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점유침탈자의 특별승계인에 대한 점유회수청구권을 받아들인 원심판결을 법리오해를 이
유로 파기한 사례
나. 이미 점유를 상실한 점유침탈자에 대한 점유회수청구권 행사의 가부
다. 임대차계약에서 원상복구의 특약이 있는 경우, 유익비상환청구권의 존부
라. 임차인의 지위가 전전승계된 경우, 부속물매수청구권의 승계 여부
마. 민사소송법상의 소송비용부담 원칙의 취지
바. 소송인수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이 상고심의 판단 대상이 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점유자의 점유회수청구권은 침탈자의 특별승계인에 대하여는 행사하지 못하고, 다만 승계인이 악의인 때에만 행사할 수 있는데도, 이 점에 관하여 심리·확정하지 않고 승계인의 명도 의무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나. 임차인 갑이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요구하며 임차물을 유치하던 중 임차물 관리인 을이 그 점유를 침탈하여 점유·사용하다가 임대인으로부터 이를 다시 임차한 병에게 이전한 경우, 을은 이미 점유를 상실하였고 또 병을 통하여 간접점유하고 있다고도 할 수 없어 갑의 을에 대한 명도청구는 배척될 수밖에 없고, 을이 갑의 점유를 침탈한 당사자라거나 병이 소송을 인수한 후에도 탈퇴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은 임대인의 승인하에 개축 또는 변조할 수 있으나 부동산의 반환기일 전에 임차인의 부담으로 원상복구키로 한다"라고 약정한 경우, 이는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에 지출한 각종 유익비의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기로 한 취지의 특약이라고 봄이상당하다.
라. 점포의 최초 임차인이 임대인 측의 묵시적 동의하에 유리 출입문, 새시등 영업에 필요한 시설을 부속시킨 후, 그 점포의 소유권이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와 함께 현 임대인에게 이전되고 점포의 임차권도 임대인과의 사이에 시설비 지급 여부 또는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에 관한 아무런 논의 없이 현 임차인에게 전전승계되어 왔다면, 그 시설 대금이 이미 임차인측에 지급되었다거나 임차인의 지위가 승계될 당시 유리 출입문 등의 시설은 양도대상에서 특히 제외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종전 임차인의 지위를 승계한 현 임차인으로서는 임차기간의 만료로 임대차가 종료됨에 있어 임대인에 대하여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마. 현행 민사소송법은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 패소자부담의 원칙을 취하고 있고, 과실책임주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비. 소송인수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신청인이 항고할 수 있고, 이와 같이 항고로써 불복을 신청할 수 있는 재판은 상고심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
참조조문
가.나. 민법 제204조 제1항 , 제204조 제2항 다. 제105조 , 제626조 제2항 라. 제646조 제1항 마. 민사소송법 제89조 바. 제75조 , 제362조 , 제395조
원고(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피고인, 인수참가인(피상고인겸 상고인)
인수참가인(피상고인겸 상고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창우
주문
원심판결 중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과 피고 인수참가인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 인수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의 상고이유를 본다(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의 것이므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1.8.29.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임차보증금 12,000,000원, 월차임 50,000원, 임차기간 1년으로 정하여 임차한 다음 이 사건 점포에서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을 운영하면서 이를 점유·사용하여 오던 중 1992.8.28.자로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자 같은 상가 내에 있는 113호 점포를 임차하여 비디오테이프, 선반 등의 비품을 모두 옮긴 다음 위 소외 1에게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요구하면서 이 사건 점포의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워 둔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점포 등 위 소외 1의 재산관리업무를 담당하여 오던 중 1993.6.8. 이 사건 점포에 원고가 채워 놓은 자물쇠를 강제로 따고 들어간 다음부터 이를 점유·사용하여 온 사실, 참가인은 이 사건 소송이 계속중이던 1994.9.1. 위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임차하고 피고의 점유를 승계하여 현재까지 이를 점유·사용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점유하고 있는 이 사건 점포의 점유를 침탈하였다고 할 것이고, 참가인은 이 사건 소송의 계속중 피고로부터 그 점유를 승계하였으므로,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명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점포의 명도를 구하는 것은 점유회수청구권에 기한 것임이 뚜렷한바, 이러한 점유회수청구권은 침탈자의 특별승계인에 대하여는 행사하지 못하고, 다만 승계인이 악의인 때에만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민법 제204조 제2항).
