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헌재 2005. 9. 29. 선고 2003헌마127 공보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위헌확인]
[공보108호 1046~1050]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를 공무원직으로부터 당연퇴직하도록 하고 있는 지방공무원법 제61조제31조 제6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를 공무원직으로부터 당연퇴직하도록 하는 것이 자격상실의 경우와 비교하여 과도한 불이익을 과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명예형 또는 자격형으로서의 자격정지는 시민으로서 일반적으로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자격을 일정기간 박탈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형벌이며, 입법자가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러한 법익의 박탈이 형벌체계 또는 당해 범죄에 대한 형벌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법정형으로 규정하게 된다. 특히 형법은 자격정지의 효력으로 ‘공무원이 되는 자격’이 정지된다고 명시하고 있어 자격정지 형의 판결을 선고받은 자의 공무원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당해 형벌의 본질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형법 기타 다른 법률에서 자격정지를 법정형으로 규정한 경우를 보면 선택형 또는 부가형으로 되어 있다. 법원이 이 중 자격정지를 선택하거나 부가하여 판결로서 선고하였다면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할 때 당해 범죄인이 더 이상 공무원으로서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무원신분의 박탈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정들은 법원의 재판절차에서 고려되므로 절차적으로도 당연퇴직의 합리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당연퇴직으로 인하여 장기간 쌓은 지위가 박탈된다는 점에서 당해 공무원이 받는 불이익이 크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나치게 공익만을 우선한 입법이라거나 절차적으로 합리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나.자격정지는 비록 일정한 기간 동안 잠정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공무원을 비롯한 공적인 업무를 담당할 자격자체가 박탈되는 효과가 확정적으로 발생하는 점에서 기한이 존재하지 않는 자격상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따라서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지 않고 자격정지기간 동안 직무에서만 배제하는 것은 자격정지형을 올바로 집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게다가 자격정지의 판결을 받은 자가 공무원직으로부터 당연퇴직된다 하더라도 자격정지기간이 경과하면 결격사유가 해소되어 신규채용을 통해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점에서 영구히 공무원직으로부터 배제되는 자격상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와는 효과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를 공무원직으로부터 당연퇴직시킨다고 하여도 자격상실의 경우와 비교하여 과도한 불이익을 과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심판대상조문

지방공무원법(2002. 12. 18. 법률 제6786호로 개정된

것) 제61조 중 제31조 제6호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 부분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 헌재 2002. 8. 29. 2001헌마788 등, 판례집 14-2, 219

헌재 2002. 10. 31. 2001헌마557 , 판례집 14-2, 541

헌재 1997. 11. 27. 95헌바14 등, 판례집 9-2, 575

당사자

청 구 인 민○식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수연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77. 8. 경 서울시 지방공무원으로 채용되어 1995. 9. 12.부터 서울 ○○구청 총무국 인사계장으로 근무하면서 직원들의 인사관리 및 인사평정 등에 관한 직무를 담당하던 중,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2002. 7. 18.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같은 해 10. 9. 서울지방법원에서 항소가 기각되었고 같은 해 12. 26.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위 자격정지 1년의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따라서 청구인은 지방공무원법 제61조제31조 제6호의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에 해당하여 공무원직으로부터 당연퇴직하게 되었고, 이에 위 지방공무원법 규정에 의하여 자신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2003. 2. 1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지방공무원법(2002. 12. 18. 법률 제6786호로 개정된 것) 제61조제31조 제6호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그 내용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방공무원법 제61조(당연퇴직) 공무원이 제31조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 다만 동조 제5호에 해당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31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공무원이 될 수 없다.

1. 금치산자 및 한정치산자

2. 파산자로서 복권되지 아니한 자

3.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

4.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5.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

6.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

7.징계에 의하여 파면의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8.징계에 의하여 해임의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3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형법 제43조(형의 선고와 자격상실, 자격정지) ①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다음에 기재한 자격을 상실한다.

1. 공무원이 되는 자격

2. 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3.법률로 요건을 정한 공법상의 업무에 관한 자격

4.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지배인 기타 법인의 업무에 관한 검사역이나 재산관리인이 되는 자격

②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하거나 면제될 때까지 전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기재된 자격이 정지된다.

제44조(자격정지) ① 전조에 기재한 자격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정지는 1년 이상 15년 이하로 한다.

