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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6. 3. 30. 선고 2004헌마246 공보 [정당법 제25조 등 위헌확인 (제27조)]
[공보(제114호)]
판시사항

가.정당법상 정당등록요건을 다투는 청구인(정당)이 헌법소원 제기 후 심판대상조항과 다른 이유로 등록취소된 경우에 청구인능력 및 심판청구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적극)

나. 정당법상 정당등록요건을 다투는 정당(청구인)이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기본권

다.정당설립의 자유의 내용

라.정당의 등록요건으로 “5 이상의 시ㆍ도당과 각 시ㆍ도당 1,000명 이상의 당원”을 요구하는 구 정당법(2004. 3. 12. 법률 제7190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3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제27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정당설립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청구인(사회당)은 등록이 취소된 이후에도, 취소 전 사회당의 명칭을 사용하면서 대외적인 정치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대내외 조직 구성

과 선거에 참여할 것을 전제로 하는 당헌과 대내적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당대회와, 대표단 및 중앙위원회, 지역조직으로 시ㆍ도위원회를 두는 등 계속적인 조직을 구비하고 있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은 등록이 취소된 이후에도 ‘등록정당’에 준하는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의 청구인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정당설립의 자유는 그 성질상 등록된 정당에게만 인정되는 기본권이 아니라 청구인과 같이 등록정당은 아니지만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실체를 가지고 있는 정당에게도 인정되는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고, 청구인이 등록정당으로서의 지위를 갖추지 못한 것은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같은 내용의 현행 정당법(제17조, 제18조)의 정당등록요건규정 때문이고, 장래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은 내용의 현행 정당법 규정에 따라 기본권제한이 반복될 위험이 있으므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나.정당설립의 자유는 비록 헌법 제8조 제1항 전단에 규정되어 있지만 국민 개인과 정당의 ‘기본권’이라 할 수 있고, 당연히 이를 근거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정당법상 정당등록요건을 다투는 정당(청구인)이 청구한 사건에서도 헌법 제21조 제1항 결사의 자유의 특별규정으로서, 헌법 제8조 제1항 전단의 ‘정당설립의 자유’가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기본권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의 등록요건을 설정해 놓은 것이고 이 규정은 모든 국민이나 정당에게 차별없이 적용된다. 그러므로 그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개인이나 정당의 입장에서 이 규정으로 말미암아 정당으로 등록하지 못하거나 또는 정당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이 규정이 적용된 결과일 뿐이고, 이로 말미암아 정당설립의 자유가 침해되는가는 별론으로 하고 평등권침해 문제가 따로 제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헌법 제8조 제1항 전단의 정당설립의 자유는 정당설립의 자유만이 아니라 누구나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정당에 가입하고 정당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자유를 함께 보장한다. 구체적으로 정당의 자유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정당설립 및 정당가입의 자유, 조직형식 내지 법형식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다. 또한

정당설립의 자유는 설립에 대응하는 정당해산의 자유, 합당의 자유, 분당의 자유도 포함한다. 뿐만 아니라 정당설립의 자유는 개인이 정당 일반 또는 특정 정당에 가입하지 아니할 자유, 가입했던 정당으로부터 탈퇴할 자유 등 소극적 자유도 포함한다.

라.(1)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제25조의 규정은 이른바 “지역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고, 제27조의 규정은 이른바 “군소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우리 헌법의 대의민주적 기본질서가 제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의 안정된 다수세력의 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군소정당의 배제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또한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당정치풍토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자주 문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단지 특정지역의 정치적 의사만을 반영하려는 지역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헌법에 어긋난 입법목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5 이상의 시ㆍ도당”과 “각 시ㆍ도당 1,000명 이상의 당원”이라는 두 가지 상수(常數)를 정당등록의 기준으로 하고 있는바,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지역정당 및 군소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이며, 이와 같은 규정내용은 특정 지역에만 조직이 형성되는 것을 막고, 5개 이상의 시ㆍ도에 각 조직이 구성되고 그 조직 내에 일정 수 이상의 당원이 활동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선거단체 및 소규모 지역정치단체들이 무분별하게 정당에 편입되는 것을 억제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8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 요건을 구체화함에 있어서 5개 이상의 시ㆍ도당 및 각 시ㆍ도당마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전국 정당으로서의 기능 및 위상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5개의 시ㆍ도당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이라고볼 수 없고, 각 시ㆍ도당 내에 1,000명 이상의 당원을 요구하는 것도 우리 나라 전체 및 각 시ㆍ도의 인구를 고려해 볼 때, 청구인과 같은 군소정당 또는 신생정당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부담

이라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록 정당으로 등록되기에 필요한 요건으로서 5개 이상의 시ㆍ도당 및 각 시ㆍ도당마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정당설립의 자유에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하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제한은 “상당한 기간 또는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헌법상 정당의 개념표지를 구현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제한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고 할 것이다.

