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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0. 4. 29. 선고 2008헌마438 결정문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 위헌확인]
[결정문]
사건

2008헌마438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 위헌확인

청구인

김○연

국선대리인 변호사 조영선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와 심판대상

가. 사건개요

청구인은 학업상의 이유로 주민등록지가 아닌 곳에서 생활해 온 사람으로서, 2007. 12. 19. 실시된 제17대 대통령선거 당시에는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에 따라 선거일 6일 전에 부재자투표소에서 부재자투표를 마쳤으나, 그 후 2008. 4. 9. 실시된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사전투표로 인한 불이익을 피하고자 부재자신고를 하지 않고 선거일에 주민등록지의 투표소로 가서 일반투표를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부재자투표소 투표 방식에 의한 부재자투표(이하 ‘부재자투표소 투표’라 한다)의 투표기간을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으로 정한 공직선거법

148조 제1항 중 “선거일 전 6일부터” 부분이 헌법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08. 6. 5.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대상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사전에 실시함으로써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은 그 투표기간이 선거일 전에 시작됨으로써가 아니라 그 전에 종료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48조 제1항 중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로 확정함이 상당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48조(부재자투표소의 설치) ①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이하 “부재자투표기간”이라 한다) 부재자신고인명부에 올라 있는 선거인이 투표할 투표소(이하 “부재자투표소”라 한다)를 당해 사무소 소재지에 설치․운영하되, 2 이상의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가 같은 건물 또는 시설 안에 있는 때에는 부재자투표소를 공동으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미 종료된 제17대 대통령선거나 제18대 국회의원선거 당시의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 앞으로 실시될 각종 선거에서 또다시 발생할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이므로,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과 청구기간은 문제되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사건은 헌법적인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2) 부재자투표는 헌법에서 유래하는 유권자의 권리로서, 입법자의 시혜적인 조치의 결과가 아닌데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과 같이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반투표자보다 5~6일 먼저 투표를 하도록 하고 있어, 만일 선거일에 맞춰 투표하려고 한다면 주민등록지로 직접 가 투표를 하는 수밖에 없고, 부재자투표 이후 후보자가 사퇴할 경우 그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될 뿐만 아니라, 부재자투표일 이후 선거일까지 사이에 후보자에 관해 새로운 정보가 나오더라도 이를 투표에 반영할 수 없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선거일의 투표마감과 개표개시의 시점을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행정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해 선거권을 제한하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부재자투표지가 개표소에 도착할 때까지 개표를 유보하거나 인터넷이나 전자투표를 통해 투표하는 것과 같은 대안적인 방법이 얼마든지 존재하며, 특히 대통령선거의 경우에는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동일한 후보자를 상대로 투표를 하므로 부재자투표를 선거일 전에 실시하여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4)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선거일 전에 미리 실시하도록 함으로써 후보자에 대한 정보의 수집 등에 있어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해 청구인의 평등권과 참정권을 침해하고, 투표시 고려해야 할 정보의 취득을 제한해 언론․출판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하며, 또한 이런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는 거주지를 변경해야 하므로 거주․이전의 자유마저 침해한다.

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의견

(1) 공직선거법은 부재자투표기간 이전에도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고, 특히 선거일 전 6일부터는 선거에 관해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결과를 공표․인용하는 보도를 금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권과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일반투표와 같이 선거일에 실시하고 그 부재자투표지가 관할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된 후 일반투표지와 부재자투표지를 한꺼번에 개표하거나, 일반투표지는 선거일의 투표마감 후 곧바로 개표하고 부재자투표지는 관할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하기를 기다려 개표하도록 한다면, 선거일 이후 부재자투표지 도착시까지 전국 249개의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13,246개의 투표함을 보관․관리하고, 일반투표와 부재자투표를 나누어 2회에 걸쳐 개표를 실시하여야 하는 등 많은 인력․예산 및 행정력이 소요되고, 선거일로부터 약 5일간 당선인을 확정할 수 없게 되어 정치적 불안과 개표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할 우려가 있으므로, 부재자투표를 선거일 전에 미리 실시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

(3) 거주․이전의 자유는 선거인이 임의로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투표권을 행사할 권리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재자투표기간을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청구인이 주장하는 제17대 대통령선거와 제18대 국회의원선거는 이미 종

료되었으므로, 공직선거법상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하고자 하는 청구인에 대해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인정할 수 있을지 문제된다.

