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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2. 6. 26. 선고 89헌마271 결정문 [변론의 제한 에 대한 헌법소원]
[결정문]
청구인

: 서 ○ 우

대리인 변호사 박 창 래(국선)

[참조조문]

민사소송법(民事訴訟法) 제125조(재판장(裁判長)의 지휘권(指揮權))

① 변론(辯論)은 재판장(裁判長)이 지휘(指揮)한다.

② 재판장(裁判長)은 발언(發言)을 허가(許可)하거나 그 명(命)에 응하지 아니 하는 자에 대하여 발언(發言)을 금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民事訴訟法) 제128조(합의체(合議體)에 의한 감독(監督))

당사자(當事者)가 변론(辯論)의 지휘(指揮)에 관한 재판장(裁判長)의 명령(命 令) 또는 제126조 및 제127조의 규정에 의한 재판장(裁判長)이나 합의부원(合 議部員)의 처치(處置)에 대하여 이의(異議)를 한 때에는 법원(法院)은 결정(決 定)으로 그 이의(異議)에 대하여 재판한다.

민사소송법(民事訴訟法) 제208조(소송지휘(訴訟指揮)의 재판(裁判)의 취소(取消))

소송(訴訟)의 지휘(指揮)에 관한 결정(決定)과 명령(命令)은 언제든지 취소(取 消)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民事訴訟法) 제362조(항소심(抗訴審)의 판단(判斷)을 받는 재판(裁判))

종국판결전(終局判決前)의 재판(裁判)은 항소법원(抗訴法院)의 판단(判斷)을 받 는다. 다만 불복(不服)하지 못하는 재판(裁判)과 항고(抗告)로 불복(不服)할 수 있는 재판(裁判)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사소송법(民事訴訟法) 제395조(항소심절차(抗訴審節次)의 준용(準用))

제1장의 규정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상고(上告)와 상고심(上告審)의 소송절 차(訴訟節次)에 준용(準用)한다.

민사소송규칙(民事訴訟規則) 제26조(재판장(裁判長)의 명령(命令)에 관한 이의(異 議))

① 법 제128조의 규정에 의한 이의(異議)는 각개의 명령(命令) 또는 처치시(處 置時)마다 그 이유(理由)를 간결하게 명시하여 즉시(卽時) 이를 하여야 한 다.

② 제1항의 이의(異議)에 대한 재판(裁判)은 이의(異議)가 있은 후 즉시(卽時) 이를 하여야 한다.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81.12.8. 청구외 박○기로부터 금 20,000,000원을 이자는 연 4할, 변제기는 1982.5.30.로 정하여 착용하면서, 그 담보로 위 박○기에게 청구인 소유의 7필지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줌과 아울러 이 사건 토지위에 식재된 청구인 소유의 입목을 담보목적으로 양도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리고 청구인과 위 박○기는 같은 날 공증인가 ○○합동법률사무소에서 1981년 증서 제9108호로써, 청구인과 위 박○기 사이의 위 금원 차용에 관한 약정 및 위 나무에 관한 양도담보권설정계약상의 약정내용과, 만약 청구인이 위 차용금반환채무를 불이행하는 등 위약사항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위 채무원리금 등에 관하여 청구인에 대한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취지를 담은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위 박○기는 1984.1.경에 이르러, 청구인이 위 차용금반환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음을 이유로, 위 차용금반환채무에 관하여 작성된 위 공정증서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한 다음 위 토지를 경락받아 같은 해 11.23.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위 박○기는 1987.3.경 청구인을 상대로 전주지방법원에 이 사건 토지 등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1988.11.경 그에 대한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위 박○기가 위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광주고등법원에 항소(88나7452)를 제기한 결과 1989.9.6. 청구인 패소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청구인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1989.12.6.경 상고가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

그러자 청구인은, 위 소송사건에 있어서 청구인의 패소를 선고한 법원의 각 판결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고, 뿐만 아니라 항소심인 광주고등법원의 재판장은 위 항소사건의 심리절차에서 청구인이 변론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아니함으로써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1989.12.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첫째 청구인과 위 박○기 사이의 위 소송사건에 관하여 선고된 법원의 각 판결로 인하여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와, 둘째 위 소송사건의 항소심인 광주고등법원의 재판장이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청구인에게 변론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아니하였다면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2. 당사자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청구인은 위 박○기와 사이에 1982.12.15.경 그때까지 청구인이 변제하지 못한 위 1981.12.8.자 차용원리금 등의 합산액 금 30,000,000원을 새로운 채무원금으로 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러므로 위 공정증서의 집행채권인 1981.12.8.자 차용금반환채권은 소멸하였고 다만 위 금 30,000,000원의 신채권만이 존재한다.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공정증서는 이 사건 토지위에 식재된 입목에 관한 양도담보설정계약의 약정내용에 관하여 작성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위 박○기가 위 공정증서를 채무명의로 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한 강제집행은 무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위 토지인도청구소송에서 위 강제경매를 적법한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청구인 패소의 판결을 각 선고하였다. 따라서 청구인은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았다.

