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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10. 25. 선고 2010헌가80 판례집 [구 조세범처벌법 제3조 위헌제청]
[판례집23권 2집 752~758]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법인이 고용한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이하 ‘종업원 등’이라 한다)의 일정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곧바로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본문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이 그 법인의 업무 또는 재산에 관하여 제11조의2 제1항 제2호에 규정하는 범칙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서도 본조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상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ㆍ감독상의 과실’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대법원도 일관되게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ㆍ감독상의 주의의무위반을 근거로 법인의 책임을 묻되 다만

그러한 법인의 과실이 추정된다는 입장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법인의 대표자,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 또는 재산에 관하여 이 법에 규정하는 범칙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서도 각 본조의 벌금형에 처한다. 다만, 국세기본법에 의한 과점주주가 아닌 행위자에 대하여서는 정상에 의하여 그 형을 감면할 수 있다.

참조조문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세금계산서 교부 의무위반 등) ①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여야 할 자와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할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생략

2.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허위기재하여 제출한 경우

②~⑤ 생략

참조판례

헌재 2009. 7. 30. 2008헌가14 , 판례집 21-2상, 77

당사자

제청법원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당해사건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09고단1297 조세범처벌법위반

주문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본문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이 그 법인의 업무 또는 재산에 관하여 제11조의2 제1항 제2호에 규정하는 범칙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서도 본조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당해 사건의 피고인인 주식회사 ○○주류는,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할 자는 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허위기재하여 제출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을 실제로 운영하는 자인 박○신과 피고인의 주주이자 영업사원인 김○혁이 공모하여, 2008. 1.경 천안시 동남구 대흥동 소재 천안세무서에서, 피고인의 경리직원인 황○숙, 강○영을 통하여 피고인의 2007년 하반기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면서 2007. 7.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천안시 소재 ‘발리’ 유흥주점에 76,494,422원의 재화나 용역을 공급한 것처럼 허위기재한 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2008. 1.경부터 2009. 1.경까지 총 515개 업소를 상대로 합계 5,859,058,346원의 재화나 용역을 공급한 것처럼 허위기재한 매출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피고인의 실제 운영자로서 사용인인 박○신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범칙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기소되어 현재 제1심 소송 계속 중이다(2009고단1297).

(2)제청법원은 위 소송계속 중 구 ‘조세범 처벌법’(2009. 1. 30. 법률 제93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본문 중 ‘법인의 사용인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1조의2 제1항 제2호에 규정하는 범칙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에 대하여서도 제11조의2 제1항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부분이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2010. 7. 28. 직권으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제청법원은 법인의 ‘사용인’ 부분에 대해서만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으나, 대리인과 사용인은 종업인의 일종으로서 대리인, 사용인, 종업인 간의 구분이 쉽지 아니하며, 그 위헌 여부에 관한 심사척도가 동일하므로, 심판대상을 법인

의 ‘사용인’에 국한하지 아니하고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으로 확장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1),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본문 중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이 그 법인의 업무 또는 재산에 관하여 제11조의2 제1항 제2호에 규정하는 범칙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하여서도 본조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부분(아래 밑줄 친 부분,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그 내용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법인의 대표자,법인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이 그 법인또는 개인의 업무 또는 재산에 관하여이 법에 규정하는범칙행위를 한 때에는행위자를 벌하는 외에그 법인또는 개인에 대하여서도각본조의 벌금형에 처한다. 다만, 국세기본법에 의한 과점주주가 아닌 행위자에 대하여서는 정상에 의하여 그 형을 감면할 수 있다.

[관련조항]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세금계산서 교부 의무위반 등) ①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여야 할 자와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할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2.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허위기재하여 제출한 경우

2.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인이 고용한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의 종업인(이하 ‘종업원 등’이라 한다)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범칙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그를 고용한 법인도 종업원 등과 똑같이 처벌하도록 규정

하고, 종업원 등의 범칙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종업원 등의 행위를 감독할 주의의무의 위반 여부를 법인에 대한 처벌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달리 법인이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아무런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한 바 없는 자에 대해서까지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

3. 판 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그 종업원 등을 고용한 법인에게도 종업원 등에 대한 처벌조항에 규정된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이를 감독할 주의의무의 위반 여부를 법인에 대한 처벌요건으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달리 법인이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어, 결국 종업원 등의 일정한 행위가 있으면 법인이 그와 같은 종업원 등의 범죄에 대해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를 전혀 묻지 않고 곧바로 영업주인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는 것이다.

나. 형벌은 범죄에 대한 제재로서 그 본질은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된 행위에 대한 비난이다. 만약 법질서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의 발생이 어느 누구의 잘못에 의한 것도 아니라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형벌을 가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는 형사법의 기본원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에 내재하는 원리인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원리이고, 법인의 경우도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책임주의원칙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할 경우, 법인이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선임ㆍ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까지도 법인에게 형벌이 부과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헌재 2009. 7. 30. 2008헌가14 , 판례집 21-2상, 77 참조).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법률의 위반행위를 한 자 이외에 영업주인 법인을 그와 동일한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종업원 등의 그와 같은 위반행위가 종업원 등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함이거나 그 종업원 등 개인의 윤리성의 결여에 기인하기보다는, 대개의 경우 법인의 이익을 위하여 행해지거나 실제로는 법인의 기관 또는 중간관리자의 무언의 지시나 묵인ㆍ방치 또는 해당 종업원에 대한 선임ㆍ감독상의 과실에 기인한 것임에도, 법인의 복잡하고 분산된 업무구조의 특성상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백히 가리기 어렵고, 나아가 넓게는 그러한 위반행위 방지를 감독하기에 부족한 법인의 운영체계 내지 의사결정구조의 하자 등에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법인도 직접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처벌되는 법인의 범위는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관련 없는 법인까지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ㆍ감독상의 과실’이란 것이 법인의 ‘업무’와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를 연결해 주는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로서 추단될 수 있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법인의 종업원 등에 대한 선임ㆍ감독상의 주의의무위반 즉 과실책임을 근거로 법인의 책임을 묻되 다만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에 대한 법인의 선임ㆍ감독상의 과실이 추정된다는 입장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상 ‘법인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ㆍ감독상의 과실’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언 해석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도 부합되고,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0. 7. 29. 2009헌가18 등 결정 중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참조).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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