유권자가 선거일에 소정의 투표소에 가 일반투표를 할 것인지, 그렇지 않고 부재자투표를 할 것인지는, 당해 유권자가 선거인명부작성기간 중에 부재자신고를 해야 비로소 확정되는 것이므로(법 제38조 제1항 참조), 비록 청구인이 현재 주민등록지가 아닌 곳에서 생활하고 있고 당분간 계속해서 그곳에서 생활할 것이 예정돼 있다 하더라도 장래의 선거에서도 선거인명부작성기간 중에 반드시 부재자신고를 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청구인은 지난 제17대 대통령선거 당시 부재자신고를 해 실제로 부재자투표를 하였고, 지난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부재자투표를 하고자 하였으나 사전투표의 불이익을 피하려고 부득이 선거일에 주민등록지의 투표소에 직접 가 투표하였다는 것이므로,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도 부재자신고를 마치고 부재자투표를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부재자투표 여부가 확정되는 선거인명부 작성기간은, 대통령선거는 선거일 전 28일부터 5일간,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이하 ‘지방선거’라 한다)와 국회의원선거는 선거일 전 19일부터 5일간으로 되어 있어 선거일에 매우 근접해 있으므로, 만약 선거인명부 작성기간 중에 부재자신고를 한 경우에만 부재자투표 절차에 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면, 해당 헌법소원심판청구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하기 이전에 부재자투표 절차가 모두 종료될 것이 확실시되어, 기본권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이 비록 장래의 선거에 관해 아직 부재자투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선거의 특성과 기본권 구제의 실효성 측면을 고려할 때,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갖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과 심사기준

(1)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르면,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이 있는 국내 거주자로서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사람 중 자신의 거소가 아닌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는 사람’, 즉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는 선거일 5일 전까지는 투표를 마쳐야 한다.

이는 투표의 시기에 있어 일반투표자와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으로서, 선거일보다 며칠 먼저 투표해야 하는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로서는 후보자에 관한 정보의 취득 기회나 선택에 필요한 숙려기간이 그만큼 줄어든 상태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재자투표소 투표자의 평등권과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언론․출판의 자유와 알권리 및 거주․이전의 자유마저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재자투표소 투표자의 투표시기를 앞당기고 있을 뿐, 부재자투표소 투표자의 언론․출판의 자유나 알권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율도 하고 있지 않고,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로 하여금 일정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도록 하고 있지 아니함이 명백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2) 심사기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권을 부여 또는 박탈하거나 선거권의 행사에 필요한 요건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지위에 있어 선거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음에도 사실상의 사유로 선거일에 정해진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현실적으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의 심사는, ‘입법자는 어떠한 목적을 위해 어느 정도로 선거권을 제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입법자는 부재자가 현실적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절차를 어느 정도로 마련해야 하는가’에 대한 심사라 할 것이고, 부재자투표에 관한 내용은 사회적․경제적․지리적․기술적 여건에 의해 크게 좌우되므로, 그 절차를 규정함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폭넓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는, 현재의 사회적․경제적․지리적․ 기술적 여건을 고려할 때, 부재자투표기간을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으로 규정한 것이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나 현저히 부당한 것인지 여부를 심사함으로써 결정지어야 할 것이다.

나. 부재자투표의 의의와 절차

부재자투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개인의 사정상 선거일에 원래의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구․시․군의 장은 선거가 실시될 때마다 관할구역에 주민등록 또는 국내거소

신고가 되어 있는 선거권자를 투표구별로 조사해 선거인명부를 작성하는데(법 제37조 제1항, 제2항),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이 있는 국내 거주자로서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사람”이 선거인명부작성기간 중에 구․시․군의 장에게 서면으로 부재자신고를 하면(법 제38조 제1항), 구․시․군의 장은 선거인명부에 이를 표시하고 부재자신고인명부를 따로 작성해 그 등본 1통을 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하고(법 제38조 제4항, 제5항), 이에 따라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부재자신고인명부에 올라 있는 선거인에게 선거일 전 9일까지 부재자투표용지를 발송한다(법 제154조 제1항).

한편 부재자투표는 투표의 장소와 방식에 따라 “거소 투표”와 “부재자투표소 투표”로 나뉘는데, “거소 투표”는 격오지에 근무하는 군인이나 경찰, 신체장애로 거동할 수 없는 자 등과 같이 법률이 정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자신의 거소에서 부재자투표용지에 기표한 후 회송용 봉투에 넣어 등기우편으로 발송하는 방식이고(법 제38조 제3항, 제158조 제4항), “부재자투표소 투표”는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 또는 그로부터 허가를 받은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의 장이 설치․운영하는 “부재자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하면(법 제148조 제1항, 제149조 제1항, 제2항), 부재자투표관리위원 등이 부재자투표기간 중 매일 투표를 마감한 후 부재자투표함을 개함하고 부재자투표자 수를 계산한 후 관할 우체국장에게 인계하여 등기우편으로 발송하는 방식이다(법 제158조 제2항).

