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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같은 경우 양자의 우선순위 -
(헌재 2009. 9. 24. 2007헌바61ㆍ62(병합), 판례집 21-2상, 480)
김 지 현*1)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 전에 설정된 담보권만 지방세에 우선하는 것으로 규정한 지방세법(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된 것, 이하 ‘지방세법’이라 한다)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가목과 관련한 “전에” 부분(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이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담보권자인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조세법률주의 및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지방세법 제31조(지방세의 우선) ②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것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기일(이하 “법정기일”이라 한다) 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중에서 지방세와 가산금(그 재산에 대하여 부과된 지방세와 가산금을 제외한다)을 징수하는 경우에 그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가. 과세표준과 세액의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지방세에 있어서 신고한 당해 세액에 하여는 그 신고일
청구인은 2001. 8. 21. 청구외 박○○에게 8억원을 대여하면서 같은 날 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그 후 위 부동산 중 일부가 부천시의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으로 수용되면서 그에 대한 보상금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공탁되어 배당절차가 진행되었는바, 위 법원은 위 부동산에 관한 법정기일 2001. 8. 21.자 취득세가 포함된 합계 321,921,980원을 교부청구한 부천시에게 공탁금 전액을 배당하고, 청구인에게는 전혀 배당하지 아니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또한 청구인의 신청으로 위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가 진행되었는바, 위 법원은 위 부동산에 관한 당해세 및 가산금과 법정기일 2001. 8. 21.자 취득세를 교부청구한 부천시 오정구청장에게 1순위로 179,355,190원, 청구인에게 2순위로 134,843,350원을 각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5. 3. 30.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기각판결이 선고되자, 항소를 제기한 후 위 소송 계속중 취득세의 법정기일 전에 설정된 담보권만 지방세에 우선하는 것으로 규정한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전에” 부분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7카기358, 2007카기359)을 하였고, 2007. 6. 5.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07. 7.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지방세의 법정기일과 담보물권의 취득일자가 동일한 경우 그 우선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으로는 ① 시간적 순서를 따져서 결정하는 방법, ② 어느 하나를 우선시키는 방법, ③ 동순위로 하여 채권액 비율로 안분하도록 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방법은 모두 장ㆍ단점을 내포하고 있어 그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 경우 지방세를 우선하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입법정책의 결과, 담보권자가 부득이 수인하여야 할 불이익으로서 담보기능의 일부 제한에 불과할 뿐 담보기능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므로 입법재량을 현저하게 일탈하거나 남용하여 담보물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취득세와 같은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는 지방세법이 정하는 요건이 충족되는 때 납세의무가 성립되는바, 그 과세표준은 과세물건 취득 당시의 가액이고 세율도 법정되어 있어 납세의무 성립일에 세액의 산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담보물권을 취득하려는 자는 취득자 본인을 통하여 취득세의 존부 및 범위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근저당권의 설정기일과 취득세의 법정기일이 같은 경우 지방세 채권을 우선하도록 하였다고 하여 담보물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는 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담보권설정자로부터 그가 지방세를 신고ㆍ납부한 다음 보유하고 있을 신고서(접수증), 납부영수증 또는 납부확인서를 제시받거나, 담보권설정자 본인을 통하거나 그로부터 위임을 받아 지방세 납세증명서, 지방세 세목별 과세(납세)증명서 등을 발급받음으로써 담보권 설정 당시까지 담보권설정자가 신고한 지방세의 존부 및 세액, 납부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또한 담보권 설정 후 같은 날 지방세 신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지방세보다 후순위로 변제받게 될 경우를 대비하
여 담보권 설정 당일에는 조세 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확인서 등을 받아두는 방법으로도 담보가치의 하락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담보권설정자의 ‘담보목적물 취득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의 신고일과 근저당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는 시간적으로 당연히 담보권의 설정이 취득세 신고보다 나중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는 담보권설정자의 협력 없이도 법정되어 있는 취득세의 과세표준과 세율을 적용하여 취득세 세액의 대강을 산출한 다음 이를 고려하여 담보가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담보권자는 조세채무의 존부 및 범위의 대강을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고, 조세채권의 공시기능이 담보권의 공시기능에 비하여 불완전하다는 사정으로 인한 위험은 담보권 설정 약정의 당사자들 사이의 정보 교환과 자율적 판단으로 이를 회피하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확보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이 담보권자의 담보가치 평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해한다거나 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조세와 담보권의 우선권은 각 성립시기의 선후에 따라 결정함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시기를 조세채권이 성립한 후 신고에 의하여 조세채권이 확정될 때로 규정하면서 조세채권이 확정되기 ‘전에’ 설정된 담보물권에 대해서는 조세채권이 우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는 시기를 이론상 허용되는 시기보다 늦추어 담보물권을 더욱 더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납세의무자의 재산에 설정된 담보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신고납세방식을 취하는 지방세 중 담보목적물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세목들은 담보권설정자의 자발적인 협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제3자인 담보권자
가 확인하기 어렵고, 특히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하다고 하여 지방세 신고가 시간적으로 반드시 우선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담보권 설정당시까지의 신고서(접수증) 등을 제시받는 방법만으로는 담보권설정자가 부담하는 지방세의 존부 및 납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의 신고일 ‘전에’ 부분에 신고일 ‘당일’이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신고일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을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에서 배제시킴으로써 담보권 설정이 시간적으로 앞선 경우에 대하여까지 지방세를 전면적으로 우선시키는 것이므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조세의 존재를 예측할 수 없는 시기를 기준으로 조세채권과의 우열을 정하는 것이어서 담보권자인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조세법률주의 및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에 관한 이 사건 조항의 변천과정 및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는 다음과 같다.
