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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7. 4. 선고 97후2194 판결
[권리범위확인(특)][공2000.9.1.(113),1846]
판시사항

(가)호 발명의 출발물질, 반응물질 및 목적물질이 특허발명과 동일하고, 그 제조방법도 기술적 사상과 핵심적인 구성에 있어서 특허발명과 동일하며, 부가공정을 거치는 차이가 있으나 그 부가공정이 주지된 관용기술에 의하여 용이하게 부가할 수 있는 공정에 불과하고 그 작용효과도 주지된 관용기술을 부가함으로 인한 효과 이상으로 우월하거나 현저하게 향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호 발명이 특허발명과 상이한 발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호 발명의 출발물질, 반응물질 및 목적물질이 특허발명과 동일하고, 그 제조방법도 기술적 사상과 핵심적인 구성에 있어서 특허발명과 동일하며, 부가공정을 거치는 차이가 있으나 그 부가공정이 주지된 관용기술에 의하여 용이하게 부가할 수 있는 공정에 불과하고 그 작용효과도 주지된 관용기술을 부가함으로 인한 효과 이상으로 우월하거나 현저하게 향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호 발명이 특허발명과 상이한 발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심판청구인,피상고인

대웅제약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리사 윤동열 외 1인)

피심판청구인,상고인

바이엘 아크티엔 게젤샤프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3인)

주문

원심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심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심판청구인의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1 생략)과 심판청구인의 (가)호 발명을 대비하면서, 양 발명은 모두 항균제인 일반식(Ⅰ)의 사이프로플루옥사신을 제조하는 방법으로 출발물질 및 목적물질은 동일하지만, (가)호 발명은 출발물질에 AlCl3를 반응시켜 C-3 위치를 봉쇄하는 일반식(Ⅳ)의 중간체를 제조하는 공정을 추가하여 이를 이 사건 특허발명과 동일한 물질인 일반식(Ⅲ)의 피페라진과 반응시켜 목적물질을 얻는다는 점에서 이 사건 특허발명과 제조공정상에 차이가 있고, 통상적인 화학반응의 이론 및 (가)호 발명의 수율이 이 사건 특허발명보다 높다는 점에서 볼 때, (가)호 발명은 일반식(Ⅳ)의 중간체 제조공정을 거침으로써 목적물질이 보다 효율적으로 제조되게 되므로, 위 중간체 제조공정이 이 사건 특허발명을 우회하기 위해 관용수단인 보호기 부착공정을 단순히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한편 제조공정상에 차이가 있는 양 발명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발명의 효과를 비교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수율이 (가)호 발명에 비하여 낮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다른 기재를 찾아볼 수 없는 한, (가)호 발명은 이 사건 특허발명과 구성을 달리함에 따라 효과를 달리한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이 양 발명의 출발물질 및 목적물질은 동일하지만 제조공정상에 차이가 있고, 이러한 구성상의 차이로 인하여 그 효과도 상이하다고 인정되므로, (가)호 발명은 이 사건 특허발명과 상이한 발명으로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특허발명은 7-아미노-1-사이클로프로필-4-옥소-1,4-디하이드로-나프티리딘(퀴놀린)-3-카복실산의 제조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그 특허청구범위가 [일반식(II)의 나프티리돈-3-카복실산 또는 퀴놀론-3-카복실산을 일반식(III)의 아민과 반응시킴을 특징으로 하여, 일반식(I)의 7-아미노-1-사이클로프로필-4-옥소-1,4-디하이드로-나프티리딘(퀴놀린)-3-카복실산 및 이의 염을 제조하는 방법 등 11개의 청구항으로 되어 있어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가 포함하고 있는 물질은 상당히 광범위한 부분에까지 이른다 할 것인바, 이러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내에서 (가)호 발명과 가장 대비하기에 적절한 것은, 그 청구범위 제1항에서 다음의 반응식과 같은 출발물질에 반응물질(피페라진)을 반응시켜 목적물질인 [1-사이클로프로필-6-플루오로-1,4-디하이드로-4-옥소-7-피페라지닐-퀴놀린-3-카르복실산](이를 '사이프로플루옥사신'이라 한다)을 제조하는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이는, 일반식(II)에서 A가 CR3이고, R3이 할로겐 특히 불소(F)이며, B가 C-H이고, X가 할로겐 특히 Cl이며, R이 수소인 경우의 출발물질인 1-사이클로프로필-7-클로로-6-플루오로-1,4-디하이드로-4-옥소퀴놀린-3-카르복실산을, 일반식(III)에서 R1 및 R2가 이들이 부착되어 있는 NR4와 함께 6원환을 형성하며, R4가 수소인 경우의 반응물질인 피페라진과 반응시켜 목적물질인 일반식(I)의 1-사이클로프로필-7-(1-피페라지닐)-6-플루오로-1,4-디하이드로-4-옥소퀴놀린-3-카르복실산(즉, 사이프로플루옥사신)을 제조하는 것임}