부재자투표에 따른 투표지는 선거일 오후 6시(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오후 8시)까지는 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되어야 하는데(법 제155조 제5항),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편으로 송부된 부재자투표지를 우편투표함에

투입․보관하였다가 선거일 오후 6시(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오후 8시) 이후에 개표소로 옮겨 개표하되, 일반투표함의 투표지와 별도로 먼저 개표할 수도 있다(법 제176조 제1항, 제2항).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연혁

이 사건 법률조항은 부재자투표소를 설치․운영하는 기간을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으로 규정함으로써 부재자투표소 투표자에 대한 투표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원래 부재자투표소 투표 절차는 구 대통령선거법(1992. 11. 11. 법률 제4495호로 개정되고, 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에서 처음 도입되었는데, 당시 투표기간은 선거일 전 13일부터 선거일 전 4일까지였다(제95조의2 제1항).

이후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되면서 대통령선거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에도 부재자투표소 투표 절차가 도입되어, 그 투표기간을 지방의회의원선거의 경우에는 선거일 전 6일부터 3일간으로, 나머지 선거의 경우에는 모두 선거일 전 7일부터 3일간으로 규정하였다(제148조 제1항).

그러다가 그 법률이 2002. 3. 7. 법률 제6663호로 개정되면서 모든 선거의 부재자투표기간이 “선거일 전 7일부터 3일간”으로 통일되고, 2004. 3. 12. 법률 제7198호로 다시 개정되면서 그 투표기간이 “선거일 전 6일부터 2일간”으로 변경되었으며, 그 이래 동일한 내용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1)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 제한의 정도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선거일에 투표하는 일반투표자에 비해 적어도 5일 먼저 후보자를 결정하여 투표를 해야 하고, 이로써 일반투표자에 비해 후보자에 관한 정보의 취득이나 선택에 필요한 숙려기간이 그만큼 단축되는 것은 사실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운동기간이 대통령선거의 경우 22일, 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선거의 경우 13일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부재자투표소 투표자가 접할 수 있는 선거운동기간은 길어야 대통령선거에서는 18일, 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선거에서는 9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 같이 부재자투표소 투표자가 후보자에 관한 정보의 취득이나 선택에 필요한 숙려기간이 단축된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 단축의 정도가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를 선거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등 선거권의 행사에 중요한 제한이 되는 정도라고 할 수는 없다.

우선 공직선거법은 예비후보자등록 제도를 두어, 대통령선거의 경우 선거일 전 240일,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선거일 전 120일, 지역구 시․도의회의원 선거 및 자치구․시의 지역구의회의원 및 장 선거의 경우 선거기간개시일 전 90일, 군의 지역구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의 경우는 선거기간개시일 전 60일부터는 예비후보자등록을 할 수 있고(법 제60조의2), 등록된 예비후보자는 기본적인 개인정보에 대한 홍보는 물론 전자우편을 통한 선거운동을 비롯해 일정한 범위의 선거운동도 할 수 있으며(법 제60조의3), 대통령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에는 예비후보자공약집도 발간․배부할 수 있으므로(법 제60조의4),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들은 후보자등록 이전에도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더욱이 후보자들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방법은 물론(법 제61조 내지 제82조의7 참조), 신문과 텔레비전 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후보자들에 관한 정보와 주요 정책들을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히 오늘날 발달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후보자 간의 비교와 선택에 필요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한편 선거일 5일 전까지 투표를 마쳐야 한다면, 선거일에 이르러 후보자 간의 지지율과 당선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다 당선가능성 있는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부재자투표소 투표자의 평등권과 선거권에 대한 제한이 크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공직선거법은 부재자투표소 투표가 시작되는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법 제108조 제1항), 부재자투표소 투표자의 평등권과 선거권에 대한 제한이 결코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청구인은, 부재자투표소 투표에서 선택한 후보자가 그 투표일 이후 선거일 이전에 사퇴할 경우 그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되어 버리므로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는 자신의 의사를 선거에 충실히 반영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후보자의 사퇴 가능성은 비단 부재자투표일 이후부터 선거일까지 사이에만이 아니라 선거일 이후는 물론 당선인으로 확정된 이후에도 얼마든지 존재하는 것이므로(법 제195조 제1항 제4호 참조), 부재자투표일 이후에 후보자가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재자투표소 투표자의 평등권이나 선거권이 중대하게 제

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가)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투표에 대한 개표사무는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가 담당한다(법 제172조 제1항).

