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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12. 29. 선고 2010헌마285 판례집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3항 위헌확인]
[판례집23권 2집 862~878]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교육감선거운동과정에서 후보자의 과거 당원경력 표시를 금지시키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0. 2. 26. 법률 제10046호로 개정된 것) 제46조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교육감선거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교육감선거운동과정에서 후보자의 과거 당원경력 표시를 금지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자가 해당 정당으로부터 지지받고 있다거나 해당 정당의 정치적 신조와 관련되어 있다고 오해함으로써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되지 못하게 하고, 이와 같이 교육감 선출과정에 정당의 영향력이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인바,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 또한 적절하다.

‘당원경력’은 일단 표시되면 전파성이 매우 강하고 그것이 암시하는 ‘정당관여효과’ 내지 ‘유권자의 의사왜곡효과’를 돌이키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며, 유권자들로서는 후보자의 자질을 교육전문성이 아니라 그의 당원경력 기간의 장단 및 직위의 고하에 따라 정치적 입장에 기하여 판단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되므로, 표현의 경위나 양태, 표현이 전달되는 매체, 표현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 기간 등에 따라 차등규제할 수도 없어, ‘당원경력의 표시’ 일체를 금지시키는 방법 외에는 의미있는 대안을 찾기 힘들다는 점 등에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은 충족되었다.

또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특정한 정당의 ‘당원경력의 표시’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알리지 못함으로써 교육감선거후보자가 침해받는 사익은 교육감선거과정에서 정당의 관여를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크지 않다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 역시 충족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육감선거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

교육감을 선출할 때 후보자의 과거 정당경력을 어느 정도 감안할 것인지의 선택은 궁극적으로 교육감을 선출하는 주체인 ‘국민’의 몫이므로, 입법자가 후견인적 시각에서 정당경력이 표시될 경우 유권자의 판단이 왜곡될 것이라고 미리 단정하고 이를 방지하겠다는 입법목적은 민주주의 이념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당원경력 표시’가 금지된다 하여도 특정 교육정책이나 교육적 쟁점에 관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시하기만 해도 유권자들이 쉽게 특정 정당과의 연관성을 추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를 금지시킬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므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당원경력의 표시’를 제한함에 있어 특정 표현수단이나 방법에 한정하여 규제하지 않고, ‘일체의 표시행위’를 금지시키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으며, 아울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방교육자치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기여하는 효과는 매우 불확실하거나 미미한 반면, 교육감후보자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정도는 결코 가볍지 않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교육감선거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심판대상조문

③ 후보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표방(당원경력의 표시를 포함한다)하여서는 아니 된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0. 2. 26. 법률 제10046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정당의 선거관여행위 금지 등) ① 정당은 교육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다.

② 정당의 대표자·간부(「정당법」 제12조부터 제1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등록된 대표자·간부를 말한다) 및 유급사무직원은 특정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반대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이하 이 항에서 “선거관여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으며, 그 밖의 당원은 소속 정당의 명칭을 밝히거나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거관여행위를 할 수 없다.

③ 후보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표방(당원경력의 표시를 포함한다)하여서는 아니 된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0. 2. 26. 법률 제10046호로 개정된 것) 제59조(벌칙) 제46조 및 제54조를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직선거법(2011. 11. 7. 법률 제11071호로 개정된 것) 제84조(무소속후보자의 정당표방제한) 무소속후보자는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정당의 당원경력을 표시하는 행위

2.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 정당이 무소속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그 사실을 표방하는 행위

참조판례

헌재 2000. 3. 30. 99헌바113 , 판례집 12-1, 359

헌재 2002. 3. 28. 2000헌마283 등, 판례집 14-1, 211

헌재 2002. 12. 18. 2000헌마764 , 판례집 14-2, 856

헌재 2003. 3. 27. 2002헌마573 , 판례집 15-1, 319

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 판례집 16-1, 422

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 판례집 16-1, 541

헌재 2008. 6. 26. 2007헌마1175 , 판례집 20-1하, 460

당사자

청 구 인현○희

대리인 변호사 이재호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10. 6. 2.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시교육감후보자로 출마하였다가 낙선하였다.