참조판례

나.헌재 1999. 12. 23. 99헌마135 , 판례집 11-2, 800

다.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 판례집 16-1, 422

헌재 1999. 12. 23. 99헌마135 , 판례집 11-2, 800

당사자

청구인 사회당

대표자 신○준

대리인 변호사 강문대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사건의 개요 및 심판대상

가. 사건의 개요

2004. 3. 9. 국회본회의에서 정당법,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정치자금에관한법률 등 이른바 정치관계법이 통과되었으며, 이들은 모두 2004. 3. 12. 공포되어 효력을 발생하였다. 이날 법률 제7190호로 개정된 정당법에서는 정당의 등록요건으로 제25조에서 “정당은 5 이상의 시ㆍ도당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였고, 제27조에서는 “시ㆍ도당은 1천 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동법 부칙 제2조 및 제3조의 규정에 따르면, 동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된 정당은 제25조의 개정규정에 의한 법정 시·도당 수 및 제27조의 개정규정에 의한 법정당원 수에 흠결이 있는 때에는 동법 시행일부터 180일 이내에 이를 보완하여야 하고, 보완하지 아니한 정당에 대하여는 동법 부칙 제4조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가 등록을 취소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에 청구인은 2004. 3. 26. 개정 정당법상의 이러한 요건들을 충족하는 것이 군소정당인 청구인의 입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므로, 위 정당법 제25조제27조의 규정으로 인해 헌법 제8조 제1항 정당설립의 자유, 제11조 평등권, 제21조 제1항 결사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정당법(2004. 3. 12. 법률 제7190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3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제27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로서, 이들 조항 및 관련조항의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1)심판대상

제27조(시ㆍ도당의 당원수) 시ㆍ도당은 1천 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

(2)관련조항

정당법(2004. 3. 12. 법률 제7190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3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성립) ①정당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립한다.

②제1항의 등록에는 제25조 및 제27조의 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

제38조(등록의 취소) ①정당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당해 선거관리위원회는 그 등록을 취소한다.

1.제25조 및 제27조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게 된 때. 다만, 요건의 흠결이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공직선거일전 3월 안에 생긴 때에는 선거일 후 3월까지, 그 외의 경우에는 요건 흠결시부터 3월까지 그 취소를 유예한다.

2.최근 4년간 국회의원총선거 또는 임기만료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나 시ㆍ도의회의원의 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때

3.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하여 의석을 얻지 못하고 유효득표총수의 100분의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때

부칙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단서 생략)

제2조(정당에 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된 정당은 제25조의 개정규정에 의한 법정 시ㆍ도당 수에 흠결이 있는 때에는 이 법 시행일부터 180일 이내에 보완하여야 한다.

제3조(당지부에 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된 당지부는 이 법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된 시ㆍ도당으로 본다. 다만, 제13조의 개정규정에 의한 등록신청사항 및 제27조의 개정규정에 의한 법정당원수는 이 법 시행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개편ㆍ보완하여야 한다.

제4조(등록의 취소) 부칙 제2조 및 제3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이내에 법정 시ㆍ도당수, 등록신청사항 및 법정당원 수를 개편ㆍ보완하지 아니한 정당에 대하여 당해 선거관리위원회가 등록을 취소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청구인의 주장요지

정당법제4조에서, 정당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등록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요구하는 정당등록요건은 지나치게 엄격하다. 한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국규모의 조직이 필요하겠지만 이는 해당 정당이 자금력이나 지역상황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사항이지, 입법자가 예단해서 전국규모성과 지구당의 분산요건 등을 정하는 방법으로 헌법상 보장된 정당설립의 자유를 축소하거나 제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등록요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고 엄격하게 규정함으로써 군소정당과 신생정당

