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헌재 2011. 3. 31. 선고 2008헌마355 공보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위헌확인]
[공보(제174호)]
판시사항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시 주민소환의 청구사유를 명시하지 아니하고 주민소환 청구사유의 진위 여부에 대한 확인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는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 제3호 중 ‘지역선거구자치구의회의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대의민주주의 아래에서 대표자에 대한 선출과 신임은 선거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민소환은 대표자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서 그 속성은 재선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선거와 마찬가지로 그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또한, 주민소환제는 역사적으로도 위법·탈법행위에 대한 규제보다 비민주적·독선적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의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므로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고, 또 업무의 광범위성이나 입법기술적 측면에서 소환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제가 남용될 소지는 있으나, 법에서 그 남용의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시민의식 또한 성장하여 남용의 위험성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청

구사유를 제한하는 경우 그 해당여부를 사법기관에서 심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적정한지 의문이고, 이 경우 절차가 지연됨으로써 조기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위험성이 크다 할 수 있으므로 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는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입법자가 주민소환제 형성에 있어서 반드시 청구사유를 제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도 없으며, 달리 그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사정 또한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에위배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참조조문
참조판례

헌재 1992. 9. 4. 92헌마175 , 판례집 4, 579

헌재 1995. 3. 23. 93헌마12 , 판례집 7-1, 416, 421

헌재 1997. 3. 27. 93헌마251 , 판례집 9-1, 366, 370

헌재 1997. 11. 27. 94헌마60 , 판례집 9-2, 675, 688

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37

헌재 2001. 6. 28. 2000헌마111 , 판례집 13-1, 1418, 1425

헌재 2009. 3. 26. 2007헌마843 , 판례집 21-1상, 651

당사자

청 구 인김○곤

대리인 법무법인 자유

담당변호사 장낙환 외 4인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의회 의원이다.

(2)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주민인 유○규는 구의회 의원인 청구인이 ○○동 8, 9구역 및 같은 동 60번지 일대 재개발사업에서 투기의 목적으로 이권을 챙기려 하였고, 공사 진행과정에서 지역 주민을 상대로 고소, 고발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사유로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청구를 하겠다며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 발급을 신청하였다.

(3)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규가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주민인 사실을 확인한 후 2008. 1. 24. 유○규에게, 서명요청활동기간을 2008. 5. 24.까지로 하여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하고, 같은 날선거관리위원회 게시판에 위 교부사실을 공표하였다.

(4) 게시판에 공표된 게시물의 표목은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사실 공표”, 그 내용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제27조의 규정에 따라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다음과 같이 교부하였음을 공표합니다. 1.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일:2008년 1월 24일 2. 내용:<붙임> 참조 2008년 1월 24일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이라고 되어 있었고, 그 다음 면에는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발급한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 사본이 첨부되어 있었다.

한편, 위 증명서 사본에는 대표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청구대상자, 청구의 취지 및 이유, 서명요청기간이 표시된 다음, “위 사람은「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제27조에서 준용하는「주민투표법」제10조 제2항에 따른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로서 위와 같이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의 서명을 요청할 권한이 있음을 증명합니다. 2008년 1월 24일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5) 청구인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를 명시하지 아니하고 주민소환 청구사유의 진위 여부에 대한 확인을 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청구인의 의정활동을 제약하고 명예를 훼손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08. 4.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당초 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 및 그 진위 여부 판명기관에 관하여 규정하지 아니하여 위헌이라고만 주장하였으나, 청구인 대리인은 2008. 12. 22.자 보정서에서 법 제7조 제1항이 주민소환투표청구인의 자격이나 주민소환사유, 소환사유에 대한 판단기관을 규정하지 아니하여 무분별한 소환이 추진될 수 있

으므로 위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청구인의 주장은 위 법률조항이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요건을 불완전·불충분하게 규정함으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으로서 부진정 입법부작위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으로 볼 것인바, 동대문구의회의원인 청구인과 직접 관련되는 부분은 위 법률조항 중 ‘지역선거구자치구의회의원 부분’이므로, 심판의 대상을 위 부분에 한정하기로 한다.

결국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 제3호 중 ‘지역선거구자치구의회의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 기재와 같다.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제7조(주민소환투표의 청구) ① 전년도 12월 31일 현재 주민등록표 및 외국인등록표에 등록된 제3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하는 자(이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라 한다)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의원(비례대표선거구시·도의회의원 및 비례대표선거구자치구·시·군의회의원은 제외하며, 이하 “선출직 지방공직자”라 한다)에 대하여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주민의 서명으로 그 소환사유를 서면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관할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3. 지역선거구시·도의회의원(이하 “지역구시·도의원”이라 한다) 및지역선거구자치구·시·군의회의원(이하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이라 한다):당해 지방의회의원의 선거구 안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