(2) 청구인은 이전에 한나라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시의원을 두 차례 지낸 바 있는데, 2010. 2. 8. 위 선거의 부산시교육감예비후보자로 등록한 후 선거운동을 하던 중 유권자들에게 위와 같은 당원경력에 관하여 이야기하였다는 이유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2010. 5. 6. 과거의 당원경력까지 표시하지 못하게 하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0. 2. 26. 법률 제10046호로 개정된 것) 제46조 제3항이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평등권,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0. 2. 26. 법률 제10046호로 개정된 것) 제46조 제3항 중 ‘당원경력의 표시를 포함한다’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0. 2. 26. 법률 제10046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46조(정당의 선거관여행위 금지 등) ③ 후보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표방(당원경력의 표시를 포함한다)하여서는 아니된다.

[관련조항]

헌법 제31조 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46조(정당의 선거관여행위 금지 등) ① 정당은 교육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다.

② 정당의 대표자·간부(「정당법」 제12조부터 제1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등록된 대표자·간부를 말한다) 및 유급사무직원은 특정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반대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이하 이 항에서 “선거관여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으며, 그 밖의 당원은 소속 정당의 명칭을 밝히거나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거관여행위를 할 수 없다.

제59조(벌칙) 제46조 및 제54조를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84조(무소속후보자의 정당표방제한) 무소속후보자는 특정 정당으로부터의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정당의 당원경력을 표시하는 행위

2.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 정당이 무소속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그 사실을 표방하는 행위

2. 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교육의 자주성 및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행정의 수행에 필요한 가치로서 과거 정당활동을 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선거과정에서 특정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표방해서는 아니 된다는 정도에 머물지 아니하고, 나아가 과거에 있었던 당원경력까지도 마치 교육의 자주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하여 교육행정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선거과정에서 그 표시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 제31조 제4항의 규정 취지에 반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우리 국민들이 특정 정당이라면 무조건 투표한다는 선입견에 근거하여 최종선택권을 가지는 유권자의 판단능력을 무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후보자가 어떠한 성향과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인지를 과거 경력을 통해 살펴 본 후 올바르게 선거권을 행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경력에 관한 모든 사항이 자유롭게 표현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도 이를 금지시키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정당활동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다. 정당활동을 한 경력도 유권자가 교육감후보자의 자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육감후보자들의 다른 모든 경력에 대

한 표시는 금지시키지 않으면서 유독 정당활동을 한 후보자의 당원경력표시만 금지시키고 있으므로, 이는 정당활동을 한 후보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는 것으로서 평등권을 침해한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심판청구 당시는 물론 결정 당시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부산시교육감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한 상태에서 2010. 5.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후, 2010. 6. 2. 치러진 교육감선거에서 낙선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었고, 이 사건 법률조항 위반을 이유로 공소제기된 바도 없다. 즉 이 사건은 헌법소원심판의 계속 중에 사실관계가 변동됨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상태가 종료된 경우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되더라도 청구인에 대한 권리구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어 청구인에게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은 객관적 헌법질서의 보장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심판 계속 중 발생한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된 경우라도 그러한 기본권 침해행위가 장차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 , 판례집 20-2상, 236, 247-248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당원경력 표시금지는 청구인을 포함하여 앞으로 교육감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에게 반복되어 적용될 위험이 있는 데다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과의 관계에서 그 위헌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어 그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은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할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연혁과 입법목적

(1) 교육감선거제도의 변천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연혁

광복 후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각 시·도의 교육감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관계 행정부처 장관이나 도지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등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를 받아 왔다. 그러다가 1991. 3. 8.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교육자치법’이라 한다)이 제정(법률 제4347호)되면서 실질적인 의미의 교육자치제가 출범하게 되었고, 그후 교육감은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으로서의 법적 위상을 가지는 동시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확보를 위하여 해당 지역의 교육위원회나 학교운영위원회에 의하여 선출되어 왔다. 이렇게 간접선거에 의하여 교육감을 선출해 오던 방식은 2007. 1. 1.부터 지역주민에 의한 직선제 선출로 바뀌었고, 2010. 6. 2.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교육감선거가 전국적으로 실시되게 되었다.

