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응급실에서 호흡곤란을 치료하기 위하여 의사가 기관삽관술을 행하던 중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그 상태에서 후에 사망한 사건에서 의사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등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며 불기소처분을 취소한 사례
결정요지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들이 호흡곤란을 치료하기 위하여 수차례 기관삽관술을 시도하던 과정에서 피해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후 의식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20여일 후 사망한 경우라면, 의사의 기관삽관 시술 잘못으로 인한 저산소증 뇌손상의 의심이 있으므로, 검사는 그 계속된 기관삽관술 시도 과정에서 환자에게 충분한 산소공급이 이루어 졌는지 등에 관해 의심스러운 점이 없도록 조사하여야 할 것이고, 한편 그러한 점에 관한 진료기록이 날짜와 시간 등 기재 내용에 있어서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도 충분한 조사를 하여야 할 것임에도, 그러한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조사를 소홀히
한 채 불기소처분에 이른 것은 객관적으로 자의적인 처분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다.
참조판례
헌재 1990. 12. 26. 90헌마45 , 판례집 2, 491
당사자
청 구 인 임○중
대리인 법무법인 지 평
담당변호사 강금실 외 2인
피청구인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검사
주문
1.피청구인이 1999. 10. 11.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98형제19512호 사건의 피의자 박○일, 송○건, 유○진에 대하여 한 불기소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2.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98형제19512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청구인은 1998. 10. 21. 위 지청에 청구외(이하 “피의자”라고 한다) 박○일, 송○건, 유○진, 최○경, 최○채를 업무상과실치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고소하였는데(청구인은 청구외 이○아 등 간호사들도 고소하였으나 이 부분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 요지는 아래 2와 같다.
나.피청구인은 위 고소사건을 수사한 결과 1999. 10. 11. 아래 ‘피청구인의 답변’과 같은 이유로 각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재항고한 뒤, 재항고가 기각되자 2000. 12.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고소사실의 요지
피의자 유○진은 ○○시 소재 ○○병원 응급실 전문의로, 같은 송○건은 위 병원 내과 수련의(레지던트 2년차), 같은 박○일은 위 병원 응급실 수련의(레지던트 1년차)로, 같은 최○경은 위 병원 내과 수련의(레지던트 1년차)로, 같은 최○채는 위 병원 내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1998. 9. 7. 09:20경 청구인의 부인 피해자 임○규(당 60세)가 배뇨곤란, 호흡곤란 등을 이유로 위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던 바,
가.같은 날 09:45경 당시 피해자는 기관내 삽관의 필요성이 없는 상태였는데도 청구외 위○한에 의하여 무
리하게 구강을 통하여 기관내 삽관을 한 상태였는데, 피의자 박○일은, 10여분 후 피해자가 의식이 회복되고 호흡이 안정되자 고통을 호소하면서 이를 제거해 줄 것을 요구하자, 이미 설치된 기관삽관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자발 호흡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위 기관삽관을 유지하여 호흡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나, 만연히 삽관한 튜브를 제거한 후, 필요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약 3시간 동안 방치하였고,
나.피의자 송○건은, 같은 날 13:00경 피해자에게 호흡장애가 재발하자 다시 구강을 통하여 기관내 삽관을 시도하였는 바, 이러한 경우 기관내 삽관을 하려면 피해자가 기도부종으로 튜브가 원만히 삽입되지 않을 것을 예견하고, 삽관전에 반드시 충분한 산소를 투여하여 저산소증의 발생을 예방하면서 1회 시도에 30초 이상을 초과하지 않아야 하고, 삽관에 실패하면 후두경을 빼고 15~30초 가량 100%의 산소를 충분히 공급한 후 다시 시도하거나, 시술이 곤란한 경우 응급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기도를 유지하는 주사침 윤상갑상막 절개술 등을 시술하여 기도를 유지하고 호흡정지로 인한 저산소증 등을 예방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산소를 제대로 투여하지 않으면서 동료 의사 김○동, 유○진과 교대로 약 10여분 가량을 무리하게 기관내 삽관을 강행한 과실로 피해자의 호흡이 정지됨으로 인해 의식을 저하시키고,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게 하고,
다. 피의자 유○진은,
