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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6. 30. 선고 2011헌가7 2011헌가10 공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위헌제청]
[공보177호 893~897]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의 일정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곧바로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06. 3. 24. 법률 제7920호로 개정되고, 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본문 중 ‘법인의 대리인·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7조 제1호, 제69조 제2호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동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 및 구 ‘고압가스 안전관리법’(2007. 12. 21. 법률 제8763호로 개정되고, 2009. 5. 21. 법률 제96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의2 제1항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2조 제3호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이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에서 법인의 종업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 그 법인도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법인이 그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에 대한 지휘ㆍ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종업원 등의 업무상 위법행위를 막지 못한 경우에 처벌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의 문언상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ㆍ감독상의 과실’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헌재 2009. 7. 30. 2008헌가14 , 판례집 21-2상, 77

당사자

제청법원1. 대전지방법원(2011헌가7)

2.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1헌가10 )

당해사건1. 대전지방법원 2009노2085 산업안전보건법위반(2011헌가7)

2.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0고단4고압가스안전관리법위반( 2011헌가10 )

주문

1. 구 산업안전보건법(2006. 3. 24. 법률 제7920호로 개정되고, 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본문 중 ‘법인의 대리인·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7조 제1호, 제69조 제2호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동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제42조 제3호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11헌가7 사건

(가) 당해 사건의 피고인인 ○○타이어 주식회사는 자동차 타이어 튜브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인바, 『① 그 종업원인 김○헌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2007. 11. 26. 파일롯 플랜트동 성형 3호기 초음파 컷팅기 칼날부에 덮개 또는 방호울을 설치하지 않는 등 2007. 11. 22.부터 같은 달 26.까지 총 6회에 걸쳐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2007. 11. 23. 물리시험동의 평량실에 분진 등을 배출하기 위한 최종배출구를 지붕 위까지 설치하지 않는 등 2007. 11. 23.부터 같은 달 26.까지 총 3회에 걸쳐 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2007. 11. 27. 제품 시험동 3차원 프로파일 측정실에서 사용하는 0.49톤 천장크레인을 권과방지장치가 고장 난 채로 사용하는 등 총 2회에 걸쳐 유해·위험기계기구를 방호조치 없이 사용하고, 2007. 11. 26. 공정연구팀 물리시험실 소형 가류기 5대의 배관부위에 설치된 보온용 석면 테이프를 허가 없이 해체·제거하고, 2007. 4. 18.까지 2006년 건강진단결과 일반질병요관찰자(C2) 금○태에 대하여 의사소견(추적검사)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등 2007. 4. 18.부터 같은 달 30.까지 총 47회에 걸쳐 의사소견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② 그 종업원인 이○건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2007. 11. 22. 옥외위험물 저장탱크 토출 펌프 구동체인에 덮개를 설치하지 않는 등 2007. 11. 22.부터 같은 해 12. 3.까지 총 37회에 걸쳐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2007. 11. 28. 대전공장 1공장 검사공정 LTR 수리작업 장소에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2007. 11. 28.부터 같은 달 30.까지 총 5회에 걸쳐 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2007. 11. 29. 대전공장 2공장 정련공장 정련 14호기측 중 2층 호이스트를 과부하방지장치가 작동불량인 채 사용하는 등 2007. 11. 29.부터 같은 해 12. 3.까지 총 3회에 걸쳐 유해·위험기계기구를 방호조치 없이 사용하고, 2007. 3. 22.까지 2006년 건강진단결과 일방질병요관찰자(C2) 정○규에 대하여 의사소견(추적검사)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등 2007. 3. 22.부터 같은 해 4. 4.까지 총 79회에 걸쳐 의사소견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③ 그 종업원인 정○호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2007. 11. 22. 소각로 지하 1층 정비수리용 이동식 작업등 1개에 대하여 접지를 실시하지 않는 등 2007. 11. 22.부터 같은 해 12. 3.까지 총 18회에 걸쳐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2007. 11. 22. 금산공장 1공장 정련공정 3층 실리카 투입 호퍼 분진작업에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2007. 11. 22.부터 같은 해 12. 3.까지 총 27회에 걸쳐 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2007. 11. 26. 금산공장 1공장 가류공정 UHP/LTR 트리밍장 탁상용 연삭기 1대를 방호덮개가 미설치된 채 사용하는 등 2007. 11. 26.부터 같은 달 30.까지 총 7회에 걸쳐 유해·위험기계기구를 방호조치 없이 사용하고, 2007. 4. 25.까지 2006년 건강진단결과 일반질환자(D2) 유○선에 대하여 의사소견(근무 중 치료)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등 2007. 4. 25.부터 같은 해 7. 26.까지 총 13회에 걸쳐 의사소견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로 대전지방법원에 기소되어{대전지방법원 2008고단1642, 2009고단1125(병합)} 유죄를 선고받자 항소를 제기하여 항소심 계속중이다(대전지방법원 2009노2085).

