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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5. 12. 23. 선고 2013헌바259 판례집 [구 공무원연금법 제46조 제1항 제1호 등 위헌소원]
[판례집27권 2집 542~552]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공무원의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을 제한한 구 공무원연금법(2000. 12. 30. 법률 제6328호로 개정되고, 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1항 제1호공무원연금법 부칙(2000. 12. 30. 법률 제6328호) 제10조 제2항 제6호(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가 소급입법에 해당되거나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3.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현재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자가 퇴직하는 경우 장차 받게 될 퇴직연금의 지급시기를 변경한 것으로, 아직 완성되지 아니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허용되고, 입법목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연금재정 안정 등의 공익이 손상되는 신뢰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것이어서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공무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거나 이미 퇴직연금을 받는 60세 미만의 사람과 달리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공무원에 대하여만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을 제한하더라도, 이는 재직기간에 따라 기존제도에 대한 신뢰 정도가 차이나는 것에 근거한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 없다.

3.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을 늦추고 있을 뿐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므로 직업선

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공무원연금법(2000. 12. 30. 법률 제6328호로 개정되고, 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퇴직연금 또는 퇴직연금일시금) ① 공무원이 2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한 때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퇴직연금을 지급한다.

1. 60세에 도달한 때

2.~5. 생략

②~⑧ 생략

공무원연금법 부칙(2000. 12. 30. 법률 제6328호) 제10조(퇴직연금의 지급에 관한 경과조치) ① 생략

② 이 법 시행당시 재직중인 공무원(1995년 12월 31일 이전에 임용되었거나, 1996년 1월 1일 이후에 임용된 공무원으로서 1995년 12월 31일 이전의 공무원ㆍ군인 및 사립학교교직원 경력을 합산받은 자를 말한다. 이하 제3항 및 제4항에서 같다)으로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자가 이 법 시행이후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 되어 퇴직한 경우의 퇴직연금은 제46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의 퇴직연도(퇴직한 날의 전날이 속하는 연도 또는 사망한 날이 속하는 연도를 말한다)별로 정한 해당 연령에 도달한 때부터 지급한다. 다만, 제46조 제1항 제2호의 개정규정에 의한 정년 또는 근무상한연령에 먼저 도달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5. 생략

6. 2011년부터 2012년 : 55세

7.~10 생략

③~⑤ 생략

공무원연금법(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공무원의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公務)로 인한 부상·질병·장애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공무원연금법 부칙(2000. 12. 30. 법률 제6328호) 제10조(퇴직연금의 지급에 관한 경과조치) ①이 법 시행당시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인 공무원에 대하여는 제46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퇴직한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퇴직연금을 지급한다.

② 이 법 시행당시 재직중인 공무원(1995년 12월 31일 이전에 임용되었거나, 1996년 1월 1일 이후에 임용된 공무원으로서 1995년 12월 31일 이전의 공무원ㆍ군인 및 사립학교교직원 경력을 합산받은 자를 말한다. 이하 제3항 및 제4항에서 같다)으로서 재직기간이 20

년 미만인 자가 이 법 시행이후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 되어 퇴직한 경우의 퇴직연금은 제46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의 퇴직연도(퇴직한 날의 전날이 속하는 연도 또는 사망한 날이 속하는 연도를 말한다)별로 정한 해당 연령에 도달한 때부터 지급한다. 다만, 제46조 제1항 제2호의 개정규정에 의한 정년 또는 근무상한연령에 먼저 도달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2001년부터 2002년 : 50세

2. 2003년부터 2004년 : 51세

3. 2005년부터 2006년 : 52세

4. 2007년부터 2008년 : 53세

5. 2009년부터 2010년 : 54세

6. 생략

7. 2013년부터 2014년 : 56세

8. 2015년부터 2016년 : 57세

9. 2017년부터 2018년 : 58세

10. 2019년부터 2020년 : 59세

③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 법 시행당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공무원이 재직기간이 20년에 도달하고 이 법 시행당시 재직기간이 20년에 미달하였던 기간 이상을 재직하고 퇴직한 때에는 그 때부터 퇴직연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연령에 먼저 도달한 때에는 제2항의 규정을 적용한다.