한편 교육감이 해당 지역의 교육전문가들에 의하여 선출되어 임명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교육감의 피선자격으로 ‘정당원이 아닐 것’을 요구하게 되었는데,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식한 제도적 고려에서 기인하였다. 2007년 교육감선거제도가 지역주민에 의한 직선제 선출로 바뀌게 되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의 요구가 더욱 강해졌고, 이는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금지’하는 조치로 나타났다(2006. 12. 20. 법률 제8069호로 개정된 지방교육자치법 제22조 제2항).

그런데 전국적인 교육감 직선제 선출 시행을 앞둔 2010. 2. 26. 지방교육자치법이 다시 개정되면서(법률 제10046호) 교육감선거제도에서 정당의 관여를 배제시키려는 조치는 더욱 확대되게 되었다. 교육감후보자가 과거 1년 동안 정당원이 아닐 것을 요구하고(제24조 제1항), 정당의 교육감후보자 추천을 금지시키던(제46조 제1항) 기왕의 제한에 더하여, ⅰ) 정당의 대표자·간부·유급사무직원·당원 할 것 없이 특정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등으로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제46조 제2항), ⅱ) 후보자 역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반대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다는 의사를 표방할 수 없고, 나아가 과거 당원경력의 표시마저 할 수 없도록 하였으며(제46조 제3항), ⅲ) 아울러 투표용지의 후보자란에 정당을 연상케 하는 기호를 부여하지 않고 대신 추첨을 통하여 뽑히는 순서대로 후보자의 성명을 한글로 나열하여 표시하도록 함으로써(제48조) 기호 순번에 따른 정당의 영향력이 발휘될 소지를 차단하고, 나아가 ⅳ) 교육감에 선출된 후라도 정당의 당원이 되면 교육감에서 당연퇴직되도록(제24조의3 제3호) 하는 규정들을 신설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10. 2. 26. 위와 같이 교육감선거에서 정당의 개입을 전면적으로 금지시키는 내용의 법률개정이 이루어지면서 그 내용

중 일부로 입법되게 된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당시의 입법자료 및 이 사건 법률조항과 함께 2010. 2. 26. 신설된 위 법률조항들의 입법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교육감선거운동과정에서 특정 후보자의 과거 당원경력 표시를 금지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자가 해당 정당으로부터 지지받고 있다거나 해당 정당의 정치적 신조와 관련되어 있다고 오해함으로써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되지 못하게 하고, 이와 같이 교육감 선출과정에 정당의 영향력이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 문제되는 기본권과 이 사건의 쟁점

(1)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

(가) 대의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우리 헌법의 통치구조 하에서 선거제도가 갖는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국민의 주권행사 내지 참정권행사의 의미를 지니는 공직선거과정에의 참여행위와 특히 선거운동은 자유롭게 행하여질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헌재 1996. 3. 28. 96헌마9 등, 판례집 8-1, 289, 304-305 참조). 선거운동의 자유는 널리 선거과정에서 자유로이 의사를 표현할 자유의 일환이므로 표현의 자유의 한 태양이기도 한데, 이러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선거과정에서의 선거운동을 통하여 국민이 정치적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 교환함으로써 비로소 그 기능을 다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선거운동의 자유는 헌법에 정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의 보장규정에 의한 보호를 받고, 우리 헌법이 참정권의 내용으로서 모든 국민에게 부여하고 있는 선거권이 제대로 행사되기 위하여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의 자유교환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 판례집 16-1, 541, 550 참조).

하지만 선거운동의 자유도 무제한일 수는 없는 것이고,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또다른 가치를 위하여 어느 정도 선거운동의 주체, 기간, 방법 등에 대한 규제가 행하여지지 않을 수 없다(헌재 1994. 7. 29. 93헌가4 등, 판례집 6-2, 15, 28-30 참조). 다만 위에서 본 선거운동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그 제한입법의 위헌여부에 대하여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민직선제로 치러지는 교육감선거과정에서 교육감후보자가 ‘당원경력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

하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과거 특정한 정당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였다는 정보를 제공할 수 없게 하므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원경력’에 관한 내용을 골라내어 표현을 금지시키고 있는 ‘표현의 내용 규제’에 해당한다. 국가가 표현내용과 무관하게 표현의 방법을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인 공익상의 이유로 폭넓은 제한이 가능하나, 이와 같이 표현내용을 규제할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엄격한 요건 하에서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2. 12. 18. 2000헌마764 , 판례집 14-2, 856, 869 참조).

