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도2239 판결
[국가보안법위반·반공법위반·구국가보안법위반][공1983.1.15.(696),132]

나. 간첩의 구성요건인 기밀사항과 간첩행위의 경위 사실의 설시방법

다. 적국에 누설한 군사상 기밀의 지득이 직무와 관련된 여부에 따른 법률적용관계

판결요지

가. 구 국가보안법(1960.6.10 법률 제549호) 제2조 , 형법 제98조 제1항 에 규정된 간첩이란 단순한 기밀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우리나라의 국방상 북괴집단에게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의 이익이 되는 모든 기밀사항을 탐지, 모집함을 말하고 이러한 기밀에 속하는 이상 국내에서는 비록 신문, 잡지, 라디오 등에 보도되고 알려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북괴집단에 유리한 자료가 될 경우에는 역시 위 기밀사항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단순히 피고인의 활동상황에 관한 보고내용에 불과한 포섭대상, 포섭결과, 하숙이동상황, 이북방송의 청취상태, 자기가 수사기관에 연행되었다는 등의 사항은 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원심판결이 그 설시중 피고인의 단순한 활동상황에 관한 사항을 간첩행위의 대상인 기밀사항으로 본 것이 아니라 간첩행위의 경위사실로서 설시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 이러한 경위사실과 간첩의 구성요건인 기밀사항의 내용을 명확히 구분하여 판시하여야 할 것이다.