(1)응급실장으로서 같은 날 09:20경부터 같은 날 13:00경까지 이유없이 자리를 이탈하여 수련의 박○일, 같은 송○건의 피해자 치료과정을 감독하지 않은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위와 같이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게 하고,
(2)간호사인 청구외 이○아 등과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1998. 일자 불상경 위 이○아는 검정색 볼펜을 이용하여 간호기록부의 일자란에 “9. 7. 10A”, 기록란에 “Chest PA Lt Lat, Abd E/s”(가슴, 복부사진)라고 기재하는 등 간호기록부를 위조하여 같은 해 10. 1. ○○경찰서에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고, 또 피의자 박○일 등의 과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1998. 9. 7.자 등의 피해자에 대한 동맥혈가스 검사지를 위조하여 위와 같이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고,
라.피의자 최○경은, 같은 달 8. 17:20경 위 병원 내과 중환자실로 옮긴 피해자를 같은 달 27. 00:00경까지 치료하였던 내과 중환자실 주치의로서, 같은 달 14. 11:30경 기관절개술을 하면서 삽입시킨 트라케오스토비
튜브를 오염으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같은 달 23. 10:50경 교체하던 중 5분 이상 지체하다가 실패하여 이로 인해 피해자의 심박동이 낮아지는 등 호흡이 곤란하게 하여, 같은 해 10. 1. 04:32경 피해자가 호흡산증,저산소혈증,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마.피의자 최○채는, 위 병원 내과 중환자실 전문의로서
(1)중환자실 주치의들의 환자 치료사항을 지도, 감독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고 위 최○경의 피해자 튜브교체 과정을 감독하지 않은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위와 같이 사망에 이르게 하고,
(2)청구외 간호사 박○임 등과 공모하여, 피의자 최○경의 위 과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1998. 9. 일자 불상경 간호사 박○임 등은 같은 달 19일분 간호기록부의 일자란에 “9. 19. 6A, 기록란에 V/S(활력증후군, 140/90-72- 16-38.3℃) Ice bag apply함(얼음주머니 대줌), SaO2(산소포화도) 94-95% 유지됨 (FiO2 0.4상) Suction시 T/ tube 통해 blood clot 다량나옴(흡입시 트라키오스토미를 통해 핏덩어리 다량 나옴), CVP(중심정맥압) 10cm H2O checked”이라고 기재하는 등 간호기록부를 위조하고, 위와 같이 경찰서에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3. 주장과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자기 발로 검사를 받기 위하여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호흡장애나 의식장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호흡 및 의식장애가 있다고 오인하고 의식이 있는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기관내 삽관이라는 처치를 감행하는 등 일련의 피의자들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다. 망인의 상태가 정말 삽관이 필요할 정도의 응급 상태였다고 하면, 즉각적으로 의사, 간호사 서너명이 환자에 매달려 산소를 공급하고 혈액, 맥박, 호흡수 등을 체크하고 삽관의 직전, 직후에 동맥혈가스검사(ABGA), 전해질, 혈당, 칼슘 등의 응급검사를 시행하여야 하고 이를 진료기록지에 기재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건 진료 기록지의 간호기록이나 의사처치기록상 어디에도 망인의 응급실 방문 당시 위와 같은 응급상황이나 검사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무모한 기관삽관 시도에 대하여 의식이 멀쩡했던 망인이 저항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미 설치된 기관삽관으로 인하여 망인의 자발 호흡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위 기관삽관을 유지하여 호흡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망인의 저항에 당황한 피의자 박○일은 망인에게 설치된 삽관을 제거
하여 이미 자발 호흡능력이 떨어진 망인의 호흡곤란을 악화시킨 업무상 과실이 있다.
한편 그 날 낮 12시 45분경 피의자 송○건이 망인에게 삽관을 시도하면서 삽관전에 호흡곤란 환자에게 치명적인 호흡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신경안정제 바륨(valium) 10밀리그램을, 경구투여시의 최대 용량인 10미리그램을 한번에 그것도 정맥주사로 투여하도록 함으로써 경미한 호흡곤란이 있던 망인의 호흡을 강제로 멈추게 한 뒤, 수차 삽관시도에 실패하고, 응급의학과 의사 김○동이 2차례 더 삽관을 시도하였으나 모두 실패하고 최종적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유○진 과장이 2번 시도하여 겨우 삽관에 성공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약 10여분 동안, 기관지 삽관시의 일반적인 수칙, 즉 15~20초 이상 걸리면 안되며, 성공을 못하면 적어도 몇 분간은 100% 산소를 연결하여 인공호흡을 하여야 함에도, 그러한 산소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삽관을 지체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의식저하로 저산소성 뇌손상에 빠지게 하였다.
