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자가 대가를 받고 운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 제1호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자가 대가를
받고 운전연습시설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같은 조 제2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세무당국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운전교습업을 영위해오던 운전교습업자의 운전교육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신뢰보호의 원칙 또는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의 교통현실에서 교통사고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전자의 자질향상과 안전운전의식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시험합격요령과 단편적인 운전기능 중심의 운전교육에서 탈피하여 운전자가 운전능력과 운전예절을 배양할 수 있는 운전학원 중심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운전교육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요청된다. 따라서 운전학원등록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등록한 운전학원이 아닌 무등록자의 운전교육을 금지한 것은 날로 늘어나는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무등록자에 의한 운전교육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방지와 피해자의 구제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도로교통법이 정하는 운전학원의 인적·물적 기준은 학과교육을 위한 강의실, 기능교육을 위한 기능교육장 등 필수적인 운전교육과정을 교육하기 위한 것으로 최소한의 인적·물적 시설요건이라 할 것이고, 운전학원의 시설기준도 운전학원과 운전전문학원으로 나누어 그 기준을 달리 정함으로써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함에 따르는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
나아가 운전면허를 이미 취득한 자가 다시 도로주행교육을 받는 것은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기는 하였으나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할 운전능력이 없거나 그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때, 또는 운전면허를 취득하고도 오랜 동안 실제 운전을 하지 않아 운전능력이 거의 상실된 때로 사실상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하여 운전교육을 받는 경우와 마찬가지로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전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 것이어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를 위한 운전교육과 달리 볼 것은 아니고, 밀폐된 공간에서 운전자만을 상대로 행해지는 운전교육의 특성상 운전교육강사의 자격기준과 교육용자동차의 안전기준을 아무리 엄격하게 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단속하기는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기 때문에 운전교육의 주체를 운전학원으로 제한하는 것 외에 달리 덜 제한적인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
나.운전교육을 실시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를 상대로 운전연습용시설을 제공하는 행위는 사실상 운전자로 하여금 운전에 관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게 하는 행위로서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금지하는 운전교육행위금지에 대한 탈법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를 허용하는 경우에는 안전의식과 운전예절을 갖춘 운전자를 양성하고 그럼으로써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뿐 아니라, 운전연습장 내 다른 운전자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도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그리고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의 상대방은 운전교육행위의 경우와는 달리 오로지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여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에 한정되므로, 운전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교통사고의 방지라고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 외에 달리 덜 제한적인 방법을 생각하기도 어렵다.
다.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한 직업과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일 뿐, 이러한 직업활동의 수행이나 행위로 인하여 얻은 구체적인 재산에 대한 사용·수익 및 처분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할 것이고, 청구인들이 비록 세무당국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운전교습업에 종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은 과세행정상의 편의를 위하여 납세자의 인적사항 등을 공부에 등재하는 행위에 불과하므로 운전교습업의 계속에 대하여 국가가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송인준의 한정위헌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유상의 운전교육행위만을 금지하고 있는바, 이는 무등록자의 운전교육행위 그 자체가 국민의 생명 및 신체의 안전에 위험을
야기하여 금지의 대상이 될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유상으로 즉, 대가를 받고 행하는 것에 오히려 그 금지의 실질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등록자의 유상운전교육행위로부터 등록한 운전학원의 업역(業域)을 보호하고, 운전학원으로 하여금 일정한 영업이익을 보장하게 하려는 데 오히려 그 주된 목적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직업으로서 운전교습업의 수행방식에 대한 제한을 넘어 그러한 직업 자체의 선택을 금지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입법목적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이다.
