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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3. 3. 21. 선고 2012헌바215 결정문 [형법 제35조 위헌소원]
[결정문] [전원재판부]
사건

2012헌바215 형법 제35조 위헌소원

청구인

정○수

국선대리인 김연수

당해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노920 사기 등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8. 8. 20.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무고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 중 가석방되어 2010. 8. 11. 형의 집행을 종료한 자로서, 2010. 6. 하순경부터 2010. 12. 하순경까지 사이에 진료비계산서 등을 위조하여 현대해상보험 주식회사에 제출하여 보험금을 편취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2) 청구인은 2012. 2. 23. 위 범죄사실에 대하여 형법 제35조가 적용되어 누범

가중이 된 후 징역 1년을 선고받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단6832), 이에 항소하여(서울중앙지방법원 2012노920) 그 재판 계속 중 형법 제35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2. 6. 7. 위 신청이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2초기1840), 2012. 6.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35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35조(누범) 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

② 누범의 형은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범에 대하여 처벌받은 후에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책임을 가중시키는 것이어서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배되고, 동종 사건이 아님에도 누범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중처벌받을 수 있게 하여 후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으므로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를 누범으로 규정하고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범죄인이 전범에 대한 형벌에 의하여 주어진 경고기능을 무시하고 후범의 실현을 통하여 범죄추진력이 보다 강화되어 행위책임이 가중되기 때문이고, 나아가 재범예방이라는 형사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즉 책임은 행위자가 합법을 결의하고 행동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을 결의하고 행하였다고 하는 의사형성에 대한 비난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전 판결의 경고기능 무시’나 ‘범죄추진력의 강화’는 행위책임의 가중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행위자가 전범에 대한 형벌을 통하여 자신의 범죄행위의 위법성과 그에 대한 비난을 인식하고 체험하였다면 불법을 회피하고 합법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범죄억제동기가 형성되었을 것인데, 이러한 전 판결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시 실형을 선고받을 만한 범행을 하였다면 그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 즉 행위책임이 증대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행위책임의 증대 외에도, 재범예방이라는 형사정책적 고려가 가미되어 누범을 가중처벌하고 있는 것이다(헌재 2011. 5. 26. 2009헌바63 등, 판례집 23-1하, 160, 165-166; 헌재 2011. 12. 29. 2011헌바284 , 공보 183, 157, 158).

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사부재리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헌재 1995. 2. 23. 93헌바43 , 판례집 7-1, 222; 헌재 2011. 5. 26. 2009헌바63 등, 판례집 23-1하, 160; 헌

재 2011. 12. 29. 2011헌바284 , 공보 183, 157, 158), 그 중 2009헌바63 등 결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전범에 대하여 형벌을 받았음에도 그 형벌의 경고기능을 무시하고 다시 범행을 하였다는 데 있는 것이지 전범에 대하여 처벌을 받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하는 경우에는 전범도 후범과 일괄하여 다시 처벌한다는 것은 아님이 명백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누범은 전범에 대하여 처벌을 받은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른 모든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 즉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만을 누범으로 하고 있으며, 그 형도 장기만을 가중하고 단기는 가중하지 아니하므로 전범은 양형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일 뿐, 전범 자체가 심판의 대상이 되어 다시 처벌받기 때문에 형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전범에 대한 형벌의 경고적 기능을 무시하고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고, 누범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

를 감안하여 범죄예방 및 사회방위의 형사정책적 고려에 기인한 것이어서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이라 볼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자의적이고 불균형한 처벌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사부재리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3. 3. 21.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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