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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수, "주민투표법 제5조 위헌확인 ", 결정해설집 6집, 헌법재판소, 2008, p.171
[결정해설 (결정해설집6집)]
본문

- 국내거주 재외국민의 주민투표권 사건 -

(헌재 2007. 6. 28, 2004헌마643, 판례집 19-1, 843)

최 희 수*1)

1. 일부청구에 대해 중복제소를 이유로 각하한 사례

2. 주민투표권의 기본권성을 부정하면서도 비교집단 상호간에 차별이 존재할 경우에는 헌법상의 평등권 심사는 허용된다고 본 사례

3. 주민투표권 행사를 위한 요건으로 주민등록을 요구함으로써 국내거소신고만 할 수 있고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에 대하여 주민투표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주민투표법(2004. 1. 29. 법률 제7124호로 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중 “그 지방자치단체의 관할 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관한 부분이 국내거주 재외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4.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되 계속 적용을 명한 사례

주민투표법(2004. 1. 29. 법률 제7124호로 제정된 것, 이하에서 이를 ‘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중 “그 지방자치단체의 관할 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2항 제1호 중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 구역 안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관한 부분.

제5조(주민투표권) ① 20세 이상의 주민으로서 제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투표인명부작성기준일 현재 그 지방자치단체의 관할 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8조의 규정에 의하여 선거권이 없는 자를 제외한다)는 주민투표권이 있다.

제15조(선거권)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그 구역에서 선거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권이 있다. <개정 2005. 8. 4.>

1. 19세 이상의 국민으로서 제37조(명부작성) 제1항의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 현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 구역 안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

청구인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국의 영주권을 갖고 있는 상태로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만 20세 이상의 국민들인바, 주민투표법 제5조가 ‘국민인 주민 중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와 ‘일정요건을 갖춘 외국인’에 대해서만 주민투표권을 부여함으로써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만을 할 수 있고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 및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의 주민투표권’(헌법 제37조 제1항, 제117조)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04. 8. 14. 주민투표법 제5조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 후 청구인들은 2005. 11. 16. 청구취지의 추가적 변경을 통해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이 청구인들의 헌법상의 평등권과 지방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추가하였다.

헌법의 지방자치규정(제117조, 제118조)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지방자치법 제12조1)는 국적과 관계없이 당해지역에 주소를 가진 주민에 대해서는 지방자치에 참여할 자격을 주어 주민자치의 이념을 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에 관한 주민투표권을 규정한 법 제5조 제1항은 국민인 주민 중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대해서만 주민투표권을 부여함으로써 청구인들과 같이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을 할 수 없고 재외동포의출입국및법적지위에관한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이라함)에 따라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만을 할 수 있는 국민인 주민으로부터 주민투표권을 박탈하고 있다.

법 제5조 제2항은 20세 이상의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자”에게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있고, 그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의 주민투표조례는 영주의 체류자격을 갖춘 외국인에게도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는바,2)외국인에게까지 주민투표권이 부여되면서 정작 국내거주 재외국민인 주민에 대해서는 주민투표권이 부여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법 제5조는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국민인 주민’과 ‘외국인인 주민’에 비해서 재외국민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헌법 제10조, 제11조, 제37조 제1항제117조에 의해 헌법상 열거되지 않은 권리로서 보장된 주민투표권을 침해한다.

(2) 헌법 제24조3), 지방자치법 제12조4)및 제13조5)제2항에 따르면 국적과 관계없이 당해 지역에 주소를 가진 주민에 대해서는 지방자치에 참가할 자격을 부여하는 주민자치의 이념이 천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1호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 안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대해서만 지방선거권을 부여함으로써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만을 할 수 있는 국민인 주민에 대해서는 지방선거권을 박탈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2호는 외국인인 주민이라 할지라도 일정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방선거권을 부여하면서도 정작 재외국민인 주민에 대해서는 그러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은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국민인 주민’과 ‘외국인인 주민’에 비해서 재외국민인 주민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을 침해하고, 헌법 제24조지방자치법 제13조 제2항에 의해 보장되는 지방선거권을 침해한 것이다.

