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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 제1항 위헌소원", 결정해설집 10집, 헌법재판소, 2011, p.
[결정해설 (결정해설집10집)]
본문

- 선거범죄로 처벌받아 당선무효된 자로 하여금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

(헌재 2011. 4. 28. 2010헌바232, 판례집 23-1하, 62)

이 승 엽*1)

선거범죄로 당선이 무효로 된 자는 이미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다시 반환하도록 한 구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5조의2 제1항 전문 중 자신의 선거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은 경우인 ‘제264조의 규정에 의하여 당선이 무효로 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거나 헌법상의 선거공영제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소극)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인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5조의2(당선무효된 자 등의 비용반환) ① 제263조(선거비용의 초과지출로 인한 당선무효) 내지 제265조(선거사무장등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의 규정에 의하여 당선이 무효로 된 자(그 기소 후 확정판결 전에 사직한 자를 포함한다)는 제57조(기탁금의 반환 등) 및 제122조의2(선거비용의 보전 등)의 규정에 의하여 반환ㆍ보전받은 금액을

반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정당추천후보자의 당선이 무효로 된 때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의 당선이 모두 무효로 된 때에는 그 추천 정당이 반환한다.

1. 청구인은 2008. 7. 30. 실시된 서울특별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그러나 서울지방법원은 2009. 3. 10. 청구인이 위 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면서 재산신고서를 제출함에 있어 청구인의 배우자가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예금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당선될 목적으로 위 예금계좌를 누락한 재산내역을 신고함으로써 배우자의 재산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청구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이 2009. 10. 29. 확정됨에 따라 청구인의 당선은 무효가 되었다.

2. 청구인의 당선이 무효로 되자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는 2009. 11. 10.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청구인에게 이미 반환받은 기탁금 50,005,753원과 보전받은 선거비용 2,835,153,680원을 반환하라고 고지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서울행정법원에 기탁금및선거비용보전액반환처분무효확인등 소(2009구합54079)를 제기하는 한편 위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9아3969)을 하였다가, 위 신청이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 선거에서 부정을 저질러 형사처벌을 받은 자에 대하여 제재를 가할 것인지 여부와 구체적으로 그 제재의 대상 및 내용을 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속하는 영역인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선거범죄를 억제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설정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목적 및 사소하고 경미한 선거범과 구체적인 양형사유가 있는 선거범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사정 등을 종합해 보면, 이는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2. 공직선거의 후보자들은 모두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이상, 당선자에게만 제재를 부과하는 규정을 두더라도 후보자들은 모두 이를 자신의 제재로 받아들일 것이라서 굳이 낙선자를 제재대상에 포함하지 않더라도 입법목적의 달성의 효과는 동일할 것이므로 낙선자를 제외하고 당선자만 제재대상으로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자의적인 입법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제재는 이미 선거의 공정을 저해한 자들에 대한 것이고, 선거범죄 유무를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득표율에 따라 선거비용 보전을 해 준다면 선거범죄를 저질러서라도 득표율을 높이려고 할 수도 있다는 점 및 재선거를 치르는 경우에는 국가가 이중으로 선거비용을 지출하게 되므로 국가의 재정부담을 줄이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성도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므로, 선거공영제에 대한 입법형성권을 넘어선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동흡의 일부보충의견

반환받은 기탁금을 다시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선거범에 대한 제재로서 과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후보자난립의 저지를 통하여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기탁금제도의 주된 취지에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기탁금제도 본래의 취지와 성격을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 기탁금은 후보자 자신의 자금으로 기탁한 돈이라서 재선거가 치러지더라도 국가가 이중으로 지출할 염려가 없다는 점과 기탁금까지 선거범죄에 대한 제재로 규정한 외국의 입법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입법자가 반드시 기탁금을 제재수단으로 삼을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기탁금제도 본래의 취지와 성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입법에 의하여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판관 조대현의 일부반대의견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는 공직선거에 가급적 많은 후보자가 등록하도록 유도함이 마땅하므로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기탁금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기본권 제한사유 없이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경제적 능력이 없는 국민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헌법