한편 후두경을 사용해서도 기관삽관을 성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마땅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우선 망인의 기도확보를 위하여 가장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주사바늘 윤상갑상막 절개술을 시행하였어야 할 것이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피의자 유○진은 응급실장으로 위와 같은 피의자 송○건의 업무상 감독을 소홀히 하였고 나아가 이미 장시간 호흡이 정지된 상태의 망인에 대한 1차 기관삽관을 실패한 과실이 있다.
피의자 최○경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망인의 주치의로서 망인에게 설치된 기관절개술 튜브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여 망인의 소생가능성을 궁극적으로 상실하게 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
피의자 최○채는 중환자실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전문의로서 위 최○경의 업무상 감독을 소홀히 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위 사항들에 대하여 중점적인 수사를 하였어야 하나, 사후 조작의 혐의가 짙은 병원의 진료기록부 아니면 상호 말을 맞춘 듯한 피의자들 및 병원 직원들의 진술에 의존하여 조사를 하였다. 또한 망인의 부검당시 진료기록부가 제대로 작성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그 후 진료기록부가 조작된 연후에 부검 후 3개월이나 경과하여 그 조작된 진료기록부에 맞추어 형식적인 부검결과를 보내왔다. 수사기관에서는 이 사건 초기 진료기록부 원본을 압수해 달라는 청구인의 주장을 무시함으로써 결국 피의자들이 진료기록부를
조작할 기회를 제공하여 주게 되었다. 이 사건 망인의 진료기록부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모순된 내용이 많이 있다.
이 사건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소견 역시 위와 같은 잘못된 진료기록부 및 부검소견에 기초하여 제출된 것으로 믿을 수 없는 내용이다. 위 부검결과나 의사협회의 회신은 망인이 위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동안 장기간에 걸친 저산소증으로 전신의 장기가 망가져 죽을 사람이 죽었다는 식의 결론이다. 이러한 결론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은 청구인측 참고인인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이○태의 의견서에 잘 나타나 있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청구인의 고소장 기재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 피의자 박○일은 1998. 9. 7. 응급실 당직의사로 근무하면서 피해자가 호흡곤란 및 청색증이 있어 기관지 삽관이 필요한 상태였으며, 피해자가 기관삽관 후 고통을 호소하며 삽관을 제거해 달라는 듯한 몸짓을 하며 심하게 요동을 치면서 스스로 삽관을 제거한 것을 보고 피해자에게 “이것을 빼면 죽는다”, “이렇게 하면 치료를 못한다”고 화를 낸 후 다시 기관삽관을 시도하려 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여 검사결과를 살펴본 후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일단 피해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도록 한 후 주치의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조치를 취한 사실은 있으나, 위 삽관을 임의로 제거한 사실은 없다고 변명하고, 참고인 김○호, 위○한, 상피의자 송○건, 유○진의 각 진술 및 기록에 첨부된 간호일지사본, 의료기록사본, 부검감정서, 대한의사협회회신의 각 기재내용도 위 변명에 부합하고 있다. 청구인들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피의사실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
피의자 송○건에 대하여는, 피의자는 당시 환자가 이미 1차 기관삽관을 하였다가 빠진 상태여서 기도가 부어있어 기관삽관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태였으나,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여 즉시 호흡을 할 수 있도록 기도를 확보하여야 하는 데 기관절개술은 산소공급을 중단한 상태에서 하여야 하고, 환자의 목이 너무 비대하였고, 통상적으로 그 소요시간이 20여분 이상이 소요되어 시술 도중 사망의 위험성이 컸고, 윤상갑상막절개술 또한 기도유지 이외에 자발호흡이 없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호흡을 유지할 수 없는 방법이어서 산소공급을 하면서 기관삽관을 시도한 것은 당시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었으며, 위와 같이 기관삽관을 실패하면서 시간이 경과되어 피해자가 저산소증으로 인한 의식불명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은 있으나 피해자에 대한 검사결과에 의하면
피해자의 간, 콩팥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있었던 것이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주요 원인이라고 변명하고, 상피의자 유○진의 진술 및 기록에 첨부된 간호일지사본, 의료기록사본, 부검감정서, 대한의사협회회신 등의 각 기재내용도 피해자는 응급실 내원당시 고도의 심장비대증과 확장, 유착성심낭염 등에 의하여 심부전, 신부전 및 패혈증성 쇼크의 소견을 보이고 있었고, 위 증상으로 인한 심각한 호흡부전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되며, 호흡부전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축적과 저산소증이 피해자의 의식을 저하시키고 간기능, 신기능 등의 저하를 가속화시켜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하여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며 기도삽관에 따른 시간지연이 저산소증을 유발시키고 뇌손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는 판단되지 아니한다.