나아가 이 사건 특허발명과 (가)호 발명을 대비하여 보면, 양 발명은 다 같이 동일한 출발물질("1-사이클로프로필-7-클로로-6플루오로-1,4-디하이드로-4-옥소퀴놀린-3-카복실산")을 사용하고 동일한 반응물질(피페라진)을 위 출발물질의 C-7 위치에 반응시켜 동일한 목적물질(사이프로플루옥사신)을 얻는 기술적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만 이 사건 특허발명은 출발물질에 직접 피페라진을 반응시켜 목적물질을 얻는 것임에 비하여, (가)호 발명은 출발물질에 알루미늄클로라이드{AlCl3, (가)호 발명의 설명서에는 '염화알루미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를 반응시켜 중간체를 얻고 이 중간체에 피페라진을 반응시켜 목적물질을 얻는다는 점에서 구성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양 발명의 출발물질과 목적물질이 동일하고 그 기술적 구성도 중간체의 구성을 부가하였다는 점 외에는 차이가 없다면, 양 발명이 상이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위 중간체 형성의 부가공정에 의한 작용효과상의 우월성이 입증되어야 하는바, 심판청구인은 (가)호 발명에서 중간체를 형성하는데 사용되는 알루미늄클로라이드는 출발물질의 C-3 위치의 보호기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산 촉매(acid catalyst)로 작용하여, 이에 의하여 전자당김 공명효과가 생겨 C-7 위치에서의 화학반응을 활성화시켜 줌으로써 목적물질의 수율을 향상시키며 반응조건을 보다 온화한 조건으로 만드는 등의 작용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이를 차례로 검토해 보기로 한다.

먼저 (가)호 발명에서 위 알루미늄클로라이드가 산 촉매로 작용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전자당김 공명효과에 대하여 보면, 갑 제11, 12호증은 그 기재에 의하여 전자당김 공명효과가 인정되는 화합물이 (가)호 발명의 화합물과 상이할 뿐만 아니라, 보호기로부터 영향을 받는 치환기의 위치가 (가)호 발명의 경우가 더 멀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증거들만으로는 (가)호 발명에 전자당김 공명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기록상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며, 한편 하나의 화합물 내에 여러 개의 관능기가 있는 경우, 어느 특정한 관능기만을 선택적으로 반응시키고자 할 때에는 다른 관능기를 보호기에 의해 일시 반응으로부터 차단시킨 다음 그 특정한 관능기에서의 반응이 완료되었을 때 위 보호기에 의해 보호된 관능기를 원상회복시키는 공정은 이 사건과 같은 유기합성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관용기술이라 할 것인데, 피심판청구인이 주장하는 전자당김 공명효과라는 것은 위 관용기술을 사용할 때 통상 얻을 수 있는 정도의 효과, 즉 위 알루미늄클로라이드가 중간체를 형성하여 원치 않는 반응부위(C-3 위치)에서의 반응을 줄이고, 원하는 반응부위(C-7 위치)에서의 주반응이 보다 선택적이고 용이하게 일어나게 하여 화학반응을 활성화시켜 주는 보호기의 효과와 다를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양 발명의 수율도, 피심판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특허발명은 71.9%이고 (가)호 발명은 82.7%라는 근거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으며, 나아가 양 발명의 용매, 온도, 시간 등의 반응조건 역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그에 대한 아무런 한정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특허발명은 이에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위 반응조건을 임의로 적절하게 선택하여 실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가)호 발명이 반응조건을 보다 온화하게 한다는 점을 들어 양 발명의 작용효과상의 차이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결국 (가)호 발명은 그 출발물질, 반응물질(피페라진) 및 목적물질이 이 사건 특허발명과 동일하고 그 제조방법도 반응물질인 피페라진을 출발물질의 C-7 위치에 결합시켜 목적물질을 만드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주반응의 반응기전(Reaction Mechanism)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그 기술적 사상과 핵심적인 구성이 동일하며, 다만 (가)호 발명이 출발물질에 알루미늄클로라이드를 반응시켜 중간체를 거치는 구성을 부가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 부가공정은 이 사건 양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라면 주지된 관용기술(보호기의 사용)에 의하여 용이하게 부가시킬 수 있는 공정에 불과하다고 보여지고, 그 작용효과 역시 주지된 관용기술을 부가함으로 인한 효과 이상으로 우월하거나 현저하게 향상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가)호 발명은 이 사건 특허발명과 상이한 발명이라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출발물질에 알루미늄클로라이드 등을 반응시켜 중간체를 제조하는 방법과, 중간체를 출발물질로 하여 피페라진을 반응시켜 사이프로플루옥사신을 제조하는 방법이 각각 특허[(특허등록번호 2 생략) 및 (특허등록번호 3 생략)]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나, 이러한 제조방법들이 특허를 받았다 하여 이와 동일하지 아니한 (가)호 발명이 이 사건 특허발명과 상이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별다른 근거 없이 양 발명은 중간체를 거치는지 여부의 제조공정상의 차이로 인하여 그 작용효과가 상이하다는 이유로 (가)호 발명은 이 사건 특허발명과 상이하여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심결에는 특허의 권리범위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심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심결을 파기하고, 원심에 상당한 특허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윤재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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