위반된다. 이와 같이 기탁금제도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는 이상 당선무효의 경우에 기탁금을 환수하게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 부분도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2009. 11. 10. 청구인에게 기탁금 반환액과 선거비용 보전액을 반환하라고 한 고지의 근거조항이므로 당해사건에 적용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의 주문이 달라지는 관계에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당해사건에서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청구인에게 한 반환 고지가 무효라고 판결한다고 하더라도 그 판결만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아닌 한, 청구인으로서는 여전히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한 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당선이 무효로 된 자가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다시 반환하여야 하는 의무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직접 부과되는 것으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으로 다툴 것이지, 이 사건 법률조항을 근거한 고지에 의하여 비로소 권리ㆍ의무의 변동이 생긴다고 보아 행정소송으로 다툴 것은 아니라고 즉, 위 고지는 처분성이 부인된다고 하는 것이 보다 적절해 보인다1). 그러나 행정집행을 매개로 하지 아니하고 직접 국민에게 권리나 의무를 발생하게 하는 법률에 따라 후속조치로서 한 처분도 그것이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한 이상 행정처분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한 대법원 판례가 있고(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누9346 판결), 당해사건의 항소심에서도 2010. 12. 17. 처분성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와 같이 법률조항이 직접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에도 처분성을 인정하는 것이 확립된 법원의 해석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에서도 이를 존중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였다.

(1) 신설(2004. 3. 12. 법률 제7189호)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은 제재를 규정한 조항은 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65조의2로 신설되었다. 그 규정내용은 ‘당선이 무효로 된 자’ 다음에 ‘(그 기소 후 확정판결 전에 사직한 자를 포함한다)’라는 부분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하다.

당시 정치개혁에 대한 범국민적 요청에 부응하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자문기구로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를 두어 정치관계법을 개혁하게 되었는데, 선거범죄를 억제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일정한 정도 이상의 선거범죄를 저지른 당선자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조항을 여야 합의로 신설한 것이다.

(2) 1차 개정(2005. 8. 4. 법률 제7681호)

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구 공직선거법에서 기소 후 확정판결 전에 사직한 자도 당선이 무효로 된 자에 포함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어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하게 개정되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제재대상이 ‘당선이 무효로 된 자’이기 때문에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받을 것이 예상되는 사람의 경우에는 형의 확정으로 당선무효가 되기 전에 사직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제재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개정되었다.

(3) 2차 개정(2010. 1. 25. 법률 제9974호)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제263조부터 제265조까지에 규정된 자신 또는 선거사무장 등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을 제재대상으로 추가하는 것으로 개정하였다. 위 개정 당시에는 청구인이 제기한 당해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었는바, 청구인이 당해사건의 변론과정에서 자신과 동

일한 선거에 출마하였던 다른 후보자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받았음에도 그 다른 후보자의 경우 당선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기탁금반환액과 선거비용보전액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 개정안은 청구인의 그러한 주장이 알려짐에 따라 낙선자도 제재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제재를 보다 강화함과 아울러 당선자와 낙선자의 형평성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개정된 것이다2).

세계각국은 선거범죄를 저지른 후보자에게 당선무효, 피선거권 제한 등의 불이익을 가하고 있는데, 주요국 중 선거범죄에 대하여 형벌과 당선무효, 피선거권 제한 외에 추가로 금전적인 제재를 가하는 나라로는 프랑스, 멕시코, 브라질이 있다3). 그러나 그 중 멕시코, 브라질은 위반행위를 한 정당에 대하여 보조금을 교부하지 않거나 삭감하는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서4)㉠ 위반행위를 한 정당 자체를 처벌한다는 의미에서의 형벌이거나 이를 대체한 제재로 보이는 점, ㉡ 정당의 고유재산을 감소시키는 내용이 아니라 국가가 정당에 교부할 돈에 관한 제재라는 점에서 형벌에 추가되는 제재이고, 이미 반환받은 후보자의 고유재산을 감소시키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한 제재와는 차이가 있다.