주민투표권은 헌법이 아니라 법률에 의해 보장되는 참정권으로서 헌법상의 자유권이라 할 수 없으므로 재외국민의 주민투표권을 제한한다고 해서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인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1항의 열거되지 않은 권리로서 주민투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도 없다.

외국의 영주권을 가진 재외국민에 대하여 주민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주민투표의 특성인 ‘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생활자치’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불가피한 제한에 해당하며, 또한 출입국 관계법령에 의하여 매 2년 단위로 체류기간(거소신고)을 연장하는 재외국민에 대하여는 주민투표권을 배제하면서 계속하여 (5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하여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의 청구인들은 이미 2004. 8. 14.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1호를 포함한 공직선거법 조항들의 위헌확인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심판(2004헌마644)을 청구한 바 있음에도, 2005. 11. 16. 청구취지의 추가적 변경을 통하여 위 조항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청구를 추가하고 있는바, 후자의 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민사소송법 제259조에 따라 허용되

지 아니하는 중복제소에 해당하므로 부적법하다.

2. 주민투표권은 헌법상의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 등 그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헌법상의 기본권성이 부정된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일관된 입장이라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그와 달리 보아야 할 아무런 근거를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을 통해 그 침해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기본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러한 한에서 이유 없다. 하지만 주민투표권이 헌법상 기본권이 아닌 법률상의 권리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비교집단 상호간에 차별이 존재할 경우에 헌법상의 평등권 심사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3. 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에 대한 주민투표의 결과는 주민등록이 가능한 국민인 주민은 물론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에게도 그 미치는 영향에 있어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의 폐치ㆍ분합 또는 구역변경, 주요시설의 설치 등 국가정책의 수립에 관한 주민투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폐치ㆍ분합 또는 구역변경은 단순히 행정단위나 행정구역의 개편 차원을 넘어 폐치ㆍ분합 또는 구역변경의 대상이 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국내거주 재외국민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시설의 설치와 관련하여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 법 제5조 제2항은 출입국관리 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외국인’에게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는바, 주민투표의 결과가 그 법적 및 사실적 효과라는 측면에서 국내거주 재외국민과 외국인 간에 본질적으로 달리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과의 관련성 내지 이해관계의 밀접성이라는 점에서 양자 간에 본질적 차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은 주민등록만을 요건으로 주민투표권의 행사 여부가 결정되도록 함으로써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을 ‘주민등록이 된 국민인 주민’에 비해 차별하고 있고, 나아가 ‘주민투표권이 인정되는 외국인’과의 관계에서도 차별을 행하고 있는바, 그와 같은 차별에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인정될 수 없으므로 국내거주 재외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다.

4.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이 위헌으로 선언되어 즉시 효력을 상실할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향후 주민투표를 제대로 실시할 수 없게 되는 법적 혼란상태가 초래될 뿐만 아니라, 주민투표권 행사의 요건으로서 일정기간의 거주요건을 부과할 것인지, 부과한다면 그 최소기간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그와 같은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입법형성의 권한을 가진 입법자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는 늦어도 2008. 12. 31.까지 개선입법을 하여야 한다.

법 제5조 제1항의 위헌성은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을 주민투표권자로 규정하지 아니한 점에 있는 것이므로, 그 점을 특정하여 “법 제5조 제1항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 구역 안에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을 주민투표권자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다수의견이 법 제5조 제1항이 주민등록자로 “한정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라면, 주문에 그러한 취지를 명시하여야 하고, “한정한 것”에 대한 위헌 선언은 바로 이미 규정되어 있는 주민등록자 외에 다른 내용을 추가로 입법하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존의 규정 내용에 대하여 잠정적용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청구인들은 청구취지변경을 통해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추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6)제1항에 따르면 헌법소원심판의

경우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이 준용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은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변론 종결시, 변론 없는 경우에는 판결 선고시까지 청구취지의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원래의 심판청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추가된 청구취지 역시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청구인들로부터 지방선거의 선거권을 박탈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5조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같은 이유로 주민투표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주민투표법 제5조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것과 그 청구의 기초가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청구취지변경은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한 것이다.

