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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4도8716 판결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미간행]

[2]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 에서 정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의 판단 기준

[3]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93조 제1항 에 규정된 문서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 등에 올려놓은 행위가 같은 조항에 정한 ‘게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4] 전 정당 대표를 지지하는 인터넷 모임으로서 정치적 성향이 유사한 사람들을 회원으로 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들을 게재한 행위가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255조 제2항 제5호 , 제93조 제1항 에 의하여 금지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등 게시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부로서 전 한나라당 대표인 이회창을 지지하는 인터넷 모임인 ‘ (모임 이름 생략)’의 회원인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정책 등이 피고인의 생각과 다르고 이회창 대표가 정계를 은퇴한 이후 한나라당의 행적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 (모임 이름 생략)’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이에 대해 반대하거나 비난하는 글을 직접 게시하거나 ‘ (신문 이름 생략) 인터넷 홈페이지 독자마당’에 게재된 글들을 복사하여 자유게시판에 게시하기로 마음먹고,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문서 등을 배부·첩부·살포·게시 또는 상영하거나 하게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2003. 12. 22. 01:27경 서울 양천구 (상세 주소 생략) 피고인의 집에서, ‘ (모임 이름 생략)’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한 다음 그 곳 자유게시판에 ‘ (신문 이름 생략) 인터넷 홈페이지 독자마당’에 게시되어 있던 “이래도 민주당은 할 말 있나? 선거운동 기간 내내 병풍, 안풍, 세풍을 조작하고 모든 것이 진실인 양 설훈, 김대업 등을 동원하여 없는 사실도 있는 사실처럼 조작하고......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위해 95 - 97%로 밀어주고 불법, 탈법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노무현을 당선시킨 민주당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양당을 비난하는가?” 라는 내용의 글을 복사한 다음 “이래도 민주당은 할 말 있나?” 라는 제목으로 이를 게시하여 민주당을 반대하는 내용의 문서를 게시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04. 2. 18. 09:49경까지 사이에 같은 방법으로 5회에 걸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민주당 또는 열린우리당을 반대하거나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후보자로 출마하고자 하던 (이름 생략) 한나라당 대표를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문서를 탈법방법에 의해 각 게시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직선거법’이라 한다) 제93조 제1항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인쇄물 등의 배부·게시 등의 행위를 법이 허용하는 방법 이외에는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규제방식을 취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해석, 적용함에 있어서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인쇄물 등을 배부·게시하는 행위에 대하여 폭넓게 구성요건 해당성을 인정하게 되면, 주권자인 국민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공공정책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하여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나 그를 통하여 보장되는 국민의 참정권과 알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위험이 따르게 되므로,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당초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법률의 문언을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참정권, 알 권리 등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또한 위 조항은 고의 이외에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그러한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 또는 경쟁후보자와의 인적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의 수사기관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진술과 피고인이 게시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글의 내용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가입한 적이 없는 평범한 주부이고,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인 이회창을 지지하는 인터넷 모임인 ‘ (모임 이름 생략)’에 2003. 6.경 회원으로 가입한 사실, 피고인이 게시한 5건의 글 중 범죄일람표 제 1, 2, 4, 5번에 기재한 네 차례의 글은 피고인이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 ‘ (신문 이름 생략) 인터넷 홈페이지 독자마당’에서 퍼온 글이고 범죄일람표 제3번에 기재한 나머지 1건의 글만 피고인이 직접 작성한 글인 사실, 그 중 3건의 글은 민주당, 열린우리당이 2002년 대선기간 동안 불법선거운동을 하였고, 한나라당보다 더 많은 부정부패를 저질렀으며, 친북 성향 및 사회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고, 2건의 글은 대선자금 문제에 관하여 이회창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름 생략)을 비난하면서 (이름 생략)이 야성이 없어서 야당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내용인 사실, 피고인이 글을 게시한 ‘ (모임 이름 생략)’의 홈페이지는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고, 조회수가 49회 내지 119회로서 많지 않으며, 접속자 대부분이 위 인터넷 모임의 회원들로서 피고인과 비슷한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실 등이 인정되는데, 피고인이 정당이나 사회단체 활동을 한 적이 없는 평범한 가정주부이며, 위 글 게시 당시의 사회적 관심사이자 언론을 통하여 자주 언급되었던 2002년 대선자금 문제나 특정 정당 또는 정치세력의 성향에 대하여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이회창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름 생략)을 비난하면서 그가 야당 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게 되었으며, 게시한 글의 내용이 선거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사건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고, 문제된 글의 게시 횟수가 5회로서 비교적 적으며 그 중 4회는 타인의 글을 옮겨 게시한 것에 불과하고, 위 글이 게시된 인터넷 사이트의 접속자 수가 많지 않고, 글을 읽는 대상도 대부분 피고인과 정치적 성향을 같이 하는 사람들인 점 등의 사정과 앞서 본 바와 