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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4. 9. 선고 98도1432 판결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범인도피][공1999.5.15.(82),935]
판시사항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 제1항 소정의 선거운동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2]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여 사무기기를 비치하고 선거운동원 등을 채용하여 선거운동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행위가 선거운동인지 여부(적극) 및 그 사무실을 설치·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선거운동에 대한 대가성을 지니는지 여부(적극)

[3] 금품제공행위는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를 규정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7조 제1항 제2호, 제135조 제3항 시행 이후에 이루어졌으나 그와 대가관계 있는 선거운동이 그 시행 전에 행하여진 경우, 위 죄의 성립 여부(적극)

[4]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19조 제1항 소정의 법에 위반된 선거운동을 위하여 지출된 비용이 같은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의 선거비용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8조 제1항 소정의 선거운동은 특정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인 준비행위에 해당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나 통상적인 정당활동과는 구별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여 사무기기를 비치하고 선거운동원 등을 채용하여 선거운동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행위는 특정후보자의 당선 등을 도모하는 목적의지가 뚜렷하여 이를 단순히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라거나 정당인으로서의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라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사무실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이 이루어진 경우 그 사무실을 설치·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선거운동에 대한 포괄적인 대가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3]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로 규정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7. 1. 13. 법률 제52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7조 제1항 제2호, 제135조 제3항이 1996. 2. 6.부터 공포·시행되었으나(1996. 2. 6. 법률 제5149호로 개정된 법 부칙 제1항) 그에 의하여 처벌대상으로 되는 것은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이므로 금품제공행위가 그 시행 이후에 이루어진 이상 그와 대가관계가 있는 선거운동 자체는 그 시행 이전에 행하여진 것이라도 무방하다.

[4]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에서 선거비용 제한액을 초과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거기에도 같은 법상의 선거비용의 정의규정인 같은 법 제119조 제1항이 적용되고, 따라서 같은 법 제119조 제1항에서 선거비용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전선거운동 등 법에 위반된 선거운동을 위하여 지출된 비용도 같은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의 선거비용에 포함된다.

[5]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8조 제1항 제2호에서 선거비용지출보고서의 허위제출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저비용의 선거풍토 정착이라는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선거비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보고의 대상은 선거비용의 수익과 지출이라는 객관적 사항에 그치고 그 지출과 관련한 회계책임자의 형사적 책임에 관한 사항까지 보고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므로 같은 법 제258조 제1항 제2호가 헌법 제12조 제2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3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박만호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에 관한 부분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유죄 부분 및 피고인 1, 2의 여론조사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과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피고인 3, 4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1, 2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4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선거기획단, 동향파악조, 선거유세팀 및 자필서신팀의 일부 운영경비에 관한 부분과 '신화는 없다' 책자에 관한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1)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 1995. 11. 22.부터 2개월간 선거기획단을 운영하면서 그 단원으로 참가한 공소외 이용준의 보수로 금 1,000,000원, 선거기획단 사무실의 청소비 및 난방연료비로 금 1,000,000원, 식대로 금 3,500,000원, 접대비로 금 3,000,000원 등 합계 금 8,500,000원을 지출하고, 1996. 2. 말부터 같은 해 3. 초까지 상대후보자의 동향파악조로 일한 공소외 서정국, 김현수에게 각 금 1,000,000원을 지급하고, 1996. 3. 11.경 피고인 1의 저서 책자 6,000부 대금 합계 금 23,100,000원 상당을 피고인 1의 관내 선거인들에게 배부하고, 1996. 3. 26.부터 4. 10.까지의 선거운동기간 중 선거유세팀의 일원으로 선거운동을 한 공소외 방경은과 강별님에게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수당 외에 각 금 1,180,000원을 별도로 지급함으로써,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고한 제한액을 초과하는 선거비용을 지출하고, ㉡ 그 지출을 누락한 허위의 '선거비용의 수입과 지출보고서'를 제출하고, (2) 피고인 1, 2, 3이 공모하여, 위와 같이 선거유세팀의 일원으로 선거운동을 한 방경은과 강별님에게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수당 외에 금원을 별도로 지급하고, 1996. 2. 5.부터 같은 해 4. 5.까지 사이에 피고인 1의 지지를 호소하는 자필서신을 작성하는 일을 담당한 성명불상자 6명에게 같은 해 3. 26.경부터 4. 7.경까지 사이에 합계 금 5,39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각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고, (3) 피고인 1, 2, 4가 공모하여, 위와 같이 상대방 후보에 대한 동향파악조로 일한 서정국, 김현수에게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모두 무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선거유세팀 중 봉고차량 운전기사에 대한 보수 부분