나.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1호에 대한 심판청구의 중복제소 여부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면 민사소송법이 헌법소원심판에 준용되는 것이므로 중복제소를 금지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제259조7)가 헌법소원심판에도 준용된다고 할 것이고(헌재 1990. 9. 3. 89헌마120ㆍ212(병합), 판례집 2, 288, 293; 헌재 1994. 4. 28. 89헌마221 판례집 6-1 239, 257-258 참조), 따라서 이미 우리 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이 계속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당사자는 다시 동일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헌재 2001. 5. 15. 2001헌마298 결정; 헌재 2003. 9. 23. 2003헌마584 결정; 헌재 2006. 3. 7. 2006헌마213 결정).

그런데 이 사건의 청구인들은 이미 2004. 8. 14.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1호를 포함한 공직선거법 조항들의 위헌확인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심판(2004헌마644)을 청구하여 현재 우리 재판소에서 심리 중에 있는바, 청구인들은 2005. 11. 16. 접수된 청구취지의 추가적 변경을 통하여 다시 같은 조항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추가하였다. 그렇다면 2005.

11. 16. 접수된 후자의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민사소송법 제259조에 따라 허용되지 아니하는 중복제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1호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부적법함을 면할 수 없다.

가. 법 제5조 제1항이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의 주민투표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이므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침해’가 문제될 때 비로소 적법한 것이 된다.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법 제5조에 의해 보장되는 주민투표권이 헌법 제117조와 결합한 헌법 제37조 제1항에 의해 보장되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로서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전제에 입각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미 2001. 06. 28. 선고된 2000헌마735 결정(판례집 13-1, 1431, 1439-1440)에서 지방자치법(제13조의28)) 상의 주민투표권은 그 성질상 선거권, 공무담임권, 국민투표권과는 다른 것이어서 이를 법률이 보장하는 참정권이라고 할 수 있을지언정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주민투표와 관련하여 헌법의 명시적인 입법위임도 존재하지 아니하고 헌법해석상 그러한 입법의무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고, 따라서 주민투표법을 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은 부적법한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2005. 12. 22. 2004헌마530 결정9)에서도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우리 헌법은 간접적인 참정권으로 선거권(헌법 제24조), 공무담임권(헌법 제25조)을, 직접적인 참정권으로 국민투표권(헌법 제72조, 제130조)을 규정하고 있을 뿐 주민투표권을 기본권으로 규정한 바가 없다. 또한 우리 헌법제117조, 제118조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나 이에 따라 보장되는 내용은 자치단체의 설치와 존속 그리고 그 자치기능 및 자치사무로서 이는 어디까지나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의 본질적 사항에 관한 것이다(헌재 1994. 12. 29. 94헌마201, 판례집 6-2, 510, 522 참조). 그러므로 자치사무의 처리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의미하는 주민투표권을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이라고 하거나 헌법 제37조 제1항‘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의 하나로 보기는 어렵다. 지방자치법은 주민에게 주민투표권(제13조의2), 조례의 제정 및 개폐청구권(제13조의3), 감사청구권(제13조의4) 등을 부여함으로써 주민이 지방자치사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일부 열어 놓고 있지만 이러한 제도는 어디까지나 입법에 의하여 채택된 것일 뿐 헌법에 의하여 이러한 제도의 도입이 보장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주민투표권은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일 뿐이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또는 헌법상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주관적 공권으로 볼 수 없다.”

이상의 결정례들에 비추어 볼 때 헌법재판소는 주민투표권의 법적 성격을 이해함에 있어 헌법상의 열거되지 아니한 권리 등 그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헌법으로부터 도출되는 기본권성”을 부정하고 있음이 일관된 입장이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역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을 통해 그 침해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기본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러한 한에서 부적법하다.