한편 프랑스선거법에서는 일정한 비율의 유효투표수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에게 선거운동비용제한액의 20%를 보조하도록 하는데5), 선거비용제한액을 초과 지출한 사실이 확정된 후보자는 초과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 납입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위 규정에 따른 선거비용 상환을 받을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6).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한 제재와 비교해 볼 때, 프랑스선거법의 규제는 선거비용보전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

선거비용제한액을 초과 지출한 경우에만 제재대상이 된다고 하여 사유를 한정하고 있는 점, ㉡ 당선자와 함께 낙선자도 제재대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 ㉢ 기탁금(프랑스선거법상 공탁금7))반환액은 제재의 내용에 포함하지 아니하는 점8)및 ㉣ 선거비용 상환을 받지 못하는 것뿐 아니라 초과지출 상당액을 국고에 납입하는 것까지 제재의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무담임권은 국민이 공무담임에 관한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는 권리로서 공직취임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와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을 금지하는 것을 그 보호영역으로 한다(헌재 2002. 8. 29. 2001헌마788등, 판례집 14-2, 219, 224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한 제재는 이미 선거에 입후보하여 당선된 사람 즉, 공직취임의 기회를 이미 보장받았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서 공직취임의 기회를 배제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선거범죄를 저질러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당선자만을 제재대상으로 하고 있어 선거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선거를 치르려는 대부분의 후보자는 제재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없으므로 자력이 충분하지 못한 국민의 입후보를 곤란하게 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 제재의 내용도 금전적 불이익의 부과뿐이라서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에 관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직선거에서 당선되어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모두 반환, 보전받은 사람에게 자신의 재산과 혼유되어버린 위 반환 및 보전액 상당을 다시 반환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재산권이 제한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앞에서 본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과 같이 기탁금 제도 자체를 위헌이라고 보는 경우에는 기탁금을 제재의 내용으로 삼는 것도 위헌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기탁금 제도 자체를 위헌이라고 보지 않는 입장에서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제재의 내용으로서 기탁금에 관한 부분을 규정하는 것은 기탁금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즉, 헌법재판소는 기탁금제도에 관하여 후보자난립의 저지를 통하여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꾀하는 한편, 과태료나 대집행비용을 사전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제도라고(헌재 2001. 7. 19. 2000헌마91등, 판례집 13-2, 77, 88; 헌재 2003. 8. 21. 2001헌마687등, 판례집 15-2상, 214, 222 참조) 판시하였고, 공직선거법 규정에서도 기탁금은 선거결과 일정한 득표율에 미달되는 경우 국고에 귀속되는 외에는 공직선거법 제261조에 의한 과태료와 제271조에 의한 대집행비용으로만9)사용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공직선거법 제56조 제3항). 그럼에도 기탁금을 선거범죄의 예방을 통한 공정선거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반환하지 아니하는 것은 제도 본래의 형성취지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체계정당성의 원리10)에 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탁금 제도의 취지는 입법자가 정한 것으로서 헌법적 차원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입법자 스스로 이를 보다 넓게 규정한 것을 두고 헌법에 위반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11).

다만 위와 같은 법률상의 기탁금 제도의 취지 외에도 기탁금은 후보자가 기탁한 돈을 되찾아가는 것이라는 점, 재선거를 실시하는 경우에도 재선거 출마자들에게 기탁금을 받게 되는 이상 국가가 기탁금을 이중으로 지출하게

되지는 않는다는 점 등에서 선거비용의 보전액과는 달리 취급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선거범죄의 제재의 대상으로 기탁금을 규정해야만 할 어떠한 필연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기탁금 부분은 제외하거나 다른 대체적 제재를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12).