다. 구 국가보안법 제2조 에서 인용한 형법 제98조 제1항 의 간첩행위는 적국에 제보하기 위하여 은밀히 또는 묘계로써 우리나라의 군사상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등 기밀에 관한 사항 또는 도서, 물건을 탐지, 모집함을 말하는 것이고, 직무에 관하여 군사상 기밀을 지득한 자가 이를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는 형법 제98조 제2항 의 기밀누설에, 직무에 관계없이 지득한 군사상 기밀을 지득한 자가 이를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는 형법 제99조 의 일반이적죄에 해당한다 할것이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돈명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1)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간첩행위로 인정한 1심판시 범죄사실 중 3,5,9,12,15 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즉 피고인은 「3. 1973.8.초순 17:00경 오사까시내에 있는 옥호불상 호텔에서 동 시무라와 접선, 회합하고 그에게 지령사항에 대한 실천사업보고로서, ① 서울대학교 부설 재외국민교육연구소에 입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학생수는 100여명이다. ② 하숙은 서울시 성북구 공능동에 정했는데 월 하숙비는 5만원이다. ③ 서울대 종교과 2년에 재학중인 남유진과 교포유학생 손진호, 동 정문식, 동 이경자, 동 김승하와 친교하면서 그 의식을 요해 중이다. ④ 경부고속도로상에는 유사시에 비행기활주로로 사용이 가능한 지점이 3개소가 있다. ⑤ 인천시 북구 산곡2동 소재 고모부 의 집부근에는 한국군부대, 공수부대, 미군부대 등 3개의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라는 등의 피고인이 탐지·수집한 국가기밀을 보고하여 누설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로서 그 목적 수행을 위하여 간첩하고,」 「 5. ① 1973.11월 일자불상 16:00경 피고인의 하숙집 부근에서 성명불상 여인들의 대화로부터 " 학생과 경찰이 대결하게 되면 아무래도 우리들은 학생편이 된다" 는 말을 엿들어 주민의 의식성향을 탐지하고, ② 그경 요해 중이던 남유진은 정치성향의 부족으로 요해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채 동년 12월초경 동 연구소를 수료하고 동년 12.19. 14:00경 김포공항을 출발 동일 16:00경 오사까에 도착하고 동년 12월말 18:00경 일본 나고야역전 와이키키 다방에서 동 시무라와 접선, 회합하고 그에게 사업보고로서, 연구소 수료후 고려대학에 입학케 되었다. 요해 중이던 남유진은 계속 요해한 결과 정치 성향의 부족으로 포섭대상이 될 수 없다. 남한주민들은 학생과 경찰이 대결하게 되면 결국 학생편에 서게 될 것이다라는 사실을 보고, 누설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로서 그 목적 수행을 위하여 간첩하고」, 「9. 1974.12.5.17:00경 일본 나고야역 구내 일본식당에서 위 시무라와 접선, 회합하고 그에게 사업보고로서, ① 고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생들의 시위로 인해 조기방학이 되어 귀일하였다. ② 고대학생 시위에 1차 참가했는데 시위의 구호는 구속학생 및 구속인사석방, 유신헌법철폐, 언론자유보장, 학원사찰중지 이다. ③ 요해학생중 오기석이 군에 입대하고 고대 영문과 3년에 재학중인 이규상을 요해대상자로 추가 선정하였다. ④ 서울 태능부근에 육군사관학교가 위치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보고, 누설하면서 고대 시위 참가시에 습득하였던 유인물 3매를 전달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로서 그 목적 수행을 위하여 간첩하고」, 「12. 1975.8.14. 17:00경 나고야역전 터미널호텔에서 위 시무라와 접선, 회합하여 그와 1박하면서 그에게 사업보고로서, ① 3학년1학기는 4.8 민청학련사건으로 학생데모가 계속되어 제대로 공부를 못하였다. ② 학생데모의 양상은 극렬하였으며 각 대학에 휴교령이 내리고 군인들이 대학을 점령 경비하고 있다 . ③ 하숙처를 고대 앞에서 수유동으로 옮겼다. ④ 고대 법대 1년생 최동석을 요해 중인데 정치성은 좋으나 포섭에는 시일이 요할것 같으며, 이규상도 아울러 요해 중이다. ⑤ 하숙방에서 평양방송, 통혁당 목소리방송을 청취코저 시도했으나 수신상태가 나쁘다. ⑥ 하얀모래밭에는 울타리가 있고 울타리밖 해안쪽에는 군인들이 모래를 비로 쓸어두어 야간에 간첩이 침투하면 발자국이 나게 되어 간첩이 침투한 사실을 파악하게 된다는 등 피고인이 탐지, 수집한 군사기밀을 보고, 누설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로서 그 목적 수행을 위하여 간첩하고」, 「15. 1976.1.3.13:50경 나고야시 나가구 사가에죠 쥬니찌(명고옥시 중구 영정중일) 빌딩 2층 옥호불상 다방에서 동 시무라와 접선, 회합하여 그에게 사업보고로서, ① 이수희가 12월초 군수사기관에 연행되어 갔다. ② 학습자료를 당황한 나머지 자취방 책상설합속에 두고 왔다. ③ 1975.9월초 요해대상자인 오기석을 면회하러 경남 창원에 갔다가 출장으로 면회치 못하였으나 39사단 부대의 위치 및 그 시설(콘셋트 형태), 군인면회 절차, 위병의 근무상태, 군인들이 부대에 인접한 민간인 점포를 통해 우편물의 발·수신을 하고 있는 상태등 피고인이 탐지, 수집한 군사상 기밀을 보고·누설함으로써 반국가단체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 수행을 위하여 간첩하였다」는 것이다.

(2) 생각컨대, 구 국가보안법(1960.6.10 법률 제549호) 제2조 , 형법 제98조 제1항 에 규정된 간첩이란 단순한 기밀 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사상등 각 방면에 걸쳐서 우리나라의 국방상 북괴집단에게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의 이익이 되는 모든 기밀사항을 탐지·수집함을 말하고 이러한 기밀에 속하는 이상 국내에서는 비록 신문·잡지·라디오 등에 보도되고 알려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북괴집단에 유리한 자료가 될 경우에는 역시 위 기밀사항에 포함된다 고 보아야 함은 원심판시와 같다( 1968.7.31. 선고 68도678 판결 , 1972.9.12. 선고 75도1514 판결 , 1976.12.14. 선고 76도3097 판결 각 참조).