같은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의 제한적 해석의 필요성 등을 종합하면, 비록 위 글을 게시한 시점이 선거일을 2, 3개월 앞둔 때였고, 내용 중에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비난하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사로 위와 같은 글을 게시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이 선거와 관련하여 그에 정한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여 선거관계자를 포함한 선거구민 내지는 국민 전체의 공동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제한은 참된 의미에서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폐해 방지를 위하여서는 일정 기간 그와 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것 외에 달리 효과적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고, 특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전제 아래 그 제한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수단의 상당성 내지 적정성이 인정되며, 이러한 제한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조치이자 불가피한 규제라고 할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후보자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 또는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된다고 할 수 없고,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거나 실질적 선거의 자유 실현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민주정치에 있어서 기본적 의사형성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제5호 , 제93조 제1항 은 그 법률조항의 개념이 다의적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그 어의의 테두리 안에서 해석을 하더라도 위헌적인 결과가 되지는 아니한다 ( 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도4045 판결 , 2005. 1. 27. 선고 2004도7488 판결 , 헌법재판소 2001. 8. 30. 선고 99헌바92, 2000헌바39, 2000헌마167, 168, 199, 205, 280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한편,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전제 아래 그에 정한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고의 이외에 초과주관적 요소로서 ‘선거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을 범죄성립요건으로 하는 목적범으로 규정한 것이라 할 것인바, 그 목적에 대하여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족하고,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후보자·경쟁 후보자 또는 정당과의 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및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의 입법목적이 그에 정한 행위가 비록 선거운동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성을 침해하므로 그러한 탈법적인 행위를 차단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임에 비추어 볼 때, 이미 타인이 작성하여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올려놓은 글을 게시한 경우 그 내용 및 게시방법 등의 측면에서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새로운 위험성이 발생한 때에 한하여 위와 같은 목적이 인정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수 없고, 또한 정치적 목적을 갖는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게시한 경우에 있어서 그 내용이 그 단체의 정치적 목적과 전혀 무관하거나 그 내용을 외부로 전파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등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게시행위에 대하여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도8969 판결 참조). 그리고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 규정된 문서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 등에 올려놓음으로써 그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하였다면 이는 위 조항 소정의 ‘게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5. 7. 29. 선고 2005도1425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였던 이회창을 지지하는 ‘ (모임 이름 생략)’의 회원이고, 피고인이 게시한 글들은 “이래도 민주당이 할 말 있나?”, “민심, 차떼기도 좋다! 한나라 찍는데요! 이것이 민심이다!”, “민주당과 열우당은 그대들의 정체성을 찬란하게 드러내라”, “빨갱이사위 충복? (이름 생략)(창님에게 책임전가)은 열우당 전략위원장으로 보내야 한다”, “ (성 생략)대표 노 탄핵에 앞장 못서면 물러나라”라는 제목하에 민주당, 열린우리당의 불법선거운동전력, 부정부패, 이념적 성향과 제17대 국회의원선거 출마예정자인 한나라당 대표 (이름 생략)의 대표자로서의 무능력, 해당행위 등을 거론하는 것으로서 모두 아무런 근거 없이 민주당, 열린우리당과 (이름 생략)을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어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표명이나 정치적 사건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을 넘어서 이들에 대하여 반대하는 내용임이 명백하며, 피고인은 선거일을 약 2, 3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위 글들을 ‘ (모임 이름 생략)’ 인터넷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올려 놓음으로써 그 회원뿐만 아니라 위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위 글들을 볼 수 있게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위 인터넷 홈페이지가 전 한나라당 대표인 이회창을 지지하는 인터넷 모임으로서 정치적 성향이 유사한 사람들을 회원으로 하고, 그 내용 중 일부가 이미 타인에 의하여 작성되어 공개된 것이며, 게재 횟수 및 접속자의 수가 적다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의 그러한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각 게시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제5호 , 제93조 제1항 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소정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그렇다면 검사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파기되어 유죄가 되어야 할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등 게시의 점과 검사가 상고는 하였으나 상고이유를 개진하지 아니한 유죄 부분인 후보자 비방의 점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만이 선고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이강국 김용담 박시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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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4.11.30.선고 2004노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