그리고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운전교육은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경우와 같이 학과교육을 비롯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전교육이 요청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운전교육은 도로주행교육을 실시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안전장치를 충분히 갖춘 운전연습용차량과 도로주행연습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지정된 도로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법이 정하는 운전학원의 시설요건으로 학과교육을 위한 강의실과 운전코스 등 장내기능교육시설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운전면허취득자에 대한 도로주행교육은 굳이 등록한 운전학원이 아니더라도 법이 정하는 경력 및 자격과 안전장치를 갖춘 운전강사와 운전교육용차량에 의하여 지방경찰청장이 도로주행교육용으로 지정한 도로에서 법이 정하는 운전교육과정과 방법으로 운전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충분히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애당초 등록한 운전학원으로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하여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도로주행교습을 직업으로 영위하려는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 헌재 1993. 12. 23. 93헌가2 , 판례집 5-2, 578
헌재 1997. 3. 27. 94헌마196 등, 판례집 9-1, 375
헌재 2000. 6. 1. 99헌가11 등, 판례집 12-1, 575
당사자
청 구 인 1. 김○호 외 8인 (2001헌마447)
대리인 변호사 노재환
2. 주식회사 ○○드라이브 ( 2002헌마764 )
대표이사 정○상
대리인 변호사 허경만
제청법원 부산지방법원( 2002헌가19 )
제청신청인 주식회사 ○○운전연수원
대표이사 임○현
당해사건 부산지방법원 2001고단8873
주문
1.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1헌마447 사건
청구인들은 관할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자동차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기 위하여 도로주행연습을 하거나, 운전면허취득 후에 도로상의 운전을 위하여 도로주행연습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수강료를 받고 자동차운전교육을 하여왔다.
그러나 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신설된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 및 같은 법 부칙 제1조는 2001. 6. 30.부터 자동차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아니한 자가 대가를 받고 도로주행교육 등 자동차운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금지하였고, 이에 따라 청구인들은 더 이상 자동차운전교습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등록한 자동차운전학원에게만 자동차운전교습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위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1. 6. 28.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02헌마764 사건
청구인은 자동차운전연습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서울 송파구 탄천 일대의 부지를 임차하여 운전연습장과 운전연습용자동차를 대여해 주는 자동차운전연습장을 설치·운영하기 위하여 위 부지를 관리하는 송파개발공사와 임대차협의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자동차운전학원에 대한 감독권한을 가진 경찰청이 도로
교통법 제71조의16에 근거하여 운전학원이 아니면 위와 같은 운전연습장을 개설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에 대한 부지임대를 반대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행정자치부장관과 법제처장에게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하였다.
이에 대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은 경찰청과 같은 해석을, 법제처장은 자동차운전연습장의 경우 자동차운전학원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자동차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이를 개설·운영할 수 있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하였고, 청구인은 법제처장의 위와 같은 유권해석을 근거로 위 송파개발공사와 임대차협의를 재개하여 위 부지의 임대사업자로 선정되었으나, 경찰청의 반대로 임대차계약의 체결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2002. 10. 10. 위 공사는 개정·신설된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 제2호(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된 것)에 의하여 자동차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대가를 받고 자동차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이를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 금지되었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였고, 청구인은 자동차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자가 운전연습장업을 영위하는 것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 제2호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2. 12. 4.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3) 2002헌가19 사건
제청신청인 겸 당해사건의 피고인인 주식회사 ○○운전연수원은 자동차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2001. 8. 13.부터 같은 달 17.까지 수강생 한○천으로부터 금 15만 원을 받고 자신의 차량으로 도로 및 도로주행시험코스에서 1일 2시간씩 자동차운전교육을 하였다는 이유로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 제107조의2 제5호, 제116조에 의하여 약식명령이 청구되었고, 제청신청인은 같은해 11. 23.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그 사건이 부산지방법원 2001고단8873호로 계속 중이다.
이에 제청신청인은 등록한 자동차운전학원에게만 자동차운전교습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위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 법원에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2초기39)을 하였고, 위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02. 9. 16.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여부의 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도로교통법 제71조의16(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되어 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2001. 12.
법 제71조의16(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되어 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유상운전교육 금지) 제7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학원으로 등록하지 아니한 사람은 대가를 받고 자동차운전교육을 하거나 학원 또는 전문학원의 명의를 대여받아 대가를 받고 자동차운전교육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제2조 제24호 가목 내지 라목의 규정에 의한 시설에서 실시하는 자동차운전교육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71조의16(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된 것) (무등록 유상운전교육 등의 금지) 제70조의2의 규정에 의한 학원의 등록을 하지 아니한 사람은 대가를 받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학원 또는 전문학원 밖이나 그 명의를 대여받아 학원 또는 전문학원 안에서 실시하는 자동차운전교육
2.자동차 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이를 이용하게 하는 행위
제107조의2(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으로 벌한다.
