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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5. 5. 28. 선고 2013헌가6 결정문 [구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단서 제11호 위헌제청]
[결정문]
사건

2013헌가6 구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단서 제11호 위헌제청

제 청 법 원서울고등법원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12누21347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선고일

2015.05.28

이유

1. 사건개요

○○지방경찰청장은, 당해사건 원고가 2010. 11. 19. 18:30경 피해자를 승용차 조수석에 태우고 약 2시간 40분 동안 운전하여 피해자를 자동차에 감금하였다는 이유로, 2011. 4. 20. 구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1호를 적용하여 당해사건 원고의 제1종 보통 자동차운전면허를 2011. 5. 24.자로 취소하였다.

이에 불복하여 당해사건 원고가 수원지방법원에 위 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2011구단5593호)를 제기하였고, 그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2누21347호) 계속 중

제청법원이 직권으로 위 취소처분의 근거가 된 위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하여 2013. 1. 10.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도로교통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고, 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3조 제1항 제11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93조(운전면허의 취소·정지) ① 지방경찰청장은 운전면허(연습운전면허를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은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제2호·제3호, 제6호 내지 제8호(정기적성검사기간이 경과된 때를 제외한다), 제11호, 제13호, 제15호, 제16호 또는 제17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1.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를 한 때

[관련조항]

제93조(운전면허의 취소·정지) ① 지방경찰청장은 운전면허(연습운전면허는 제외

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은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제2호, 제3호, 제7호부터 제9호까지(정기 적성검사기간이 지난 경우는 제외한다), 제12호, 제14호, 제16호부터 제1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1.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범죄행위를 한 경우

제82조(운전면허의 결격사유)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은 해당 각 호에 규정된 기간이 지나지 아니하면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제1호 내지 제4호에 있어서는 벌금 이상의 형(집행유예를 포함한다)의 선고를 받은 사람에 한한다.

5. 제44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을 3회 이상 위반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거나 제93조 제1항 제7호·제11호 또는 제12호의 사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경우에는 운전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2년

제92조(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의 종류 등) 법 제93조 제1항 제11호에서 운전면허 취소사유로서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라 함은 자동차등을 범죄의 도구나 장소로 이용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범죄를 범한 때를 말한다.

1.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범죄

2. 「형법」 등을 위반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범죄

가. 살인·사체유기 또는 방화

나. 강도·강간 또는 강제추행

다. 약취·유인 또는 감금

라. 상습절도(절취한 물건을 운반한 경우에 한한다)

마. 교통방해(단체에 소속되거나 다수인에 포함되어 교통을 방해한 경우에 한한다)

3.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요지

가. 운전면허 취소사유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운전자들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함에 있어 본질적인 요소라고 할 것이므로 법률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하위법령에 이를 위임할 수 없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가 되는 대상범죄를 행정부의 하위법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어 의회유보원칙에 위배된다.

나.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를 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함에 있어 그 대상범죄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필요가 절실하여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보이지 아니하고, 관련 법조항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살펴보아도 수많은 범죄행위 중 어떤 범죄가 하위법령에 규정될 것인지 그 대강조차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다. 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범죄

행위를 한 경우’를 임의적 운전면허 취소사유로 변경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기본권 제한 정도가 덜한 임의적 운전면허 취소사유로 규정하더라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할 것인바, 이를 기본권 제한 정도가 한층 더 큰 필요적 운전면허 취소사유로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여 운전을 업으로 하는 운전자의 직업의 자유 및 운전을 업으로 하지 아니하는 운전자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의회유보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은 법치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고, 법치주의는 법률유보원칙, 즉 행정작용에는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의 근거가 요청된다는 원칙을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의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 즉 의회유보원칙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 때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획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사례에서 관련된 이익 내지 가치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9. 12. 29. 2008헌바48 ).

(2) 도로교통법은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모든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는바(제1조), 운전면허는 일정한 자격의 취득으로 도로교통에 위험과 장해를 줄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자에게

행정청이 운전금지를 해제하여 자동차등을 운전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이다(제80조). 따라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운전자가 장차 자동차등의 운전으로 인적·물적 침해를 야기하여 도로에서의 안전한 운행을 방해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일정한 절차를 밟아 자동차의 운전자격, 즉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것이다(헌재 2005. 11. 24. 2004헌가28 ).

