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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8. 7.자 92두30 결정
[이송처분효력정지][공1992.12.1.(933),3146]
판시사항

가. 미결수용중 다른 교도소로 이송된 피고인이 법원의 이송처분효력정지결정에 의하여 이송처분이 있기 전과 같은 교도소로 다시 이송되어 수용중인 경우 효력정지신청의 이익 유무(적극)

나.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소정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의의

다. 상고심에 계속중인 형사피고인을 안양교도소로부터 진주교도소로 이송함으로써 위 “나”항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본 사례

라.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구하는 신청사건에서의 판단대상 및 본안소송에서 처분취소가능성 없음이 명백할 경우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의 가부(소극)

마. 미결수용자의 구금장소변경이 법률상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거나 법원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소극)

바. 미결수용자를 다른 수용시설로 이송하기 위한 요건

사. 교도소의 수용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유만으로 이송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미결수용중 다른 교도소로 이송된 피고인이 그 이송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아울러 그 효력정지를 구하는 신청을 제기한 데 대하여 법원에서 위 이송처분의 효력정지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신청인이 다시 이송되어 현재 위 이송처분이 있기 전과 같은 교도소에 수용중이라 하여도 이는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에 의한 것이어서 그로 인하여 효력정지신청이 그 신청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나. 행정처분의 집행정지나 효력정지결정을 하기 위하여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에 따라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라 할 것이며 이는 금전보상이 불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또는 참고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무형의 손해를 일컫는다.

다. 상고심에 계속중인 형사피고인을 안양교도소로부터 진주교도소로 이송함으로써 위 “나”항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본 사례.

라.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구하는 신청사건에 있어서는 행정처분 자체의 적법 여부는 원칙적으로는 판단할 것이 아니고 그 행정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정지할 것인가에 대한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소정의 요건의 존부만이 판단의 대상이 되나 본안소송에서의 처분의 취소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반하므로 집행정지사건 자체에 의하여도 신청인의 본안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할 때에는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명할 수 없다.

마. 헌법상의 영장주의의 원칙은 구속의 전과정에 있어서 일관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형사소송법은 구속영장에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인치구금할 장소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며 구금장소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하나이고 구금장소의 임의적 변경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있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 구속영장상에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인치구금할 장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한 것이 법원 이외의 다른 기관의 일방적 처분에 기한 미결수용자의 구금장소의 변경은 법률상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취지라거나 또는 법률상 명문의 규정이 없이도 구속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구금장소를 변경함에 있어서는 법원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는 볼 수 없다.

바. 미결수용자를 수용하고 있는 교도소장 등은 행형법 제62조 에 의하여 미결수용자에게 준용되는 같은 법 제12조 의 규정에 근거하여 미결수용자의 수용이나 처우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미결수용자를 다른 수용시설로 이송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다만 미결수용자의 특성상 작업이나 교화 등의 필요를 이유로 미결수용자를 다른 수용시설로 이송할 수는 없고, 또한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3항 과 같은 명문의 규정에 저촉되어서는 안된다.

사. 교도소의 수용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유만으로는 이송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재항고인

안양교도소장

상 대 방

상대방

주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효력정지신청의 이익이 없다는 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재항고사건의 상대방인 효력정지신청인(이하 신청인이라고만 한다)은 1991.6.25.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사건의 피의자로서 법관이 발부한 구속영장에 의하여 종로경찰서에 구속되어 위 사건으로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기소된 후 제1, 2심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형을 선고받고 1992.4.25. 상고를 제기하여 그 상고사건이 현재 당원에 계속중인데 재항고인은 위 상고제기 후인 같은 해 5.20. 신청인을 그가 같은 해 1.17.부터 수용되어 있던 안양교도소로부터 진주교도소로 이송하는 이 사건 이송처분을 하여 신청인이 진주교도소로 이송된 사실, 신청인이 같은 해 6.2. 원심법원에 위 이송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함과 아울러 그 효력정지를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하였고 원심이 같은 달 15. 위 이송처분의 효력정지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자 진주교도소장은 위 결정의 취지에 따라 같은 달 17. 신청인을 다시 안양교도소로 이송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신청인이 현재 위 이송처분이 있기 전과 마찬가지로 안양교도소에 수용중이라 하여도 이는 원심의 위 효력정지결정에 의한 것이어서 그로 인하여 이 사건 효력정지신청이 그 신청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다투는 논지는 이유 없다.

