로닉스가 낙찰을 받은 후 현대·기아자동차와의 협의를 거쳐 확정되므로 위 각 계약체결 예정금액은 이 사건 각 입찰에 따라 실제로 체결된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납품물량이나 가격과도 일치하지 않는 점 등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금액을 오인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낙찰자인 원고 또는 덴소일렉트로닉스가 입찰 시 각 제출한 ‘견적가격’과 ‘예상공급물량’을 토대로 잠정적으로 산정한 것에 불과한 금액을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입찰담합의 과징금 산정기준인 ‘계약금액’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입찰담합의 과징금 산정기준인 ‘계약금액’의 해석, 과징금 산정에서의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