(1) 심사기준

헌법재판소는, 선거범죄를 범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에 대하여 일정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자에게 일정한 불이익을 줌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조치로서, 그 경우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범죄로 어떤 종류의 형벌을 얼마만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불이익을 가할 것인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2009. 3. 26. 2008헌마99, 공보 150, 774, 776 참조). 마찬가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율하는 선거범죄자에 대한 제재의 부과 여부, 그 대상자의 결정 방법, 그 제재의 내용 역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는 영역이므로 이 부분의 심사는 완화된 기준에 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내용이 위와 같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되지 않는 한 이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2)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국민주권의 원리와 의회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우리 헌법상의 선거제도는 모든 권력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담보하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불가결한 수단이므로 국민의 선거과정에의 참여행위는 최대한 보장하여야 하는 한편,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에 대하여는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과 표현의 과정인 참정권의 행사를 공명하게 담보하기 위하여 일정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헌재 2008. 1. 17. 2004헌마41, 판례집 20-1상, 98, 103-104 참조). 따라서 일정한 정도 이

상의 선거범죄를 저지른 당선자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선거범죄를 억제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고자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선거범죄로 일정한 정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당선자에 대하여 이미 반환ㆍ보전받은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다시 반환하도록 하는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선거범죄를 억제하려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

(3) 침해의 최소성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제재의 기준으로 삼은 벌금형의 액수는 100만 원 이상이다. 이는 그 동안 우리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 불법으로 인한 선거풍토를 일신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는 선거부정 및 부패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적론적 판단에 근거하여 설정한 기준이므로 다소 엄격하더라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이라는 기준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니라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사유가 반영된 법원의 선고형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사소하고 경미한 선거범죄는 물론이고 양형에 반영할 만한 구체적ㆍ개별적인 사정이 있는 선거범의 경우는 제재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제재의 내용은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 전액의 반환이다. 공직선거의 후보자 중 일부가 일정한 정도를 넘는 선거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당해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고, 게다가 그 선거범이 당선자인 경우에는 기왕 실시된 선거를 무용한 것으로 만들어버려 재선거를 위한 추가적인 선거비용을 부담하게 하므로 엄중한 제재를 받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는 고려에 근거하여 중한 제재를 규정한 것이다. 물론 선거범죄의 내용과 영향 등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반환할 금액의 범위에 차등을 두는 것이 덜 침해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구체적인 선거범죄가 후보자들의 득표율에 실제로 미친 영향을 계산할 방법이 없고, 이를 계산하더라도 각 경

우에 얼마를 반환하도록 할 것인지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할 수도 없어 제재의 개별화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제재의 기준이나 내용이 지나친 것이어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4)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선거범의 재산권이 일부분 제한되지만,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범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재산적 제재를 당하는 불이익보다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청구인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차별취급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당선자만을 제재대상으로 규정함에 따라 낙선자에게는 부과되지 않는 부담이 당선자에게만 부과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취급상의 차이는 입법자가 의도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낙선자에 대한 입법이 미흡함에 따라 입법자가 얻는 반사적인 이득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평등권의 침해 여부 문제로 볼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이 생길 수 있고, 평등권의 심사문제에 속하지 않는다는 다음과 같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1)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당선자와 낙선자 간의 불균형 상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개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결국 낙선자에 대한 제재부과의 형태로 해소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원칙은 개인의 기본권신장이나 제도의 개혁에 있어 법적 가치의 상향적 실현을 보편화하기 위한 것이지, 불균등의 제거만을 목적으로 한 나머지 하향적 균등까지 수용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므로(헌재 1990. 6. 25. 89헌마107, 판례집 2,

178, 196-197) 낙선자에게 당선자와 동일한 불이익을 가하여 하향적 균등을 실현하라는 주장은 청구인의 평등권에 포함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낙선자에게 혜택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낙선자에 대한 입법이 미비된 상태에 지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므로 당선자에게도 입법미비상태를 만들어 동일한 사실상의 이익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법적 권리에 기하여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도 없다.