(나) 제청법원은 위 항소심 계속중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본문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2011. 1. 14. 직권으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2) 2011헌가10 사건

(가) 당해 사건의 피고인인 ○○이엔지 주식회사는,

『그 종업원인 김○영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2009. 6. 19. 19:00경부터 같은 날 23:50까지 충남 태안군 안면읍 ○○리에 있는 ‘○○서비스 공장’ 뒤 공터에서 고압가스가 충전된 충전용기 10개의 고압가스통을 91우○○○○호 1톤 화물차량에 적재한 채 제2종 보호시설인 주택가에 주차하고, 2009. 6. 26. 22:30경부터 같은 날 23:05경까지 충남 태안군 안면읍 ○○리 42-5 앞 노상에 고압가스가 충전된 20kg 들이 충전용기 5개, 50kg 들이 충전용기 2개를 위 화물차량에 적재한 채 제2종 보호시설인 주택가에 주차하여 각 고압가스 운반기준을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현재 제1심 계속중이다(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10고단4).

(나) 제청법원은 위 소송 계속중 구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제42조의2 제1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2011. 1. 26. 직권으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2011헌가7 사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산업안전보건법(2006. 3. 24. 법률 제7920호로 개정되고, 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1조 본문 중 ‘법인의 대리인·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7조 제1호, 제69조 제2호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도 동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아래 밑줄 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그 내용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산업안전보건법(2006. 3. 24. 법률 제7920호로 개정되고, 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 또는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제66조의2 내지 제70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그 법인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동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관련조항]

구 산업안전보건법(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02. 12. 30., 2007. 7. 27.>

1. 제23조 제1항 내지 제3항, 제24조 제1항, 제26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또는 제52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

제6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02. 12. 30., 2005. 3. 31., 2007. 7. 27.>

2. 제29조 제6항, 제35조의2 제2항·제3항, 제40조 제2항, 제42조 제3항, 제43조 제5항, 제45조 제1항·제2항 또는 제49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

제23조(안전상의 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다음 각 호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기계·기구 기타 설비에 의한 위험

3. 전기, 열 기타 에너지에 의한 위험

제24조(보건상의 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개정 2002. 12. 30>

1. 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공기·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

제33조(유해·위험한 기계·기구 등의 방호조치 등 <개정 2006. 3. 24.>) ① 유해 또는 위험한 작업을 필요로 하거나 동력에 의하여 작동하는 기계·기구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은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유해·위험방지를 위한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양도·대여·설치 또는 사용하거나, 양도·대여의 목적으로 진열하여서는 아니된다.

제38조(제조 등의 허가) ① 제37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기준에 해당하는 물질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물질을 제조·사용 또는 해체·제거하고자 하는 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미리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도 또한 같다.