제31조(지방세의 우선) ②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것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지방세와 가산금의 납기한으로부터 1년 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 중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을 징수하는 경우에 그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다만, 당해재산에 대하여 부과된 지방세와 가산금에 대하여는 예외로 한다.
▶ 헌재 1991. 11. 25. 91헌가6 결정1)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으로부터 1년”이라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제31조(지방세의 우선) ②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것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지방세의 과세기준일 또는 납세의무성립일(이에 관한 규정이 없는 세목에 있어서는 납기개시일)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 중에서 지방세와 가산금을 징수하는 경우에 그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 헌재 1995. 7. 21. 94헌바18등 결정2)
구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납세의무성립일”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헌재 1996. 12. 26. 96헌가21 결정3)
구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과세기준일”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제31조(지방세의 우선) ②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것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기일(이하 “법정기일”이라 한다) 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 중에서 지방세와 가산금을 징수하는 경우에 그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가. 과세표준과 세액의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지방세(중간예납하는 농지세를 포함한다)에 있어서 신고한 당해 세액에 대하여는 그 신고일
제31조(지방세의 우선) ②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것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기일(이하 “법정기일”이라 한다) 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 중에서 지방세와 가산금(그 재산에 대하여 부과된 지방세와 가산금을 제외한다)을 징수하는 경우에 그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가. 과세표준과 세액의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지방세에 있어서 신고한 당해 세액에 대하여는 그 신고일
조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을 위한 재정수입의 주된 원천으로서 고도의 공공성·공익성을 가지며, 법률에 정해진 과세요건을 충족하면 조세채권이 필연적으로 성립하나 구체적인 대가 없이 이를 징수하는 것이므로 그 징수의 확보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국세에 관하여는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본문에서, 그리고 지방세에 관하여는 지방세법 제31조 제1항이 각각 채권평등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국세 또는 지방세 우선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법상 거래에 있어서 저당권 등의 담보권은 그 피담보채권의 우선변제를 확보하기 위하여 등기나 등록 등 공시방법을 취하여 설정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저당권 등의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도 아무런 제한 없이 조세채권이 우선한다면 담보권자는 그가 예측할 수 없었던 조세채권의 체납 때문에 채권확보의 만족을 얻을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며 나아가 사법상 거래질서에 커다란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헌재 1995. 7. 21. 94헌바18등, 판례집 7-2, 65, 72-73; 헌재 1996. 12. 26. 96헌가21, 판례집 8-2, 715, 720).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담보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에서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지방세를 징수하는 경우 ‘신고일 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에 대하여는 지방세를 우선징수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조세징수의 확보와 사법질서의 존중이라는 두 가지 공익 목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1) 미국
(가) 조세채권의 우선권 - 인정
미국의 조세우선권은 조세선취특권(tax lien)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납자가 그 재산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도 조세는 그 재산에 부착되어 양수인에게 이전되는 물적 추급력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조세우선권과 차이가 있다.
(나) 인정요건
1) 연방세 lien
○ 일반 사채권에 대하여는 공적인 기록이나 공시 등 특별한 요건 없이도 항상 우선한다.
○ 납세자의 재산상에 사법상 담보물권 등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양도저당권자, 질권자 등에 대하여는 특정 요건을 갖추어야만 조세가 우선한다.
즉, ① 세무서장이 lien 설정의 통지서를 당해 재산이 소재하는 주의 일정한 사무소(주법이 정하는 사무소 또는 연방지방법원 서기관의 사무소) 등에 제출하고(통지) ② 이에 따라 조세 선취특권의 등록절차가 이행된 경우(부동산이 위치하는 주의 법률이 정하는 지역의 세무서에 등록)에 한하여 그 후에 성립한 양도저당권자 등에 대하여 우선한다(내국세법 제6323조).
