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수원지법 2021. 3. 11. 선고 2020가단569230 판결
[건물인도] 항소[각공2021상,361]
판시사항

임대인 갑 등이 임차인 을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기간이 만료하기 전에 병 등과 임대차목적물인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을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는데도 병 등에게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그 후 병 등이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이유로 을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며 을을 상대로 부동산의 인도를 구한 사안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에서 정한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바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형성권으로서,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위 임대차계약은 을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인하여 갱신되었고, 그 후에 임차목적물을 양수한 병 등은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임대인 갑 등이 임차인 을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기간이 만료하기 전에 병 등과 임대차목적물인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을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는데도 병 등에게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그 후 병 등이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이유로 을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며 을을 상대로 부동산의 인도를 구한 사안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에서 정한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을 안정적으로 연장하여 임차인의 주거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 시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바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형성권이라고 할 것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 에서 정한 계약갱신 거절 사유인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는 나머지 각호와 달리 임차인 측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임대인의 주관적 사유로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음에도 이후 임차목적물이 양도되어 그 양수인이 자신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한다면 주거권 강화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 취지가 퇴색되므로,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봄이 타당한데, 을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의 임대인 갑 등에게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각호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위 임대차계약은 을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인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 에 따라 갱신되었고, 그 후에 임차목적물을 양수한 병 등은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고 한 사례이다.

원고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도 담당변호사 홍석룡)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희명)

2021. 2. 18.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는 2021. 2. 21.이 도래하면 원고들로부터 305,000,0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인도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2019. 2. 19. 소외 1, 소외 2로부터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을 임대차보증금 305,000,000원, 기간 2019. 2. 22.부터 2021. 2. 21.까지로 정하여 임차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

나. 원고들은 2020. 8. 11. 소외 1, 소외 2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 2020. 11. 12. 위 부동산 중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피고는 2020. 9. 20. 소외 1, 소외 2 측에게 ‘알아보니 전세계약갱신청구가 가능하다고 한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전세계약 연장했으면 한다.’고 문자를 보냈고, 소외 1, 소외 2 측은 ‘매매계약이 되어서... 새 주인과의 관계이다. 매수인(원고들)이 세입자분(피고)이 안 나간다고 하니 많이 당황스러워 한다. 아까 말한 대로 계약 체결하고 저녁에 전화드릴 때 만기 전에 집을 알아보신다고 하셔서 나가시는 줄 알고 있었는데, 매수인이 꼭 이사 오셔야 하는 형편인가 보다.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답문을 보냈다. 이에 피고는 다시 ‘사정은 이해하지만 저희도 사정이 아주 어렵다. 그래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다.’라고 문자를 보내었다.

라. 원고들은 2020. 10. 23. 및 같은 해 11. 13. 피고에게 ‘피고가 임대차기간 만기가 되면 이사할 것이라는 의사를 통지하였고, 원고들이 실제 거주할 것이므로 피고의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한다.’는 취지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6, 10호증의 각 기재,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원고들은 실거주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임을 반복하여 고지하였고, 피고가 임대차 계약기간 만료 이후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이사를 갈 것이라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원고들은 이를 신뢰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것이다.

나. 이후 피고가 의사를 번복하여 계약갱신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에 실제 거주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들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피고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기로 전 임대인 내지 원고들과 합의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제6조의3 )이 신설된 주택임대차보호법(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된 것)은 2020. 7. 31. 시행되었고, 해당 조항은 위 법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점(부칙 제2조), 원고들의 매매계약 체결일은 2020. 8. 11.로 위 법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아니한 시점이었고 피고의 계약갱신요구가 가능한 시기 이전이었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자신이 계약갱신요구권을 취득하여 행사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도 계약만료일에 퇴거하기로 상대방과 합의하여 원고들에게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또한 이러한 상태에서의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사전 약정은 법에 따라 임차인에게 인정되는 권리를 배제하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이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 에 의해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바, 어느 모로 보나 원고들의 해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원고들이 피고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

1)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관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의 도입 취지에 관하여 본다. 종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경우에도 임차목적물이 양수되어도 그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으로 보아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경우 양수인에게 종전 임대차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장하였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을 안정적으로 연장하여 임차인의 주거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할 것이다.

2)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그 문언 및 체계와 아울러 그 입법 취지에 비추어, 임차인의 주도로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달성하려는 것이고,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 시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러한 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바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형성권이라 할 것이다.

3) 임대인의 계약갱신 거절 사유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의 각호에 기재되어 있고, 위 제8호 에서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위 제8호 를 제외한 나머지 각호의 경우는 임차인의 차임 연체나 부정행위 등 임차인 측의 사정 또는 임대차목적물 자체의 안전사고 우려나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부터의 철거ㆍ재건축 계획 등이 고지된 경우 등이나, 반면 임대인의 실제 거주 사유는 임차인 측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임대인의 주관적 사유이고 임차목적물이 매도되어 새로운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4) 앞서 본 임차인의 주거권 강화를 위한 갱신 조항의 도입 취지, 계약갱신요구권의 법적 성질, 실제 거주 사유라는 거절 사유의 특성, 매수인으로서는 매매계약 체결 당시 기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유무 및 그 행사 기간을 사전에 확인하여 매매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반면, 임차인이 자신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이후 임차목적물이 양도되어 그 양수인이 실제 거주를 이유로 이를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경우에는 주거권 강화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 사유가 퇴색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5)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이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고, 당시의 임대인인 소외 1, 소외 2 측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각호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피고의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로 인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 에 따라 갱신되었다 할 것이고, 그 후에 임차목적물을 양수한 원고들은 자신들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이를 거절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원고들의 해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목록: 생략

판사 유현정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