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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6. 8. 29. 선고 93헌마216 결정문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1항 위헌확인]
[결정문]
청구인

【당사자】

청구인 신○호

대리인 변호사 이우승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92.12.1. 청구외 주○식을 상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1992.12.22. 검사에 의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되자, 이에 불복하여 항고·재항고를 제기하였으나 1993.6.30. 재항고가 기각되었다.

청구인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법원을 통한 구제를 받기 위하여 재정신청을 하려 하였으나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1항에 의하여 형법 제123조 내지 제125조의 죄에 대하여만 재정신청을 할 수 있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는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자, 위 형사소송법규정은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법원을 통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제한하고 있어 헌법 제11조의 평등권 및 헌법 제27조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규정이라는 이유로 1993.9.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항은 형사소송법(1973.1.25. 개정, 법률 제2450호) 제260조 제1항"형법 제123조 내지 제125조의 죄에 대하여"라는 부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을 받을 권리를 직접 침해하는 위헌의 법률인지의 여부이며, 해당 조문의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 제260조(재정신청) ① 형법 제123조 내지 제125조의 죄에 대하여 고소 또는 고발을 한 자는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검사소속의 고등검찰청에 대응하는 고등법원에 그 당부에 관한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

2. 청구인인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재정신청제도는 검사의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에 대한 견제적 기능을 수행하며 검찰항고제도가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의하여 지배되는 검찰의 자체적 시정제도이어서 그 실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시정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재정신청의 대상범죄를 제한함은 부당하다.

(2) 연혁적으로도 형사소송법 제정당시나 제3차 개정전까지는 재정신청대상범죄의 제한규정이 없었으나 1973년 유신헌법제정과 더불어 제한규정이 생기게 되었으며, 현행 군사법원법 제301조도 재정신청대상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데 군사법원법의 경우와 차별을 둘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3) 외국 입법례를 보더라도 독일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3항은 재정신청대상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나. 검찰총장 및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재정신청제도는 기소법정주의를 채택하는 법제에서 기소법정주의를 관철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제도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로서 우리 형사소송법은 기소편의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논리적이며, 형사소송법의 기본이념인 기소독점주의의 중대한 예외가 되기 때문에 기소독점주의의 이념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내에서만 허용되어야 할 것인데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범행을 발견하더라도 기소하지 아니할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사기관에 의하여 발생하는 인권침해유형의 범죄에 대하여만 공소권행사의 적정을 담보

하기 위하여 재정신청의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일본형사소송법도 기소편의주의를 취하면서 재정신청제도에 해당하는 준기소절차의 대상범죄를 제한하고 있다(일본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2) 군사법원은 형사소송법에 없는 관할관제도를 두고 있는데 관할관은 수사와 기소 및 심판과정에 광범위하게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신청대상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것이므로 형사소송법군사법원법을 평면적으로 비교함은 타당하지 않다.

(3) 또한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록 재정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헌법소원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으므로 실효성에도 의문이 있다.

3. 판단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성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등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9조 제1항은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도 기본권을 침해받은 때로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므로(헌법재판소 1996.3.28. 선고, 93헌마198 결정 참조)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할 것이나, 법령이 시행된 후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재정신청이란 형법 제123조 내지 제125조의 죄에 대하여 고소 또는 고발을 한 자가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때에 그 검사소속의 고등검찰청에 대응하는 고등법원에 그 당부에 관한 재정을 신청하는 것(형사소송법 제260조 제1항)이어서, 청구인이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그에 대한 항고나 재항고의 불복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되나, 위 법조문들의 규정을 모두어 보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에 대하여는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대상의 죄가 아님이 명백하므로 불기소처분을 한 때에 청구인에 대한 권리의 침해가 발생하였다고 하겠다. 따라서 헌법소원심판의 청구기간의 기산일인 "사유가 발생한 날"은 불기소처분일인 1992.12.22.이고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은 불기소처분통지를 받은 날인 1993.1.7.이다[이 사건에서 불기소처분에 대한 항고기각의 결정날짜(1993.2.19.)나 재항고기각결정날짜(1993.6.30.)는 "사유가 발생한 날"의 기준이 될 수 없고, 그 기각 결정문을 통집받은 날짜는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청구인은 1993.9.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청구기간이 경과한 후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음이 날짜계산상 명백하여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이 경과된 후에 청구한 부적법한 것이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주심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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