다만 담보권이 조세 선취특권에 우선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등록(recording)된 것이어야 한다[미국에서는 소유자, 저당권자 등이 자신의 권리를 등록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증서기록부(deed record book)에 소유권 또는 저당권 설정의 표시가 누락될 수 있음].
2) 지방세
연방세와 달리 각 주에서 정한 법에 따라 내용이 다양하다.
다만 대다수 주의 입법형태에 의하면 지방세 lien은 그 재산상에 설정되어 있는 양도저당권ㆍ질권 등 기타 사법상 권리에 대하여 우선적 효력이 인정
되고 담보권의 설정이 과세 전후에 행해졌는지 여부는 불문한다(특히 부동산세는 최우선순위에 두어 어떠한 담보물권에 대하여도 무조건 우선함). 또한 연방 lien과 같이 lien의 설정을 공시하는 제도가 확립되지 않다.
(다) 담보권과의 우선순위(연방세 lien의 경우)
‘연방세 lien의 설정 통지 및 등록 시기’와 ‘담보권 설정 시기’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한다(공시선착의 순서).
(라) 소결
lien의 등록과 담보권 설정이 같은 날 이루어진 경우의 우선순위에 관한 주석이나 판례는 찾지 못하였으나, 미국에서는 각 등록부[저당권 등의 등록은 등록소(registry)에서, 조세부담기록의 등록은 세무서에서 이루어지므로 각각 다른 등록부에 공시됨]에 시간과 분까지 기재가 되므로 같은 날 등록된다고 하더라도 양자의 시간적 선후관계는 명백히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같이 같은 날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양자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불분명하여 우선순위 결정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발생할 여지가 적어 보인다.
(2) 일본
우리 국세기본법 및 지방세법은 조세우선권에 관하여 일본의 국세징수법 및 지방세법 조항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취하고 있는바(일본 국세징수법 제15조 내지 제16조, 일본 지방세법 제14조의9 내지 제14조의10), 일본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우리나라보다 담보권자의 보호범위가 넓게 인정되고 있다.
(가) 조세의 법정납기한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의 보호
그 근거로는 법정납기한 등의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에 대하여도 신고서가 이미 제출되거나 납세고지서가 발급되어져 있을 때는 시각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량으로 발생하는 조세와의 관계를 처리함에
있어서는 일(日)을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 법정납기한 등의 당일에 담보권자가 조세채권의 징수를 해함을 알고 담보권을 설정한 경우에는 사해행위취소권(일본 국세통칙법 제42조)으로 해결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나) ‘법정납기한’과 ‘법정기일’
신고납세방식에 관한 국세 및 지방세에 관하여,
(다) 소결
기준일과 같은 날 담보권이 설정되어 시간적 선후관계가 불분명한 경우 우리나라는 조세채권이, 일본은 담보권이 우선한다. 또한 조세채권에 우선하여 보호받을 수 있는 담보권의 설정기간이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짧다.
(3) 독일
(가) 조세우선권의 인정 여부 - 예외적 인정
조세우선권이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부동산’의 강제집행시 ‘일부 조세채권에 대하여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동산의 경우 조세채권과 사법상의 채권은 동순위이고 단지 압류의 시기에 의해 선후가 결정된다(압류선착주의).
(나) 부동산 강제경매시 변제순위
부동산의 경우 강제경매시 경매대금에서의 변제순위가 법정되어 있고 같은 순위에서는 압류순서에 따라 우선순위가 결정된다(강제경매와 강제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위 일반법(강제경매와 강제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조세채권 중 ‘토지에 대한 공과금채권’에 대하여만 조세우선권이 부여되고 있고, 법정된 순서에 따르면 ‘토지에 대한 공과금채권 중 지난 4년간 발생한 금액’은 담보권보다 우선하고, ‘4년 전에 발생한 공과금채권’은 담보권보다 후순위이다(우선징수의 범위를 일정기간의 체납조세에 한정함).
(다) 소결
토지에 대한 공과금채권의 경우 그 발생시점에 따라 일정기한 내에 발생한 공과금채권에 대하여는 담보권의 설정 여부 및 그 시기와 관계없이 우선권이 인정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조세채권과 담보권의 시간적 선후관계를 비교하여 우선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다만, 이는 ‘토지에 대한 공과금채권’에 한정된 논의이므로 특별법상 인정되는 다른 조세채권에 대하여까지 일반화시킬 수는 없을 것임).
(4) 프랑스
(가) 조세우선권의 인정 여부 - 인정
조세에는 선취특권이 부여되고 이 선취특권은 저당권, 기타 일반채권에 우선하지만 그 효력은 세목에 따라 다르다.
○ 직접세에 대한 선취특권은 구체적인 조세채무가 확정된 날로부터 기산하여 2년간 납세자의 모든 동산 및 유가증권에 관하여 다른 선취특권에 우선하며(조세기본법 제1920조), 위 기간을 도과하면 일반 사채권과 동일한 효과를 같게 된다.