1. 내지 4. 생략
5.제71조의16의 규정에 위반하여 대가를 받고 자동차운전교육을 한 사람
제70조의2(자동차운전학원의 등록) 자동차운전학원(이하 “학원”이라 한다)을 설립·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제70조의4의 규정에 의한 시설 및 설비 등을 갖추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경찰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등록한 사항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제71조의2(자동차운전전문학원의 지정 등) ① 지방경찰청장은 자동차운전에 관한 교육수준을 높이고 운전자의 자질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7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된 학원으로서 다음 각 호의 기준에 적합한 학원을 행정자치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이하 “전문학원”이라 한다)으로 지정할 수 있다.
2.청구인들의 주장과 제청법원의 제청이유 및 관계기
관의 의견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2001헌마447 사건
(가)무자격자에 의한 무분별한 자동차운전교육의 실시로 발생할 수 있는 도로교통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등록된 자동차운전학원으로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하는 것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도로주행교육과 같이 법이 요구하는 운전학원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자도 용이하게 운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운전학원이 아닌 자에게 운전교육을 허용하더라도 아무런 위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일체 운전교습업을 영위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제정·시행되기 전까지 관할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법이 정하는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운전교육용자동차를 구입하여 적법하게 도로주행교육 등 운전교육을 하여왔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으로 말미암아 2001. 6. 30.부터는 도로주행교육 등 일체의 운전교육을 할 수 없게 되어 이들 운전교육용자동차도 모두 쓸모 없게 되었는데, 이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침해이자 법치국가원칙에서 파생하는 신뢰보호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2) 2002헌마764 사건
운전학원은 자동차의 운전에 관한 지식과 기능을 교육하는 시설이고, 운전연습시설은 단지 운전연습장소와 운전연습용자동차를 제공하는 시설에 불과하다. 따라서 운전연습시설의 경우 운전교육을 담당하는 운전학원과 같은 인적·물적 시설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자라 하더라도 일정한 운전연습시설만 갖추면 이를 설립·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운전연습시설만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청구인에게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운전연습시설제공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부산지방법원의 위헌제청이유요지
(1)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 제70조의2에 따라 운전학원으로 등록을 하지 않은 자가 운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운전교육을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경우에운전학원으로 등록할 것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자격자에 의한 무분별한
운전교육으로 인하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도로교통상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공익을 위한 것이므로 그 제한의 목적에 정당성은 있다고 판단되나, 운전면허취득 후의 운전연수 등과 같이 자동차운전학원에게 요구되는 거대한 규모의 시설이나 인력을 요하지 아니하고도 일정한 자격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운전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운전교육에 한해서는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자에게 이를 허용하더라도 이러한 공익목적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운전학원의 등록을 하지 않은 자에게 운전교육을 허용하지 않고 금지한 것은 필요한 부분 이상의 것을 제한한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다. 경찰청장의 의견요지
(1) 2001헌마447사건
(가)차량결함보다는 운전자의 운전미숙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발생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교통상황에서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운전자를 배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일정한 시설요건을 갖춘 운전학원에서 자격을 갖춘 강사로부터 운전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우수한 운전자를 양성·배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운전학원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운전학원이 아닌 자의 운전교육을 금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운전전문학원으로 지정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운전학원으로 등록을 하여 운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하는 등 인적·물적 시설의 정도에 따라 운전학원의 요건을 세분화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나)청구인들이 과거 세무당국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운전교육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은 단순히 납세의무자를 파악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이 운전교육을 금지한다고 하여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신설되기 전에도 학원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에 의하여 등록된 운전학원 이외의 자에 의한 운전교육이 전면 금지되었으므로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침해도 아니다.
(2) 2002헌마764 사건
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신설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등록한 운전학원이 아닌 자의 운전교육행위만을 금지하였으나, 이를 악용하여 운전면허시험장의 장내기능시험코스와 운전연습용자동차를 갖추고 입장료를 받고 이들 시설과 자동차를 제공하여 이를 이용하게 하는 운전연습시설제공업을 영위하는 자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운전연습시설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우수한 운전자의 배출을 위하여 운전학원에게만 운전교육을 허용한 취지가 퇴색되고, 이로 인하여 그동안 감소상태에 있던 교통사고의 발생도 다시 증가할 우려가 있으므로 운전연습시설을 이용하게 하는 행위도 금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상으로 이러한 시설을 제공하거나 공익목적을 위한 운전연습시설의 제공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라. 부산지방검찰청장의 의견요지
(1)운전학원의 운전교육과정을 적절히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무자격자에 의한 무분별한 운전교육으로 인하여 발생할 도로교통상의 위험을 방지하려는 공익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운전교육을 실시하려고 하는 자들에게 일정한 시설요건을 갖추어 운전학원으로 등록을 강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2)현재 우리나라의 도로여건과 교통문화를 감안한다면, 양질의 운전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도로교통상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공익이 영세운전교육업체의 보호라는 사익에 비해 월등히 우월하다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와 같은 공익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운전학원 아닌 자의 운전교육을 전면금지한 것은 기본권에 대한 최소한의 제한이라 보인다.