②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자격정지를 병과한 때에는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정지기간을 기산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 형법에 규정된 자격정지형은 1년 내지 15년의 범위 내에서 일정기간 공적 직무를 담임할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자격상실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므로 청구인과 같이 자격정지 1년의 형을 선고받은 자는 마땅히 1년간 공무원으로서의 직무를 담임할 수 없도록 하면 되고 영원히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격정지 1년의 형을 받은 공무원을 여러 해의 자격정지 또는 자격상실형을 받은 공무원과 같이 취급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2)공무원관계의 종료에 관해서는 형사판결의 결과만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할 수

있도록 자체 징계절차를 통하여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공직제도의 신뢰성과 공무원의 기본권을 보다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방안이다. 또한 공무원의 생활보장을 위해서는 일자리의 보장이 매우 중요하고 기존의 공무원을 퇴직시키는 것은 장기간 쌓아온 지위를 박탈함으로써 상실된 이익이 공무원으로 채용될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비하여 매우 큰 점에서 채용자격과 당연퇴직 사유를 같이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자격정지 1년을 받은 경우에도 공무원을 당연히 영구퇴진 시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나치게 공익을 우선한 입법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나. 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한 유죄판결을 받은 공무원을 공무의 집행으로부터 배제하여 공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품위손상행위를 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하고 그에 상응하는 고도의 윤리성과 성실성을 갖추어야 한다.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자격정지형을 받은 자에 대하여 공직에서 배제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 경우 정지기간이 경과하면 다시 공직을 지망할 수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법원이 공무원에서 대하여 자격정지형의 판결을 하는 것은 기소된 공무원을 공직으로부터 배제하겠다는 법원의 판단이 내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판 단

가. 공무원의 당연퇴직과 자격정지

(1)지방공무원법 제60조는 본문에서 ‘공무원은 형의 선고·징계 또는 이 법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휴직·강임 또는 면직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신분보장의 원칙을 선언하는 한편, 신분상의 불이익 조치로서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가 있는 경우 당연퇴직(제61조),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등의 경우 직권면직(제62조) 그리고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직권휴직(제63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중 당연퇴직제도는 임용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를 공무원의 직무로부터 배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 공무원직에 대한 신용을 유지하고 그 직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임용결격사유가 발생한 것 자체에 의하여 법률상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며 공무원관계를 소멸시키기 위한 별도의 행정처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누2036 판결 참조).

(2)형법상 자격정지는 일정기간 ① 공무원이 되는

자격, ② 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③ 법률로 요건을 정한 공법상의 업무에 관한 자격, ④ 법인의 이사·감사 또는 지배인 기타 법인의 업무에 관한 검사역이나 재산관리인이 되는 자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시키는 형벌의 하나로서 징역 또는 금고보다는 경하고 벌금보다는 중한 형벌에 해당하며(형법 제41조) 여기에는 일정한 형의 판결을 받은 자의 자격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정지되는 당연정지와 판결의 선고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되는 경우가 있다.

당연정지로서 형법 제43조 제2항은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에 대하여 그 형의 집행이 종료하거나 면제될 때까지 위 제43조 제1항에 규정된 자격을 당연히 정지되도록 하고 있다. 판결선고에 의한 자격정지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범위에서 이루어지며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자격정지를 병과하는 경우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그 기간이 기산된다(형법 제44조). 판결의 선고에 의한 자격정지로서 유기형 또는 벌금형에 대하여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단독형으로 자격정지가 선고될 수 있고, 나아가 자격정지가 유기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병과형으로 선고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다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임의적으로 병과되는 경우와 필요적으로 병과되는 경우가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헌법 제25조에서 보장하는 공무담임권은 입법부, 집행부, 사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공공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여기서 직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국민이 공무담임에 관한 자의적이지 않고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음을 의미하며, 나아가 공무담임권의 보호영역에는 공직취임의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 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 후자는 전자보다 당해 국민의 법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므로 이를 보호영역에서 배제한다면, 기본권 보호체계에 발생하는 공백을 막기 어렵고 공무담임권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5조의 문언으로 보아도 현재 공무를 담임하고 있는 자를 그 공무로부터 배제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2002. 8. 29. 2001헌마788 등, 판례집 14-2, 219, 224 참조).