의 정당정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으며, 이로써 헌법 제8조 제1항 정당설립의 자유, 제11조 평등권, 제21조 제1항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나.법무부장관의 의견요지

(1) 본안전 항변

청구인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이후 2004. 4. 15. 실시된 제17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고, 유효득표총수의 100분의 2를 득표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달 20. 당시의 정당법 제38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정당등록이 취소되었다. 이러한 등록취소로 인해 청구인은 헌법상 정당에 해당되지 않아 청구인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되더라도 정당법 제38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청구인의 등록취소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어, 더 이상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가 구제될 수 없으므로 권리보호이익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은 부적법한 심판청구로서 각하되어야 한다.

(2) 본안에 대한 의견

정당은 ‘상당한 기간 계속해서’ 그리고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해야 하며, 이러한 정당의 개념표지를 구체화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영역에 속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 때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수많은 선거단체 및 특정 지방의 의사형성만을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의 지역정치단체들이 특권만을 노리고 정당으로 무분별하게 편입되는 것을 막아 올바른 국민의 정치의사형성을 가능하게 하자는데 그 입법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5개의 시ㆍ도당을 구성하는 것이 그렇게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각 시ㆍ도당 내에 1,000명 이상의 당원을 요하는 것도 자발적인 당원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므로 청구인에게 금전적 부담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분별한 선거단체 등의 정당으로의 편입방지 및 그로 인한 정당정치의 올바른 실현 등 중대한 법익을 추구하고 있다. 그 밖에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군소정당ㆍ신생정당ㆍ기존정당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적용되는 것으로서, 군소정당ㆍ신생정당을 기존정당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다고도 할 수 없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청구인은 2004. 4. 20.자로 등록이 취소된 이후에도, 취소 전 사회당의 명칭을 사용하면서 대외적인 정치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대내외 조직 구성과 선거에 참여할 것을 전제로 하는 당헌과 대내적 최고의사결정기구

로서 당대회와, 대표단 및 중앙위원회, 지역조직으로 시ㆍ도위원회를 두는 등 계속적인 조직을 구비하고 있고,1)사회당의 대표인 신○준(2005년 4월 7차 당대회에서 다시 선출됨)은 ‘사회당 2004’, ‘사회당 2005’라는 명칭으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를 하였으나 각 그 활동기간 만료일까지 정당등록을 못하여 정당등록이 좌절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사회당은 등록이 취소된 이후에도 ‘등록정당’에 준하는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서의 실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의 청구인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정당의 청구인능력은 정당법상의 등록요건을 구비함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 법적 성격이 권리능력 없는 사단이라는 점에서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당설립의 자유는 그 성질상 등록된 정당에게만 인정되는 기본권이 아니라 청구인과 같이 등록정당은 아니지만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실체를 가지고 있는 정당에게도 인정되는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고,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더라도 청구인이 종래의 등록정당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위 신○준의 반복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이 등록정당으로서의 지위를 갖추지 못한 것은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같은 내용의 현행 정당법(제17조, 제18조)의 정당등록요건규정 때문이고, 장래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은 내용의 현행 정당법 규정에 따라 같은 내용의 기본권제한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기본권

(1)정당설립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와의 관계

정당설립의 자유는 비록 헌법 제8조 제1항 전단에 규정되어 있지만 국민 개인과 정당의 ‘기본권’이라 할 수 있고, 당연히 이를 근거로 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도 헌법 제21조 제1항 결사의 자유의 특별규정으로서(헌재 1999. 12. 23. 99헌마135 , 판례집 11-2, 800, 810 참조), 헌법 제8조 제1항 전단의 정당설립의 자유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고 할 것이다.