피의자 유○진은 당시 응급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피해자의 상태 및 치료과정에 대하여 수시로 보고를 받았으며 당시 피해자에 대하여는 최선의 치료를 하였다는 취지로 변명하고, 상피의자 송○건, 박○일 등의 진술도 위 변명에 부합하고 있다.
피의자 최○채는 자신은 내과전문의로 근무하면서 상피의자 최○경으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처치내용을 매일 보고를 받았으며 위 튜브를 교체한 사실이 없다고 변명하고, 상피의자 최○경의 진술도 위 변명에 부합하고 있다.
4. 판 단
가. 피의자 박○일, 송○건, 유○진에 관한 부분
(1)기록을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가 인정된다.
피해자(망 임○규)는 전직 역도선수였으며 60세였고, 신장 175㎝에 체중 120㎏인 비대한 체격이었다. 환자는 논산에 거주하였고 영화배급일을 하였으며 추석 무렵이라 극장 영화배급 관계로 바빠 1998. 9. 6. 밤늦게까지 군산과 영동에 다녀왔다. 환자는 그 무렵 고환이 붓고 적어도 1주일간 소변을 보는데 심한 장애가 있었으며, 호흡이 곤란하여 밤에 앉아서 자곤 하였다. 1998. 9. 7. 새벽, 징후가 나빠져 병원에 갈 결심을 하고, 청구인(피해자의 큰아들. ○○대 출신 치과의사. 서울 거주)과 통화를 한 뒤, 사위가 운전하던 차로 논산에서 ○○병원까지 이동하였으며, 차에서 계속 졸았다.
1998. 9. 7. 09:20경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간호사 이○아가 환자의 활력징후, 즉 혈압, 맥박, 호흡수, 체온을 체크하였는데, 혈압은 촉진이 안되었으며, 맥박수 118회/분, 호
흡 16회/분, 체온 36도였다(성인의 정상 활력징후는 혈압 120/80mmHg, 맥박 60~100회/분, 호흡 12~18/분, 체온 36.5도라고 한다). 한편 얼굴에서 검푸른 빛깔이 나타나는 청색증이 관찰되었으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간호사 이○아의 진술, 수사기록 590쪽).
09:40분경 의사 위○한이 환자의 목에 기관삽관(intu-bation)을 하였다(간호사 이○아의 진술, 수사기록 595쪽 참조). 10시 전후에1)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자 기관삽관이 제거되었다(청구인은 의사 박○일이 임의로 제거했다고 하고, 박○일은 환자가 스스로 제거했다고 진술한다).
12:47경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자, 의사(레지던트) 송○건에 의하여 재차 기관삽관이 시도되었는데(신경안정제 바륨 10미리그램이 투입되고 30초 후) 3차례 실패하자, 응급실의 다른 의사(레지던트) 김○동이 2차례 시도하여 또 실패하였고, 그러자 응급실 과장(전문의) 유○진이 2차에 거쳐 시도하여 성공하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약 10분 가까이 소요된 것으로 보이는데, 유○진이 마지막으로 기관삽관을 시도할 때 환자의 심장박동이 정지되었고, 환자가 반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며, 응급조치(전기충격)로 심장박동은 다시 회복되었으나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채로 중환자실에 옮겨져서 그 상태에서 1998. 10. 1. 사망하였다.