(3)재산권의 행사는 공공의 복리에 적합하여야 하며, 과거에도 무등록 운전학원에 의한 도로주행교육이 불법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의 미등록 운전학원들의 재산권이 보호가치 있는 재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
3. 판 단
가. 운전학원에 대한 법적 규율
(1)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여 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아야 하므로(법 제68조, 제69조 제1항), 자동차를 운전하려는 자는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기 위하여 운전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법은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이 누구로부터, 어떤 방법으로 운전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는 친지나 친구 등으로부터 개별적으로 운전교육을 받거나, 또는 운전학원이나 운전전문학원에서 운전교육을 받은 후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게 된다(다만, 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된 법 제49조 및 제71조 제4항은 운전면허를 받고자 하는 사람
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기 전에 운전예절, 안전운전능력 등에 대한 교통안전교육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한편, 법은 자동차운전에 관한 지식과 기능을 교육하는 시설로서 공익목적을 위한 시설이나 무상의 시설 등을 제외한 것을 운전학원이라고 정의(법 제2조 제24호)하면서 이러한 운전학원을 설립·운영하려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한 물적·인적 시설을 갖추어 지방경찰청장에게 등록(제70조의2, 제70조의4)할 것을 요구하고, 그 교육과정과 운영기준은 대통령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법 제70조의7, 제70조의8 등).
그리고 지방경찰청장은 자동차운전에 관한 교육수준을 높이고, 운전자의 자질향상을 위하여 등록된 운전학원 중에서 다시 일정한 인적·물적 요건을 갖춘 운전학원을 운전전문학원으로 지정(법 제71조의2)할 수 있고, 운전전문학원은 그 수강생들에게 자체적으로 운전기능 및 도로상의 운전능력에 대한 기능검정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71조의6).
따라서 법은 운전교육을 받으려는 자가 누구로부터 어떤 방법으로 운전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전혀 규정하지 않으면서, 운전교육을 담당하는 주체로서 운전(전문)학원에 대해서는 그 설립요건에서부터 구체적인 교육방법과 과정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규제하고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연혁과 입법취지
(1)운전학원은 운전에 관한 지식과 기능을 교습하는 시설로서 구 학원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이하 “학원법”이라 한다)이 정하는 학원에 해당하므로, 종래 운전학원에 대한 법적 규제는 학원법에 근거하여 주로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운전학원을 설립·운영하고자 하는 때에는 교육감에게 등록을 하여야 하였고(학원법 제6조), 이러한 등록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등록하지 않고 운전학원을 설립·운영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형벌조항을 두었다(제22조 제1항 제2호).
그런데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무등록자의 운전교육행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운전교육이 부실화되고, 이로 인하여 교통사고와 운전교육 중의 안전사고가 날로 증가함에 따라 위 형벌조항에 근거하여 무등록자의 운전교육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였으나, 자동차 내부에서 운전자만을 상대로 은밀하게 행해지는 운전교육행위의 특성상 그 단속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에 더하여 학원법이 ‘2인 이상의 학
습자에게 30일 이상을 교습과정으로 하여 지식이나 기능 등을 교습하는 경우’만을 학원으로 정의하여 운전학원으로 등록할 것을 요구하였던 관계로 가사 이러한 운전교육행위가 적발되었더라도, 교습생이 1인에 불과하다든가 또는 29일 이하를 교습기간으로 하여 운전교육을 하였다고 다툼으로써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예는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2)이러한 입법적 현실에서 입법자는 법을 개정하여 그동안 학원법과 법, 교육감과 지방경찰청장으로 나뉘어져 있던 운전학원에 대한 법적 규제와 지도·감독권을 법과 지방경찰청장으로 일원화하고, 도로주행시험의 실시 후 더욱 증가하는 추세에 있던 무등록자에 의한 운전교육행위, 특히 무등록자의 도로주행교육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수강생수와 교습일수를 기준으로 한 운전학원의 정의를 운전교육을 담당하는 시설로 단순화하는 한편, 운전학원을 설립·운영하고자 하는 경우에 지방경찰청장에게 등록하게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을 신설하여 운전학원으로 등록한 자 외에는 운전교육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였다.