(2) 평등권침해의 문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의 등록요건을 설정해 놓은 것이고 이 규정은 모든 국민이나 정당에게 차별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개인이나 정당의 입장에서 이 규정으로 말미암아 정당으로 등록하지 못하거나 또는 정당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이 규정이 적용된 결과일 뿐이고, 이로 말미암아 정당설립의 자유가 침해되는가는 별론으로 하고 평등권침해 문제가 따로 제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소 결

이상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말미암아 침해가 문제되는 기본권은 헌법 제8조 제1항 전단의 “정당설립의 자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정당설립의 자유의 의의와 내용

(1)정당은 국민과 국가의 중개자로서 정치적 도관(導管)의 기능을 수행하여 주체적ㆍ능동적으로 국민의 다원적 정치의사를 유도ㆍ통합함으로써 국가정책의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당은 오늘날 대중민주주의에 있어서 국민의 정치의사형성의 담당자이며 매개자이자 민주주의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에, 정당의 자유로운 설립과 활동은 민주주의 실현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 판례집 16-1, 422, 434).

오늘날 민주주의에서 차지하는 정당의 이러한 의의와 기능을 고려하여 우리 헌법은 정당을 일반적인 결사의 자유로부터 분리하여 제8조에 독자적으로 규율함으로써, 정당의 특별한 지위를 강조하고 있다. 헌법 제8조는 제1항에서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고 규정하여 국민 누구나가 원칙적으로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정당을 설립할 권리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면서, 아울러 정당설립의 자유를 보장한 것의 당연한 법적 산물인 복수정당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헌재 1999. 12. 23. 99헌마135 , 판례집 11-2, 800, 813 참조).

(2)헌법 제8조 제1항 전단의 정당설립의 자유는 정당설립의 자유만이 아니라 정당활동의 자유를 포함한다. 즉, 헌법 제8조 제1항은 정당설립의 자유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정당설립의 자유만이 아니라 누구나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정당에 가입하고 정당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자유를 함께 보장한다. 정당의 설립만이 보장될 뿐 설립된 정당이 언제든지 다시 금지될 수 있거나 정당의 활동이 임의로 제한될 수 있다면, 정당설립의 자유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설립의 자유는 당연히 정당의 존속과 정당활동의 자유도 보장하는 것

이다.

따라서 정당의 자유의 주체는 정당을 설립하려는 개개인과 이를 통해 조직된 정당 모두에게 인정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당의 자유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정당설립 및 정당가입의 자유, 조직형식 내지 법형식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다. 또한 정당설립의 자유는 설립에 대응하는 정당해산의 자유, 합당의 자유, 분당의 자유도 포함한다. 뿐만 아니라 정당설립의 자유는 개인이 정당 일반 또는 특정 정당에 가입하지 아니할 자유, 가입했던 정당으로부터 탈퇴할 자유 등 소극적 자유도 포함한다.

다.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정당의 개념표지 및 정당등록제도의 의의

(가)헌법제8조 제2항에서 “정당은 …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정당법 제2조는 “이 법에서 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 헌법정당법상 정당의 개념적 징표로서는 ① 국가와 자유민주주의 또는 헌법질서를 긍정할 것, ② 공익의 실현에 노력할 것, ③ 선거에 참여할 것, ④ 정강이나 정책을 가질 것, ⑤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할 것, ⑥ 계속적이고 공고한 조직을 구비할 것, ⑦ 구성원들이 당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구비할 것 등을 들 수 있다. 즉, 정당은 정당법 제2조에 의한 정당의 개념표지 외에 예컨대 독일의 정당법(제2조)이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상당한 기간 또는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해야 한다는 개념표지가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나)정당법제4조 제1항에서 “정당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립한다.”고 하여 정당등록을 정당설립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정치적 결사가 비록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정당으로 활동하고자 하더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으로 등록되지 않는 한 정당법상의 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정당등록제도는 정당임을 자처하는 정치적 결사가 일정한 법률상의 요건을 갖추어 관할 행정기관에 등록을 신청하고, 이 요건이 충족된 경우 정당등록부에 등록하여 비로소 그 결사가 정당임을 법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제도이다. 이러한 정당의 등록제도는 어떤 정치

적 결사가 정당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며, 이에 따라 정당에게 부여되는 법률상의 권리ㆍ의무관계도 비교적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점에서 정당등록제는 법적 안정성과 확실성에 기여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2)정당설립의 자유의 침해 여부