2. 청구인의 주장과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청구인은 위 재개발사업 및 주택조합의 투기와 이권에 관여한 바 없고, 주민을 고소·고발한 것은 일부 주민이 물리적인 힘으로 공사 진행을 방해하므로 이를 막기 위하여 취한 조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규가 허위사실에 근거하여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겠다며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 발급을 신청하고,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발급하여 준 후 그 발급사실을 위 선거관리위원회 게시판에 공표함으로써 청구인은 명예를 훼손당하고 의정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되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민소환투표 청구인의 자격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특히 소환사유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규정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환사유에 대한 판단기관도 규정하지 않아, 무분별한 주민소환이 추진될 소지가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이와 같이 주민소환의 사유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결과,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가 지역구민의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청구인을 근거 없이 매도함으로써, 청구인은 구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가 없어 참정권과 피선거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나. 행정안전부장관의 의견요지

(1) 주민소환은 주민이 주권자로서 가지는 해당 공직자의 해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서, 해당 공직자의 도덕성, 공직수행의 태도 및 능력,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일종의 정치행위이므로 특정한 청구사유를 요하지 않는다. 이는 해당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특정자격을 정하지 않고 후보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선출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2) 법은 주민소환절차가 정치적인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주민소환 청구사유를 따로 규정하여 제한한다면 청구사유 해당 여부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에 의존하게 될 것이고, 선출직 공직자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제도가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로 변질될 수 있다. 또한 사법적 판단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지방행정의 불안정한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고, 해당 공직자에 대한 소환가능 기간(임기시작 후 1년부터 임기종료 1년 전까지의 2년간)내에 투표실시가 불가능한 상황이 종종 발생할 수 있어, 결국 주민소환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

(3) 주민소환제도가 정착된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청구사유를 규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독일과 일본은 청구사유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미국의 경우도 대부분의 주에서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4)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가 서명요청활동 과정에서 허위사실로 청구인의 명예를훼손하였다면 형사절차에 의하여 구제받을 수 있다.

(5) 주민소환제도의 본질상 청구사유를 규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므로, 법이 주민소환청구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청구인의 정상적 의정활동 수행이라는 참정권과 피선거권을 침해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그 심판을 구하는 제도로서, 이 경우 심판을 구하는 자는 심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을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받고 있는 자여야 한다(헌재 1992. 9. 4. 92헌마175 , 판례집 4, 579; 헌재 1995. 3. 23. 93헌마12 , 판례집 7-1, 416, 421 참조). 한편, 심판계속중에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다(헌재 1997. 3. 27. 93헌마251 , 판례집 9-1, 366, 370).

그런데,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2008. 6. 3.자 사실조회 회보에 의하면,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유○규의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청구에 있어서 서명요청 활동기간이 2008. 5. 24.로 만료되었고, 주민소환투표 발의에 필요한 주민소환투표청구서 및 청구인서명부의 제출기한이 2008. 5. 29.로 경과하였으나 주민소환투표청구서가 접수된 바 없는 사실, 향후 주민소환투표청구서가 제출되더라도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는 기간 도과를 이유로 주민소환투표청구를 각하할 예정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는 이미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에 있어서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가사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인바(헌재 1997. 11. 27. 94헌마60 , 판례집 9-2, 675, 688; 헌재 2001. 6. 28. 2000헌마111 , 판례집 13-1, 1418, 1425 참조), 당 재판소가 2007헌마843 사건에 대한 결정(헌재 2009. 3. 26, 2007헌마843 , 판례집 21-1상, 651참조)에서 ‘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이미 판단한 바는 있으나, 지역선거구자치구의회의원에 대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는 아직 헌법적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어 이 사건에 있어서도 객관적 권리보호의 이익은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본안에 나아가 판단하기로 한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하나의 규제로 인하여 여러 기본권이 동시에 제약을 받는 기본권 경합의 경우에는,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청구인의 의도와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자의 객관적 동기 등을 참작하여 그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또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을 중심으로 하여 그 제한의 한계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37 참조).

이 사건 심판청구의 주된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은 의정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가 없어 피선거권도 침해당하였고 허위의 소환청구사유가 공표됨으로써 명예도 훼손당하였다고 주장하나, 피선거권의 제한은 주민소환이 확정되어 소환 대상자가 그 직을 상실하게 될 경우 그로 인하여 실시되는 보궐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공무담임권의 박탈에 수반되는 결과이고, 주민소환청구 사유가 공표됨으로써 청구인이 명예를 훼손당한다는 부분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주로 의도하는 바와 무관하게 법이 주민소환절차의 형성에 있어 주민투표법상의 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사실의 공표제도(별지 관련법령 참조)를 준용함으로써 부수적, 간접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실상의 효과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과 관련되는 주된 기본권인 공무담임권의 침해 여부를 중심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헌법적 한계를 지키고 있는지를 판단하기로 한다.

나. 판단

(1) 주민소환은 지방자치에 관하여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확대하고 지방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이다(주민소환법 제1조).

