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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8. 3. 26. 선고 96헌마418 결정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위헌확인등]
[결정문] [전원재판부]
사건

96헌마418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위헌확인 등

청구인

박 ○ 석

대리인 변호사 송호신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및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부분은 이를 모두 각하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를 기각한다.

이유

1.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사건의 개요

청구외 권○순은 1993.초경 청구인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93가단57144 임대료등청구의 본소를, 청구인은 위 권○순을 상대로 같은 법원 94가단59215 부당이득금반환청구의 반소를 각 제기하였다. 수원지방법원이 1995. 4. 18. 청구인 패소판결을 선고하자, 청구인은 항소를 제기하여 그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 95나4047(본소), 95나4053(반소)에서 일부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이 다시 상고를 제기하자 대법원은 1996. 11. 13. 대법원 96다40226(본소), 96다40233(반소)에서 청구인의 상고이유가 상고심절차에관한특례법 제4조 소정의 심리불속행사유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상고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청구인은 1996. 11. 16. 상고심 판결문을 송달받자, 대법원의 판결 및 그 재판의 전제가 된 상고심절차에관한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항, 제5조 제1항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1996. 12.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법 제4조 (심리의 불속행) ①대법원은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다음 각호의 1의 사유를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더 나아가 심리를 하지 아니하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한다.

1. 원심판결이 헌법에 위반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때

2. 원심판결이 명령·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하여 부당하게 판단한 때

3. 원심판결이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때

4.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판례가 없거나 대법원판 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때

5. 제1호 내지 제4호외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때

6. 민사소송법 제394조제1항제1호 내지 제5호의 사유가 있는 때

② 생략

③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제1항 각호의 사유(가압류 및 가처분에 관한 판결의 경우에는 제1항제1호 내지 제3호의 사유)를 포함하는 경우에도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제1항의 예에 의한다.

1. 그 주장 자체로 보아 이유가 없는 때

2. 원심판결과 관계가 없거나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때

제5조 (판결의 특례) ①제4조 및 민사소송법 제399조 본문의 규정에 의한 판결에는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

헌재법 제68조【청구사유】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

2.청구인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청구인의 주장요지

(1) 청구인이 대법원에 제기한 상고이유는 항소심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적어도 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한다. 대법원의 위 판결은 청구인의 상고이유가 법 제4조 소정의 제몇항 제몇호에 해당된다는 점도 밝히지 못한 채 무조건 동조 소정의 심리불속행사유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자의적인 재판으로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2) 법 제4조 제1항, 제3항, 제5조 제1항 소정의 심리불속행제도는 대법원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어떤 사건이든지 배척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즉 자의를 예정한 제도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더구나 사실심이 제대로 강화되지도 아니하고 상고심에 대한 재판소원도 허용되지 아니한 현재 상황에서 위와 같이 상고심을 지나치게 봉쇄하는 것은 국민의 재판청구권,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3) 헌재법 제68조 제1항헌법 제111조 제1항이 정하는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 무력화, 공동화시키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헌법소원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 공권력에 속하는 행정권, 입법권에 의한 기본권 침해는 헌법소원대상에 포함되는데 유독 사법권에 의한 기본권침해는 헌법소원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헌재법 제68조 제1항은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나. 법원행정처장의 의견요지

(1) 헌재법 제68조 제1항은 남소의 폐해를 방지하고, 헌법재판소의 부담을 줄이려는 요청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확대하려는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입법정책상의 문제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 법 제4조, 제5조 소정의 심리불속행제도는 이른바 남상고사건에 대한 처리의 신속을 통하여 정당한 당사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충실히 하기 위한 제도로서,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평등권 또는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3)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헌재법 제68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3.판단

가. 헌재법 제68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부분

헌법재판소는 1997. 12. 24. 선고, 96헌마172 ,173(병합)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의 ‘법원의 재판’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도 내에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헌법에 위반된다”라고 결정하였다.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대법원의 위 판결은 청구인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달리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헌재법 제68조 제1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부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법원의 위 판결은 청구인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달리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도 부적법함이 명백하다.

다.법 제4조 제1항, 제3항, 제5조 제1항에 대한 부분

헌법재판소는1997. 10. 30.선고, 97헌바37 , 95헌마142 , 215, 96헌마95 (병합) 결정 및 1998. 2. 27. 선고, 96헌마92 결정에서법 제4조 제1항, 제3항, 제5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함을 선언한 바 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헌법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였다고 하여 대법원이 곧바로 모든 사건을 상고심으로서 관할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균등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거나 또는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 돌아가므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록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제약하고 있기는 하지만 위 심급제도와 대법원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헌법이 요구하는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존중하면서 민사·가사·행정 등 소송사건에 있어서 상고심재판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별적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보다 법령해석의 통일을 더 우위에 둔 규정으로서 그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위 결정선고 이후에 달리 그 견해를 변경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변경이 보이지 아니하므로,이 심판청구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헌재법 제68조 제1항 및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고, 법 제4조 제1항, 제3항, 제5조 제1항에 대한 부분은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8. 3. 26.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문희

주심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

재판관 이영모

재판관 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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