주민투표권이 헌법상 기본권이 아닌 법률상의 권리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비교집단 상호간에 차별이 존재할 경우에 헌법상의 평등권 심사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주민투표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 등에 관한 주민의 직접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 2003. 12. 29. 국회를 통과하고 2004. 1. 29. 법률 제7174호로 공포되었으며, 같은 해 7. 30.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로써 1994. 3.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13조의2를 통해 주민투표법의 도입근거 규정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10년간 지속되었던 입법부작위 상태가 해소되고 주민투표의 실시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주민투표제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과정에 주민들의 직접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며, 주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지역주민의 참여를 확보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하는 잘못된 정책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10)

법에 의할 경우, 주민투표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의해 실시되는데, 법은 주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는 경우로서 ①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그 직권으로 실시하는 경우,11)② 지방의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주민투표의 실시를 요구한 경우, ③ 주민투표청구권자(법 제5조에 의하여 주민투표권이 있는 자) 총수의 20분의1 이상 5분의1 이하의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수 이상의 서명으로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주민투표실시를 요구한 경우, ④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일정한 사항과 관련하여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주민투표의 실시를 요구하는 경우12)를 예정하고 있다(법 제8조, 제9조 참조).

한편,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의 의사를 구할 수 있는 사항 즉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은 법 제7조 및 제8조가 규율하고 있다. 법 제7조에 따르

면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사항 중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결정사항으로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사항이며(제1항), 주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그 제2항에 개별적으로 열거되어 있다.13)즉 법령에 위반되거나 재판중인 사항, 국가 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또는 사무에 속하는 사항,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회계·계약 및 재산관리에 관한 사항과 지방세·사용료·수수료·분담금 등 각종 공과금의 부과 또는 감면에 관한 사항, 행정기구의 설치·변경에 관한 사항과 공무원의 인사·정원 등 신분과 보수에 관한 사항, 다른 법률에 의하여 주민대표가 직접 의사결정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공공시설의 설치에 관한 사항(다만, 제9조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방의회가 주민투표의 실시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동일한 사항(그 사항과 취지가 동일한 경우를 포함한다)에 대하여 주민투표가 실시된 후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항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법 제8조는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의 실시도 예정하고 있는데,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ㆍ분합 또는 구역변경, 주요시설의 설치 등 국가정책의 수립에 관하여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주민투표의 실시구역을 정하여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주민투표의 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제1항).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현행의 주민투표법은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사항에 대한 주민투표’와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를 모두 허용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에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는 주민투표결과에 구속되고, 따라서 주민투표결과에 의하여 확정된 내용대로 행정ㆍ재정상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법적인 의무를 부담한다(법 제24조 제5항).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는 주민투표 결과 확정된 사항에 대하여는 2년 이내에는 이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결정을 할 수 없다(법 제24조 제6항 제1문).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사항에 대한 주민투표의 결과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를 구속하는 힘을 가지게 된다. 입법례에 따라서는 주민투표의 결과가 그 자체로서 지방의회의 의결에 갈음하는 효력을 가지게 하는 경우도 있으나,14)우리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에 대하여 주민투표의 결과에 의해 확정된 내용에 따른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주민투표제는 투표결과를 관철시킬 수 있는 법적 의무 내지 구속력을 보장함으로써 주민투표를 단순한 주민질의(Bürgerbefragung)나 주민청문(Bürgeranhörung) 등 자문적 주민의견수렴절차에 그치지 않고 주민투표를 통한 주민결정권을 인정하는 입장에 서 있다 할 것이다.

반면, 후자 즉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의 경우에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주민투표의 결과에 구속되지 않는데, 이점은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의 경우에 법 제8조 제4항15)이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사항에 대한 주민투표결과의

법적 효력’에 대한 규정인 제24조 중 그 제1항, 제5항 및 제6항의 규정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따라서 현행 주민투표법은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를 투표결과의 법적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는 단순한 자문적인 주민의견수렴절차로 예정하고 있다.

