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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9092 판결
[고용관계존재확인등][공1994.11.1.(979),2839]
판시사항

가. 공사의 기업분할방침에 따라 신설된 계열회사로 전적하게 되는 근로자들을 위하여 노동조합이 공사와의 사이에 장래 신설회사가 조업이 불가능하여 고용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때에는 공사가 그 근로자들을 모두 재취업시키기로 약정한 경우, 공사와의 근로계약을 미리 체결한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

나. ‘가’항의 재취업약정이 제3자를 위한 근로계약인지, 노동조합법 제35조 소정의 단체협약인지의 여부

다. 계열회사의 폐업으로 해고된 후 다른 회사에 입사하여 급료를 받고 있다가 2년 8개월만에 '가'항의 재취업약정에 기하여 공사를 상대로 고용관계확인 및 임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면, 실효의 원칙 내지는 신의측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을 것인지 여부

판결요지

가. 공사가 기업경영합리화를 위하여 그 소속 일부 부서를 분리·독립시켜 계열회사를 설립하고 그 영업부분을 양도함에 따라 그 부서 근로자들이 공사에서 퇴직하고 신설회사에 신규 입사함에 있어, 공사노동조합이 그 근로자들을 위하여 공사와의 사이에 장래 신설회사가 조업이 불가능하여 고용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때에는 공사가 그 근로자들을 모두 재취업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한 경우, 그 재취업약정은 공사의 기업분할방침에 따라 신설된계열회사로 전적하게 되는 근로자들이 장래 그 신설회사측의 경영사정으로 부득이 근로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공사가 그 근로자들을 모두 재고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근로계약을 미리 체결한 것으로 볼 것이다.

나. ‘가’항의 재취업약정은 노동조합이 공사측과의 사이에 전적근로자들을 위하여 재고용계약을 미리 체결한 것으로서 이른바 제3자를 위한 새로운 근로계약이라고 볼 것이므로 그 내용을 규율하는 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아야 함은 분명하나, 공사가 고용관계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고 소멸하게 되는 근로자들을 수익자로 하여 체결한 위 약정이 노동조합법 제35조 소정의 유효기간의 제약을 받는 단체협약이라고 볼 여지는 없다.

다. 노동자들이 신설계열회사로부터 해고당한지 2년 8개월 여의 기간이 경과된 후에 '가'항의 재취업약정을 근거로 하여 원래 근무하던 공사와의 사이에 고용관계가 존재한다는 확인 내지 임금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한 경우, 이는 그 동안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근로자들이 제기한 같은 취지의 관련소송의 추이를 기다렸다가 그중 일부 근로자들이 승소판결을 얻자 비로소 제소에 이르렀음이 분명하다면, 재취업약정에 기하여 공사와의 사이에 새로운 고용관계가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측에서 그 동안 전혀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사정을 감안하여 볼 때, 이러한 법률관계에 정통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뒤늦게 제소를 하였다고 하여 그 소제기에 의한 권리의 행사가 실효의 원칙 내지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라고 말할 수 없고, 근로자들이 비록 그 사이 각기 다른 회사에 입사하여 고액의 급료를 얻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송의 승소가능성에 대한 회의와 공사측과의 사이에 생긴 법률관계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연유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 때문에 그 결론이 달라진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재인 외 2인