○ 간접세의 선취특권 역시 납세자의 모든 동산 및 유가증권에 관하여 인정되나, 직접세 선취특권의 다음 순위이며, 직접세와 달리 2년간이라는 우선권 행사의 기간적 제한은 없다.
(나) 담보권자와의 우선순위
조세의 선취특권은 ‘동산 및 유가증권’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부동산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부동산에 설정된 담보권에 대하여는 항상 열후하다.
(다) 소결
조세의 선취특권이 납세자 소유의 ‘동산 및 유가증권’에 대하여만 인정되므로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시에는 조세 선취특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납세자 소유의 부동산에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조세채권은 항상 담보권보다 후순위가 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양자의 시간적 선후관계에 따른 우선순위 결정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이 사건 조항에 대한 직접적인 선례는 없으나, 이 사건 조항과 동일한 내용 및 형식을 취하고 있는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5)에 대하여는 아래 (가)~(다)와 같은 합헌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다만 위 결정에서도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조세의 법정기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 어느 것이 우선하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된 바 없다.
(1) 헌재 1995. 7. 21. 93헌바46, 판례집 7-2, 48, 61-62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법인세나 부가가치세 등 이른바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에서는 사업년도인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때 또는 그 밖에 각 해당세법이 정하는 과세요건이 충족되는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납세
의무자가 과세표준과 세액을 법정신고기한 내에 신고함으로써 확정되며, 다만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기타 법정사유로 정부가 이를 결정하는 경우에는 그 결정하는 때에 납세의무가 확정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납세의무자가 법정된 신고기한 내에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한 경우에는 그 신고일에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므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도 그 존부 및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국세에서 납세의무자가 이를 신고한 경우 그 조세채권과 저당권 등 담보권과의 우선순위를 신고일을 기준으로 하도록 정한 위 법률조항은,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을 해한다거나 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고, 달리 그 기준시기의 설정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헌재 2001. 7. 19. 2000헌바68, 공보 59, 746, 750
“위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위 93헌바46결정과 93헌마83결정6))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동일하다. 다만 그 결정들은 모두 담보권자가 이 사건 조항상의 법정기일 이후에는 국세체납 여부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판시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담보권자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 각 법정기일 후 부동산의 압류 등 세무서장의 공시가 있기 전에는 담보권자가 국세체납여부를 알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고, 납세증명서를 발부 받는다 하더라도 국세부과상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과세관청에 담보물권설정자의 체납사실을 확인하려고 해도 개인정보 보호라는 차원에서 그 사실을 증명하여 주지 않는다면 이를 알 수 있는 길은 별로 없다. 이처럼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이 실제에 있어서는 충분히 보장되지 아니할 염려가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 담보권자가 체납여부를 세무서에 문의할
때 반드시 부정적인 답변을 듣는다고 만은 할 수 없고, 과세관청이 압류등기 등 공시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 등을 감안하면, 위 합헌결정의 이유는 여전히 타당하며, 이를 변경할만한 새로운 사정변경도 없다.
다만 담보권자가 담보권설정자의 국세체납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그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부연하는 바이다.”
(3) 헌재 2007. 5. 31. 2005헌바60, 공보 128, 570, 574
법정의견은 위 93헌바46결정 및 2000헌바68결정과 같은 취지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다만 재판관 조대현은 보충의견으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칠 수 있는 범위도 납세의무자가 납세의무가 성립된 이후에 가지고 있는 모든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전에 담보권이 설정되었다면, 그 담보권에 의하여 담보가치가 장악된 상태로 납세의무의 책임재산으로 되므로 그 한도에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치게 할 수 있다. 결국 국세와 담보권의 우선권은 각 성립시기의 선후에 따라 결정함이 합리적이다.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그 공공성ㆍ공익성 때문이므로, 조세채권의 내용이 공시되거나 제3자가 알 수 있는지의 여부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요건으로 삼을 필요가 없고, 조세채권의 우선권의 존부나 범위를 과세관청의 재량에 맡길 사항도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시기를 조세채권이 성립한 때가 아니라 신고나 부과처분에 의하여 조세채권이 확정될 때로 규정하고 있다.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조세채권의 내용과 집행력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이후에 인정함으로써 조세채권이 확정되기 전에 성립한 담보물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입법권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납세의무자의 재산에 설정된 담보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① 대법원은 이 사건 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구 지방세법 조항(1994. 12. 22. 법률 제4794호로 개정되고, 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합헌임을 전제로 판시한 바 있고, ② 하급심 법원에서 ‘지방세의 법정기일과 담보물권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 어느 것이 우선하는지’에 대하여 판단한 바 있다.