(2) 뿐만 아니라 위 소송사건의 항소심 재판장은 항소사건의 변론기일에 상대방인 위 박○기의 대리인에게만 변론의 기회를 주고, 청구인에게는 변호사를 선임할 것을 종용하거나 재판상 화해를 권유할 뿐 위와 같이 강제경매가 무효인 사유의 점에 관하여 주장하거나 입증하게 하는 등 변론을 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아니한 채 심리를 마친 다음 청구인 패소판결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청구인은 그로 말미암아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 및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을 침해받았다.

나. 법원행정처장의 의견

(1) 항소심 재판장이 변론기일에 청구인에게 변론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아니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2) 민사소송법상 변론의 지휘, 발언의 허가와 금지 등은 모두 재판장의 명령으로서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그에 대하여는 사안에 따라 민사소송법 제39조에 의한 법관의 기피신청이나 같은 법 제128조에 의한 이의신청을 하는 등 사전의 권리구제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는 헌법재판소법 제71조 제2항 제2호에 규정에 의하여 기재되어야 할 청구인의 "침해된 권리"가 특정하여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심판청구서의 형식적 기재사항에 관한 적법요건을 갖추지 않고 있다.

(2) 민사소송법상 변론은 재판장의 지휘로 진행되고 재판장은 발언의 허가나 금지를 명할 수 있으며 재판상 화해를 권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변론주의의 원칙상 변론기일에서의 주장·입증은 당사자의 책임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위 소송사건의 심리절차에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법원의 각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의 적법성 여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중 위 각 법원이 판결을 잘못함으로써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부분은,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에서 제외된 법원의 재판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나. 항소법원 재판장의 변론의 제한에 대한 헌법소원의 적법여부

(1) 민사소송절차에 있어서 변론은 원칙적으로 재판장이 지휘한다(민사소송법 제125조 제1항). 재판장의 소송지휘권의 행사는 이른바 권력적 사실행위의 형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변론의 지휘를 위하여 발언을 허가하거나 금지하는 경우(민사소송법 제125조 제2항) 등과 같이 대체로 재판장의 명령이라는 재판의 형식으로 행하여진다.

이처럼 재판장이 소송절차에서 변론의 지휘에 관하여 내리는 명령이나 사실행위 등은 본질적으로 종국판결에 이르기 위한 중간적, 부수적 재판 또는 종국판결을 위한 준비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종국판결이 선고되기 이전에는 언제나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으며(민사소송법 제208조), 당사자가 그 명령이나 조치에 대하여 이의를 하여 법원이 결정으로 그에 대하여 어떠한 재판을 하더라도(민사소송법 제128조, 민사소송규칙 제26조) 이에 대하여는 독립하여 항고할 수 없고, 종국판결과 함께 상소심의 판단을 받게 된다(민사소송법 제362조).

또한 종국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는 소송지휘에 관한 재판장의 명령이나 사실행위 등은 위와 같이 종국판결을 위한 중간적, 부수적 재판이거나 준비행위로서의 본질상 종국판결에 흡수, 포함되어 종국판결과 일체를 이루므로, 이러한 재판장의 소송지휘에 대하여 위법, 부당한 사유가 있음을 주장하려는 당사자는 종국판결에 대한 상소를 통하여 그러한 사유를 주장하여 상소심에서 그 시정을 받을 수 있다 할 것이다(민사소송법 제362조).

(2) 청구인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의 하나로서, 위 항소심 소송절차에서 재판장이 소송당사자인 청구인에게 변론할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아니한 채 화해를 권하는 등 부당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하여 이를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재판장의 소송지휘권의 행사에 관한 사항은, 그 자체가 재판장의 명령으로서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거나, 또는 그것이 비록 재판의 형식이 아닌 사실행위로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항소심의 종국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는 위 종국판결에 흡수, 포함되어 그 불복방법은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한 상고에 의하여만 가능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재판장의 변론지휘권의 부당한 행사를 그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결국 헌법소원청구의 대상에서 제외된 법원의 재판을 직접 그 대상으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모두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아닌 것에 대하여 청구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이에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1992. 6. 26.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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