제43조(건강진단)⑤ 사업주는 제1항 및 제2항 또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건강진단결과 근로자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작업장소의 변경, 작업의 전환, 근로시간의 단축 및 작업환경측정의 실시, 시설·설비의 설치 또는 개선 기타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신설 1995. 1. 5., 2002. 12. 30.>

(2) 2011헌가10 사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2007. 12. 21. 법률 제8763호로 개정되고, 2009. 5.

21. 법률 제96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2조의2 제1항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2조 제3호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부분(아래 밑줄 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그 내용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고압가스 안전관리법(2007. 12. 21. 법률 제8763호로 개정되고, 2009. 5. 21. 법률 제96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의2(양벌규정) ①법인의대표자,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제38조부터제42조까지의 위반행위를 하면그 행위자를 벌할 뿐만 아니라그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관련조항]

구 고압가스 안전관리법(2009. 5. 21. 법률 제96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

한다. [전문개정 2007. 12. 21.]

3. 제13조 제2항이나 제22조 제1항을 위반한 자

제22조(운반 등) ① 고압가스를 양도·양수·운반 또는 휴대할 때에는 지식경제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 <개정 2008. 2. 29.>

2.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이유 요지

제청법원들의 위헌제청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법인이 고용한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하 ‘종업원 등’이라 한다)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 그와 같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인 법인에게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 여부와는 전혀 관계없이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가 있으면 자동적으로 영업주인 법인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

3. 판 단

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그 종업원 등을 고용한 법인에게도 종업원 등에 대한 처벌조항에 규정된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이를 감독할 주의의무의 위반 여부를 법인에 대한 처벌요건으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달리 법인이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어, 결국 종업원 등의 일정한 행위가 있으면 법인이 그와 같은 종업원 등의 범죄에 대해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를 전혀 묻지 않고 곧바로 영업주인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는 것이다.

나. 형벌은 범죄에 대한 제재로서 그 본질은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된 행위에 대한 비난이다. 만약 법질서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의 발생이 어느 누구의 잘못에 의한 것도 아니라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형벌을 가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는 형사법의 기본원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에 내재하는 원리인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원리이고, 법인의 경우도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책임주의원칙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에 의할 경우, 법인이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까지도 법인에게 형벌이 부과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헌재 2009. 7. 30. 2008헌가14 , 판례집 21-2상, 77 참조).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법인의 종업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인이 종업원 등의 행위를 이용하여 위법행위를 하였거나 종업원 등에 대한 지휘·감독의무

를 다하지 못하여 업무상 위법행위를 막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므로 종업원 등의 업무상 위법행위에 대하여 법인을 함께 처벌하더라도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법인의 종업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법행위를 한 경우에 그 법인도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법인이 그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에 대한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종업원 등의 업무상 위법행위를 막지 못한 경우에 처벌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0. 7. 29. 2009헌가18 등 결정 중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참조).

6.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에서 법률의 위반행위를 한 자 이외에 영업주인 법인을 그와 동일한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종업원 등의 그와 같은 위반행위가 종업원 등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함이거나 그 종업원 등 개인의 윤리성의 결여에 기인하기보다는, 대개의 경우 법인의 이익을 위하여 행해지거나 실

제로는 법인의 기관 또는 중간관리자의 무언의 지시나 묵인·방치 또는 해당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에 기인한 것임에도, 법인의 복잡하고 분산된 업무구조의 특성상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백히 가리기 어렵고, 나아가 넓게는 그러한 위반행위 방지를 감독하기에 부족한 법인의 운영체계 내지 의사결정구조의 하자 등에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법인도 직접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처벌되는 법인의 범위는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관련 없는 법인까지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란 것이 법인의 ‘업무’와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를 연결해 주는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로서 추단될 수 있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위반 즉 과실책임을 근거로 법인의 책임을 묻되 다만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에 대한 법인의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추정된다는 입장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의 문언상 ‘법인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언 해석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도 부합되고,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0. 7. 29. 2009헌가18 등 결정 중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참조).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조대현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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