(1)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54298 판결
“취득세 및 취득세를 본세로 하는 농어촌특별세는 신고납세방식의 조세로서 이러한 유형의 조세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조세채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과세관청은 납세의무자로부터 신고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부과처분에 의하여 이를 확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 납부행위는 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구체적 조세채무의 이행으로 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다3807 판결 참조), 근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에서 취득세 및 이에 대한 농어촌특별세를 징수하는 경우 그 세금과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의 우선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설사 납세의무자가 위 세금에 관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과세관청에 신고하기만 하고 이와 동시에 세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가)목에 의하여 각 세금의 신고일과 근저당권설정등기일을 비교하여 그 일자의 선후를 기준으로 우선순위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서울지법 2000. 12. 6. 선고 2000나47230 판결(확정)
서울지방법원은 지방세채권의 법정기일과 근저당권의 설정일이 같은 경우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과 지방세채권을 평등하게 취급하여 안분배당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한다면 지방세의 법정기일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기는 하였으나 시간적으로 지방세의 신고가 앞선 경우에 대하여까지 지방세채권과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평등
하게 취급하여 안분배당을 할 근거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나아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위 법문을 지방세의 법정기일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에는 그 시간적 순서를 가려서 우선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그 입증이 용이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법률관계의 형성에 우연한 사정이 개입할 여지가 커져 그만큼 법률관계의 안정성을 저해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취득세와 같은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는 지방세법이 정하는 과세요건이 충족되는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납세의무자가 법정된 신고기한 내에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한 경우에는 그 신고일에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므로 원고와 같이 근저당권을 취득하려는 자도 그 존부 및 범위를 확인하고 이에 기초하여 담보가치를 평가한 후 근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근저당권을 취득하려는 자는 당해 부동산에 대하여 취득세의 신고가 아직까지 되지 아니한 경우 근저당권설정자로 하여금 취득세를 신고 납부하게 한 후에 근저당권을 취득하든지 또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는 당일에 혹 취득세의 신고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고려하여 안전하게 이미 취득세의 신고는 있었으나 취득세가 납부되지 아니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그 취득세 상당만큼 담보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근저당권을 취득하면 될 것이다.)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취득세의 법정기일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에는 지방세우선원칙에 의하여 취득세채권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보다 우선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판시하였다.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및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의 해석과 관련하여 저당권 등의 설정일(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에 의한 우선변제권 발생일자)과 조세의 법정기일이 같은 경우의 우선순위에 관하여 견해가 대립하는바, ① 조세채권이 우선한다는 견해7), ② 저당권 등의 피담보채권이 우선한다는 견해8), ③ 동순위에 서는 것으로 보아 안분배당하여야
한다는 견해9)가 있다.
(1) 1설(합헌론)
법문에서 법정기일 ‘전에’ 설정된 담보권을 조세우선권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문리해석상 ‘법정기일과 같은 날 또는 그 후’에 설정된 담보권은 원칙으로 돌아가 조세채권이 우선한다고 보는 견해가 다수이다. 최근 서울지방법원에서도 “지방세법 제31조 제1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은 다른 공과금과 기타의 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한다고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지방세채권이 사적인 법률관계에서 발생한 다른 채권보다 우선함을 밝히면서 다만, 같은 조 제2항 각 목에 해당하는 법정기일 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에 관하여는 그 피담보채권이 지방세채권에 우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법문의 체계 및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지방세의 법정기일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가 지방세우선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서울지법 2000. 12. 6. 선고 2000나47230 판결).”고 판시한 바 있어 실무례도 다수의 견해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10)
(2) 2설(위헌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중인 법률조항들을 보면 ‘이전’과 ‘전’, ‘이후‘와 ‘후’의 개념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위 개념의 해석에 관하여, 국회 및 법제처는 「‘이전’과 ‘이후’는 기준시점을 포함하고, ‘전’과 ‘후’는 기준시점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4월 1일 이후’라고 하면 그 기산일 4월 1일을 포함하고, ‘4월 1일 후’라 하면 그 기산일 4월 2일부터 그 뒤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11)