선거사무원이 선거유세장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승용한 자동차의 운전기사에게 그 운전의 대가로 지급된 금원은, 법 제120조 제6호에서 선거비용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비용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선거사무원 등이 승용하는 자동차의 운영경비에 해당하고, 그 승용 자동차에 일부 선거사무원이 아닌 자가 동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1996. 3. 26.부터 4. 10.까지 선거유세팀에서 봉고차량 운전사로 일한 공소외 김중기에게 금 82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김중기 운전의 봉고차량은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된 강별님, 방경은 등 10여 명이 유세장으로 이동하는 데 사용한 차량이므로 김중기가 지급받은 금원은 법 제120조 제6호가 선거비용에 산입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한 선거사무원 승용 자동차의 운영경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김중기가 지급받은 금원 부분에 대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허위보고서 제출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고 있다.

기록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법상의 선거비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여론조사비용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15대 국회의원 선거운동기간 중인 1996. 3. 말경 및 같은 해 4. 7.경 각 1,000명의 관내 선거인을 대상으로 피고인 1의 선거운동을 위하여 2회의 여론조사(이하 '이 사건 여론조사'라고 한다)를 실시하여 그 비용으로 같은 해 4. 3. 및 같은 해 4. 16. 각 금 10,000,000원씩 합계 금 20,000,000원을 지출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외 박인주가 경영하는 '월드 리서치'에서 1995. 11. 중순경부터 1996. 4. 11. 선거일까지의 사이에 총 8회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과 공소사실과 같이 1996. 4. 3. 및 같은 달 16. 2회에 걸쳐 '월드 리서치'의 직원인 공소외 박승렬 명의의 계좌에 각 금 10,000,000원이 공소외 정경윤을 송금인으로 하여 입금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박인주가 제1심 법정에서 이 사건 여론조사는 피고인 1의 형인 공소외 1이 피고인 1의 당선가능 여부에 관한 개인적인 관심으로 피고인 1에게는 알리지 않고 자신에게 부탁하여 실시한 것으로 그 비용도 공소외 1이 대표이사로 있는 공소외 2 합자회사의 직원인 정경윤으로부터 송금받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제1심 증인 정경윤의 진술, 검사 작성의 공소외 1, 정경윤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역시 위와 같은 박인주의 법정 진술에 부합하므로, 이와 달리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박인주의 제3회 검찰진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공소외 김학량의 각 검찰 진술은 이 사건 여론조사에 대한 피고인 1의 공모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의 선거기획팀에서 정세분석실장으로서 여론조사결과 분석과 정세판단의 업무를 담당하였다는 김학량(수사기록 1권 545, 547면, 수사기록 2권 5, 6면)은 검찰에서, 1995. 11. 중순경 가상후보에 대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12. 초순경 유권자들의 후보자지지 성향 등의 기초사항에 관한 면접여론조사, 1996. 1. 하순경 제3후보 출마의 경우에 대한 예상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2. 중순경 취약지역에 대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3. 초순경 후보자별 지지율 변화추이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3. 25. 선거전 돌입에 대한 상황점검을 위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4. 1. 선거 중반전 판세분석을 위한 전화여론조사, 같은 해 4. 6. 최종 선거결과 예상을 위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고 진술하고(수사기록 1권 548면), '월드 리서치'를 운영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였다는 박인주(수사기록 2권 2면)도 검찰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2권 15 내지 17면), 이러한 진술에 의하면 총 8회의 여론조사가 각기 독자적인 목적을 가지면서도 상호 유기적인 연관 아래 선거일에 이르기까지 순차 계획적으로 실행되었음을 알 수 있고, 또 김학량은 검찰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피고인 1과 같이 모여서 그 실시에 관한 의논을 하여서 실시하였다(수사기록 1권 549면)."고 진술하고, 박인주 역시 검찰에서, "여론조사는 피고인 1과 의논하여 실시하였고(수사기록 2권 18면)", "그 비용지출은 피고인 2가 일일이 사전 보고를 하거나 사후 결재를 받아 지출하였다(수사기록 2권 165면)."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증거자료들을 종합하면 2회에 걸친 이 사건 여론조사도 8회에 걸쳐 실시된 전체 여론조사의 일환으로 최종 실시된 것으로서 그 실시 및 비용지출에 관하여 피고인 1, 2와 상의를 거쳤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가 있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여론조사의 비용이 공소외 1이 운영하는 공소외 2 합자회사의 직원으로 있는 정경윤 명의로 송금되기도 하였으나(수사기록 2권 213, 237면), 정경윤은 당시 피고인 1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하여 같은 피고인의 지구당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수사기록 3권 705, 707, 708면) 그 비용의 송금인 명의가 정경윤으로 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그 지출까지 피고인 1이나 피고인 2와 상관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볼 수가 없고, 또 원심 판시와 같이 이 사건 여론조사는 공소외 1이 그의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피고인 1에게는 알리지 아니한 채 실시하였다는 박인주의 제1심 법정 진술이나 같은 취지의 정경윤의 제1심 법정 진술 및 검사 작성의 공소외 1, 정경윤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이 사건 여론조사의 실시시기나 그 이전에 실시한 다른 여론조사와의 상관관계, 그리고 여론조사 분석을 담당하였을 뿐 여론조사 자체에는 관여하지 아니한 김학량이 위와 같이 이 사건 여론조사의 목적 등을 분명히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신빙성이 크게 의심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여론조사 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허위보고의 점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별다른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러한 증거들을 배척하고 신빙성이 의심되는 반대 증거들을 믿어 그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는 결국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2.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2, 4의 자백의 임의성 부분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 4에 대한 검사 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서상의 자백 부분이 임의성이 있다고 보아 이를 피고인 1, 2, 4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는 증거로 삼은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증거능력 없는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선거기획단 운영경비 부분