그러므로, 교육감선거과정에서 후보자에게 ‘과거 특정 정당의 당원이었음을 표시’할 수 없도록 할 중대한 공익적 이유가 존재하는지를 심사하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교육감이 업무를 총괄하게 될 교육행정이라는 분야가 ‘정치권력의 구성’이라는 일반적 대의민주주의 적용영역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그래서 정치권력을 구성하는 선거과정에서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정당의 관여가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교육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는 배제되어야 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와 관련된 쟁점인데, 결국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 교육행정의 수장인 교육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로 확보될 필요성이 있는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2) 청구인의 기타 주장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후보자의 경력을 표시함에 있어서 유독 당원경력의 표시만을 금지함으로써 정당활동을 한 후보자를 차별취급하므로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접 규제하고 있는 것은 후보자가 ‘당원경력을 표시’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이고 나머지 모든 경력은 표시가 가능한 점, 당원경력이 있는 자나 그렇지 않은 자나 표시되는 후보자의 개인경력만 놓고 보면 누가 당원경력을 표시하지 못한 자인지 분간할 수 없어 아무런 차별이 드러나지 않고, 다만 자신의 경력 중 당원경력 부분만 표시하지 못하는 결과 그 이력을 유권자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차별적 효과가 결과적으로 발생한 것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이 주장하는 위 불이익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 나타나는 사실상의 차별의 결과에 불과하므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잉제한 여부를 심사함으로써 족하고 따로이 평등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이다.

청구인은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당설립의 자유와 활동보장을 규정한

헌법 제8조에 위반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을 설립하거나 정당활동을 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과 관련이 없으므로, 이 부분 역시 판단할 필요가 없다.

다. 교육감선거과정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필요성

(1) 지방교육자치제도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보장

(가)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제도보장으로서의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규정하고 있다.

국민주권의 원리는 공권력의 구성ㆍ행사ㆍ통제를 지배하는 우리 통치질서의 기본원리이므로, 공권력의 일종인 지방자치권과 국가교육권(교육입법권ㆍ교육행정권ㆍ교육감독권 등)도 이 원리에 따른 국민적 정당성 기반을 갖추어야만 한다. 그런데, 국민주권ㆍ민주주의원리는 그 작용영역, 즉, 공권력의 종류와 내용에 따라 구현방법이 상이할 수 있다. 지방교육자치도 지방자치권 행사의 일환으로서 보장되는 것이므로, 중앙권력에 대한 지방적 자치로서의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그것은 헌법 제31조 제4항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ㆍ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치권력에 대한 문화적 자치로서의 속성도 아울러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중의 자치’의 요청으로 말미암아 지방교육자치의 민주적 정당성 요청은 어느 정도 제한이 불가피하게 된다(헌재 2000. 3. 30. 99헌바113 , 판례집 12-1, 359, 368-369 등 참조).

즉, 지방교육자치의 영역에서는 주민자치의 원칙이라는 민주주의적 요청만을 철저하게 관철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교육자치의 특성상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요청이 일부 후퇴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헌재 2002. 3. 28. 2000헌마283 등, 판례집 14-1, 211, 226 참조).

(나) ‘교육의 자주성’이란, 교육이 정치권력이나 기타의 간섭 없이 그 전문성과 특수성에 따라 독자적으로 교육 본래의 목적에 기하여 조직·운영·실시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교육의 자유와 독립을 의미하고(헌재 2002. 3. 28. 2000헌마283 , 판례집 14-1, 211, 226-227 참조), ‘교육의 전문성’이란, 교육정책이나 그 집행은 가급적 교육전문가가 담당하거나, 적어도 그들의 참여하에 이루어져야 함을 말하며(헌재 2003. 3. 27. 2002헌마573 , 판례집 15-1, 319, 332 등

참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교육이 국가권력이나 정치적 세력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 본연의 기능을 벗어나 정치영역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 판례집 16-1, 422, 437 참조).