이에 반하여 국립국어원에서는 국어 문법상 ‘이전’과 ‘전’ 모두 기준이 되는 그 날은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쓰이고 있고 그것과 반대되는 개념인 ‘이후’와 ‘후’ 역시 동일하며, 나아가 국어에서 ‘이전’이나 ‘이후’라는 표현은 가능한 한 쓰지 않는 방향으로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12)
이와 같이 각 기관에서의 해석방법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비록 국회 및 법제처에서 ‘이전’과 ‘전’, ‘이후’와 ‘후’의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수많은 조항에서 쓰이고 있는 위 개념들이 위 원칙에 따라 획일적ㆍ일률적으로 해석된다고 보기 어렵고, 각 조항 별로 입법자의 의도 및 조항의 취지에 맞게 구체적ㆍ개별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13)
특히 이 사건 조항은 신고일 ‘전’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신고일 ‘전일’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아 위 ‘신고일 전’이라는 의미가 ‘신고일이 시작되기 전’까지인지 또는 ‘신고일이 종료되기 전’까지인지 불분명하므로, 위 조항을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사법질서의 존중과 조세징수의 확보라는 두 공익목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하는 이 사건 조항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지를 고려하여 그 해석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세채무는 법률에서 정한 과세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되고, 당해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각 세목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납세의무자가 신고하거나 또는 정부가 이를 결정함으로써 구체적으로 확정되며, 이를 기초로 하여 조세채무의 이행으로서 납부 또는 징수를 하게 된다. 이와 같이 조세채권은 통상 그 성립으로부터 이행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
므로 그 중 어느 시기를 기준으로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과의 우열을 가릴 것인지가 문제로 된다. 저당권 등은 등기나 등록을 하여야 비로소 성립하여 효력을 발생하므로 그 효력발생시기가 명확하나 조세채권에 관하여는 그와 같은 특별한 공시방법이 없으므로, 만약 그러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가 조세의 부담 여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시기나 또는 과세관청이 임의로 정하는 시기를 기준으로 그 조세채권이 담보권에 우선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담보권자에 대하여 불측의 손해를 가함으로써 담보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합리적 기준 없이 담보권자를 차별하게 되어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그러므로 조세채권과 담보권 사이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은 조세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공익목적과 담보권의 보호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법률로 명확하게 정하여야 할 것인바, 그 기준시기는 담보권자가 조세채권의 존부 및 범위를 확인할 수 있고, 과세관청 등에 의하여 임의로 변경될 수 없는 시기이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그 구체적인 기준시기는 입법자가 위에서 밝힌 기준시기에 대한 원칙을 지키는 한 그의 합리적인 판단에 의하여 정할 입법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판례집 7-2, 48, 60-61; 헌재 2007. 5. 31. 2005헌바60, 판례집 19-1, 590, 597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과 같은 날 설정된 담보권이 있는 경우 어느 것을 우선시킬 것인지’에 관한 문제 역시 조세채권과 담보권 간의 우열을 가리는 문제로서 입법자가 위에서 밝힌 기준시기에 대한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한 그의 합리적 판단에 의하여 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이다.
(1) 합헌론(다수의견)
(가) 우리 재판소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에서 납세의무자가 이를 신고한 경우 그 조세채권과 담보권과의 우선순위를 ‘신고일’을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한 것은 조세의 우선권과 담보권자의 우선변제청
구권을 조화롭게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해한다거나 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이는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에서는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때 또는 그 밖에 각 해당세법이 정하는 과세요건이 충족되는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납세의무자가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기한 내에 신고함으로써 확정되며, 다만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기타 법정사유로 과세관청이 이를 결정하는 경우에는 그 결정하는 때에 납세의무가 확정되도록 되어 있으므로, 납세의무자가 법정된 신고기한 내에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한 경우에는 그 신고일에 구체적인 납세의무가 확정되며, 이 경우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도 그 조세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가지게 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판례집 7-2, 48, 61-62; 헌재 2007. 5. 31. 2005헌바60, 판례집 19-1, 590, 597-598 참조).”는 점을 주된 근거로 한 것인바, 이러한 판단은 납세의무의 성립 및 확정과정이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와 전적으로 동일한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와 담보권 사이의 우열 기준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 다만,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 ‘전에’ 설정한 담보권만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로 인정함으로써 신고일과 ‘같은 날’ 설정된 담보권은 지방세보다 후순위로 변제받도록 하고 있는바,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현저히 일탈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선례에서 판단한 바 없었다.