(2) 헌법재판소는 공익사업 대상지역의 토지에 대한 보상을 기준시가에 의하도록 한 구 토지수용법 제46조 제2항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에서(헌재 1990. 6. 25. 89헌마107, 판례집 2, 178) 대상지역의 토지는 기준시가로 보상하여 개발이익을 배제하면서도 통상 함께 지가가 상승하는 인근지역 토지에는 개발이익에 대한 아무런 환수조치를 두지 아니한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국가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인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헌법상 평등의 원칙은 국가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제도의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모든 입후보자는 당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효과는 비슷할 것이나 덜 침해적인 방법 즉, 당선자만을 제재대상으로 하는 방법을 우선 강구해 보고, 그것으로 부족한 경우에 비로소 대상을 더 넓혀 점진적으로 규제대상을 넓히는 것도 단계적인 개선의 하나로서 평등의 원칙에 의하여 제약을 받지 않는다.

(3) 미국 연방대법원은 평등원칙위반의 전제가 되는 정부의 차등분류(classification)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 법의 문면상 차등분류가 존재하는 경우이거나 ㉡ 법률에 의한 차별적 영향이 있거나 그 집행으로부터 차별적 효과가 있지만 법의 문면 자체는 중립적인 경우에는 그 법의 배후에 차별적 목적이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경우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13).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의 문면이나 배후에 차별적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평등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입론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차별처우를 부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점,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입법자의 의도를 의제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 시혜적 법률에 관한 법리를 무리하게 적용하는 셈이 된다는 점 및 차별처우의 존재를 인정함에 있어 입법자의 차별의도를 요구하지 않았던 헌법재판소의 선례를 벗어나게 된다는 점 등의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받은 당선자로 하여금 반환ㆍ보전받은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반환하게 하는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다.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선거범에게 제재를 가한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미와 그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법정득표율 이상을 득표하여 기탁금을 반환받고 선거비용을 보전받은 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받은 낙선자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있어서는 당선자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지위에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비교집단이 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차별취급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나 차별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자의금지원칙에 의한 완화된 심사를 한다.

(1) 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입후보자는 당선을 목적으로 하고, 선거과정에서도 그 목적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만을 하는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와 관련된 어떠한 제재를 설정하면서 당선자만을 대상으로 정해두더라도, 선거과정 내내 당선인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자신이 당선인으로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든 입후보자들은 이를 자신에 대한 제재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라서 입후보자들 모두로 하여금 그 제재대상이 되는 행위를 하지 않게 하는 유효한 강제수단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당선 여부에 따라 다른 취급을 하는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선거에 입후보한 자들에 관한 규제라는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두고 자의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비용을 환수하려는 목적의 조항이 아니라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거범죄를 억제하려는 목적의 조항이라는 점, 이러한 목적의 달성을 위한 효과의 측면에서는 낙선자도 제재대상에 포함하는 것과 당선자만을 제재대상으로 삼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입법자가 당선자만을 제재대상으로 삼은 것은 입법목적의 달성의 측면에서 동일한 효과가 있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이를 두고 자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자의적으로 당선자를 차별취급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헌법 제116조 제2항의 ‘선거에 관한 경비’의 범위에 관하여 달리 해석하는 입장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과 선거공영제는 무관하다는 다음과 같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위 ‘선거에 관한 경비’는 선거를 치르는데 드는 모든 비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관리경비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공영제란 선거관리경비를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는 원칙일 뿐이지, 후보자 개인이 지출한 선거운동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것까지 선거공영제의 내용에 속한다고 할 수 없고, 현재 공직선거법에서 선거운동비용을 국가가 보전해 주도록 규정한 것은 선거공영제와는 무관한 수혜적 조치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당선자가 지출한 선거운동비용에 관하여만 문제삼고 있을 뿐, 선거관리경비까지 부담시키고 있지는 아니한 이상, 이를 선거공영제 위반 여부의 문제로 볼 것은 아니다14).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08헌마491 사건에서 후보자 개인이 사용한 선거운동비용의 보전 역시 선거공영제의 내용에 포함됨을 전제로 판단한 바 있고, 대부분의 학자들은 선거관리경비용만을 선거공영제의 내용으로 한정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15). 게다가 선거공영제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자의 입후보를 제한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갖는데(헌재 2010. 5. 27. 2008헌마491, 판례집 22-1하, 300, 311) 선거공영제의 의미를 선거관리비용만으로 한정한다면 이를 초과하는 부분의 선거운동비용을 보전해주지 아니하여 경제력이 없는 자의 입후보를 사실상 막는 입법이 행해지더라도 이를 선거공영제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종래 헌법재판소의 선례에 입각하여 선거공영제 위반 여부의 문제로 보았다.