(가) 심사기준

이와 같이 “상당한 기간 또는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해야 한다는 개념표지를 법률규정을 통해 구체화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영역에 속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입법자는 우리 나라 정당정치의 역사, 현재 정당정치의 시대적 상황 및 지역적 특성,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그 규율로 인한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당의 시간적 계속성, 조직성 및 지역적 광범위성의 표지를 구체화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정당설립의 자유가 침해되는지 여부를 판담함에 있어 심사기준은 우선 그 입법목적이 헌법상 입법자가 추구할 수 있는 정당한 목적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과, 그러한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취하고 있는 수단이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나)입법목적의 정당성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이른바 지역정당과 군소정당을 배제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정당에게 5 이상의 시ㆍ도당을 요구한 제25조의 규정은 특정 지역에 지역적 연고를 두고 설립ㆍ활동하려는 이른바 “지역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고, 각 시ㆍ도당에게 1천인 이상의 당원을 요구한 제27조의 규정은 아직 당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여 일정규모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거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이른바 “군소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우리 헌법의 대의민주적 기본질서가 제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의 안정된 다수세력의 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군소정당의 배제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지역정당의 배제가 정당한 목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론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당정치풍토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자주 문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단지 특정지역의 정치적 의사만을 반영하려는 지역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헌법적 정당성에 어긋난 입법목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목적과 수단간의 비례성

1)정당으로 하여금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확보하게 하고, 정당의 민주적 조직과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최초의 정당법은 1962년 헌법 때인 1962. 12. 31. 법률 제1246호로 제정되어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개정이 있었다.

최초의 정당법 제25조(법정지구당수)는 “정당은 국회의원선거법에 의한 지역선거구 총수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지구당을 가져야 한다.”, 제26조(지구당의 분산)는 “전조의 규정에 의한 지구당은 서울특별시, 부산시와 도 중 5 이상에 분산되어야 한다.”, 제27조(지구당의 법정당원수)는 “지구당은 50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1969. 1. 23. 법률 제2089호 개정법에서는 법정지구당 수가 국회의원선거법에 의한 지역선거구 총수의 2분의 1 이상으로(제25조), 지구당은 100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제27조) 강화되었고, 1980. 11. 25. 법률 제3263호 개정법에서는 법정지구당 수가 국회의원선거법에 의한 지역선거구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제25조), 지구당은 30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제27조) 규정되었으며, 1989. 3. 25. 법률 제4087호 개정법에서는 법정지구당 수가 국회의원선거법에 의한 지역선거구 총수의 5분의 1 이상으로(제25조), 지구당은 30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제27조) 규정되었고, 1993. 12. 27. 법률 제4609호 개정법에서는 법정지구당 수가 국회의원선거법에 의한 지역선거구 총수의 10분의 1 이상으로(제25조), 지구당은 30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제27조) 규정되었다.

2)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와 같은 정당법규정의 연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역선거구 총수의 일정 비율”이라는 변수(變數)와 “각 지구당 최소 당원수 이상”이라는 상수(常數)를 매개로 하여 법정당원 수가 결정되었던 종전의 규정과 달리, 국회의원선거의 지역선거구가 아닌 “5 이상의 시ㆍ도당”과 “각 시ㆍ도당 1,000명 이상의 당원”이라는 두 가지 상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의 개정 여부에 관계없이 법정당원수 5,000명 이상을 확보해야만 정당으로서 등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규정형식을 달리한다.

그러나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지역정당” 및 “군

소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이며, 이와 같은 규정내용은 특정 지역에만 조직이 형성되는 것을 막고, 5개 이상의 시ㆍ도에 각 조직이 구성되고 그 조직 내에 일정 수 이상의 당원이 활동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선거단체 및 소규모 지역정치단체들이 무분별하게 정당에 편입되는 것을 억제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8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바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 요건을 구체화함에 있어서 5개 이상의 시ㆍ도당 및 각 시ㆍ도당마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전국 정당으로서의 기능 및 위상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5개의 시ㆍ도당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고, 각 시ㆍ도당 내에 1,000명 이상의 당원을 요구하는 것도 우리 나라 전체 및 각 시ㆍ도의 인구를 고려해 볼 때, 청구인과 같은 군소정당 또는 신생정당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부담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록 정당으로 등록되기에 필요한 요건으로서 5개 이상의 시ㆍ도당 및 각 시ㆍ도당마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정당설립의 자유에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하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제한은 “상당한 기간 또는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정당의 개념표지를 구현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제한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고 할 것이다.

5. 결 론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주심) 전효숙 이공현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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