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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10. 30. 선고 89다카34572 판결
[가등기말소등][공1990.12.15.(886),2401]
판시사항

가. 처분문서의 증명력

나. 가등기 및 본등기가 재산의 도피 또는 은닉의 목적하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합리적인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다.

나. 가등기 및 본등기가 재산의 도피 또는 은닉의 목적하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본 사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갑을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운영

피고, 피상고인

김필상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판시 코스모스아파트 5세대에 대한 피고 김필상 명의의 가등기는 소외 주식회사 태영공영과 위 피고가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기한 원인무효의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제4, 5호증(각 통고서), 갑제7호증의1(증인신문조서), 갑제8호증(진술서)의 각 기재와 1심 증인 이종실의 증언은 판시 증거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갑제3호증(각서), 갑제6호증(위임장)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면 주식회사 태영공영이 1980.4.경 대전시로부터 코스모스아파트 5개동 17평형 아파트 265세대 건축에 관한 사업승인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중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위 공사의 하도급 업자, 건축자재공급자, 위 회사에 대한 공사자금대여자 등 여러 채권자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여러번 위 회사의 대표이사가 바뀌고 그 와중에서도 각 대표이사가 임의로 아직 완공되지 않은 아파트에 대한 분양권을 회사 채권자 등에게 2중, 3중으로 양도함으로써 각 아파트세대를 둘러싸고 채권자들과 주주 및 회사임원들 사이에 분쟁이 복잡하게 얽히게 되자 위 회사에 대하여 금 300,000,000원 가량의 채권을 가지고 있던 피고 김필상과 합계금 730,000,000여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던 소외 정진숙, 여태경, 임한천, 유영열, 신영철, 조원유, 김경숙, 박찬조 등도 그들의 채권확보를 서두르게 되었고, 위 소외회사에서도 위와 같이 복잡한 채권관계를 모든 채권자들간에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을 제3자 앞으로 보전해 둘 필요가 있었으므로 1987.2.1. 위 소외인들과 피고 김필상, 당시 위 회사 대표이사인 피고 권웅부, 소외 김삼택이 협의한 결과 우선 위 아파트 265세대 중 그때까지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지 않은 208세대를 위 회사에 대하여 약 300,000,000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던 피고 김필상 앞으로 위 소외인들 및 같은 피고의 채권담보를 목적으로 하는 가등기를 경료하되, 위 소외인들을 포함한 전체 채권자들과 위 소외 회사 사이에 채권정리에 관한 원만한 타협이 이루어질 경우 피고 김필상이 이의없이 위 가등기를 말소해 주기로 약정하고 그 취지의 위 갑제3호증(각서)을 위 회사에 작성, 교부한 후 같은 달 5. 이 사건 아파트를 포함한 위 208세대에 관하여 피고 김필상 명의로 가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가등기는 위 소외인들 및 피고 김필상의 채권담보의 목적을 이루려는 합의에 의하여 경료된 것이라 하여 위 가등기 등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인바, 피고 김필상이 위 소외회사에 대하여 작성 교부한 처분문서인 갑제3호증(각서)에는 『(주)태영공영 대표이사가 현장정리 및 채권정리를 하기 위하여 가등기 해제가 필요할시는 하시라도 조건 없이 가등기 해제에 필요한 인감 및 서류를 발급하여 줄 것을 각서함』이라는 기재가 있고, 갑제6호증(위임장)에는 『1987.2.5.자(접수번호 4688호 권리자 김필상)로 본인의 명의로 가등기설정을 하였으나 가등기의 목적은 (주)태영공영의 재산을 불법채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본인 명의로 명의신탁한 것인바』라는 기재가 있어서 피고 김필상 명의의 가등기가 채권담보목적의 등기가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원심은 합리적인 이유설시 없이 위 갑제3호증, 갑제6호증만으로는 원고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시하고 다시 갑제3호증을 채용하여 그 기재내용에 상치되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논리칙에 반하는 증거의 판단, 채택을 하고 있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가등기가 경료된 위 208세대아파트의 시가는 대략 금 30억원 정도로 보이는데 피고 김필상의 주장에 의하여도 금 10억 3천만원의 채권담보(원심이 채용한 증거들로서는 위 채권의 내용, 수액 등을 소외 채권자별로 특정하여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를 위하여 208세대 전부에 가등기 하였다는 것이고, 그 후 본등기할 때도 피고 김필상이 소외회사의 대표이사이던 피고 권웅부에게 위 갑제6호증에 기하여 처분을 위임, 가등기담보등에관한법률이 정하는 청산절차도 거치지 아니하고 일괄 본등기를 경료하고, 그후 곧이어 피고 김필상에 대하여 아무런 채권을 가지지 아니한 피고 권웅부에게 다시 가등기를 경료한 점, 또 이 사건 본등기의 경위를 보면 소외회사의 일부채권자들이 소송을 거쳐 피고 김필상 명의로 가등기가 경료된 일부 아파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해가기 때문에 소외 회사에서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본등기를 경료하기로 결의하여 이 사건 본등기가 경료된 점 등을 비롯하여 소론이 들고 있는 반증들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본등기의 경료가 가등기담보권자라고 주장하는 피고 김필상의 의사가 아니라 소외회사의 편의에 의하여 경료된 점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김필상 명의의 가등기는 같은 피고 등 채권자들의 채권담보를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소외회사 재산의 도피 또는 은닉에 그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므로 위 가등기와 본등기는 소외 회사와 피고 김필상이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루어진 원인무효의 등기라고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원심이 피고 김필상 명의의 가등기가 채권담보의 목적을 이루려는 합의에 의하여 적법하게 되어진 것이라고 판시한 것은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위반 및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점에 대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할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김덕주 배만운 안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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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1989.11.16.선고 89나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