(2)일반적으로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진단이후 사망시까지의 처리방법에 있어서 의심스러운 점이 있음에도, 검사가 이러한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조사를 현저히 소홀히 한 채 사건을 종결한 것은 결국 검찰권을 행사함에 있어 고소인을 차별대우하여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보장된 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또한 헌법 제27조 제5항에서 보장된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0. 12. 26. 90헌마45 , 판례집 2, 491, 502).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청구인은 환자의 주된 사망원인은 재차 기관삽관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의사들의 과실로 환자에게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힌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청구인은 환자는 응급실 내원 당시 고도의 심장비대증과 확장, 유착성 심낭염 등에 의하여 심부전, 신부전 및 패혈증성 쇼크의 소견을 보이고 있었고, 위 증상으로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며, 기도삽관에 따른 시간지연이 저산소증을 유발시키고 뇌손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런데 기록을 보면, 이 사건에서 피해자가 응급실에 내원한 당일 의사의 기관삽관의 시술 잘못으로 인한 저산소증 뇌손상이 초래되었고, 이것이 사망의 원인으로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가) 당일 9:40경 기관삽관에 관한 검토
청구인은 기관삽관을 한 것 자체가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의료과실이라고 주장하나, 내원 당시 환자가 호흡곤란한 상태였고, 혈압이 측정되지 않았으며, 청색증이 있었다는 점 등을 보면 의사로서 기관삽관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 기관삽관 자체가 바로 환자의 증세를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볼 자료도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처음 기관삽관을 한 의사는 청구외 위○한이라고 보여지는데, 그렇다면 이 사건 피의자들과 이 부분은 직접 관련이 없다.
그런데, 일단 기관삽관이 된 상태라면 환자의 자발 호흡능력이 떨어진 상태이므로 그 제거 여부는 신중한 의학적 판단을 요할 것이다. 그런데 10시 전후에 기관삽관이 제거된 경위가 명백하지 않다.
청구인측은 환자가 요동치며 기관삽관을 제거해달라는 강한 거부를 표시하자 피의자 박○일이 “죽어도 난 책임 못집니다.” “당신같은 사람은 치료를 못한다”며 기관삽관을 뽑았다고 한다(노○래, 박○순, 조○아의 진술, 수사기록 51, 57-8, 60쪽). 한편 피의자 박○일은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손발이 반쯤 묶여있으면서도 침대에서 요동쳐 기관삽관을 입으로 다 빼낸 것을 자신이 손으로 들어냈을 뿐, 자신이 직접 기관삽관을 제거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며(동 437쪽), 한편 그 직후 환자가 자신은 소변을 못보아 온 것일 뿐 기관삽관을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하여, 산소 튜브를 꼽아주고, 상태를 확인하려고 동맥혈가스 검사용으로 혈액을 채취한 뒤, 자신은 그 자리를 떴다고 한다(동 447-448쪽 참조).
피청구인은 박○일의 변소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당시의 정황을 지켜본 청구인측 참고인들이 담합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으며, 환자는 당시 손이 묶인 상태였고(동 57쪽 참조), 기관삽관 기구의 형태를 볼 때(동 97쪽 도표), 환자가 스스로 이를 제거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는 기관삽관이 제거된 직후 그 상황이 환자에게 치명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인데(피청구인 답변 참조), 그렇다면 그러한 중요성을 지니는 위 기관삽관을 과연 누가 제거한 것인지, 그 후의 후속조치는 어떠했는지, 그로부터 약 3시간 가까이 환자가 뚜렷한 호흡확보 조치 없이 방치된 것은 아닌지(환
자의 처 박○순은 피의자가 오후 1시경까지 치료거부를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사기록 58쪽)의 문제는 이 사건 의료과실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환자에 대한 12:47경의 2차 기관삽관 조치와 관련하여 볼 때, 불과 3시간도 안되어 다시 기관삽관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원래의 기관삽관이 유지되고 있어야 마땅한 것은 아닌지(의사들은 이미 1차 기관삽관으로 인해 부어있는 환자의 목에 다시 기관삽관을 하기 위하여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을 소비하였고, 그 과정에서 심장박동 정지, 반혼수상태가 왔다)가 좀더 조사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대학 병원 체계상 피의자가 호흡곤란상태에 있는 환자의 상태를 알면서 호흡유지 수단인 기관삽관을 독단적으로 제거하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믿기 어렵고”라고 하고 있으나, 과연 기관삽관이 환자에 의하여 제거된 여부, 제거된 이후 다음 기관삽관까지의 응급조치 등에 관한 조사가 객관적으로 수긍할만큼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당일 12:47경 기관삽관에 관한 검토
12:47경부터 7, 8분 내지 10분 동안 환자에 대한 기관삽관이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심장박동이 정지되고 의식이 불명되는 상태가 발생하였다. 여기서 상세한 기관삽관 과정에 대한 검토가 요청된다. 왜냐하면 그 때부터 환자는 의식을 끝끝내 회복 못하고 중환자실에 머물다가 사망하였기 때문이다.