그리고 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법을 개정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제2호를 추가하여 무등록자의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
(1)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대가를 받고 ‘운전학원 밖이나 운전학원의 명의를 대여받아 운전학원 안에서 운전교육을 하는 것’과 ‘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이를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과 제청신청인의 경우와 같이 운전교습업이나 운전연습시설제공업을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사람이나 법인의 경우에는 운전학원으로 등록을 하지 않는 한, 이를 직업으로 선택하여 영위하지 못하게 되므로 이들 무등록자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고, 나아가 이러한 행위를 직업으로 영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친구나 친지 등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운전교육을 하는 일체의 유상운전교육행위를 금지함으로써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 의하여 보장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제한된다.
그러나 이 사건에 있어 제청법원과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직업선택의 자유가 과잉제한되었다고 주장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또한 등록한 운전학원으로만 운전교습업 또는 운전연습시설제공업의 주체를 제한하려는 것에 있으므로, 입
법자의 객관적인 입법동기와 사안과의 관계로 볼 때 직업선택의 자유를 중심으로 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본권제한의 헌법적 한계를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그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기본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권제한입법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그 목적달성을 위한 방법의 적정성, 입법으로 인한 피해의 최소성, 그리고 그 입법에 의해 보호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의 균형성을 모두 갖추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은 법률 내지 법률조항은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헌재 1993. 12. 23. 93헌가2 , 판례집 5-2, 578, 601; 헌재 1997. 3. 27. 94헌마196 등, 판례집 9-1, 375, 383; 헌재 2000. 6. 1. 99헌가11 등, 판례집 12-1, 575, 583).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등록자의 운전교육행위와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이들 행위를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바, 이를 운전교육금지와 운전연습시설제공금지의 경우로 나누어 살펴본다.
(가) 운전교육금지의 경우
1) 2001년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총 교통사고발생건수는 260,579건으로 이로 인한 사망자의 수는 8,097명, 부상자의 수는 386,539명에 달한다. 이를 자동차 1만대당 사고발생율로 환산하면, 교통사고의 발생건수는 178.3건, 사망자는 5.5명, 부상자는 264.5명에 이르고,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 또한 약 8조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이러한 교통사고의 발생원인을 살펴보면, 위 260,579건의 교통사고 중에서 차량의 정비불량 또는 보행자의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9건을 제외한 260,570건이 신호위반 등 운전자의 운전과실이나 안전의식결여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우리의 교통현실에서 교통사고의 발생을 줄이고, 이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의 수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전자의 자질향상과 운전자의 안전운전의식강화가 급선무라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시험합격요령과 단편적인 운전기능 중심의
운전교육에서 탈피하여 운전자에게 운전능력과 운전예절을 배양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운전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전교육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요청된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운전교육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사고발생시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하며, 그로 인한 피해의 원활한 배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일정한 인적·물적 시설요건을 갖추고 배상능력을 갖춘 자로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운전학원의 설립과 운영에 대하여 등록제를 실시하고, 이러한 등록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등록한 운전학원으로만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날로 늘어나는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무등록자에 의한 운전교육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방지와 피해자의 구제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로써 자질없는 운전자의 양산을 방지하고 교통사고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그 수단의 적절성도 긍정할 수 있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운전학원등록제를 실시하고, 등록된 운전학원 외에는 누구도 운전교습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러한 조치가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미 살핀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높은 교통사고발생건수는 대부분 운전자의 운전미숙과 안전운행의식의 결여에서 기인한 것이고, 이는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운전예절과 안전교육을 도외시한 시험합격요령 및 운전기능 중심의 단편적인 운전교육에 가장 큰 원인이 있음이 통계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와 도로교통에 관한 법령과 자동차의 취급 및 안전운전에 관한 지식, 그리고 실제 도로상의 운전에 필요한 기능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교육할 능력이 있는 인적·물적 시설을 갖춘 운전학원에게 운전교육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반드시 요청되고, 운전학원으로만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하는 것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전학원으로서의 인적·물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자에 의한 운전교육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나아가 법이 정하는 운전학원의 인적·물적 기준은 학과교육을 위한 강의실, 기능교육을 위한 기능교육장 등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을 교육하기 위한 것으로 피교육자에게 자동차운전에 관한 지식