1) 비록 담보권설정자의 협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가 있기는 하나14),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
여 담보권설정자로부터 그가 지방세를 신고ㆍ납부한 다음 보유하고 있을 신고서(접수증), 납부영수증 또는 납부확인서를 제시받거나, 담보권설정자 본인을 통하거나 그로부터 위임을 받아 지방세 납세증명서, 지방세 세목별 과세(납세)증명서 등을 발급받음으로써 담보권 설정 당시까지 담보권설정자가 신고한 지방세의 존부 및 세액, 납부 여부 등을 알 수 있다[2007. 7.부터는 행정안전부 지방세포털서비스(www.wetax.go.kr)가 시행됨에 따라 납세자가 전자신고ㆍ납부한 지방세의 경우 납세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필요 없이 납세자의 협조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터넷을 통해 지방세 납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담보권 설정 후 같은 날 지방세 신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지방세보다 후순위로 변제받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담보권 설정 당일에는 조세 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확인서 등을 받아두는 방법으로도 담보가치의 하락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담보권설정자의 ‘담보목적물 취득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의 신고일과 근저당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는, 부동산을 취득하게 된 납세의무자가 과세관청에 ‘취득세와 등록세를 동시에 신고하고’ 취득세와 등록세 납부서를 발부받아야 함에도15)취득자금이 부족하여 취득세는 납부하지 않고 등록세만 납부한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바로 그날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면서 담보권을 설정하는 경우이므로, 시간적으로는 당연히 담보권의 설정이 취득세 신고보다 나중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담보권설정자의 협력 없이도 법정되어 있는 취득세의 과세표준(취득 당시의 가액)과 세율을 적용하여(지방세법 제111조, 제112조 참조)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 세액의 대강을
산출한 다음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 담보가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만약 당해 부동산에 대하여 취득세가 납부되기 전이라면 담보권설정자로 하여금 취득세를 납부하게 한 후에 담보권을 취득하든지, 또는 그 취득세 상당만큼 담보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담보권을 취득할 수도 있다).
요컨대, 조세채무는 법률에 의하여 성립하고 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확정되므로 그로써도 이미 조세채무의 존부 및 범위의 대강을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조세채권의 공시기능이 담보권의 공시기능에 비하여 불완전하다는 사정으로 인한 위험은 담보권 설정 약정의 당사자들 사이의 정보 교환과 자율적 판단으로 이를 회피하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확보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지방세의 신고일보다 담보권 설정일이 앞서지 않는 이상 비록 양 일자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지방세 채권이 담보권에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담보권자의 담보가치 평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해한다거나 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2) 한편, 조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을 위한 재정수입의 주된 원천으로서 고도의 공공성ㆍ공익성을 가지며, 법률에 정해진 과세요건을 충족하면 조세채권이 필연적으로 성립하나 구체적인 대가 없이 이를 징수하는 것이므로 그 징수의 확보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헌법 제38조에 따라 납세의무의 형성과 조세의 징수에 관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자로서는 이 사건의 경우처럼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 조세의 공공성ㆍ공익성을 중시하여 지방세를 우선징수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며, 반드시 조세채권과 담보권을 동등하게 취급하여 안분배당하는 규율만이 헌법에 부합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만일 위와 같은 경우까지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로 인정하게 되면 납세의무자가 지방세 신고일과 같은 날 무리하게 담보권을 설정함으로써 조세면탈수단으로 악용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또한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 시간적 순서를
가려서 우열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그 선후관계에 대한 입증이 용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법률관계의 형성에 과세관청의 자의나 우연한 사정이 개입될 여지가 커지므로 법률관계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다)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담보권 설정이 지방세 신고보다 먼저 이루어진 것이 일자상 명백한 경우’에만 지방세 우선징수원칙의 예외를 인정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판단은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한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합헌론(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칠 수 있는 범위는 납세의무자가 납세의무가 성립된 이후에 가지고 있는 모든 책임재산이며,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전에 담보권이 설정되었다면 그 담보권에 의하여 담보가치가 장악된 상태로 납세의무의 책임재산으로 되므로 그 한도에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치게 할 수 있다. 결국 조세와 담보권의 우선권은 각 성립시기의 선후에 따라 결정함이 합리적이다.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그 공공성ㆍ공익성 때문이므로, 조세채권의 내용이 공시되거나 제3자가 알 수 있는지의 여부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요건으로 삼을 필요가 없고, 조세채권의 우선권의 존부나 범위를 과세관청의 재량에 맡길 사항도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시기를 조세채권이 성립한 후 신고에 의하여 조세채권이 확정될 때로 규정하면서 조세채권이 확정되기 ‘전에’ 설정된 담보물권에 대해서는 조세채권이 우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는 시기를 이론상 허용되는 시기보다 늦추어 담보물권을 더욱 더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담보물권 설정일과 조세채권 확정일이 동일한 경우에 조세채권을 우선시킨다고 하더라도, 조세채권이 성립된 후에 우선권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조세입법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는 시기를 이론상 허용되는 시기보다 늦추어 담보권을 더 보호하는 것이므로 납세의무자의 재산에 설정된 담보권자의 권리를 침해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3) 위헌론(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가)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호 미흡