위와 같이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ㆍ정치적 중립성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이유는 교육이 국가의 백년대계의 기초인 만큼 국가의 안정적인 성장ㆍ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외부세력의 부당한 간섭에 영향 받지 않도록 교육자 내지 교육전문가에 의하여 주도되고 관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에 관한 제반정책의 수립 및 시행이 교육자에 의하여 전담되거나 적어도 그의 적극적인 참여하에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교육방법이나 교육내용이 종교적 종파성과 당파적 편향성에 의하여 부당하게 침해 또는 간섭당하지 않고 가치중립적인 진리교육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1992. 11. 12. 89헌마88 , 판례집 4, 739, 762 참조).

(2) 교육감선거과정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필요성

이러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가치는 교육행정의 수행과정에서만 지켜야 하는 가치가 아니고, 교육행정의 수장인 교육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당연히 고려되어야 하는 가치이다. 교육행정이 수행되는 과정에서 교육에 관한 전문가들의 판단과 정책결정이 외부의 영향이나 정치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집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할 것이나,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교육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가치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이후 교육감이 교육행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 가치들이 지켜질 것을 담보하기가 당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과 같이 주민의 직접선거에 의하여 선출되는 교육감선거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교육행정을 교육전문가에 의하여 자주적으로 수행토록 하려는 헌법 제31조의 취지는 무색해지고 말 것이다. 교육자치 및 지역교육발전을 위한 전문성을 가진 인사보다는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사, 대중적 인기가 높거나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 인사가 교육감선거에서 유리해 질 수밖에 없고, 교육전문가가 후보로 나선 경우라도 특정 정당 또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호도를 더 의식할 수밖에 없어 교육의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보다는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므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에 대한 헌법적 요구에 역행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선거과정에서 이렇게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대표적인 조치가

바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포함하여 지방교육자치법 제46조가 규정하는 ‘정당의 선거관여행위 금지’라고 할 수 있겠다. 정당 입장에서는 교육감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고,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도 없으며, 후보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표방할 수 없도록 하여, ‘특정 정당의 영향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표현’을 정당이나 후보자 양방향으로부터 차단하는 동시에, 이 사건 법률조항처럼 과거 당원으로 활동하였던 경력을 표시하는 것과 같이 ‘특정 정당의 영향력이 간접적으로 나타남으로써 유권자의 의사를 왜곡시킬 수 있는 표현’까지 금지함으로써, 교육감선거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행사되는 것을 모두 배제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의도한 것이다.