과 기능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체득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인적·물적 시설요건이라 할 것이고, 이에 더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운전학원의 시설기준을 일률적으로 법정하여 그 기준에 충족되지 못한 경우 일체 운전교습업을 영위할 수 없게 한 것이 아니라, 운전학원과 운전전문학원으로 운전교습업을 다양화하여 그 시설기준에 상응하는 운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함에 따르는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3)이에 대하여 운전면허를 취득하고도 실제 도로상의 운전을 위하여 다시 도로주행교육을 받는 경우에도 운전교육의 주체를 운전학원으로 제한하는 것은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잉제한이 아닌가하는 것이 문제된다. 왜냐하면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는 법이 정하는 도로교통상의 준수사항을 지키는 한, 아무런 제한없이 자유롭게 운전을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자에 대한 운전교육은 강사의 자격요건과 운전교육용자동차의 안전기준을 정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전면허를 이미 취득한 자가 다시 도로주행교육을 받는 경우는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기는 하였으나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할 운전능력이 없거나 현저히 부족한 때, 또는 운전면허를 취득하고도 오랜 동안 실제 운전을 하지 않아 운전능력이 거의 상실된 때라 할 것으로 사실상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하여 운전교육을 받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전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 것이고, 운전능력이 미숙한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하는 관계로 운전교육 중에는 늘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것인데, 과거에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영세한 사업자에게 운전교육을 담당하게 하는 것은 운전교육 중의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배상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이미 살핀 바와 같이 밀폐된 자동차라는 공간에서 운전자만을 상대로 행해지는 운전교육의 특성상, 강사의 자격기준과 교육용자동차의 안전기준을 아무리 엄격하게 정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그러한 기준을 갖추고 있는지를 단속하기는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기 때문에 운전교육의 주체를 운전학원으로 제한하는 것 외에 달리 덜 제한적인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입법자가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나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그 운전교육의 주체를 등록한 운전학원으로 제한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최소침
해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4) 그리고 이에 더하여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전교육을 통하여 자질있는 운전자를 양성함으로써 얻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라는 공익은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운전교육을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자의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법익균형성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운전연습시설제공금지의 경우
1)이미 살핀 바와 같이 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신설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운전학원 아닌 자의 운전교육행위를 금지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금지된 것은 무등록자에 의한 운전교육행위에 한정되므로 운전교육은 하지 않는 대신 기능교육장과 운전연습용자동차를 갖추고 이를 유상으로 이용하게 하는 소위 ‘운전연습시설제공업’이 새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비록 운전교육을 실시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를 상대로 운전연습용시설을 제공하고 이를 이용하게 하는 행위는 사실상 운전자로 하여금 운전에 관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게 하는 행위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지하는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자의 운전교육금지에 대한 탈법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를 허용하는 경우에는 안전의식과 운전예절을 갖춘 운전자를 양성하고, 그럼으로써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가 몰각될 뿐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의 운전은 아니지만 운전능력이 없는 운전자에게 보조자나 강사의 동승없이 운전연습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운전연습장 내 다른 운전연습자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도 큰 위험을 초래한다.
따라서 입법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개정하면서 운전교습업과 함께 운전연습시설제공업도 금지하게 된 것이다.
2)그리고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의 상대방은 운전교육행위의 경우와는 달리 오로지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여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에 한정되므로, 운전교육의 내실화를 통한 교통사고의 방지라고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 외에 달리 덜 제한적인 방법을 생각하기도 어렵다.
3) 나아가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과 같이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를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사람이나 대가를 받고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를 하려는 사람의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나 행복추구권이 제한되는 불이익이 있
기는 하지만, 이로 인하여 달성되는 공익은 교통사고로부터의 국민의 생명·신체의 보호, 운전연습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예방 등으로 결코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
(다) 소 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는 무등록자의 운전교육금지와 운전교육시설제공금지는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수단 역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나머지 쟁점들에 관한 판단
(가)청구인들은 그동안 청구인들이 적법하게 영위해오던 운전교습업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신설로 인하여 소급적으로 금지되었고, 그동안 정부의 정책을 믿고 세무당국에 사업자등록을 한 후 적법하게 운전교습업을 영위해왔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을 신설하여 더 이상 이를 할 수 없게 한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나)이 사건 법률조항은 등록한 운전학원 외에는 누구도 유상으로 운전교습행위와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으로 그 규율의 대상은 금지대상이 되는 행위를 직업으로 선택하거나 유상으로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한 직업과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일 뿐, 이러한 직업활동의 수행이나 행위로 인하여 얻은 구체적인 재산에 대한 사용·수익 및 처분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이러한 주장은 이유없다.