그러나 1심이 기밀사항이라고 판시한 사항중 , 3사실의 「하숙은 서울시 성북구 공능동에 정했는데 월하숙비는 5만원이다. 서울대 종교과 2년에 재학 중인 남유진과 교포 유학생 손진호, 정문식, 이경자, 김승하와 친교하면서 그 의식을 요해 중이다」'는 사항, 5사실의 「연구소 수료후 고려대학에 입학케 되었다. 요해 중이던 남유진은 계속 요해한 결과 정치성향의 부족으로 포섭대상이 될 수 없다」는 사항, 9사실의 「고대를 비롯한 전국대학생들의 시위로 인해 조기방학이 되어 귀일하였다. 요해학생중 오기석이 군에 입대하고 고대 영문과 3년에 재학 중인 이규상을 요해대상자로 추가 선정하였다'는 사항, 12사실의 「하숙처를 고대앞에서 수유동으로 옮겼다. 고대 법대 1년생 최동석을 요해중인데 정치성은 좋으나 포섭에는 시일이 요할 것 같으며 이 규상도 아울러 요해중이다. 하숙방에서 평양방송, 통혁당 목소리방송을 청취코져 시도했으나 청취상태가 나쁘다」'는 사항 및 15사실의 「이수희가 12월초 군수사 기관에 연행되어 갔다. 학습자료를 당황한 나머지 자취방 책상설합속에 두고 왔다」는 사항 등은 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문화.사상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우리나라의 국방상 북괴집단에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는 사항으로서 피고인이 탐지, 수집하여 지득한 기밀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피고인의 활동상황에 관한 보고내용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만일 1심이 위와 같은 각 사항을 간첩행위의 대상인 기밀사항으로 본 것이 아니라 간첩행위의 경위사실로서 설시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 이러한 경위사실과 간첩의 구성요건인 기밀사항의 내용을 명확히 구분하여 판시하여야 할 것이다.

(3) 또 구 국가보안법 제2조 에서 인용한 형법 제98조 제1항 의 간첩행위는 적국에 제보하기 위하여 은밀히 또는 묘계로서 우리나라의 군 사상은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사상 등 기밀에 속한 사항 또는 도서·물건을 탐지, 수집함을 말하는 것이고, 직무에 관하여 군사상 기밀을 지득한 자가 이를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는 형법 제98조 제2항 의 기밀누설에, 직무에 관계없이 지득한 군사상 기밀을 지득한 자가 이를 적국에 누설한 경우에는 형법 제99조 의 일반이적죄에 해당한다 고 함이 그동안 누차 당원이 표명해 온 견해이다( 1975.5.13. 선고 75도862 판결 , 1982.2.23. 선고 81도3063 판결 , 1982.7.13. 선고 82도968 판결 각 참조).

그런데 1심 판결이유에 의하면 1심은 피고인이 그 판시와 같이 탐지·수집하여 지득한 내용을 북괴 재일공작지도원인 공소외 시무라에게 보고하여 누설함으로써 반국가단체 구성원의 지령을 받은 자로서 그 목적 수행을 위하여 간첩하였다고 판시하고 구 국가보안법 제2조 , 형법 제98조 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피고인이 탐지·수집한 사항을 위 지도원에게 보고 누설한 행위자체를 간첩행위로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바, 위와 같은 보고·누설행위를 형법 제98조 제1항 간첩행위로 볼 수 없음은 위에 설시한 바와 같고, 1심 판시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탐지·수집한 사항이 그 직무에 관하여 지득한 기밀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 있어서는 위 보고.누설행위를 형법 제98조 제2항 의 기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음이 분명하다.

(4) 결국 1심은 구 국가보안법 제2조 , 형법 제98조 에 규정된 간첩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간과하여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 파기를 면치 못한다.

2.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고자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성렬(재판장) 이일규 전상석 이회창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2.7.16.선고 82노1223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