헌법이 요구하는 평등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러므로 비교 대상을 이루는 두 개의 사실관계 사이에 서로 상이한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실관계를 서로 다르게 취급한다면, 입법자는 이로써 평등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비교될 수 있는 두 사실관계가 모든 관점에서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정 요소에 있어서만 동일한 경우에 비교되는 두 사실관계를 법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으로 볼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어떠한 요소가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가가 문제된다. 두 개의 사실관계가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판례집 8-2, 680, 701; 2003. 01. 30. 2001헌가4, 판례집 15-1, 7, 20).

그런데 법 제5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함)은 ‘주민투표인명부작성 기준일 현재 그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에 한해 주민투표권을 인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청구인들과 같이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만을 할 수 있고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재외

국민’16)을 ‘국민인 주민 중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즉, 일반 국민인 주민 내지 내국인 주민)에 비해 차별적으로 취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출입국관리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체류자격변경허가 또는 체류기간연장허가를 통하여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외국인’에게 주민투표권이 인정되는 것과 비교할 경우에도 청구인들을 차별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것인지의 여부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위와 같은 이원적 차별이 두 개의 사실관계 내지 비교집단 사이에 서로 상이한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본질적 차이에 근거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할 것이다.

이하에서 그 점에 대해 검토한다.

(가) 청구인들과 같이 ‘재외국민17)으로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국내거주 재외국민)에는 주민등록법 제6조 제3항18)에 따라 해외이주를 포기한 후가 아니면 주민등록을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청구인들은 ‘해외이주를 포기’하지 않는 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주민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즉 다른 일반 국민인 주민과 청구인들은, 전자는 주민등록을 할 수 있지

만, 후자는 주민등록을 할 수 없고 단지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제도19)에 의해 국내거소신고만을 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주민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국내에 거주지를 두고 있으므로, 소득활동이 있을 경우 납세의 의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또한 남자의 경우 일정한 기간 국내에 거주할 경우 병역의무도 부담하게 되므로20)납세의무나 병역의무에 있어 청구인들을 다른 “국민인 주민”(내국인 주민)과 차별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들과 같이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재외국민은 형식적으로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을 할 수 없을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다른 ‘국민인 주민’과 동일하다. 즉 이들은 당해 자치단체의 구역 내에서 다른 ‘국민인 주민’과 더불어 동질적 환경 속에서 동등한 책임을 부담하고 또 권리를 향유한다. 즉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되고(지방자치법 제12조), 또한 주민은 법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소속지방자치단체의 재산과 공공시설을 이용할 권리와 균등하게 행정의 혜택을 받을 권리를 향유한다(같은 법 제13조 제1항). 한편,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법 제7조 제1항)이며, 그에 따라 실시되는 주민투표의 결과는 주민등록이 가능한 국민인 주민은 물론 이 사건 청구인들과 같이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에게도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원칙이다. 예컨대 서울시주민투표조례 제4조21)에 따라 다수 주민의 이용에 제공하기 위한 주요공공시설의 설치 및 관

리에 관한 주민투표의 경우 등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청구인들과 같은 재외국민에 대하여만 다른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국민인 주민의 경우와는 달리 주민투표권을 부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의 경우(법 제8조 제1항)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지방자치단체의 폐치ㆍ분합 또는 구역변경은 단순히 행정단위나 행정구역의 개편 차원을 넘어 폐치ㆍ분합 또는 구역변경의 대상으로 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들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게 된다는 점은 쉽게 수긍할 수 있고, 나아가 그 주민투표의 결과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에게도 미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인데, 청구인들과 같은 국내거주 재외국민에 대해 이 경우의 주민투표권을 굳이 부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것은 주요시설의 설치와 관련하여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차별취급은 현행법상 주민등록이 허용되는가라는 형식적 기준에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교집단 간에 차별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그 어떤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차별사유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다.

