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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6. 3. 30. 선고 2003헌마837 공보 [경부고속철도역사명칭결정취소]
[공보114호 551~553]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지방자치단체 주민으로서의 자치권 또는 주민권의 침해를 주장하며 국가사무에 속하는 고속철도 역의 명칭 결정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고속철도 역의 명칭 결정이 역 소재지 주민들의 기본권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지방자치단체 주민으로서의 자치권 또는 주민권은 “헌법에 의하여 직접 보장된 개인의 주관적 공권”이 아니어서, 그 침해만을 이유로 하여 국가사무인 고속철도의 역의 명칭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나.고속철도 역의 명칭은 역 소재지 주민들의 권리관계나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천안아산역(온양온천)”이라는 역명 결정은 아산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하여 어떠한 기본권 기타 법률상 지위를 변동시키거나 지역 자긍심을 저하시키거나 기타 불이익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

참조판례

가.헌재 2001.3.21. 99헌마139 등, 판례집 13-1, 676, 692-693

헌재 2004.12.16. 2002헌마579 , 판례집 16-2하, 568, 575

당사자

청구인 별지목록과 같음

피청구인 건설교통부 장관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사건의 개요

피청구인 건설교통부장관은 경부고속철도 제4-1공구 역으로서 서울기점으로부터 96.3㎞ 거리에 있는 역(이하 ‘이 사건 역’이라 한다)의 명칭을 2003. 8. 28. ‘천안아산역’으로 정하기로 하고, 2003. 11. 20. 최종적으로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정하였다.

이 사건 역은 아산시와 천안시의 경계에 위치하고, 교통·생활권은 천안과 아산이 중복되고 있으며, 역명에 대하여 양 지방자치단체에서 10년 이상 갈등이 있어 왔다. 이에 피청구인은 한국지명학회 등 학계와 아산시·천안시에서 추천한 인사 등으로 구성된 고속철

도역명칭선정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차례 회의를 거치고 무기명투표를 통하여 천안아산역을 의결하였으며, 아산시민의 요청에 따라 ‘(온양온천)’을 병기하는 결정을 하였다.

아산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주민들인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의 이러한 역 명칭결정이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하고 헌법 제117조에 따른 자치권과 주민권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2003. 11. 2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이 2003. 8. 28. 경부고속철도 제4-1공구 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으로 한 결정과, 2003. 11. 20. 경부고속철도 제4-1공구 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한 결정의 취소를 구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들의 주장 자체로도 피청구인이 2003. 8. 28. ‘천안아산역’으로 한 결정은 피청구인이 최종적으로 2003. 11. 20. 경부고속철도 제4-1공구 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한 결정에 대한 내부적 준비단계에 불과할 뿐이므로, 독립하여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03. 11. 20. 경부고속철도 제4-1공구 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한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에 한정함이 상당하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역은 역사건물의 100%가 아산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역사구조물을 포함하더라도 96%가 아산 땅이며 천안시 행정구역에 속한 부지는 4%에 불과하다. 위 역의 건설과 관련된 인허가 및 역사에 위치한 시설에 대한 영업허가·상수도 공급·소방 업무도 아산시에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 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정하였는바, 이는 지방자치제도의 취지상 영토고권 또는 지역고권을 가지고 있는 아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이라는 지위에 기초하여 나오는 청구인들의 자치권과 주민권, 헌법 제10조에서 파생되는 자신이 태어난 고장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전통문화를 기리면서 삶을 영위하는 권리인 인간다운 생활공간에서 살 권리, ‘아산’이 이 사건 역 명칭에 전적으로 사용되거나 주된 위치에서 사용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고속철도역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을 위한 행정청의 일련의 행위 중 시설명칭을 정하는 행정기관 내부의 사실행위에 불과하며, 국가시설인 고속철도역의 이름을 정하는데 관여할 청구인들의 법률상 권한도 없다. 천안의 지명이 아산의 지명보다 먼저 표기되었다고 하여 청구인들의 구체적인 법률상의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청구인들이 이 사건 역명 결정으로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점들은 사실상 경제적인 이해관계에 불과할 뿐, 법적으로 보호할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라고 볼 수 없다.

다. 아산시장의 의견

국가의 통치권이 영토, 영공, 영해에 미치는 것처럼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 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주권적 개념인 지역고권으로 지방자치권이 있다. 피청구인은 아산시민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웃한 천안의 명칭을 아산 앞에 씀으로써 헌법이 정한 지방자치원리와 속지주의원칙에 위반된다.

3. 판 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가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거나 단순히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관련되어 있는 경우 그 공권력의 행사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1999. 6. 24. 97헌마315 , 판례집 11-1, 802, 817; 2001. 6. 28. 2001헌마132 , 판례집 13-1, 1441, 1455; 2004. 12. 16. 2002헌마579 , 판례집 16-2하, 568, 574).

청구인들은 이 사건 결정으로 자치권·주민권, 인간다운 생활공간에서 살 권리,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속철도의 건설이나 그 역의 명칭 결정과 같은 일은 국가의 사무임이 명백하고, 국가의 사무에 대하여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들이 자치권 또는 주민권을 내세워 다툴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지방자치단체 주민으로서의 자치권 또는 주민권은 “헌법에 의하여 직접 보장된 개인의 주관적 공권”이 아니어서, 그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또한 고속철도 역의 명칭은 단순히 고속철도 역의 명칭에 불과할 뿐이고 역 소재지 주민들의 권리관계나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구체적으로 아산시의 관할구역에 세워진 이 사건 역의 명칭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으로 결정하였다고 하여 아산시에

거주하는 청구인들에 대하여 어떠한 기본권 기타 법률상 지위를 변동시키거나 지역 자긍심을 저하시키거나 기타 불이익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결정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여지가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4.결 론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조대현(주심)

별지

〔별지〕 청구인 명단:생략

※참조 전○준 외 17인

대리인 서도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승호 외 3인

대리인 변호사 문형식 외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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