(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신설되기 전에도 이미 학원법에 의하여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고는 운전교육을 할 수 없었고, 또한 비록 그 실효성이 크지는 않았지만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운전교육을 하는 자에 대한 단속도 꾸준히 있어왔다.
나아가 청구인들이 비록 세무당국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운전교육업에 종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은 과세행정상의 편의를 위하여 납세자의 인적사항 등을 공부에 등재하는 행위에 불과하고, 허가 또는 면허제도와는 달리 이로 인하여 그 사업의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 또한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사업자등록여부가 운전교습업의 계속에 대하여 국가가 신뢰를 부여한 어떠한 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신뢰보호의 전제가 되는 선행하는 법적 상태에 대한 신뢰 자체를 인정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청구인들의 주장 역시, 더 나아
가 살필 필요도 없이 이유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법 제71조의16(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되어 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송인준의 아래 5.와 같은 한정위헌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송인준의 한정위헌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는 금지의 대상 중 무등록자의 운전연습시설제공행위부분과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에 대한 운전교육행위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데에는 다수의견과 그 뜻을 같이 하나,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여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운전교육은 운전강사의 자격과 운전교육용차량의 안전기준을 엄격히 법정함으로써 충분히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잉제한하고 있다고 보는 바이므로 다음과 같이 한정위헌의견을 밝힌다.
가.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날로 늘어나는 교통사고와 무자격자에 의한 운전교육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에 있다고 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운전교습업을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정당성을 긍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등록자의 운전교육행위를 전부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유상의 운전교육행위만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을 다수의견과 같이 이해할 수는 없고, 따라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어떤 행위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거나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행위가 유상으로 행해지든 또는 무상으로 행해지든 모두 금지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이를 구별하여 유상의 경우만을 금지할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유상의 운전교육행위만을 금지하고 있는바, 이는 무등록자의 운전교육행위 그 자체가 국민의 생명 및 신체의 안전에 위험을 야기하여 금지의 대상이 될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유상으로 즉, 대가를 받고 행하는 것에 오히려 그 금지의 실질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등록자의 유상운전교
육행위에 의하여 초래되는 교통사고나 운전교육 중의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등록자의 유상운전교육행위로부터 등록한 운전학원의 업역(業域)을 보호하고, 운전학원으로 하여금 일정한 영업이익을 보장하게 하려는 데 오히려 그 주된 목적이 있다고 이해하여야 하므로 직업으로서 운전교습업의 수행방식에 대한 제한을 넘어 그러한 직업 자체의 선택을 금지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입법목적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이다.
나.그리고 다수의견과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를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운전자에 대한 운전교육 특히 도로주행교육의 경우에도 이를 등록한 운전학원에게만 허용한 것은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등록한 운전학원에게만 운전교습업을 허용한 것은 일정한 인적·물적 시설을 갖춘 운전학원에서 운전에 대한 지식과 기능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하게 하여 자질있는 운전자를 양성하고, 그럼으로써 교통사고나 운전교육 중의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법은 단편적인 운전지식이나 운전기능 중심의 운전면허시험제도에서 탈피하여 실제 운전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중심으로 운전자의 운전능력과 운전예절 등 소양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시험을 시험과목에 추가하는 등 운전면허시험제도를 개편하였다.