(2)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없다는 점에 대하여

행정처분의 집행정지나 효력정지결정을 하기 위하여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에 따라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할 필요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라 할 것이며 이는 금전보상이 불능한 경우 뿐만아니라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또는 참고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무형의 손해를 일컫는다 할 것인데 ( 당원 1986.3.21. 자 86두5 결정 참조),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 및 그 가족들의 주소는 서울이고 위 형사피고사건의 상고심에서 신청인을 위하여 선임된 변호인도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임을 알 수 있으므로 신청인이 그에 관한 형사피고사건이 상고심에 계속중에 안양교도소로부터 진주교도소로 이송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변호인과의 접견이 어려워져 방어권의 행사에 지장을 받게 됨은 물론 가족이나 친지 등과의 접견권의 행사에도 장애를 초래할 것임이 명백하고 이로 인한 손해는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라 할 것이어서 원심이 이 사건 이송처분으로 인하여 신청인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본 것은 결국 정당하고 논지는 이유 없다.

(3) 신청인의 본안청구가 이유 없다는 점에 대하여

① 원래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구하는 신청사건에 있어서는 행정처분 자체의 적법 여부는 원칙적으로는 판단할 것이 아니고 그 행정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정지할 것인가에 대한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소정의 요건의 존부만이 판단의 대상이 되나 본안소송에서의 처분의 취소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반하므로 집행정지사건 자체에 의하여도 신청인의 본안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할 때에는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명할 수 없는 법리라 할 것이므로( 당원 1992.6.8. 자 92두14 결정 참조) 이 사건에서 과연 신청인의 본안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② 원심은 이 사건 이송처분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이유로, 법원 이외의 다른 기관이 미결수용자를 다른 수용시설로 이감하고자 함에 있어서는 그 형사사건이 계속된 법원(공소제기 전에는 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만 하는 것이며 재항고인이 이 사건 이송처분의 법적 근거로 들고 있는 수형자의 이송에 관한 행형법 제12조 의 규정은 같은 법 제62조 의 규정에 불구하고 성질상 미결수용자에게는 준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이러한 법원의 허가 없이 재항고인이 한 이 사건 이송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원심은 이처럼 미결수용자의 이송에 관하여 법원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는 근거로서, 헌법 제12조 제3항 소정의 영장주의의 원칙은 구속의 개시단계에서의 절차나 여건은 물론 그 이후의 구속의 전과정에 있어서도 일관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형사소송법 제75조 제1항 , 제209조 에 의하면 법관이 발부하는 구속영장에는 인치구금할 장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구금장소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하나이고 구금장소의 임의적 변경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며 기타 형사소송법 제78조 제2항 , 제85조 , 제86조 , 제87조 제1항 의 규정들에 비추어 볼 때 구속영장상에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인치구금할 장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하는 취지는 형사소송법 제202조 , 제361조 제3항 의 경우와 같이 구금장소의 변경이 법률의 규정상 예정되어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법원 이외의 다른 기관의 일방적 처분에 기한 미결수용자의 구금장소의 변경은 이를 허용하지 아니함으로써 구속개시 이후의 단계에서도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불필요한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영장주의의 원칙을 관철하려는 데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살피건대 헌법상의 영장주의의 원칙은 구속의 전과정에 있어서 일관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형사소송법은 구속영장에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인치구금할 장소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며 구금장소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하나이고 구금장소의 임의적 변경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있음은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구속영장상에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인치구금할 장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한 것이 법원 이외의 다른 기관의 일방적 처분에 기한 미결수용자의 구금장소의 변경은 법률상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취지라거나(원심이 들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202조 의 규정이 그 설시와 같이 그러한 구금장소의 변경을 허용하는 명문의 규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는 법률상 명문의 규정이 없이도 구속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구금장소를 변경함에 있어서도 법원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미결수용자를 수용하고 있는 교도소장 등은 행형법 제62조 에 의하여 미결수용자에게 준용되는 같은 법 제12조 의 규정에 근거하여 미결수용자의 수용이나 처우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미결수용자를 다른 수용시설로 이송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다만 미결수용자의 특성상 작업이나 교화 등의 필요를 이유로 미결수용자를 다른 수용시설로 이송할 수는 없고, 또한 형사소송법 제361조 제3항 과 같은 명문의 규정에 저촉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③ 그러나 이처럼 교도소장 등이 미결수용자를 다른 수용시설로 이송하기 위하여 사전에 법원의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송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임에는 틀림없고, 나아가 이송처분으로 인하여 미결수용자의 방어권이나 접견권의 행사에 중대한 장애가 생기는 경우에는 그 이송처분은 재량의 한계를 넘은 위법한 처분으로서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취소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재항고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이송처분의 사유는 위 안양교도소의 수용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나 이러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위 이송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위 이송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에서 그것이 신청인의 방어권이나 접견권의 행사를 침해하는 위법한 처분으로 판단되어 최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고 추단되므로 신청인의 위 본안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점을 다투는 논지는 결국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4)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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