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2두9360 판결
[자본금감소명령처분취소등][공2005.4.1.(223),494]
판시사항
판결요지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 제10조는 제1항 에서 금융감독위원회의 적기시정조치의 기본적인 요건과 내용을 미리 정한 다음 제2항 에서 그 적기시정조치의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만을 금융감독위원회의 고시에 위임하고 있어 금융감독위원회의 고시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각 규정은 포괄위임입법의 금지를 선언한 헌법 제75조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 제12조 제3항 은 정부 등이 출자 등을 하거나 이를 하기로 결정한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 소각, 유·무상 소각, 주식의 병합을 통한 자본금 감소명령을 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위원회에게 재량권을 부여한 규정일 뿐 그 기준과 내용 등을 금융감독위원회의 고시에 위임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아니므로 포괄위임입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권한의 위임이 그 내용, 목적, 범위에 있어서 충분히 규정되고 제한되어서 행정청과 법원의 자의적인 법적용을 배제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금융기관의 주식소각의 여부 및 그 범위에 관한 예측이 불가능하고 행정권의 자의적인 권한행사에 의한 국민의 재산권침해가 우려되는 불명확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고, 금융감독위원회에게 정부 등이 출자 등을 하거나 이를 하기로 결정한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식의 소각 또는 병합을 통하여 자본금을 감소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같은 법 제12조 제3항 의 규정이 주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러한 조치를 취함에 있어서 주주 아닌 다른 관계자들과의 사이에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절차가 없다고 하여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고, 주주에 대한 처분의 사전통지 또는 의견청취 등의 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상고인

원고 1 외 109인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누리 담당변호사 김주영 외 1인)

피고,피상고인

금융감독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준서)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가. 포괄위임입법의 해당 여부 등

(1) 법 제10조는 제1항 에서 기업의 안전성을 분석하는 척도가 되는 회계학상의 개념인 자기자본비율이 일정수준에 미달하는 등 피고가 고시한 기준에 미달하거나 미달하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피고가 적기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조치를 행태에 따라 권고·요구 또는 명령으로 나누고, 내용별로 제1호에서 제9호까지 구체적으로 열거함으로써 그 기본적인 요건과 내용을 미리 정한 다음, 제2항에서 그 '적기시정조치'의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만을 피고의 고시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자기자본비율의 산정, 자기자본비율 등과 조치의 상관관계, 피고의 조치에 따른 해당 금융기관의 후속조치 등 절차, 기타 적기시정조치와 관련된 상세절차 등 법 제10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위임된 피고의 고시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각 규정은 포괄위임입법의 금지를 선언한 헌법 제75조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헌법재판소 2004. 10. 28. 선고 99헌바91 결정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법 제12조 제3항 은 정부 등이 출자 등을 하거나 이를 하기로 결정한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 소각, 유·무상 소각, 주식의 병합을 통한 자본금 감소명령(이하 '감자명령'이라고 한다)을 할 수 있도록 피고에게 재량권을 부여한 규정일 뿐 그 기준과 내용 등을 피고의 고시에 위임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아니므로 포괄위임입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위 규정은 감자명령을 내리는 국가기관, 그 명령의 대상이 되는 주식의 범위 및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요건, 자본금감소의 방법 등을 명시적으로 정하면서 행정청인 피고에게 부실금융기관의 경영부실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위 명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피고에 대한 권한의 위임이 그 내용, 목적, 범위에 있어서 충분히 규정되고 제한되어서 행정청과 법원의 자의적인 법적용을 배제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금융기관의 주식소각의 여부 및 그 범위에 관한 예측이 불가능하고 행정권의 자의적인 권한행사에 의한 국민의 재산권침해가 우려되는 불명확한 규정이라고 할 수도 없다 ( 헌법재판소 2003. 11. 27. 선고 2001헌바35 결정 참조).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비례원칙 위반 여부

금융기관의 부실은 다른 사기업의 경우와는 달리 국민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매우 크므로 부실화된 금융기관에 대하여 공적자금을 투입하여서라도 이를 회생시키고자 하는 데 법 제12조 의 입법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고, 부실금융기관의 경우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부실경영으로 말미암아 감자명령의 유무와 관계 없이 이미 영(0) 또는 영(0)에 가까운 상태로 그 가치가 감소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주식에 대한 주식소각이나 주식병합은 그 실질적 내용에 있어서는 감자명령 당시 자유시장에서 형성된 주식의 실질가치를 확인하는 내용에 불과하며,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위하여는 그 사전절차이자 전제조건으로 부실금융기관의 자본금을 그 실질에 맞추어 조절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피하므로 금융감독기관에게 자본금의 감소를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감자결의는 주주들이 바라지 않는 것이어서 주주총회에서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공적자금의 투입이 효율적이고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상법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이사회의 결의만에 의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는 데다가 감자결의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그 당시 주식의 실질가치에 따라 주식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피고에게 정부 등이 출자 등을 하거나 이를 하기로 결정한 부실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식의 소각 또는 병합을 통하여 자본금을 감소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 제12조 제3항 의 규정이 주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부실금융기관의 경우 그 주식은 대부분 감자명령 당시 이미 영(0) 또는 영(0)에 가까운 상태로 그 가치가 감소하였다고 할 것이고, 주주들은 주주총회 참석, 소수주주권의 행사 등을 통하여 기업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실경영의 결과로 나타난 손실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주식회사의 경우 주주가 투자금액의 한도 내에서 이에 대한 유한책임을 지고, 자유의사로 투자한 재산에 대하여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점, 감자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금융기관의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는 대주주나 임원의 지위에 있는 주주 외에 소액주주의 주식에 대해서도 주식의 전부소각 등의 방법으로 감자명령을 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조치를 취함에 있어서 주주 아닌 다른 관계자들과의 사이에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절차가 없다고 하여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 .

라. 적법절차의 원칙 위반 여부

법 제12조 제3항 에 의한 감자명령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없이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감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불이익한 처분으로 볼 수 있으나, 이러한 감자명령을 하기 위하여는 그 상대방인 금융기관에 대하여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등 행정절차법에 규정된 절차를 취하여야 하고, 그 후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비로소 감자의 효과가 발생하므로 주주들에게는 자신들이 선임한 당해 금융기관의 대표이사 및 이사들을 통하여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또한 이에 대하여 직접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여 구제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려 있으므로, 주주에 대한 처분의 사전통지 또는 의견청취 등의 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

그러므로 법 제12조 제3항 이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제주은행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여 공적자금의 지원 없이는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부실금융기관으로서 그 주식의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으므로, 피고가 예금보험공사의 출자를 전제로 하여 개별주주들의 주식투자경위, 주식투자 후의 추가부실 발생 여부 등을 고려하지 않고 부실경영에 직접 책임이 있는 주주뿐만 아니라 1999. 3.경 제주은행을 회생시키기 위하여 증자에 참여하였던 주주들의 주식을 포함한 기존주식 전부를 소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감자명령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계 증거들과 법령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 제12조 제3항 의 감자명령에 있어서의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대손충당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자산건전성분류기준이 강화되어 부실자산에 대하여 적립하여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이 제주은행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게 된 주요 원인이었다거나, 제주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액수가 같은 시기에 감자명령을 받은 다른 은행들에 비하여 적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변재승(주심) 강신욱 고현철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2.9.4.선고 2001누15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