피고, 상고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한진중공업의 관리인 송영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장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정리회사 주식회사 한진중공업(변경 전 상호는 주식회사 대한조선공사이었다. 이하 대한조선공사라고 한다)이 1980.6.경 기업경영의 합리화를 위하여 그 소속부서 중 도장부를 분리, 독립시켜 그 계열회사로서 소외 주식회사 대한특수도장(이하 대한특수도장이라고 한다)을 설립하여 그 영업부분을 양도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대한조선공사 도장부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측의 권고에 따라 대한조선공사에서 퇴직하고 신설된 대한특수도장에 신규입사하게 되면서, 그 당시 위 근로자들이 대한조선공사에 비하여 경영기반이 훨씬 취약한 대한특수도장으로 그 적을 옮기게 되는데 따른 제반 신분상의 불이익을 우려하여 그 대비책을 요구한 관계로, 1980.6.경 대한조선공사의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 대한조선공사지부가 원고들을 포함하여 당시 위 회사의 전적 방침에 따르는 도장부 소속 근로자들을 위하여 대한조선공사와의 사이에, 앞으로 신설된 대한특수도장이 조업이 불가능하여 고용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때에는 대한조선공사가 대한특수도장의 소속 종업원들을 모두 재취업시키기로 약정하였는데, 그후 원고들이 위 기업분할 조치에 순응하여 대한조선공사에서 퇴직하고 1980.7.1. 대한특수도장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오던 중에, 대한특수도장이 1989.7.경 폐업하면서 그 달 31.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을 모두 해고하기에 이르렀음이 분명하다.

대한조선공사의 노동조합이 원고들을 포함한 도장부 소속 근로자들을 위하여 대한조선공사와의 사이에 체결한 위 재취업 약정은, 그 합의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당사자들이 기도한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대한조선공사의 기업분할 방침에 따라 신설된 계열회사인 대한특수도장으로 전적하게 되는 근로자들이 장래 그 신설회사측의 경영사정으로 부득이 근로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대한조선공사가 위 근로자들을 모두 재고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근로계약을 미리 체결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 위 근로자들 중의 한 사람인 원고들이 이를 수락하여 대한특수도장으로 전적하였다가 그 회사의 폐업과 동시에 해고당하는 사정이 생긴 이상, 이로써 원고들과 대한조선공사 사이에는 위 근로계약에 기한 새로운 고용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그 이유설시로 보아 이와 같은 내용의 판단을 한 것으로 못 볼바 아니고, 이와 반대의 입장에 서서 위 약정은 대한조선공사에게 대한특수도장의 폐업으로 인하여 해고된 원고들을 새로이 고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선언한 것에 불과하고 별도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한 곧바로 대한조선공사와 원고들 사이에 새로운 고용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견해를 펴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위에서 본 재취업 약정이 담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약정은 대한조선공사 노동조합이 회사측과의 사이에 원고들을 포함한 전적근로자들을 위하여 재고용계약을 미리 체결한 것으로서 이른바 제3자를 위한 새로운 근로계약이라고 볼 것이므로, 그 내용을 규율하는 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아야 함은 분명하나, 대한조선공사가 고용관계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고 소멸하게 되는 근로자들을 수익자로 하여 체결한 위 약정이 노동조합법 제35조 소정의 유효기간의 제약을 받는 단체협약이라고 볼 여지는 없을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무슨 법리오해가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2. 또한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이 신설된 대한특수도장으로부터 해고당한지 2년8개월여의 기간이 경과된 후에 위 재취업 약정을 근거로 하여 원래 근무하던 대한조선공사와의 사이에 고용관계가 존재한다는 확인 내지 임금지급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지만, 이는 그 동안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근로자들이 제기한 이 사건과 같은 취지의 관련소송의 추이를 기다렸다가 그 중 일부 근로자들이 승소판결을 얻자 비로소 이 사건 제소에 이르렀음이 분명하고, 아울러 원고들이 위 재취업약정에 기하여 대한조선공사와의사이에 새로운 고용관계가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에서 그 동안 전혀근로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사정을 감안하여 볼 때, 이러한 법률관계에 정통하지 못한 원고들이 뒤늦게 이 사건 제소를 하였다고 하여 그 소제기에 의한 권리의 행사가 실효의 원칙 내지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원고들이 비록 그 사이 각기 다른 회사에 입사하여 고액의 급료를 얻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소송의 승소가능성에 대한 회의와 회사 측과의 사이에 생긴 법률관계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연유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 때문에 그 결론이 달라진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재취업 약정에 기하여 생긴 새로운 고용관계의 확인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의 경우를 단순한 부당해고로 인한 근로관계에 있어서와 동일하게 다룰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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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3.12.24.선고 93나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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