우선 환자는 신경안정제(바륨) 1회 최대치(10미리그램)를 주사받은 상태이다. 그 즉시 환자의 저항이 없어졌고 숨이 조용해졌다고 한다(동 59, 60쪽). 환자의 가족들은 이 주사가 수면제라고 알고있었는데, 이 신경안정제는 적어도 환자의 기관삽관 거부를 제어하기 위하여 투입된 것으로 반항을 억제시키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동 59, 60쪽). 그런데 의학서적에 의하면(동 128쪽에 편철된, Wyngaarden & Smith, Textbook of Medicine, 457쪽), 호흡곤란 환자에게는 호흡을 억제시킬 수 있는 바륨(Valium)과 같은 신경안정제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었다. 이 말은 환자에 대한 바륨 주사 후의 기관삽관은 보다 신속하고 호흡을 더 이상 억제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보여진다.
기록에 편철된 의료서적들은 기관삽관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기관내 삽관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산소를 투여하여 저산소증의 발생을 예방한다. 기관내 삽관할 때에는 가능한한 15초 이내에 튜브삽관을 완료하여야 하며, 1
회의 시도에 30초이상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30초가 경과한 후에도 삽관에 실패하면 15~30초 정도 충분한 산소를 투여하면서 호흡을 보조한 후 다시 시도하도록 한다.(수사기록 11쪽, 황○우 등, 심폐소생술과 전문심장구조술, 군자출판사, 130쪽.)
•기관내 삽관을 할 때의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치아, 입술, 구강, 인두 및 후두의 손상, 기관지 경련, 혈액이나 토물의 기도내 유입 등이다. 심정지 상황에서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이미 저산소증에 있는 환자에게 기관내 삽관을 시도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다. 이때도 다른 방법(예:구강 대 구강호흡법, 앰부마스크, demand valve와 산소 마스크 등)으로 적절히 산소 공급을 해 준 다음 기관내 삽관을 실시하여야 한다. 기관내 삽관 중에는 15~20초간 무호흡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준 뒤 실시해야 한다. 한편 이 동안 응급구조사는 삽관 절차에 필요한 기구들을 점검하여야 한다.(수사기록 24쪽, 김○열, 의료사고예방 및 처치, 덴티북, 214쪽.)
응급실 간호기록부를 보면 12:47 발륨 10mg을 정주하고 기관지 삽관을 시행하였고, 12:55 심장박동이 멎었고, 곧 심장마사지를 시작하면서 정맥주사를 놓은 뒤 13:00 계속 정맥주사를 놓고 전기충격을 한 후 심장박동이 103회/분으로 돌아왔으나, 13:10 의식이 반혼수상태(semi coma)이며 앰부호흡 및 기관흡입이 시행되었다고 기술되어 있다(수사기록 326쪽;이 사건 기록 172쪽). 목격자의 말에 의하면 기관삽관은 심장이 멈추었다가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성공하였다(수사기록 47쪽). 그렇다면 기관삽관 시술시간은 12:47부터 13:00까지 약 13분이 소요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총 시술시도 횟수는 송○건 3회, 김○동 2회, 유○진이 2회이다. 한편 그러한 기관삽관 후에 환자는 반의식불명 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므로 의사들이 기관삽관 시술 과정에서 잘못하여 환자로 하여금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손상을 초래하였는지 여부는 이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
우선 위 의료서적상의 매뉴얼에 의하면 적어도 30초내에 삽관에 실패하면 다시 충분한 산소공급후 재시도 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산소공급은 환자가 이미 신경안정제를 주사받은 후라서 더욱 요청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산소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가 검토되어야 한다.