(1) 법 제58조 제1항 소정의 선거운동은 특정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대법원 1992. 4. 28. 선고 92도344 판결, 1996. 4. 26. 선고 96도138 판결 등 참조),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인 준비행위에 해당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나 통상적인 정당활동과는 구별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지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여 사무기기를 비치하고 선거운동원 등을 채용하여 선거운동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행위는 특정후보자의 당선 등을 도모하는 목적의지가 뚜렷하여 이를 단순히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라거나 정당인으로서의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라고 할 수 없고 (대법원 1996. 7. 9. 선고 96도820 판결 참조), 그와 같은 사무실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이 이루어진 경우 그 사무실을 설치·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선거운동에 대한 포괄적인 대가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고 할 수 있다(대법원 1998. 6. 9. 선고 97도856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를 전제로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피고인 1이 이 사건 오피스텔을 임차·사용하게 된 경위와 시기, 선거운동 기간 전에 선거기획단에서 기획하고 실행한 각종 계획('제15대총선선거전략마스터플랜'의 기획, 자원봉사자들이 피고인 1의 행적을 찬양하고 지지하는 내용의 서신을 작성하여 선거인들에게 발송하는 자필서신팀 운영, 자원봉사자들이 선거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 1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전화홍보실 운영 등)의 내용과 방법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선거기획 등을 업무로 하는 '월드 리서치'를 경영하고 있는 박인주를 영입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선거기획단을 운영하고 활동한 것은 피고인 1을 당선되게 하기 위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를 가리켜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라든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명시하지 아니하여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을 위반하였거나, 법상의 선거운동이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 4에 대한 보수와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한 월세 및 관리비 부분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선거기획단에서 기획·홍보를 담당한 피고인 4가 형식적으로는 공소외 1이 경영하는 공소외 2 합자회사의 과장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로부터 월급을 받았으나 실질적으로는 공소외 1과 피고인 1의 동의하에 전적으로 선거기획단의 기획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그 대가로 이 사건 공소사실상의 금 7,500,000원을 지급받은 것이어서 그 금액은 선거비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함과 아울러 피고인 1의 처남인 공소외 3이 피고인 1 및 피고인 2와 통모하여 선거기획단의 사무실로 사용한 이 사건 오피스텔의 월세 금 1,000,000원과 관리비 금 440,000원 상당을 지출한 것 역시 선거비용에 해당한다고 본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자필서신팀 운영경비 부분