그밖에 교육감후보자의 자격으로 과거 1년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일 것을 요구하는 것(지방교육자치법 제24조 제1항), 교육감선거의 투표용지에 정당을 연상시키는 일련번호를 쓰지 않고 후보자 성명을 쓰되 후보자 게재순서조차 추첨에 의하도록 하는 것(지방교육자치법 제48조) 역시 정당의 간접적 선거관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재판소도 2008. 6. 26. 2007헌마1175 결정(판례집 20-1하, 460)에서 교육감후보자의 자격으로 일정 기간 정당의 당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자를 배제하는 것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한으로서 정당한 조치임을 원론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이렇게 교육감선거과정에서 정당의 관여를 배제해야 할 필요성은 현재 교육감직선제의 선거 실태 또는 직선제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과 관련하여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첫째, 교육감직선제 하에서는 선거비용의 확보 및 선거인력의 조직적 운용이 더욱 중요해지게 되었으므로, 교육감에 출마하려는 자가 정당의 조력을 받으려는 유혹을 가지게 되고, 정당들 역시 교육감선거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 행사하려는 욕구가 더욱 강해졌다. 둘째, 지금까지 실시된 선거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다수의 교육감후보자의 교육전문성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와 동시에 실시될 경우 정당기호 순번에 따라 교육감후보자의 순서를 대칭시켜 투표하는 현상까지 발생하였는바, 이는 정당의 정치적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치단체장 내지 지방의회의원에 대한 투표결과에 따라 교육감선거결과가 좌우될 소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헌법적 보장은, 정치권력을 선출하는 영역이 아니라 가치중립적인 진리교육을 위하여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특히 요구되는 교육행정의 수장을 선출하는 교육감선거의 영역에서는 수정되어 적용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하여 ‘선거과정에서 정당의 관여를 배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공익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교육감선거과정에서 특정 정당이 교육감후보자를 지지·반대하거나 반대로 교육감후보자가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게 되면, 그러한 의견표명으로 말미암아 유권자들이 해당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특정 정당과 연계시키게 되어 정당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자신이 지지할 교육감후보자를 선택하게 됨으로써, 교육감후보자에 대한 선택기준이 정치권력을 선출하는 과정에 적용되는 정치적 성향에 관한 선호도에 따라 좌우되게 되므로, 결국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추구하려는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선거과정에서의 정당의 관여 내지 영향력은 위와 같은 직접적 형태 외에 간접적으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이 교육감후보자가 자신이 교육감선거에 출마하기 1년 이전의 과거에(지방교육자치법 제24조 제1항 참조) 특정 정당의 당원이었다는 사실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유권자들로서는 후보자의 자질을 교육전문성이 아니라 그의 당원경력 기간의 장단(長短) 및 해당 기간 동안에 담당하였던 당내 직위의 고하(高下)에 따라 정치적 입장에 기하여 판단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교육감선거과정에서 정당의 관여를 전방위적으로 차단시키고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육전문가로 하여금 교육행정을 총괄시키고자 의도한 2010. 2. 26. 개정된 지방교육자치법의 입법취지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행법상 교육감후보자에게 요구되는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5년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 다음 교육감선거부터는 아무런 교육경력이 요구되지 않으므로(지방교육자치법 제24조 제2항, 부칙 제2조 제1항 참조), 교육전문가도 아닌 많은 정치인들이 교육감을 자치단체장 이외의 또 하나의 권력으로 생각하고 교육정책보다는 표를 얻기 쉬운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무분별하게 내걸면서 출마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가, 2010. 6. 2.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주민들의 교육감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이러한 교육

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교육감선거과정에서 정당의 관여를 철저히 배제하고 교육전문가로서 교육의 자주성·정치적 중립성을 잘 구현할 수 있는 후보를 지역주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후보자가 과거 정치집단인 특정 정당의 당원이었다는 내용의 당원경력 표시마저 금지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이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교육감을 선출할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려는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그 수단 역시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후보자의 ‘당원경력’이란 어떠한 형태로든 선거운동과정에서 일단 표시되기만 하면 전파성이 매우 강하고, 그것이 암시하는 ‘정당관여효과’ 내지 ‘유권자의 의사왜곡효과’를 돌이키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므로, 문서에 의한 표시냐 구두에 의한 표시냐, 능동적 의사표현이냐 수동적 의사표현이냐 등 ‘표현의 경위나 양태’에 따라 차등적으로 규제하기도 힘들고, 어느 매체를 통하여 표시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표현이 전달되는 매체’를 기준으로 차등 규제하는 것도 실효성이 없으며, 개인적인 자리나 모임에서의 표현도 선거운동과정에서는 전파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표현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기준으로 차등 규제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짧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당원경력을 ‘표현할 수 있는 기간’을 따로이 정해 주기도 불가능하고 실효성도 없다.

따라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물로 하여금 교육행정을 총괄하도록 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원경력의 표시’ 일체를 금지시키는 방법 외에는 의미있는 대안을 찾기 힘들다.

(나) 또한, ‘당원경력의 표시’를 금지하였다고 하여 교육감후보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교육정책에 관한 비전과 실행방안을 설명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도 피력할 수 있고, ‘특정 정당’의 당원임을 표시할 수 없을 뿐이므로 일반적인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을 강조하면서 교육행정능력이 있음을 호소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육감선거과정에 미칠 수 있는 특정 정당의

영향력을 차단하기에 합당한 범위에서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려는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에 비하여 그에 의하여 침해되는 교육감후보자의 사익은 비교적 경미하다. 비록 자신이 과거 정치인 혹은 정치관련 경력의 소유자로서 어떤 정당의 정치적 견해를 좇아 활동하였었는지를 ‘당원경력의 표시’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알리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면은 있지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유권자에게 일반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이란 단지 “선거운동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신뢰를 가지고 지지하는 특정 정당의 영향력에 편승하여 유권자의 표를 얻을 수 있는 편의를 누리지 못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정당경력이 대부분인 후보자라 하더라도 특정 정당과 관련시키지만 않으면 자신의 정치경력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표시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므로, 다른 경력을 가진 교육감후보자들과 비교해 볼 때 결과적으로 입게 되는 불이익 역시 크지 않다.