이와 같이 도로교통법의 위 조항 등에 의하면 자동차등의 운전으로 인적·물적 침해를 야기하여 도로에서의 안전한 운행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범죄행위를 한 경우 운전 적성이 흠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에 대한 일응의 일반적 기준이 제시되어 있고, 심판대상조항은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의 예시로 살인, 강간을 규정하여 보다 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는 그 유형이 매우 다양하므로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의 모든 유형이 기본권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으로서 입법자가 반드시 법률로써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라고 볼 수 없고, 이를 일일이 법률에 열거하는 것이 입법기술상 바람직하지도 아니하다. 입법자는 법률에서 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인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에 대한 예측 가능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족하다.

(3) 소결

이처럼 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인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의 구체적인 유형을 반드시 법률로써 정하여야만 하는 사항으로 볼 수 없고 법률에서 운전면허의 필요적 취소사유인 살인, 강간 등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에 대한 예측가능한 기준을 제시한 이상,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 ……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입법상 위임은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하도록 함으로써 그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헌법 제95조는 “국무총리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률의 직접적인 위임을 통하여 부령을 발할 수 있음은 헌법 제95조의 문언상 명백하다(헌재 2014. 9. 25. 2013헌마411 등).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헌법 제75조의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 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위임입법의 위와 같은 구체성·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각종 법률이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특히 처벌법규나 조세법규와 같이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반면에,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일 때에는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된다(헌재 2012. 2. 23. 2011헌가13 ).

(2) 현대 생활에 있어 자동차등은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실제로 자동차등의 보급률 및 운전면허 소지자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여 왔다. 이와 같이 자동차등의 이용이 일상생활에 있어 보편화되면서 자동차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자동차등 운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짐에 따라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의 태양이 날로 다양해지고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으므로, 현실의 변화에 대응하여 유연하게 규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의 세부적인 유형을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 위임의 구체성과 명확성의 요구는 완화된다 할 것이다.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경우 운전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형사제재를 가하는 것과 별개로 그의 범죄행위가 운전자의 잘못된 운전행태나 중대한 의무위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그의 자동차등 운전에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운전면허 취소 등과 같은 행정제재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즉 운전면허 소지자가 자동차등을 교통이라는 고유의 목적이 아닌 범죄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유발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일정한 범죄행위를 하는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의 발생을 막고자 함에 그 입법취지가 있는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 중 ‘살인이나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로 그 대상을 한정하고 있는바, 이처럼 행정안전부령에 위임되는 범죄행위의 예시로 ‘살인 또는 강간 등’을 규정함으로써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을 받은 행정안전부령에서 필요적 운전면허 취소사유로 규정할 대상범죄가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강간 및 이에 준하는 정도의 흉악

범죄나 법익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하는 범죄로 한정될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자동차등의 운행으로 타인의 신체와 재산에 피해를 주는 것은 틀림없는 범죄행위지만, 자동차등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으로서 약간의 부주의만으로도 이러한 범죄행위가 발생할 수 있어 그 처벌에 중점을 두게 되면 운전자들에 대하여 여러 가지 불이익과 불편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형사정책적 고려로서 여러 가지 특례제도를 두고 있다. 예컨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는 원칙적으로는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 또는 중과실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에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제3조 제1항), 차의 교통으로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상의 업무상과실손괴죄 또는 중과실손괴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제3조 제2항), 또한 가해 운전차량이 보험 등에 가입한 경우에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제4조). 이러한 특례 규정은 피해 보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중하지 않은 범죄에 대하여는 운전자의 형사처벌을 면하게 하여 자동차의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함으로써 일상생활이 지속적으로 영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2005. 11. 24. 2004헌가28 ).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입법목적, 필요적 운전면허취소 대상 범죄를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강간 및 이에 준하는 정도의 흉악 범죄나 법익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하는 범죄로 한정하고 있는 점, 관련 법조항 등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결국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하위법령에 규정될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의 유형은 ‘범죄의 실행행위 수단으로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과 같이 고의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가 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 침해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및 심사기준

심판대상조항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를 한 경우 그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자에 대하여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고, 운전을 업으로 하지 않는 자에 대하여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게 된다. 이와 같이 자동차 운전에 적성 흠결이 있다고 보아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자의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는 경우에는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 되지 않도록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05. 11. 24. 2004헌가28 ).