(1)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공모하여 1996. 2. 5.경부터 4. 5.경까지 사이에 자원봉사자 30명을 동원하여 16,000통의 자필서신을 작성하여 선거인들에게 발송하는 자필서신팀을 운영하면서 공소외 선진엔터프라이즈를 통하여 채용한 자원봉사자 18명에게 같은 해 4. 11.부터 4. 17.까지 사이에 합계 금 13,722,000원, 개별적으로 채용한 아르바이트생 10여 명에게 같은 해 3. 26.부터 4. 7.경까지 사이에 합계 금 7,000,000원을 각 지급하고 위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비로 같은 해 2. 말부터 3. 말까지 '개포정'이라는 식당 주인인 공소외 이순복에게 금 820,000원을 같은 해 4. 초순경 '초원'이라는 한식당의 주인인 공소외 최기화에게 금 220,000원을 지급함과 아울러 같은 해 3. 26.부터 4. 5.경까지 사이에 자필서신 발송료로 금 2,400,000원을 지출하여 선거비용을 초과지출하고, 그 지출을 누락시켜 허위의 보고서를 제출하고, 피고인 1, 2 및 3은 위 자원봉사자 및 아르바이트생 중 제1심 판시의 22명에게 합계 금 15,332,000원을 지급함으로써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위와 같은 자필서신팀 운영경비를 피고인 3이 자비로 지출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로 규정한 법 제257조 제1항 제2호, 제135조 제3항이 1996. 2. 6.부터 공포·시행되었으나(1996. 2. 6. 법률 제5149호로 개정된 법 부칙 제1항) 그에 의하여 처벌대상으로 되는 것은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이므로 금품제공행위가 그 시행 이후에 이루어진 이상 그와 대가관계가 있는 선거운동 자체는 그 시행 이전에 행하여진 것이라도 무방하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위 개정 법조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2) 한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 2 및 3이 공모하여 위와 같이 자필서신팀을 운영하면서 그에 속한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비로 '개포정'의 주인인 이순복에게 금 820,000원, '초원'의 주인인 최기화에게 금 220,000원을 각 지급함으로써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유지하고 있는바, 이순복과 최기화에게 식사비를 지급한 것이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자원봉사자의 식사비로 지급된 것이기 때문이므로 이 때 금품제공의 상대방은 이순복과 최기화가 아니라 자원봉사자라 할 것이고, 법 제257조 제1항 제2호, 제135조 제3항에서 처벌대상으로 삼는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그 수령자 마다 각 1죄가 성립하는 것이어서, 그 죄를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 수령자별로 금품수령행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3은 검찰에서 "유급 아르바이트생들이 '개포정'이나 '초원' 등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제가 직접 식당 측과 식권발행에 대한 구두계약을 한 후 식권을 발행하였고, 그 식권으로 아르바이트생이 식당에서 식사를 한 다음 주인이 그 식권을 모아서 가지고 오면 식대를 지불하였다."고 진술하고(수사기록 2권 879, 880면), 자필서신팀의 일원이었던 서승범과 박혜경, 김혜영은 검찰에서 공소외 주식회사 선진엔터프라이즈를 통하여 공급된 아르바이트생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채용된 아르바이트생도 식권으로 식사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3권 108, 323, 351면), 위와 같은 진술이나 최기화와 이순복의 검찰진술(수사기록 3권 182 내지 194면) 등의 원심과 제1심이 드는 각 증거 어디에도 식사를 한 자원봉사자 내지 아르바이트생을 특정하여 인정할 자료가 전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결국 아무런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피고인 1, 2, 3의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가 있다.

라. 전화홍보실 운영경비 부분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 2, 3이 공모하여 선거운동기간 동안 제1심 판시의 정명목 등 10명으로 이루어진 전화홍보실의 자원봉사자들로 하여금 선거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인 1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1996. 4. 10.경부터 같은 달 11.경까지 사이에 제1심 판시와 같이 합계 금 6,115,000원을 지급함으로써 선거비용을 초과지출하고 그 지출을 누락시킨 허위 보고서를 제출함과 아울러 선거운동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 3이 자비로 그 비용을 지출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그 유죄 인정의 증거로서 든 것 중 정명옥, 한현실, 김미정에 대한 검사 작성의 진술조서는 진술서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선거비용초과지출죄와 선거비용지출보고서 허위제출죄에 있어서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부분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에서 선거비용 제한액을 초과하는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거기에도 법상의 선거비용의 정의규정인 법 제119조 제1항이 적용되고, 따라서 법 제119조 제1항에서 선거비용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전선거운동 등 법에 위반된 선거운동을 위하여 지출된 비용도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의 선거비용에 포함된다. 또한 법 제258조 제1항 제2호에서 선거비용지출보고서의 허위제출죄를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저비용의 선거풍토 정착이라는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선거비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보고의 대상은 선거비용의 수익과 지출이라는 객관적 사항에 그치고 그 지출과 관련한 회계책임자의 형사적 책임에 관한 사항까지 보고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므로 법 제258조 제1항 제2호가 헌법 제12조 제2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선거비용초과지출죄와 선거비용지출보고서 허위제출죄에 있어서의 선거비용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바. 범인도피 부분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 2, 4가 공모하여 벌금 이상의 죄를 범한 피고인 3을 해외로 도피시킴에 있어 피고인 3이 죄를 범한 자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2의 여론조사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부분과 피고인 1, 2, 3의 자원봉사자 식사비 지급에 의한 금품제공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이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의 나머지 선거비용초과지출과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 및 금품제공에 의한 법 위반의 점과 피고인 3의 금품제공에 의한 법 위반의 점 중 유죄 부분과 각각 포괄일죄 혹은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의 법 위반에 관한 부분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유죄 부분 전부와 피고인 1, 2에 대한 여론조사비용과 관련한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법 위반에 관한 부분 중, 피고인 1, 2, 3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1, 2의 여론조사비용의 지출에 의한 선거비용초과지출 및 선거비용보고서 허위제출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피고인 3, 4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1, 2에 대한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인 4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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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4.28.선고 97노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