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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2008. 7. 10. 선고 2007고합235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주혜진

변 호 인

법무법인 대륙 담당 변호사 전훈일외 1인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은 면소.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97. 6. 17.경 청주시 흥덕구 (이하 생략)에 있는 택지개발지구 4-2블록에서 ‘ ○○아파트’ 7개동 총 478세대를 신축하기 위해 청주시장으로부터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아파트 건축 사업을 진행하던 중 자금이 부족하게 되자, 1997. 12. 13.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지번 생략)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은행(이하 ‘피해 은행’이라 한다) 본점 영업1부 사무실에서, 공소외 1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공소외 2 등을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피해 은행으로부터 ‘건설업자 주택자금 대출’ 명목으로 금 40억 원, 1998. 4. 10.경 같은 명목으로 금 30억 원, 1998. 6. 19.경 같은 명목으로 금 91억 2,500만 원 등 합계 금 161억 2,5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현재 한국주택금융공사)으로부터 주택금융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제출하였고, 당시 위 아파트가 준공되는 즉시 위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 피해 은행에 위 아파트 전 세대에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약정의 당사자인 피고인으로서는 위 아파트에 대한 준공일인 1998. 11. 10.경을 도과함으로써 그때부터 피해 은행에게 위 아파트 전 세대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 절차를 이행해 주어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1998. 12. 28.경 대전에 있는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삼성생명보험’이라 한다) 대전지점 사무실에서, 삼성생명보험으로부터 2회에 걸쳐 합계 금 85억 원을 대출받기로 하면서 그에 대한 담보로 위 아파트 101동 101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2,800만 원의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해 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 아파트 101동부터 107동까지 총 286세대(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 관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채권최고액 합계 금 108억 2,200만 원 상당의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해 주고, 1999. 1. 2.경 금 45억 원, 1999. 1. 13.경 금 40억 원 등 합계 금 85억 원을 대출받음으로써, 삼성생명보험으로부터 대출금 합계 금 85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 은행에 대하여 삼성생명보험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 채권최고액인 금 108억 2,2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이다.

2. 판 단

가. 배임으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에 대한 판단

형법 제355조 제2항 의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 재산상 권리의 실행을 불가능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태 또는 손해 발생의 위험이 인정되는 이상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액이 확정될 필요까지는 없는 것임에 반하여, 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에 있어서는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나 그로 인하여 야기되는 손해의 수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 은행에게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어야 할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삼성생명보험에게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면서 삼성생명보험으로부터 대출받은 85억 원 전액을 배임행위로 취득한 이득액이라고 보아 피고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로 기소하였으나, 피고인에 대한 제4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에 첨부된 ○○아파트 분양내역(증거기록 3763면)의 기재에 의하면 삼성생명보험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2,8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이 사건 아파트 중 101동 101호의 분양가는 88,818,000원에 이르고, 채권최고액 4,2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같은 동 204호의 분양가는 94,762,000원에 이르는 등 이 사건 아파트 각 세대의 실질 담보가치가 그 각 세대에 대하여 삼성생명보험에 설정하여 준 1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현저히 초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고(삼성생명보험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2,800만 원과 4,000만 원의 두 유형이다), 이에 더하여 검사의 주장(2008. 4. 17.자 의견서)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아파트의 추정 분양가 합계는 286억 원으로 피해 은행에 대한 채무액 합계 161억 2,500만 원을 훨씬 초과한다는 점 및 피고인으로서는 피해 은행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고 남게 되는 이 사건 아파트의 잔존 담보가치를 이용하여 다른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추가로 일정 금액을 대출받을 수도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당초 약정과 달리 삼성생명보험에게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고 이로 인하여 피해 은행에게 재산상 권리의 실행을 불가능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태 또는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해 은행이 아닌 삼성생명보험에 설정하여 준 1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합계가 곧바로 피해 은행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액이 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같은 이유로 삼성생명보험으로부터의 대출금 전액이 당연히 피고인의 위와 같은 배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이득액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그 밖에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하는 피해은행 여신거래 약정서,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 대출 자료 등의 증거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 은행에 대한 배임행위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이 되는 50억 원 또는 적어도 5억 원 이상의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나. 배임죄에 대한 판단

그렇다면, 피고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로 처벌할 수는 없고,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는 단지 배임죄만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 , 제1항 에 의하여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되어 있어,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0조 , 형법 제50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에 의하여 공소시효가 5년에 해당하는 죄인바, 이 사건 공소는 삼성생명보험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설정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인 2007. 12. 24.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공소 제기 당시 배임죄에 대하여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배임의 점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 에 따라 면소의 판결을 선고한다.

[별지 생략]

판사 오준근(재판장) 김현범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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