(2) 판단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는 신체적 조건이나 도로교통과 관련된 법령 등에 대한 지식 및 자동차의 운전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도로에서의 자동차등의 운전행위를 허가해 주는 것으로, 운전면허 취득자는 자동차등을 운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음과 동시에 도로교통법상의 목적에 맞게 운전을 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즉 운전면허를 본래의 목적에 배치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제재로서 운전면허를 취소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자동차등을 교통이라는 그 고유의 목적에 이용하지 아니하고 범죄를 위한 수단으

로 이용하여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유발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과 동시에 차량을 이용한 범죄의 발생을 막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경우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는 것은 자동차등을 이용한 흉악한 범죄행위의 재발을 일정 기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이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이다(헌재 2005. 11. 24. 2004헌가28 ).

(나) 침해의 최소성

어떤 법률의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선택한 수단이 어느 정도 적합하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임의적 규정이나 기본권 제한이 덜한 다른 수단으로 법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일체 배제하는 필요적 규정으로 법의 목적을 실현하려 한다면, 이는 비례원칙의 한 요소인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헌재 2000. 6. 1. 99헌가11 등; 헌재 2005. 11. 24. 2004헌가28 참조).

심판대상조항의 시행 이전에 운전면허의 취소·정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던 구 도로교통법(1980. 12. 31. 법률 제3346호로 개정되고, 1999. 1 29. 법률 제57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5호는 운전면허를 받은 자가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 안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심판대상조항의 시행 이후에 개정된 운전면허의 취소·정지에 관한 현행 도로교통법(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된 것) 제93조 제1항 또한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를 한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를 근절하기 위하여 그에 대한 행정적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구 도로교통법 제65조 제5호나 현행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과 같이 임의적 운전면허 취소 또는 정지사유로 규정함으로써 불법의 정도에 상응하는 제재수단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이에 그치지 아니하고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를 하기만 하면 범죄행위의 유형, 운전자의 형사처벌 여부, 자동차등이 이용된 범죄의 경중이나 그 위법성의 정도, 자동차등의 당해 범죄행위에 대한 기여도, 당해 범죄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제반사정을 전혀 고려할 여지없이 필요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범죄행위 속에 나타난 운전자의 운전행태나 운전에의 적격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행정제재를 가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바, 이는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일체 배제하여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기만 하면 그 위법의 정도나 비난의 정도가 극히 미약한 경우를 포함하여 모든 경우에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어서 지나친 제재에 해당한다. 게다가 필요적 운전면허 취소제도가 반드시 임의적 운전면허 취소제도에 비하여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의 근절에 실효적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임의적 운전면허 취소 또는 정지제도만으로도 철저한 단속, 엄격한 법집행 등을 함으로써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의 근절이라는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는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부분은 포섭될 수 있는 행위 태양이 지나치게 넓을 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령에 구체적인 범

죄행위의 유형을 위임함에 있어 ‘살인 또는 강간 등’을 범죄행위의 예시로 들어 하위법령에서 규정될 대상범죄를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로 그 위임의 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나, 자동차등을 범죄수단으로 이용하여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유발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규제할 필요가 있는 범죄행위가 아닌 경우까지 이에 포함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본권침해의 정도가 한층 큰 필요적 운전면허 취소제도를 도입한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광범위한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2년 동안은 운전면허를 다시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는바(구 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5호), 심판대상조항은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자에 대하여는 생계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중대한 직업의 자유의 제약을 초래하고, 운전을 업으로 하지 않는 자에 대하여도 일상생활에 심대한 불편을 초래하여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약하게 될 것이다. 이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지나치게 운전면허 소지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반한다(헌재 2005. 11. 24. 2004헌가28 ).