(나) 다른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국내거주 재외국민의 주민투표권 박탈은 법 제5조 제2항에 의해 주민투표권이 인정되는 외국인과의 관계에서 볼 때에도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법 제5조 제2항은 출입국관리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외국인’에게도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있고, 그에 따라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는 광역자치단체이건 기초자치단체이건 불문하고 20세 이상의 자로서 투표인명부 작성기준일 현재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주소를 두고 있고, 영주의 체류자격을 갖춘 외국인에 대해서는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그런데 가령 다수 주민의 이용에 제공되는 주요공공시설의 설치나 관리 또는 주민의 복리ㆍ안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결정사항(위 서울

시주민투표조례 제4조 참조)에 대한 주민투표의 결과(효과)가 국내거주 재외국민과 외국인간에 본질적으로 달리 나타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과의 관련성 내지 이해관계의 밀접성이라는 측면에서 양자간에 본질적 차이를 인정하기 어려운 바,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차별취급 역시 합리적으로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법적으로는 외국인에 해당하지만 재외동포법에 따라 일정한 경우 혜택을 부여받게 되는 외국국적동포와 비교할 경우에 불합리한 차별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재외동포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국적동포의 경우에도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를 할 수 있고(제6조 제1항),22)또한 외국국적동포의 경우에는 재외동포법 제10조 제2항23)에 따라 체류기간연장허가를 받거나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2항24)에 의하여 체류자격변경허가를 받아 계속 거주할 수 있다. 한편 법 제5조 제2항의 문언에 의하면, 외국인으로서 출입국관리 관계법령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자에게 주민투표권을 인정하되, 그와 같이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자격’에 ‘체류

자격변경허가 또는 체류기간연장허가를 통해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경우’도 포함시키고 있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기에 따라서는” 외국국적동포의 경우에도 주민투표권이 인정될 수 있다(물론 현재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투표조례들이 “영주의 체류자격을 갖춘 외국인”에 한해서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기는 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와 같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에게는 주민투표권을 박탈하면서도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에게는 주민투표권을 행사할 여지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 사이에 합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차별을 초래하게 된다는 점도 지적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행정자치부장관은 그 의견서에서 “출입국 관계법령에 의하여 매 2년 단위로 체류기간(거소신고)을 연장하는 재외국민에 대하여는 주민투표권을 배제하면서 계속하여 (5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하여 주민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주장은 다음과 같이 법령에 대한 오해에 입각하고 있다.

첫째, 출입국 관계법령에 의하여 매 2년 단위로 체류기간(거소신고)을 연장하게 되는 것은 재외동포법 제3조, 제5조 제1항, 제10조의 규정들25)에 비

추어 볼 때 재외국민이 아니라 외국국적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즉, 재외동포법 제3조에 따르면 동법은 재외국민, 외국국적동포에 적용되며, 그 중에서 2년 상한의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받고 또 체류기간연장허가를 받고 체류할 수 있는 자는 동법 제5조 제1항 및 제10조에 따를 경우 외국국적동포에 한정되는 것임이 분명하다.26)요컨대,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신고를 한 경우에는 재외동포법상의 체류기간상한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따라서 체류기간연장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

둘째, 행정자치부장관은 ‘계속하여 5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해 주민투표권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법 제5조 제2항이 주민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는 외국인은 반드시 5년 이상의 거주 등을 사유로 대한민국 영주권(F-5)을 취득함으로써 체류기간연장허가 신청의무가 면제되는 영주권자27)에 한정되지 않는다. 즉 법 제5조 제2항의 해석에 의하면, 단기의 체류자격을 부여받고 있다 할지라도 “출입국관리 관계법령에 의하여 대한민국에 계속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외국인”이나 “체류자격변경허가 또는 체류기간연장허가를 통하여 대한민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외국인”인의 경우에도28)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기만 하면 주민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음은 법 제5조 제2항의 문언에 비추어 명백하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행정자치부장관의 주장은 법령에 대한 오해에 입각하고 있는 것이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결정은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주민등록을 할 수 없어 주민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국내거주 재외국민에 대한 차별이 평등원칙에 위반

됨을 확인함으로써 이들에게 주민투표권 행사의 길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재외국민 참정권 사건(2004헌마644등)과 더불어 재외국민의 참정권 신장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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