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헌재 2010. 4. 29. 선고 2009헌마689 판례집 [형법 제35조 위헌확인]
[판례집22권 1집 162~166]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늦어도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적용된 항소심판결 선고 시에는 기본권침해사유를 알게 되었으므로 그로부터 90일이 지나 제기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청구기간이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각하한 사례

결정요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은 법률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률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법률이 시행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법률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률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늦어도 청구인에 대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적용된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때에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사유가 발생하였고, 청구인이 같은 날 그 사유를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때로부터 90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형법 제35조는 형사재판에 적용되는 재판규범으로서 그 자체로 피고인의 기본권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재판에 적용됨으로써 비로소 피고인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게 된다. 형법 제35조는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법률규정이 아니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이 형법 제35조를 심판대상으로 삼은 취지라면 그 심판대상이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하여야 한다.

심판대상조문

형법 제35조(누범) 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어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

② 누범의 형은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

참조판례

헌재 1999. 4. 29. 96헌마352 등, 판례집 11-1, 477, 496

헌재 2006. 4. 27. 2006헌마187

당사자

청 구 인 김○수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승호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되어 2009. 1. 28.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벌금 4,000만 원을 선고받은 후 검사가 항소하여 진행된 항소심에서 형법 제35조의 누범조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적용되어 2009. 7. 22.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대구지방법원 2009노533), 2009. 7. 22.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2009. 11. 12. 상고기각되었다(대법원 2009도7719).

(2)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평등권 및 신체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9. 12. 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법 제35조(누범) 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

② 누범의 형은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

2. 청구인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범(前犯)을 이유로 형을 가중하는 것이어서 전범이 다시 처벌받는 것이 되므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고, 전과자라는 이유로 형을 가중하는 것이므로 형법상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되며, 전과자라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누범자에 대하여 필요적으로 장기의 2배까지 형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재된 공소장부본을 송달받은 날에 기본권 침해사유의 발생을 알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그로부터 90일이 도과하여 제기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가사, 본안에 관하여 보더라도 누범가중은 엄격한 요건 하에 성립하고 재범을 범하였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중되는 것이며, 법정형 장기의 2배 이내에서 법관이 합리적으로 양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범(前犯)을 다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내에 다시 재범을 하였기 때문에 후범에 대한 책임을 가중하는 것이므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책임과 특별예방 및 일반예방이라는 형벌목적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적정한 형을 양정하는 것이므로 불합리한 차별이라 할 수 없다.

3. 판 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기본권의 침해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본문).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은 법률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률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법률이 시행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법률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률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

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1999. 4. 29. 96헌마352 등, 판례집 11-1, 477, 496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청구인은 2009. 7. 2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된 항소심 판결을 선고받고 같은 날 상고를 제기하였는바, 늦어도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2009. 7. 22.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사유가 발생하였고, 청구인이 같은 날 그 사유를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때로부터 90일이 지난 2009. 12. 2.에서야 비로소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였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5항과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함에는 동의하지만, 그 이유를 달리한다.

청구인은 자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형법 제35조를 적용받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형법 제35조는 형사재판에 적용되는 재판규범으로서 그 자체로 피고인의 기본권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재판에 적용됨으로써 비로소 피고인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주게 된다. 형법 제35조는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법률규정이 아니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이 형법 제35조를 심판대상으로 삼은 취지라면 그 심판대상이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하여야 한다.

형법 제35조를 적용한 재판은 형법 제35조가 재판 이전에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직접 변동시킨 법적 지위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형법 제35조를 적용하여 피고인의 법적 지위를 새롭게 형성하는 것이고, 그 재판이 확정될 때에 재판내용에 따라 피고인의 법적 지위가 변동된다. 따라서 형법 제35조에 의하여 피고인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시기는 형법 제35조를 적용한 재판이 확정된 때라고 보아야 한다. 청구인에 대하여 형법 제35조를 적용한 재판은 2009. 11. 12. 확정되었고, 2009. 12. 2.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청구기간을 도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 도과를 이유로 각하할 것이 아니라

청구인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 형법 제35조를 심판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하여야 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