(라)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직업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창종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김창종의 반대의견

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직업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의 자유까지도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

다수의견이 밝힌 것처럼, 심판대상조항은 자동차등을 교통수단이라는 그 고유의 목적에 이용하지 아니하고 살인, 강간 등 중대한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유발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는 것은 자동차등을 이용한 중대한 범죄행위의 재발을 일정기간 방지하는 데 기여하므로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운전면허 취소사유와 그 취소 후 면허결격기간 등 운전면허제도의 구체적 내용은 각각 나라마다 교통량, 교통사고발생률, 준법정신, 교통질서에 대한 시민의 의식수준이나 문화풍토 등에 따라 그 규정상 의무이행의 확보 수단과 그 규제의 강도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 그에 대한 행정적 제재조치로 어떤 수단을 택할 것인가의 문제 역시 입법자가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의 행태나 그 위험성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하여 결정할 입법정책의 문제로서(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한 예도 있고, 임의적 취소사유로 규정하거나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는 예도 있다.),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야이다(헌재 2006. 5. 25. 2005헌바91 ; 헌재 2007. 12. 27. 2005헌바95 등 참조).

헌법재판소는 2005. 11. 24. 2004헌가28 결정에서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를 필요적 운전면허 취소사유로 규정한 구 도로교통법(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일부 개정되고, 2005. 5. 31. 법률 754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78조 제1항 제5호에 대하여 ① 범죄의 중함 정도나 고의성 여부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동차등을 범죄행위에 이용하기만 하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그 포섭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② 자동차등이 이용된 범죄의 경중 등에 따라 그 제재의 정도를 달리할 수 있는 여지를 주거나 또는 반드시 운전면허의 취소가 필요한 범죄를 한정하여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지 아니한 채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하기만 하면 무조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어 직업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위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된 취지는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 임의적 운전면허 취소나 정지만으로도 그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터인데도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한 것 그 자체를 지나친 제재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 아니라,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저지르기만 하면 그 범죄의 종류나 경중 등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입법자는 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자동차등을 범죄행위에 이용하기만 하면 그 범죄행위가 어떠한 것이든 그 경중을 묻지 않고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고 있던 종래 규정과는 달리, 심판대상조항에서는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 중에서 운전면허 필요적 취소사유가 되는 범죄의 종류를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커다란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인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로 그 범위를 제한하여 규정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위헌적인 요소를 모두 제거하였다.

운전면허 취득자는 자동차등을 운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음과 동시에 도로교통법상의 목적에 맞게 운전을 해야 할 의무도 부담하게 되는데, 운전면허를 본래의 목적에 배치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제재로서 운전면허를 취소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자동차등을 교통수단이라는 그 고유의 목적에 이용하지 아니하고 살인, 강간 등 흉악 범죄의 도구나 수단으로 이용하게 되면 피해자가 느끼는 두려움이나 공포는 극에 달할 수 있으며, 그 피해 또한 심각하여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길 수 있고, 때로는 현저히 교통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자동차등이 흉악 범죄에 이용되거나 법익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한 경우 등에는 그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여 일정기간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고(헌재 2005. 11. 24. 2004헌가28 참조), 자동차등을 수단으로 이용하여 살인, 강간 등의 흉악 범죄를 저지른 운전자는 법규에 대한 준법정신이나 안전의식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어 자동차등을 운행할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입법자는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강간 등과 같은 법익 침해가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미치는 커다란 위험

및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여 일정기간 운전을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고, 보다 완화된 제재수단인 운전면허의 임의적 취소나 정지만으로는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한 것이다. 이러한 입법자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하고, 그것이 입법재량권의 범위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음주측정을 거부한 경우, 적성검사를 받지 아니한 경우, 운전면허증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경우 등과 같은 도로교통법상의 다른 필요적 취소사유와 비교하여 보아도 심판대상조항에 정한 취소사유가 무거우면 무겁지 결코 가볍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도로교통법상 면허취소·정지 사유간의 체계를 파괴할 만큼 형평성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그리고 설사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더라도, 운전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다시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구 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5호), 이는 도로교통법이 정한 운전면허 결격기간 중에서 다른 사유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에 비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해당한다.

