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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두4628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미간행]
판시사항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하였는지 여부(적극) 및 위 법리가 해고 이외의 징계나 그 밖의 징벌 등에 대한 구제신청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승지 담당변호사 심형섭 외 1인)

피고,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여수광양항만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석 담당변호사 윤춘주 외 8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와 원심 판단

가. 사건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1. 8. 19. 피고보조참가인 여수광양항만공사(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입사하였고, 2017. 12. 6.부터 참가인의 자회사인 여수광양항만관리 주식회사에 파견되어 대표이사로 근무하였다.

2) 참가인은 해양수산부의 특별감사 실시 및 원고에 대한 중징계 처분 요구에 따라 2018. 12. 28. 원고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원고는 2018. 12. 31. 정년퇴직하였다.

3) 원고는 2019. 1. 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정직의 취소 및 정직 기간 동안의 정직에 따른 임금 감액 상당액(이하 ‘임금 상당액’이라 한다)의 지급을 구하는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3. 25. 정년퇴직으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6. 2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나. 원심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이미 정년에 달하여 퇴직한 근로자가 종전의 부당정직으로 정직 기간 동안 받지 못하였거나 감액 당한 임금 상당액의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부당정직 구제명령을 신청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부당정직 구제신청 당시 이미 정년에 이른 원고에게도 정직으로 인해 받지 못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으므로, 정직 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지급에 관한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대법원의 판단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관련 법리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해고 이외의 징계나 그 밖의 징벌 등에 대한 구제신청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근로기준법 제28조 이하에서 정한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제도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 등과 같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에 대하여,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 구제방법보다 좀 더 신속·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수단을 마련하는 데에 그 제도적 취지가 있다.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까지 과거 부당해고 등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받을 목적으로 행정적 구제절차의 이용을 허용하는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에 대한 구제라는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제도의 본래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제28조 제1항 )라고 규정하여 ‘근로자’에게 구제신청권을 부여하고 있다.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한 경우에는 더 이상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 이 정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하기 전에 그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근로계약관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 의 구제신청권을 갖는 근로자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3)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에 따른 심문을 끝내고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 구제명령이 내려지면 사용자는 이를 이행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하고,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3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며( 근로기준법 제33조 ),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근로기준법 제111조 ). 따라서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한 경우에도 근로자의 구제이익을 인정하면 사용자에게 공법상 의무를 지나치게 부과하거나 형사처벌의 범위를 확대하는 결과가 된다.

4) 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은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 재심판정에 대해 소를 제기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소의 이익이 유지된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하기 전에 이미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5) 근로자의 보호나 절차경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근로자가 신속한 구제를 받기 위해 행정적 구제절차를 이용했는데 중간에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그 신청인을 구제절차에서 배제하거나 그동안 노동위원회가 진행한 조사나 그 조사결과를 토대로 내린 판정을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모두 무위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구제신청 당시 이미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경우에는 그러한 고려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시점을 구제신청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여 구제명령을 구할 이익의 존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6) 근로기준법(2021. 5. 18. 법률 제18176호로 개정된 것)은 “노동위원회는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정년의 도래 등으로 근로자가 원직복직(해고 이외의 경우는 원상회복을 말한다)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 경우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품(해고 이외의 경우에는 원상회복에 준하는 금품을 말한다)을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였다( 제30조 제4항 ). 위 조항은 부당해고 등 구제절차 도중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정년의 도래 등으로 근로자의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근로자에게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이고, 구제신청 당시 이미 근로계약관계가 소멸하여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까지 구제이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로는 해석되지 않는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2018. 12. 28. 이 사건 정직의 징계처분을 받고 2019. 1. 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8. 12. 31. 정년퇴직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정년이 도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부당정직 등 구제신청 당시 이미 정년에 이른 원고에게도 정직 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 지급에 관한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에는 구제이익의 존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김재형 노정희 이흥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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