선거일에 투표가 끝나면 투표함은 지체없이 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되며(법 제170조 제1항) 투표수의 계산은 투표구별로 구분하고, 후보자별 득표수(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정당별 득표수)는 투표구별로 집계․작성된 개표상황표에 의하여 투표구 단위로 공표되며(법 제178조 제1항, 제2항), 이에 따라 부재자투표소에서의 투표 역시 개표를 위해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로 송부되어야 하는바,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루어진 투표지는 우편을 통해 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로 발송된다(제158조 제2항).

그런데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선거일에 실시한다면, 그 투표지가 우편을 통해 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로 송부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관계로, 제때에 개표를 개시하지 못하고, 일반투표함에 대한 개표를 우선 개시하더라도 개표를 완료할 수 없으므로, 개표와 당선인의 확정은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당선인을 확정하는 것이고, 개표는 이를 위한 직접적인 절차라는 점에서 개표사무는 공정한 선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할 것인데, 투표가 종료되었음에도 상당한 기간 개표를 개시하지 못하거나, 투표가 종료된 직후에 개표를 개시하고도 상당한 기간 동안 개표를 완료하지 못하고 절차만 지연된다면, 이는 인력과 예산 등의 과도한 부담 문제를 넘어 공정한 선거관

리에 대한 중대한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제18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설치된 투표함 개수는 전국적으로 모두 13,246개였데, 투표가 끝난 후 동시에 개표하기 위해 그 많은 일반투표함들을 부재자투표소 투표지가 모두 도착할 때까지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일반투표지들을 먼저 개표하더라도 부재자투표소 투표지가 도착하여 개표될 때까지 이를 보관하고 유지하는 데는 막대한 관리의 부담이 요구될 것이다.

그리고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하고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에서는 개표의 지연 그 자체로 인해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불필요한 시비가 제기될 가능성 또한 크다.

따라서 선거 당일 투표가 종료된 직후 곧바로 부재자투표를 포함한 모든 투표에 대해 개표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그 정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부재자투표소 투표지가 전국의 해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송부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선거일 전에 미리 실시하도록 한 것은 입법자의 합리적인 입법형성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각종 선거에서 전체 선거인 중 부재자신고인이 차지하는 평균적인 비율이 약 2%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나) 선거 당일 투표가 종료된 후 곧바로 모든 투표를 개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선거일 전에 미리 실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어느 정도의 시점까지 앞당겨 실시할 것인가는 지리적 여건과 우편제도의 기술적 여건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이다.

부재자투표소는 도서지역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 설치되므로(제17대 대통령선거

당시 독도와 북한지역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출입사무소 등에도 부재자투표소가 설치․운영되었다), 부재자투표소 투표의 종료시점을 정함에 있어서는 투표지가 전국 각지의 부재자투표소에서 전국 각지의 해당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로 우편에 의해 송부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의 우편제도에 의하면, 우편물이 접수 당일 또는 그 다음날에 도착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우편법 시행규칙 제25조 제1항 제5호 나목, 우편법 시행규칙 제61조 제6항 참조), 통상적인 국내 우편물의 경우에는 접수한 날의 다음날부터 3일 내에 송달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우편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2호), 특히 도서 벽지나 산간 오지 등 교통이 불편해 우편물의 운송이 매우 곤란한 지역에 대해서는 우편물송달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며(우편법 시행규칙 제13조 제1항), 그 밖에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상황으로 송달이 지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의 모든 부재자투표소의 투표지가 우편에 의해 전국의 각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로 송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선거일 5일 전까지 마치도록 규정한 것이 입법자의 합리적인 입법형성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 한편 청구인은,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투표 등의 방식을 통해 부재자투표소 투표자도 선거일에 일반투표자와 함께 투표를 할 수 있고, 대통령선거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후보자에 대해 투표하므로 부재자투표소 투표를 먼저 실시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는 현행 공직선거법상의 선거인명부제도나 투표소의 설치․운영 및 개표 절차 전반에 관해 이를 변경하거나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것

에 지나지 않을 뿐,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에 대한 주장이 될 수는 없다.

(3) 소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0. 4. 29.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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