그러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였다 할 것이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라고 판단한다.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정당의 영향력을 배제하고자 하는 것 자체의 정당성에 대하여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교육감을 선출하게 될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구체적 입법목적이라면, 그 정당성이 의심스럽다.

교육감을 선출함에 있어 후보자의 정당 관여 경력을 어느 정도 감안할 것인지, 정당경력을 제외한 기타의 자질만을 감안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궁극적으로 교육감을 선출하는 주체인 ‘국민’의 몫이고, 입법자가 후견인적 시각에서 정당경력 공개 시에는 유권자의 판단이 왜곡될 것이라고 미리 단정하고, 입법을 통하여 그러한 국민의 선택을 대신하거나 간섭하는 것은 민주주의 이념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교육감 후보자가 과거 어떤 특정 정당의 당원으로서 활동한 경력이 있었음을 알리는 ‘당원경력의 표시’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그 ‘특정 정당’의 정치적 견해나 성향을 감안하여 해당 후보자가 지향하는 교육정책노선 또는 구체적인 실천계획 등을 짐작, 파악할 수 있게 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반면, 교육감 후보자가 ‘과거에’ 특정 정당의 당원이었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알게 되면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의 정치적 입장에만 추종하여 교육감선거에 임하도록 오도(誤導)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것은 그 인과관계가 매우 막연하고, 실제 입증된 바도 없다.

더구나 지난 선거에서 보았던 바와 같이, ‘당원경력 표시’가 금지되더라도 후보자가 전교조, 무상급식 등 특정 교육정책 또는 교육적 쟁점에 관한 견해를 표시하면 그 후보자의 정치적 노선이 어느 정당과 궤를 같이 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에서는, 과거의 당원경력을 알리지 못하게 한다고 하여 과연 특정 정당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배제할 수 있을 것인지도 매우 불확실하다.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당원경력 표시’는 교육감후보로 출마하기 1년 이전의 것이므로 현재의 특정 정당과 직접적 연관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최대한 많이 공개되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는 선거운동 자유의 원칙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과거 ‘당원경력의 표시’마저 금지시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침해의 최소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원경력의 표시’를 제한함에 있어, 선전벽보·선거공보·인쇄물이나 TV·라디오 등 대중매체를 이용한 표시, 또는 공개된 장소에서의 표시 등 특정한 표현수단이나 방법에 한정하여 규제하지 않고, 문서에 의

한 것인지, 구두에 의한 것인지, 사적인 의사표시인지 등을 묻지 않고 ‘일체의 표시행위’를 금지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 선거운동과 다소 무관하거나 경계가 애매한 영역에서 이루어진 사적인 대화를 통한 표현 등의 경우도 일괄적으로 금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엄격한 요건 하에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할 것이다.

다.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거 당원경력의 표시’마저 금지함으로써 지방교육자치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기여하는 효과는 매우 불확실하거나 미미하다고 보이는 반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교육감 후보자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정도는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교육감 후보자가 그에 관한 구체적 정보를 알 권리가 있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경험과 견해를 밝히는 것은 필요하고 또 자연스러운 것인데, 이를 알리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한, 위축시키는 것이다.

특히, 교육감 후보자가 가진 인생경력이 정치적 활동밖에 없는 경우 그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당원경력’을 표시하지 못함으로써 입게 되는 불이익은 더욱 크게 된다. 다른 후보자들은 인생경력을 그대로 알림으로써 자신의 경험과 식견을 충분히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음에 비하여, 주로 정치활동을 해 오다가 일정한 교육경력을 갖추고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자들은 자신의 주된 경력 및 그를 통하여 갖추게 된 경륜과 식견을 홍보할 수 없게 되는 차별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거 당원경력의 표시’를 금지함으로써 얻는 공익적 성과와 그로부터 초래되는 사익의 침해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볼 것이다.

라. 결어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률로서 위헌이라 할 것이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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