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사
박상선(기소), 전석수(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와이비엘 담당변호사 황석현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기자회견을 한 사실은 있지만, 기자회견 내용은 허위가 아니고, 설령 허위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허위임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직선거법위반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미필적 고의, 공직선거법 제251조 단서의 위법성조각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서울고등법원은 재정신청 대상 사건이 아닌 후보자비방죄에 대하여 재정신청을 인용하여 공소제기결정을 하였는바, 후보자비방죄에 대한 점은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여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심은 이 부분에 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에 관한 주1) 판단
가. 재정신청이 법률상의 방식에 위배되거나 이유 없는 때에는 결정으로 신청을 기각한다(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1호 ). 한편 재정신청이 법률상의 방식에 위배된 때라 함은, 신청인이 고소, 고발인이 아닌 경우, 고발인이 재정신청 대상이 아닌 범죄에 대하여 신청한 경우, 신청서의 기재 요건을 흠결한 경우 등을 말한다.
나. 재정신청이 법률상의 방식에 위배된 경우 이를 기각하여야 함에도 재정법원이 이를 간과한 채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공소제기결정을 한 관계로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제 그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없다. 그렇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잘못을 본안사건에서 다툴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에 대하여 그것이 기각결정이든 인용결정이든 불복할 수 없도록 한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의 규정취지에 위배하여 형사소송절차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와 같은 잘못은 본안사건에서 공소사실 자체에 대하여 무죄, 면소, 공소기각 등을 할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무죄 등의 판결을 함으로써 그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본안사건에서 심리한 결과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때에는 이를 처벌하는 것이 오히려 형사소송의 이념인 실체적 정의를 구현하는 데 보다 충실하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224 판결 주2) ,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3563 판결 주3) ,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도1741 판결 주4) ,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3도16162 판결 주5) 참조).
다. 앞서 본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과 같이 법원이 재정신청 대상 사건이 아닌 후보자비방죄에 관한 재정신청임을 간과한 채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공소제기결정을 한 관계로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되어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이상,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본안사건에서 위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후보자비방죄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것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결문에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내용 및 그에 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당심 증인 공소외 1의 진술이나 당심에서 변호인이 추가로 제출한 증 제3호증(2016. 3. 2.자 녹취서)의 각 기재를 모두 감안하여 보더라도 위와 같은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주6) 없다], 거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은 1982. 12. 30.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선고유예 처벌을 받은 것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2012. 5. 9.경 뇌수막종으로 개두술과 종양제거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아니한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선거일로부터 불과 3일 전에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하여 공소외 4 후보자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위 후보자를 비방하였다. 또한, 그 공표 내용이 선거와 관련한 향응제공으로 위 후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크게 떨어뜨릴 우려가 있었고, 선거일에 임박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범행은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실제로 공소외 4 후보자는 낙선하였고, 상대 후보인 공소외 2가 당선되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 피고인에 대하여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앞서 본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에 더하여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조건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볍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주1)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도 검사의 이 부분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이 있는바(항소이유서 제29쪽 참조), 이에 관하여는 직권으로 본다.
주2) 법원이 재정신청서에 재정신청을 이유 있게 하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음에도 공소제기결정을 한 사안이다.
주3) 법원이 재정신청의 대상인 고소사실이 아닌 사실에 대하여 공소제기결정을 한 경우에 관한 가정적 판단을 한 사안이다. 위 대법원 판결의 판시 사항을 요약하면,『재정신청의 대상인 고소사실에는 ‘피고인이 OOOO 주식회사(이하 ’OOOO'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과 공모하여, 업무상 보관 중이던 OOOO의 자금 3억 원을 횡령하여 OOOO의 증자에 따른 주식인수대금의 납입에 사용하였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고, 공소제기결정에 따른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OOOO의 대표이사로서 그 임무에 위배하여, OOOO의 증자에 따라 주식을 인수하기로 한 피고인, △△△, □□□에게 위 OOOO의 자금 3억 원을 그 주식인수대금의 납입에 사용하도록 대여하였다’는 것으로서, 이들 업무상 횡령의 고소사실과 업무상 배임의 공소사실은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재정법원이 재정신청의 대상이 된 고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 공소제기결정을 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그러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위 고소사실과 공소사실 사이에 존재하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중첩성과 연관성의 정도를 고려해 보면, 이 사건 공소제기결정에 기하여 개시된 본안사건의 절차에서 그 잘못을 다툴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공소사실에 대한 실체판단에 나아간 제1심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소제기결정의 위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4) 법원이 신청권자가 아닌 자에 의한 재정신청임에도 공소제기결정을 한 사안이다.
주5) 법원이 재정신청서를 송부받았음에도 송부받은 날부터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서 정한 기간 안에 피의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였음에도 공소제기결정을 한 사안이다.
주6) 공소외 1은 상대 후보인 공소외 2 후보자의 친동생 공소외 3과 인척 관계에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