선거공영제는 선거 자체가 국가의 공적 업무를 수행할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행위이므로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과 선거경비를 개인에게 모두 부담시키는 것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자의 입후보를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하여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선거의 관리ㆍ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후보자 개인에게 부담시키지 않고 국민 모두의 공평부담으로 하고자 하는 원칙이다. 한편 선거공영제의 내용은 우리의 선거문화와 풍토, 정치문화 및 국가의 재정상황과 국민의 법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서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는 영역이다(헌재 2010. 5. 27. 2008헌마491, 판례집 22-1하, 300, 310-311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다시 반환하도록 하는 경우를 설정하여 실질적으로는 선거비용을 보전하지 않는 기준을 설정하는 의미가 있는바, 비록 이 영역에서 광범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기준과 내용이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넘어선 자의적인 것이라고 평가된다면, 선거공영제에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 선거공영제는 선거가 국가의 공적 업무라는 점과 선거비용을 보전해주지 않는다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국민의 입후보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설정한 원칙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제재대상은 선거범죄를 저질러 이미 선거라는 국가의 공적 업무를 저해하는 행위를 한 자들이고, 이들에게 제재를 가한다고 하더라도 자력이 부족한 국민의 입후보를 곤란하게 하는 효과를 갖지는 아니한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선거비용을 보전해주지 않는 것이 선거공영제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2) 그리고 공직선거의 당선자가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받는 경우에는 다시 재선거를 치르게 되어 국가가 이중으로 선거비용을 지출하게 되므로 무용하게 된 앞의 선거에서 지출된 재정부담을 줄이는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3) 선거범죄를 저지른 자를 배제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모든 입후보자에게 선거비용보전을 해 준다면,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당선가능성이 없는 후보자들 중에 선거범죄를 저질러서라도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는 기준득표율을 초과하는 득표를 함으로써 경제적 손실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는 후보자도 생길 수 있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소하고 경미한 선거범죄는 물론이고 양형에 반영할 만한 구체적ㆍ개별적인 사정이 있는 선거범의 경우는 제재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재대상에 관하여 적절한 제한을 가함으로써 공정선거에 미치는 해악이 작다고 할 수 없는 중대한 일부의 선거범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된다.

(5)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공영제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선거문화와 풍토 및 국가의 재정상황을 고려하여 제한된 범위의 예외를 설정한 것이므로 선거공영제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는 형사법의 기본원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에 내재하는 원리인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원리이고, 책임의 정도를 초과하는 형벌을 과할 수 없다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은 과잉금지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7조 제2항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다(헌재 2010. 7. 29. 2008헌바88, 공보 166, 1383, 1387).

청구인은 공직선거에 입후보하여 재산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배우자의 재산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제재대상이 된 것이라서 자신의 의무위반으로 처벌받은 자이므로 ‘책임 없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의 원칙은 국가형벌권의 행사에 해당하는 형벌을 부과하는 때에 적용되는 원칙이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그 제재의 요건이나 대상 등에 대하여 형사법상의 몰수ㆍ추징과 다르게 규정하고 있어 이를 형벌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상의 비례원칙 내지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재의 내용 즉, 대상자의 기준, 제재의 내용 등이 입법자의 입법재량권의 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제재를 기탁금을 통하여 함으로써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탁금제도의 취지나 성격을 훼손하게 될 수도 있고, 반드시 기탁금을 매개로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입법으로 이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 헌법재판소는 기탁금제도는 후보자난립의 저지를 통하여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꾀하는 한편, 과태료나 대집행비용을 사전에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제도로(헌재 2003. 8. 21. 2001헌마687등, 판례집 15-2상, 214, 222 참조) 보았고, 공직선거법에서도 기탁금은 선거결과 일정한 득표율에 미달되는 경우 국고에 귀속되는 외에는 공직선거법 제261조에 의한 과태료와 제271조에 의한 대집행비용으로만 사용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공직선거법 제56조 제3항). 이러한 기탁금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선거범죄의 예방을 통한 공정선거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탁금을 몰취하는 것은 지금까지 받아들여져 온 제도 본래의 취지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