1) 신고납세방식을 취하는 지방세 중에는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 외에도 담보권설정자의 기타 재산에 대한 취득세, 개인별 소득의 정도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소득할 주민세 등 담보목적물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다양한 형태의 세목이 존재한다. 또한 이러한 세목들은 담보권설정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제3자인 담보권자가 확인하기 어렵고, 특히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하다고 하여 지방세 신고가 시간적으로 반드시 우선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담보권 설정당시까지의 신고서(접수증), 납부확인서 등의 서류를 제시받는 방법만으로는 담보권설정자가 부담하는 지방세의 존부 및 납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지방세 납세증명서나 지방세 세목별 과세(납세)증명서 역시 개인신용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납세의무자 본인이나 납세의무자로부터 위임받은 자에 대하여만 발급되므로 담보권설정자가 협조하지 않는 한 증명서 발급에 어려움이 있고, 납세증명서를 통하여서는 단지 체납 사실의 존부만 알 수 있을 뿐 체납세액이 얼마인지, 비록 납부기한이 도과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신고된 세목은 없는지 등은 나타나지 않는다.16)
이와 같이 담보목적물과 관련이 없는 지방세나 납부기한이 경과되기 전의 지방세(체납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지방세)의 경우 그 신고일을 기준으로 담보권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담보권자의 재산권 및 예측가능성 보장의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는바, 우리 재판소도 ‘신고일’을 기준으로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와 담보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는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의 위헌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그 동안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들은 모두 담보권자가 이 사건 조항상의 법정기일 이후에는 국세체납 여부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판시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담보권자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 각 법정기일 후 부동산의 압류 등 세무서장의 공시가 있기 전에는 담보권자가 국세체납여부를 알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고, 납세증명서를 발부 받는다 하더라도 국세부과상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과세관청에 담보물권설정자의 체납사실을 확인하려고 해도 개인정보 보호라는 차원에서 그 사실을 증명하여 주지 않는다면 이를 알 수 있는 길은 별로 없다. 이처럼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이 실제에 있어서는 충분히 보장되지 아니할 염려가 있다. … 담보권자가 담보권설정자의 국세체납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그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부연하는 바이다(헌재 2001. 7. 19. 2000헌바68, 공보 59, 746, 749-750 참조).’라고 판시함으로써 비록 해당 조항을 위헌무효라고 볼 정도는 아니나 현실적으로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장에 문제가 있으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함을 촉구한 바 있다.17)
2) 일본의 입법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 일본의 납세증명서에는 조세의 체납 여부뿐 아니라 ‘신고ㆍ부과된 조세의 존부 및 세액’ 등 조세전반에 대한 사항이 나타나고18), 납세자의 조세 신고가 있을 경우 납세증명서를 통하여 신고세액 및 납부 여부의 확인이 가능하므로19)우리나라보다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장을 위
한 제도적 장치가 잘 구비되어 있다(우리나라의 납세증명서에는 조세의 체납 여부만 나타나고 실무상 ‘납부기한 경과 후에도 조세의 부과결정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체납사실의 존부가 납세증명서에 기재된다고 하므로20),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는 납부기한이 훨씬 경과한 후에야 담보권설정자의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나) 신고일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 보호의 필요성
1) 이 사건 조항은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호 및 사법질서의 존중’을 위하여 조세징수권 확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규정이므로 최대한 담보권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동조항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미 살핀 바와 같이 일본 지방세법도 법정납기한 등 “이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의해 담보된 채권은 지방세에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일본 지방세법 제14조의9, 제14조의10) 법정납기한 등 기준일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이 있는 경우 담보권이 조세채권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신고일 ‘전에’ 부분을 신고일 ‘당일’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게 되면 ‘지방세 신고와 담보권 설정이 같은 날 이루어졌으나 담보권 설정이 시간적으로 앞선 경우’에 대하여까지 지방세가 우선하게 되는바,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조세의 존재를 예측할 수 없는 시기를 기준으로 조세채권과의 우열을 정하는 것이어서 조세법률주의에 반하고, 담보권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하여 담보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합리적 기준 없이 담보권자를 차별하게 되어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종래 우리 재판소는 조세채권과 담보권 사이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도록 한 ‘기준일(법정기일)’ 자체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는 몇 차례 판단한 바 있으나, ‘기준일과 같은 날’ 담보권 설정이 이루어진 경우 양자의 우열 여부에 대하여는 판단한 바 없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 결정은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법정기일(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같은 경우 양자의 우선순위에 대하여 판단한 최초의 결정이라는 데 그 의의가 크다.
조세채권과 담보권의 우열 여부는 결국 담보권자가 조세채권의 성립을 예상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것인데, 소수의견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현행제도 하에서는 담보권설정자의 협조 없이 담보권자 스스로의 힘만으로 조세내역을 예측하여 담보가치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불완전한 조세채권의 공시기능으로 인한 위험은 담보권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담보권설정자의 협조 및 당사자들 사이의 정보 교환으로 이를 회피하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고,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는 법정되어 있는 과세표준 및 세율을 적용하여 담보권설정자가 부담하는 조세채무의 대강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이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침해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특히 이 사건은 ‘담보목적물 취득시 발생한 취득세’가 문제된 사건인바, 위 취득세는 그 존재 및 세액의 대강을 담보권자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세목이라는 점이 이 사건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