(2)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정지형을 선고받은 공무원들은 당연퇴직되어 그 직을 상실하는 불이익을 받게 되므로 청구인이 공무담임권을 침해받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갖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무담임권의 내용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그렇다 하더라도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넘는 지나친 것이어서는 아니된다. 따라서 공무담임권의 제한의 경우 주로 평등의 원칙이나 목적과 수단의 합리적인 연관성여부가 심사대상이 될 것이며, 법익형량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다소 완화된 심사를 하게 된다(헌재 2002. 8. 29. 2001헌마788 등, 판례집 14-2, 219, 224; 2002. 10. 31. 2001헌마557 , 판례집 14-2, 541, 550 참조).

(3)기본권의 보장 등 헌법이 목표로 하는 가치 즉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의 작용은 현실적으로 공직을 담당하고 있는 개개인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이와 같이 공무원은 그 직무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고도의 윤리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공무원이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 당해 공무원은 물론 공직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고 그 결과 직무수행의 어려움과 함께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자격정지의 판결을 선고받은 자를 공무원의 직무로부터 배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공무원직에 대한 신용을 유지하고 그 직무의 정상적인 수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4)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는 공무원에게 그에 상응하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과하고 일정한 경우 공직에서 배제하게 되면, 공무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공직사회가 대응조치를 취하였다는 점에서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질서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직무수행의 어려움이 극복될 수 있다.

나아가 개별 공무원들은 형사처벌과 함께 장기간 경력을 쌓은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하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가 더 크게 되며 이로써 공직사회의 질서가 유지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5)형사처벌과 이로 인한 불이익처분의 위헌성판단에서 핵심적인 것은 공무원에 대하여 부과되는 신분상 불이익과 보호하려고 하는 공익이 합리적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여부이며, 그러한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에

서 별도의 징계절차에 의하여 불이익처분을 하거나 또는 형사처벌로 인한 당연처분이 행해지도록 할지 여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헌재 1997. 11. 27. 95헌바14 등, 판례집 9-2, 575, 585 참조).

명예형 또는 자격형으로서의 자격정지는 시민으로서 일반적으로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자격을 일정기간 박탈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형벌이며, 입법자가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러한 법익의 박탈이 형벌체계 또는 당해 범죄에 대한 형벌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법정형으로 규정하게 된다. 특히 형법 제44조, 제43조 제1항 제1호는 자격정지의 효력으로 ‘공무원이 되는 자격’이 정지된다고 명시하고 있어 자격정지 형의 판결을 선고받은 자의 공무원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당해 형벌의 본질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처벌의 근거가 되는 개별 형벌규정이 달리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미 입법단계에서 공무원의 신분상 불이익과 그로 인하여 보호하려고 하는 공익사이의 합리적 균형은 고려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형법 기타 다른 법률에서 자격정지를 법정형으로 규정한 경우를 보면 선택형 또는 병과형으로 되어 있다. 법원이 이 중 자격정지를 선택하거나 병과하여 판결로서 선고하였다면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후의 정황 등을 고려할 때 당해 범죄인이 더 이상 공무원으로서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무원신분의 박탈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정들은 법원의 재판절차에서 고려되므로 절차적으로도 당연퇴직의 합리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당연퇴직으로 인하여 장기간 경력을 쌓은 공무원으로서의 지위가 박탈된다는 점에서 당해 공무원이 받는 불이익이 크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나치게 공익만을 우선한 입법이라거나 절차적으로 합리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6)자격정지는 비록 일정한 기간 동안 잠정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공무원을 비롯한 공적인 업무를 담당할 자격자체가 박탈되는 효과가 확정적으로 발생하는 점에서 기한이 존재하지 않는 자격상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따라서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지 않고 자격정지기간 동안 직무에서만 배제하는 것은 자격정지형을 올바로 집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게다가 자격정지의 판결을 받은 자가 공무원직으로부터 당연퇴직된다 하더라도 자격정지기간이 경과하면

결격사유가 해소되어 신규채용을 통해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점에서 영구히 공무원직으로부터 배제되는 자격상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와는 효과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자격이 정지된 자를 공무원직으로부터 당연퇴직시킨다고 하여도 자격상실의 경우와 비교하여 과도한 불이익을 과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7)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넘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공현(주심) 조대현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