라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기탁금제도는 공직선거의 입후보자들이 선거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예견을 기초로 하여 입후보의 조건으로 선거범죄에 대한 제재금을 미리 납입하게끔 하는 제도라는 새로운 의미도 갖게 되는바, 이러한 기탁금제도의 새로운 의미는 후보자난립을 저지할 필요성에 기한 제도라는 의미를 근거로 기탁금제도가 합헌이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 선례의 판단기초를 변화시키게 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기탁금과 함께 반환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선거비용의 보전과 비교해 보더라도 그 성격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우선 선거비용의 보전은 후보자가 선거기간 동안 사용한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 주는 것이라서 그 보전자금은 국고인데 반해, 기탁금의 반환은 과소득표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후보자가 자신의 자금으로 기탁한 돈을 되찾아가는 것이라서 그 반환자금은 후보자가 납입한 돈이므로, 국가가 그 보전 내지 반환을 하지 않는 사유를 설정하는 재량의 정도에 관하여는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당선자가 제재대상이 되어 재선거가 실시되는 경우를 보더라도 선거비용보전액은 두 번의 선거를 치르게 됨에 따라 이중으로 지출될 수 밖에 없는데 반해, 재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도 기탁금을 납입하게 되므로 기탁금반환액은 이중으로 지출될 염려가 없다.

라. 세계주요국가의 선거관련법령 중 선거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형벌과 별도로 금전적인 제재를 규정한 경우가 전혀 없지는 아니하나, 이에 해당하는 국가들조차 국가가 보조 내지 보전하는 자금만을 규제대상으로 정하고 있을 뿐, 후보자 자신이 납부한 기탁금을 제재대상으로 규정한 입법례는 찾아볼 수 없다.

가.기탁금제도는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나, 공직선거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절차이고 그 후보자 등록은 공무담임권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구현하는 수단인 점에 비추어 보면,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가급적 많이 등록하도록 유도함이 마땅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난립할 우려가 있다고 하여 그 후보자 등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

다. 그리고 헌법 제8조 제1항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정당추천 후보자의 난립을 막기 위하여 기탁금제도를 두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고, 무소속후보자로 되고자 하는 자도 일정한 수 이상의 선거권자의 추천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으므로 이처럼 선거권자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에 대하여 다시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기탁금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기탁금은 선거비용에 충당되는 것이 아니라 과태료나 불법선거에 대한 대집행비용으로 충당되는데, 기탁금제도가 매우 중요한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제재수단을 위법행위가 있기도 전에 미리 확보하기 위하여 기탁금을 예납하게 하는 것도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공직선거의 기탁금제도와 그 몰수제도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요구하는 기본권 제한사유도 없이 공무담임권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고, 합리적 사유도 없이 기탁금을 납부하거나 포기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국민의 후보자 등록을 어렵게 하여 차별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된다(헌재 2008. 11. 27. 2007헌마1024, 판례집 20-2하, 477, 494-495).

나.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공직후보자의 당선이 무효로 된 경우에 기탁금을 반환하지 않거나 이미 반환한 기탁금을 환수하게 하는 부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헌이라고 할 기탁금 제도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이 사건 결정은 선거범죄를 억제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당선무효가 되는 선거범죄를 저지른 당선자들에게 형벌과 별개로 반환받은 기탁금,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다시 반환하도록 하는 내용의 엄격한 제재를 설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하였거나 선거공영제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확인한 것이다. 이와 아울러 입법자가 차별을 의도한 바 없고, 청구인에 비하여 이득을 얻는 자가 입법의 미비에 의한 반사적인 이득을 얻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차별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평등권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고 보아 이를 심사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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