처음 삽관을 시도한 피의자 송○건은 자신은 1차 시도후 산소공급을 했다고 진술한다. 즉 “손으로 하악골을 들어 기도를 유지하면서 산소 마스크를 대어 약 30
초정도 산소를 공급한 후 2차 시도를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2차 시도후에는 환자가 자발적 호흡을 하고 있어 기도유지만 하다가 응급 의학과 전공의를 부르면서 3차 시도를 하였다고 한다(수사기록 458쪽). 곧 이어 김○동이 와서 2차례 시도 하였는데, 피의자 송○건은 김○동이 시술할 때 산소공급을 하면서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동 459쪽).
김○동(레지던트 2년차)은 당시 환자가 저산소증 의심이 있었으며, 자신이 기도삽관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그는 “기도삽관시 그 시술시간이 있는가요”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습니다”고 대답하고 있는 것이다(동 415쪽). 당시 시술상황에 대해서는, “송○건이 기도삽관시술을 시도하고 있었고 잘 되지 않자 송○건이 저에게 해 보라고 하여 제가 후두경을 구강내에 넣고 삽관을 기도내에 삽입하려 하였으나 실패하여 옆에 있는 수련의에게 유○진 교수를 불러 달라고 하여 잠시후 유○진 교수가 와서 기도 삽관을 하였습니다”고 진술한다(동 415쪽). 한편 자신의 시도 시간은 2~3분가량이라고 한다. 산소공급에 관한 질문이나 대답은 전혀 없었다. 다만 “기도삽관의 지연으로 혼수상태가 된 것은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기도 삽관 후에 전보다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보아 기도삽관의 지연에 의해 혼수상태가 된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고 대답한다(동 417쪽). 그러나 환자는 거듭된 기도 삽관중에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므로 이러한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한편 마지막 시도자인 유○진(전문의, 응급의학과 조교수)은, “내과 송○건 및 응급의학과 김○동이 기관삽관술을 하지 못하여 제가 삽관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고 진술할 뿐, 그 과정에서 산소공급에 관한 질문이나 대답이 없다(동 490쪽 참조).
그러므로 적어도, 송○건의 2차, 3차, 김○동의 1차, 2차, 유○진의 1차 시도에 이르는 과정에서 단순히 기관삽관만을 반복했을 뿐 30초이내에 실패할 경우 충분한 산소공급후 재시술이라는 매뉴얼상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며, 이들 과정의 총 소요시간은 5~6분에서 13여분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환자에게는 산소부족에 따른 뇌손상으로 인하여 의식이 불명한 상태로 전락하였을 상당한 의심이 있다.
이 점은 청구인의 가장 큰 강한 주장 사항이며, 피청구인 역시 불기소이유에 “기관삽관을 실패하면서 시간이 경과되어 피해자가 저산소증으로 인한 의식불명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은 있으나”라는 피의자 송○건의 변명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기관삽관시의 주의의무 위반의 가능성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반증이 된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피의자측의 변소만을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
부검감정서는 1998. 9. 7. 13:00경 환자가 반의식불명상태에서 중환자실에 옮겨져 의식을 회복못하고 10. 1. 사망한 후에 작성된 것이므로, 과연 기관삽관 지연에 따른 저산소증 뇌손상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참고자료가 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부검감정서는 환자의 사인을 심부전과 신부전에 이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였는데, 기도삽관 지연에 관한 문제는 유관학회 의견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던 것이다(동 724쪽2)).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환자의 경우 “기존에 있던 심장, 간 신장 기능의 저하와 저산소증과 호흡성 산증이 더욱 악화되어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며, 여러차례 7-8분 동안의 기도삽관에 따른 시간 지연이 저산소증을 유발 시키고 저산소성 뇌손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회신하였다(동 966쪽).