그런데 참가인이 이 사건 점포를 점유하게 된 경위가 위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참가인은 침탈자인 피고의 특별승계인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점유의 침탈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입증이 없는 한 참가인에 대한 명도청구는 받아 들일 수 없다 할 것인바, 원심이 이 점에 관하여 심리·확정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명도청구를 받아들인 것은 위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로 보이는 논지는 이유 있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 없이 이 부분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제1,4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당초 피고의 위와 같은 점유침탈 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도 아울러 구하다가 원심 제10차 변론기일에서 유치권 침해로 인한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 구한다고 진술하여 그 청구원인을 변경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원심이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데에 소론과 같이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또 정신적 손해의 배상에 관한 청구가 있었음을 전제로 원심판결에 정신적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소론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참가인이 이 사건 점포를 점유하게 된 경위가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다면, 피고는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였다 할 것이고, 또 참가인을 통하여 이 사건 점포를 간접점유하고 있다고도 할 수 없어, 이러한 피고에 대한 명도청구는 배척될 수밖에 없고, 피고가 원고의 점유를 침탈한 당사자라거나 참가인이 소송을 인수한 후에도 탈퇴하지 아니하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 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에 대한 명도청구를 배척한 것으로 보이는 원심판결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이유에 모순이 있는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위와 같이 점유를 상실한 피고에 대하여 명도를 구하는 근거에 대하여는 오히려 원고가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변론주의에 위반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나. 제2,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손해배상의 청구원인으로서, 이 사건 점포에 최초임차인이 설치한 유리 출입문, 새시, 석고보드칸막이 등의 시설에 관한 유익비상환청구권 또는 부속물에 관한 권리를 전 임차인들로부터 순차로 승계한 뒤 유익비상환청구권 또는 부속물매매대금 채권에 기하여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는데 피고에 의하여 이 사건 점포의 점유를 침탈당함으로써 위 유익비 또는 부속물매매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거시 증거에 의하면, 소외 2는 1987.경 위 소외 1을 대리한 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임차보증금 6,000,000원에 임차하여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을 운영하다가 1988.경 소외 4에게 이를 전대한 사실, 원고는 같은 해 10.31. 위 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점포의 임차보증금 6,000,000원과 비디오테이프, 선반 등 내부집기 및 영업상 이익에 대한 권리금 등을 감안하여 대금 30,000,000원에 위 소외 4의 전차권 및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의 영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양도받아 그 때부터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을 운영한 사실, 원고는 1990.8.29.과 1991.8.29.에 위 소외 3과 사이에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점포의 최초임차인으로부터 위 시설 등에 관한 유익비상환청구권 또는 부속물에 관한 권리를 승계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거시 증거에 의하면, 소외 롯데건설주식회사는 이 사건 점포를 비롯한 롯데상가건물을 완공하여 1985.2.15. 소유권보존등기까지 마쳤으나 점포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그 무렵 위 상가 내부에 석고보드칸막이 시설을 설치하여 성명불상자에게 이 사건 점포를 임대한 사실, 위 소외 1은 1986.11.7. 이 사건 점포가 위와 같이 타에 임대되어 이미 그 임차인이 비디오테이프 대여점 영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소외 회사의 임차보증금반환 채무를 인수하기로 하고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분양받은 사실(유리 출입문, 새시 등은 이때 이미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소외 2나 소외 4가 위 소외 1을 대리한 위 소외 3과 사이에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이 사건 점포의 출입문, 새시 등 시설에 관하여 임대인의 시설비지급 여부 또는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에 관한 아무런 논의를 한 바 없었고, 원고 또한 1988.10.31. 위 소외 4로부터 위와 같이 대금 30,000,000원에 이 사건 점포의 전차권 등을 양도받아 영업을 하던 중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어 1990.8.29. 위 소외 3과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위 시설 등에 관하여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았던 사실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 시설 등에 관한 유익비 또는 부속물매매대금의 가액을 산정할 증거도 없고, 가사 원고가 전임차인들로부터 그 주장과 같은 유익비상환청구권 또는 부속물에 관한 권리를 승계하였다고 하더라도 점유회수청구권에 의하여 그 점유를 회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유치권 또한 다시 회복하게 될 것이므로 유치권이 상실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고 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먼저 기록에 의하면, 위 소외 2나 원고가 위 소외 1을 대리한 위 소외 3과 사이에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임차인은 임대인의 승인하에 개축 또는 변조할 수 있으나 부동산의 반환기일 전에 임차인의 부담으로 원상복구키로 한다"라고 약정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는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에 지출한 각종 유익비의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기로 한 취지의 특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당원 1994.9.30.선고 94다20389,20396 판결 참조), 원심의 위 인정 판단 중 유익비상환청구권과 관련된 부분은 그 결론에 있어서는 옳다고 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원고가 위 소외 1에 대하여 유익비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펼치는 소론 논지는 어차피 받아들이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위 유리 출입문과 새시(원고는 상고이유에서 석고보드 칸막이에 대하여는 문제삼고 있지 않다)의 설치경위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위 유리출입문과 새시의 설치상태, 용도, 이 사건 점포가 있는 위 상가건물의 구조, 주변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유리 출입문과 새시는 이 사건 점포의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가져오게 하는 물건으로서 이 사건 점포의 구성부분이 되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고, 한편 이 사건 점포가 소외 회사에 의하여 최초로 임대될 당시부터 임대인측의 양해 하에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위와 같은 시설은 그러한 영업에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으로 보면, 위와 같은 시설을 부속시키는 데에 대한 임대인측의 묵시적인 동의는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 할 것이므로, 그 후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임대인과 임차인의 지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경위로 승계되어 온 것이라면, 그 시설대금이 이미 임차인측에 지급되었다거나 임차인의 지위가 승계될 당시 위와 같은 시설은 양도 대상에서 특히 제외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종전 임차인의 지위를 승계한 원고로서는 임차기간의 만료로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임대차가 종료됨에 있어 임대인인 위 소외 1에 대하여 민법 제646조 제1항 소정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속물매수청구권의 행사로 인한 부속물매매대금은 그 매수청구권 행사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할 것인바, 원고는 갑 제8호증을 제출함으로써 일응 그 입증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의 악의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원고가 점유회수청구권에 의하여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점유를 회복할 수 없음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다.
사정이 위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부속물매수청구권과 관련된 위 원고의 주장마저 배척한 것은 부속물매수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
다. 제5점에 대하여
현행 민사소송법은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 패소자부담의 원칙을 취하고 있고, 소론과 같이 과실책임주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소론이 지적하는 판례는 조선고등법원 판결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 적절한 것도 아니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소송비용부담의 비율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논지는 이유 없다.
라. 제6점에 대하여
인수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신청인이 항고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항고로서 불복을 신청할 수 있는 재판은 상고심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민사소송법 제395조, 제362조 단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과 참가인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