(2) 다수의견은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자치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를 하기만 하면 범죄행위의 유형, 운전자의 형사처벌 여부, 자동차등이 이용된 범죄의 경중, 자동차등의 당해 범죄행위에 대한 기여도, 당해 범죄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전혀 고려할 여지없이 필요적으로 면허를 취소할 수밖에 없으므로 지나친 제재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 중에서 법익 침해가 중대한 범죄인 “살인 또는 강간 등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범죄행위”(구 도로교통법 시행규

칙 제92조에서도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 형법 중 살인·사체유기·방화, 강도·강간·강제추행, 약취·유인·감금 등과 같이 모두 중대한 범죄를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를한 때에 한하여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앞서 본 것처럼 이러한 입법자의 선택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다수의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자동차등을 범죄행위에 이용하기만 하면 그 범죄행위가 어떠한 것이든 그 경중을 묻지 않고 운전면허를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하고 있던 구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5호의 위헌성을 지적할 때의 논거로서는 적절할지 모르나, 이미 범죄행위의 종류를 살인, 강간 등 중대한 범죄로 제한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판단할 때에는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3) 다수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은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를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만, 구 도로교통법(1980. 12. 31. 법률 제3346호로 개정되고, 1999. 1 29. 법률 제57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5호나 현행 도로교통법(2011. 6. 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된 것) 제93조 제1항이 임의적 취소 또는 정지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임의적 취소사유로 규정하여 불법의 정도에 상응하는 제재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도 충분히 그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입법자는 준법정신, 시민의 의식수준이나 운전문화풍토 등이 변화함에 따라 자동차등을 이용한 범죄행위에 대한 행정적 제재조치의 내용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필요적 취소 대신 임의적 취소 또는 정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2011. 6. 8. 개정되면서 필요적 취소사유에서 임의적 취소사유로 다시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심판

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음주측정거부자에 대한 행정적 제재수단도 처음에는 임의적 운전면허 정지·취소사유였으나, 1999. 1. 29. 법률 제5712호로 필요적 취소사유로 개정하였다가, 이어 1999. 8. 31. 법률 제5999호에 의해 임의적 취소사유로 다시 개정되었고, 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또다시 필요적 취소사유로 개정되었지만, 헌법재판소는 2004. 12. 16. 2003헌바87 결정에서 위와 같은 법률개정 과정을 특별하게 고려함이 없이 음주측정거부를 필요적취소사유로 규정한 도로교통법(2001. 1. 26. 법률 제6392호로 개정된 것) 제78조제1항 단서 중 제8호 부분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한 바 있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4) 다수의견은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는 ‘자동차등을 이용하여’부분은 포섭될 수 있는 행위 태양이 지나치게 넓다거나, 행정안전부령에 구체적인 범죄행위의 유형을 위임함에 있어 ‘살인 또는 강간 등’을 범죄행위의 예시로 들고 있지만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규제할 필요가 없는 범죄행위까지 행정안전부령에 포함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은 필요한 범위를 넘어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에서 말하는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라 함은 ‘자동차등을 직접 범죄의 실행행위 수단으로 이용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2조에서도 ‘자동차등을 범죄의 도구나 장소로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의 의미가 불명확하다거나 포섭되는 행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심판대상조항이 행정안전부령에 위임되는 범죄행위의 예시로 ‘살인 또는 강간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안전부령에서는 그 위임의 취지에 따라 필요적 취소사유의 대상이 되는 범죄를 살인 또는 강간과 같은 정도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커다란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로 그 범위를 한정하여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견이 우려하는 것처럼 만약 행정안전부령에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하지 않은 사소한 범죄행위까지 포함하여 규정한다면, 그 경우에는 행정안전부령의 해당 조항이 모법인 심판대상조항의 위임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것이어서 무효로 되느냐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을 뿐이고, 그렇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모법인 심판대상조항이 필요한 범위를 넘은 지나친 규제를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5)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자동차등을 이용하여 살인 또는 강간 등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반드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경우에는 2년 간 운전면허의 재취득이 금지되므로 자동차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자에게는 생계수단박탈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어 사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자동차등을 이용한 살인 또는 강간 등의 중대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입는 피해를 방지하여야 할 공익적 중대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당한 운전자가 입는 불이익 내지 그로부터 파생되

는 여타 간접적 피해의 정도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국민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교통질서를 확립하려는 공익의 중대함에 결코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라. 결론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직업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의 자유도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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