주민소환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주민소환제를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함으로써 위법행위를 한 공직자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실패하거나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자까지도 그 대상으로 삼아 공직에서의 해임이 가능하도록 하여 책임정치 혹은 책임행정의 실현을 기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이러한 입법목적은 결과적으로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주민소환제가 잘 기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또 이로써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 분명하여 앞서 본 입법목적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2) 입법자는 기본적으로 주민소환제의 형성에 있어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지고, 따라서 주민소환제의 핵심을 이루는 청구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도 우리의정치적 현실을 고려하여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주민소환제는 역사적인 기원을 따져 볼 때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행위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고, 주민소환제를 두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이러한 취지에서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리고 대의민주주의 아래에서 대표자에 대한 선출과 신임은 선거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민소환은 대표자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서 그 속성은 재선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선거와 마찬가지로 그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할 것이다.

주민소환제는 역사적으로도 위법·탈법행위를 한 공직자를 규제한다기보다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하여 비민주적·독선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낭비하는 것을 광범위하게 통제하여야 한다는 이유에서 그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므로, 이를 반영하기 위하여는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고, 또 업무의 광범위성이나 입법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아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소환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한편 이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공직자가 바로 공직에서 퇴출되거나 이러한 구체적인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주민소환투표가 청구될 추상적인 위험이 있을 뿐, 이후 그 투표결과가 확정될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험이 구체화되는 것이므로, 이 조항에 의한 제한의 정도가 과도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제가 남용될 소지는 있으나, 지역선거구자치구의회 의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의 청구는 당해 지방의회의원의 선거구 안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 유권자의 서명을 받되 소환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청구하도록 하고(법 제7조), 해당 선출직 지방공직자의 임기개시일 후 1년 내, 임기 만료일로부터 1년 내,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한 날부터 1년 내에는 청구를 제한하며(법 제8조), 서명요청 활동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장 입후보예정자나 그 가족 등이 관여할 수 없고(법 제10조 제2항 제5호), 주민소환투표는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되도록 하여(법 제22조) 그 남용의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지방자치의 경험과 연륜이 축적되면서 시민의식 또한 따라서 성장하여 이러한 남용의 위험성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청구사유를 제한하는 경우 그 해당 여부를 사법기관에서 심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적정한지 의문이고, 사법절차를 거칠 때 주민소환 청구를 둘러싼 지역 내의 대립이 심화되고 절차가 지연됨으로써 조기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위험성이 크다 할 수 있으며, 만일 청구사유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여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법행위의 유형은 통상의 형사사법 절차로도 그 책임을 추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굳이 주민소환제를 둘 제도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는 데에는 나름대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입법자가 주민소환제 형성에 있어서 반드시 청구사유를 제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도 없으며, 달리 그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사정 또한 찾아 볼 수 없다.

(3) 또 위와 같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이 남용되어 공직자가 부당하게 소환될 위험성과 이로 인하여 주민들이 공직자를 통제하고 주민의 직접참여를 고양시킬 수 있는 공익을 비교하여 볼 때, 전자의 위험성은 매우 추상적이고 이를 견제할 장치가 있음에 반하여, 후자의 이익은 보다 광범위하고 직접적이어서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으므로, 법익의 형량에 있어서도 균형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4)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퇴임으로 서명날인 불능) 조대현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별지

[별지] 관련법령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제27조(「주민투표법」의 준용 등) ① 주민소환투표와 관련하여 이 법에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

「주민투표법」제3조 제2항, 제4조,제10조제1항 및제2항, 제12조(제8항을 제외한다), 제17조 내지 제19조, 제23조 및 제26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이 경우 “주민투표관리기관”은 “주민소환투표관리기관”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관할선거관리위원회”로, “주민투표”는 “주민소환투표”로, “주민투표사무”는 “주민소환투표사무”로, “주민투표청구권자”는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로,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 및 “청구인대표자”는 각각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로, “주민투표청구”는 “주민소환투표청구”로, “주민투표청구서”는 “주민소환투표청구서”로, “청구인대표자증명서”는 “소환청구인대표자증명서”로, “주민투표안”은 “주민소환투표안”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및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는 각각 “대통령령”으로 보고, 같은 법 제10조 제1항 중 “제9조 제2항”은 “제7조”로,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중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는 “시·도지사”로, “자치구·시 또는 군”은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 지역구시·도의원 미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으로, 같은 법 제26조 제3항 중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관할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하여”는 “관할선거관리위원회는”으로 본다.

주민투표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청구인대표자의 선정과 서명의 요청 등) ① 주민이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주민투표청구를 하고자 하는 때에는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이하 “청구인대표자”라 한다)를 선정하여야 하며, 선정된 청구인대표자는 인적사항과 주민투표청구의 취지 및 이유 등을 기재하여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청구인대표자증명서의 교부를 신청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청구인대표자증명서의 교부신청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청구인대표자가 주민투표청구권자인지 여부를 확인한 후 청구인대표자증명서를 교부하고 그 사실을 공표하여야 한다.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