그런데 위 회신은 기관삽관 지연에 관해서는 “기도삽관이 어려운 경우 의료진은 백-밸브 마스크 등으로 산소를 충분히 투여하고 호흡을 보조하면서 기도삽관을 재시도해 볼 수 있으며, 기도삽관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윤상갑상막 절개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을 시도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환자를 치료한 의료진에 의해 가장 정확히 판단되며, 어느 것이 꼭 우선시 되는 것은 아니다.”고 기술하고 있는바, 이 사건에서 “백-밸브 마스크 등으로 산소를 충분히 투여하고 호흡을 보조하면서” 기관삽관술을 시행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없이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설사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을 일응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기관삽관 시술 과정에서 이미 호흡곤란이 심한 환자에게 충분한 산소공급 없이 무리하게 여러 의사들이 당황한 상태에서 기관삽관술을 시도한 것은 아닌지 여전히 정확히 조사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청구인측 참고인으로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이○태는 위 대한의사협회의 사망원인에 대하여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이 사건 기록 164-176쪽). 그
는 “검사 소견을 보면 환자가 기존에 심부전이나 신부전, 혹은 폐질환이 없었고, 환자가 너무 비만하여 혈압이 촉진안되는 것을 쇼크에 빠진 것으로 오인하여 너무 비만하고 의식이 있어 시행하기 어려운 기관지 삽관을 부적절하게 시행하는 중 호흡을 제대로 못하여 급성호흡부전으로 인하여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심장, 간, 신장 등의 여러 장기의 저산소성-허혈성 손상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환자는 사망하였다고 보는 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어느 전문가쪽 의견이 객관적인 사망원인에 해당하는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대한의사협회의 회신이나 부검감정서 결과만으로는 기관삽관시 의사들의 업무상 과실이 없었고, 당시 환자가 기관삽관시의 산소부족으로 인한 뇌손상을 입은 것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환자는 적어도 당일 10:50경에는 의식이 뚜렷했으며, 침대에 앉았다 누웠다 할 정도였으나(조카 조○아의 진술, 수사기록 60쪽), 오후 1시에 이르러 갑자기 심장박동이 멎고 의식불명 상태로 떨어져 그 후 끝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는바,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태의 변화가 기관삽관 과정의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좀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부분
피의자들이 검사지나 진료기록지를 조작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이들이 피해자의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방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좀더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피해자에 대한 동맥혈가스검사지의 날짜와 시간이 잘못 표시되어 있는데, 이를 단순한 기계작동상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동맥혈가스검사지는 9. 6. 12:55으로 시간이 표시된 것이 있고(이 날짜는 입원하기도 전 날이다), 9. 7. 11:19으로 표시된 것이 3장, 9. 7. 11:20로 표시된 것도 3장이나 되는데, 과연 기계작동상의 잘못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표시될 수 있는지, 과연 같은 시간의 표시분들 중에서 어느 것이 실제로 언제 검사된 것인지를 어떻게 식별하였던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또한 기록에 나타난 간기능검사 및 신장기능검사 등도 제 일시에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잘못 일시가 표시되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가 좀더 조사되어야 할 것이다.
(라) 기타 부분
청구인은 피의자 송○건 등이 기관삽관 실패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주사바늘 윤상갑상막 절개술을 시
행하였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피의자 유○진은, 연속적으로 기관삽관을 실시하고 있어서 기관절개술을 실시할 필요성이 그리 많지 않았으며 환자가 목이 짧고 굵어 기관절개술을 실시하는데 어려워 기관삽관술을 계속하여 실시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었다고 주장한다(수사기록 431-2쪽). 유○진이 말하는 기관절개술이 청구인이 말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보이나, 결과적으로 그 경우 어떠한 처치를 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하여 의사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유○진의 감독책임 준수 여부는 위 기관삽관술 등에 관한 재수사 후 판단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언급을 생략한다.
(3) 소 결
이 사건에서는 바로 전 날까지 활동하던 환자가 응급실에서 불과 몇시간만에, 기관삽관 과정에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었는바, 이는 의사들이 객관적인 의료치료상의 기준을 위반하여 의료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이라는 강한 의혹이 제기된다. 그런데 위에서 보았듯이 이러한 점에 관한 피청구인의 불기소이유 및 결론은, 피의자들의 진술에 치우치고 있으며 관련 쟁점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기관삽관 시술 등에 관하여, 응급실 의사로서의 객관적인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닌지 여부에 관하여, 피의자들을 철저히 추궁하고 증인들을 조사하는 등 재수사하여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도록 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피의자 박○일, 송○건, 유○진에 관한 불기소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행사로서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피의자 최○경, 최○채에 관한 부분
이 부분은 기록을 살펴볼 때,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달리 피청구인의 이 부분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5. 결 론
이상의 이유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피의자 박○일, 송○건, 유○진에 관한 부분은 이유있으므로 취소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주심) 김영일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