따라서 등록한 운전학원에서 법이 정하는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에 따라 운전교육을 받은 다음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여 운전면허를 취득한 운전자의 경우 실제 도로상의 운전에서 요구되는 운전능력과 운전예절을 충분히 갖춘 운전자가 될 수 있도록 운전교육과 운전면허시험에 관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가 다시 운전교육을 받는 것은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실제 도로에서 안전하고 원활한 운전을 하기 위하여 도로주행능력을 보완하거나 또는 기존에 운전하던 자동차를 다른 차종으로 바꾸는 등(예를 들어, 자동변속자동차에서 수동변속자동차로 변경한 때 또는 승용차에서 대형승합차로 차종을 변경한 때) 변경된 새로운 운전장치나 차량에 익숙해지기 위하여 필요한 부분에 한하여 따로 운전교육을 받는 경우로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여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운전교육과는 달리 구체적인 운전교육의 동기에 상응하는 운전기능의 습득이 요구될 뿐, 체
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전교육이 다시 요청되는 경우가 아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운전교육 중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 둘 필요성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는 도로주행교육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안전한 도로를 사전에 지정하고, 운전교육용자동차의 안전기준과 운전강사의 자격 그리고 교육과정 및 방법을 엄격히 법정하며, 교육용차량의 책임보험가입을 의무화함으로써 해결할 일이지, 운전교육의 주체를 운전학원으로 제한함으로써 해결할 것은 아니다.
다.한편 입법자는 공익실현을 위하여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될 수 있으면 국민의 기본권을 가장 존중하고 가장 덜 제한적인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을 기본권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정과 기본권행사의 ‘여부(與否)’에 관한 규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 침해의 최소성이란 관점에서 입법자는 그가 의도하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우선 기본권을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단계인 기본권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제로써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가를 시도하고, 이러한 방법으로는 공익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비로소 그 다음 단계인 기본권행사의 ‘여부’에 관한 규제를 선택해야 한다(헌재 1998. 5. 28. 96헌가5 , 판례집 10-1, 541, 556 참조).
특히 헌법 제15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직업선택의 자유는 직업선택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 전직의 자유 등을 모두 포함하는데, 이러한 직업의 자유를 제한함에는 원칙적으로 먼저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보고, 그러한 방법으로 공익목적의 달성이 곤란한 경우에 한하여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운전교육의 주체도 등록한 운전학원으로 제한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위배된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운전교육은 적법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는 운전자가 실제 도로에서의 운전을 위하여 필요한 운전기능을 보충하거나 회복하기 위한 경우 또는 새로운 기계장치나 차종에 익숙해지려는 경우에 필요로 하는 운전지식과 기능에 한정된 운전교육이 필요할 뿐,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경우와 같이 학과교육을 비롯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운전교육이 요청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운전교육은 도로주행교육을 실시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안전장치를 충분히 갖춘 운전연습용차량과 도로주행연습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지정된 도로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법이 정하는 운전학원의 시설요건으로 학과교육을 위한 강의실과 운전코스 등 장내기능교육시설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운전면허취득자에 대한 도로주행교육은 굳이 등록한 운전학원이 아니더라도 법이 정하는 경력 및 자격과 안전장치를 갖춘 운전강사와 운전교육용차량에 의하여 지방경찰청장이 도로주행교육용으로 지정한 도로에서 법이 정하는 운전교육과정과 방법으로 운전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충분히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애당초 등록한 운전학원으로 운전교육의 주체를 제한하여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도로주행교습을 직업으로 영위하려는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라. 끝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에 대한 운전교육의 주체를 등록한 운전학원으로 제한함으로써 얻는 공익은 오로지 법이 정하는 자격있는 운전강사와 안전장치를 갖춘 운전교육용차량에 의하여 정해진 교육과정에 따라 지정된 도로에서 도로주행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손쉽게 지도·감독할 수 있다는 행정적인 이익에 불과한 반면, 이로 인하여 운전교습자의 경우 필요도 없는 학과교육을 위한 강의실시설과 기능시험을 위한 기능교육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운전교육을 받으려는 운전자의 경우 필요한 운전기능만을 편리한 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받지 못하고 반드시 등록한 운전학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강료를 지불하여 운전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불이익이 따른다.
따라서 운전면허취득자에 대한 운전교육의 경우는 이로 인하여 얻는 공익보다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사익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어서 법익균형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마.이상의 이유로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운전자에 대한 운전교육을 등록한 운전학원으로 제한하고, 그 외의 자에게 일체 이를 금지하는 것은 그 제한의 목적이 정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방법도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는 금지의 대상 중 운전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자의 유상운전교육행위금지부분은 운전면허취득자에 대한 도로주행교육까지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우리는 다수의견에 반대하여 한정위
헌의견을 밝히는 바이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주심)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별 지
〔별 지〕 청구인명단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