④~⑤ 생략

참조판례

1. 헌재 2003. 9. 25. 2001헌마93 등, 판례집 15-2상, 319, 362-363, 367헌재 2008. 2. 28. 2005헌마872 등, 판례집 20-1상, 279, 295, 297

2. 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판례집 11-2, 770, 787헌재 2011. 12. 29. 2011헌바41 , 공보 183, 145, 148

당사자

청 구 인김○연대리인 변호사 최문환

당해사건서울행정법원 2013구합1058 퇴직연금부지급처분취소

(2000. 12. 30. 법률 제6328호) 제10조 제2항 제6호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92. 2. 21. 지방행정서기보 시보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2012. 10. 17. 지방행정주사로 퇴직하였다. 2012. 10. 25. 공무원연금공단에 퇴직연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2012. 10. 31.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청구인이 55세에 도달하는 2026. 2.부터 퇴직연금의 지급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다(이하‘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나.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후, 그 소송계속 중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을 제한한 구 공무원연금법 제46조 제1항 제1호 및 부칙 제10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3. 7. 5. 모두 기각되자(서울행정법원 2013구합1058 및 2013아1272), 위 조항들이 자신의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3. 8.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공무원연금법 제46조 제1항 제1호 및 부칙 제10조 제2항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부칙 제10조 제2항의 경우에는 청구인과 관련된 부분인 제6호만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공무원연금법(2000. 12. 30. 법률 제6328호로 개정되고, 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1항 제1호공무원연금법 부칙(2000. 12. 30. 법률 제6328호) 제10조 제2항 제6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이하 이들 조항을 합하여‘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46조(퇴직연금 또는 퇴직연금일시금) ① 공무원이 2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퇴직연금을 지급한다.

1. 60세에 도달한 때

공무원연금법 부칙(2000. 12. 30. 법률 제6328호)

제10조(퇴직연금의 지급에 관한 경과조치) ② 이 법 시행 당시 재직 중인 공무원(1995. 12. 31. 이전에 임용되었거나, 1996. 1. 1. 이후에 임용된 공무원으로서 1995. 12. 31. 이전의 공무원·군인 및 사립학교 교직원 경력을 합산 받은 자를 말한다. 이하 제3항 및 제4항에서 같다)으로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자가 이 법 시행 이후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 되어 퇴직한 경우의 퇴직연금은 제46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퇴직연도(퇴직한 날의 전날이 속하는 연도 또는 사망한 날이 속하는 연도를 말한다)별로 정한 해당 연령에 도달한 때부터 지급한다. 다만, 제46조 제1항 제2호의 개정 규정에 의한 정년 또는 근무상한연령에 먼저 도달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6. 2011년부터 2012년 : 55세

[관련조항]

공무원연금법 부칙(2000. 12. 30. 법률 제6328호)

제10조(퇴직연금의 지급에 관한 경과조치)① 이 법 시행당시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인 공무원에 대하여는 제46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퇴직한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퇴직연금을 지급한다.

② 이 법 시행당시 재직 중인 공무원(1995년 12월 31일 이전에 임용되었거나, 1996년 1월 1일 이후에 임용된 공무원으로서 1995년 12월 31일 이전의 공무원ㆍ군인 및 사립학교교직원 경력을 합산 받은 자를 말한다. 이하 제3항 및 제4항에서 같다)으로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자가 이 법 시행이후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 되어 퇴직한 경우의 퇴직연금은 제46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개정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퇴직연도(퇴직한 날의 전날이 속하는 연도 또는 사망한 날이 속하는 연도를 말한다)별로 정한 해당 연령에 도달한 때부터 지급한다. 다만, 제46조 제1항 제2호의 개정규정에 의한 정년 또는 근무상한연령에 먼저 도달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2001년부터 2002년 : 50세

2. 2003년부터 2004년 : 51세

3. 2005년부터 2006년 : 52세

4. 2007년부터 2008년 : 53세

5. 2009년부터 2010년 : 54세

7. 2013년부터 2014년 : 56세

8. 2015년부터 2016년 : 57세

9. 2017년부터 2018년 : 58세

10. 2019년부터 2020년 : 59세

③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 법 시행당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공무원이 재직기간이 20년에 도달하고 이 법 시행당시 재직기간이 20년에 미달하였던 기간 이상을 재직하고 퇴직한 때에는 그 때부터 퇴직연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연령에 먼저 도달한 때에는 제2항의 규정을 적용한다.

④ 이 법 시행당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공무원이 2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한 때에는 본인이 원하는 바에 의하여 제2항 각 호의 연도별로 정한 해당 연령에 미달하는 연수를 적용하여 제46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조기퇴직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

⑤ 이 법 시행이후에 제23조 제2항 및 부칙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이 법 시행 전의 공무원ㆍ군인 및 사립학교교직원 경력(1995년 12월 31일 이전의 경력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을 재직기간에 합산하고 재직기간 20년 이상이 되어 퇴직한 때에는 합산 받은 경력을 제1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이 법 시행당시의 재직기간으로 보아 동 규정에 의한 연금지급의 시점 또는 연령에 달한 때부터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을 지급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임용될 당시인 1992년에 시행 중이던 구 공무원연금법 제46조 제1항에 의하면, 공무원은 20년 이상 재직하면 퇴직 직후부터 퇴직연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에 제한을 두고 있는바, 이는 소급입법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퇴직 직후부터 퇴직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공무원과 그렇지 않는 공무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4. 판 단

가.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권의 법적 성격

공무원연금제도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장애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이바지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공무원연금법 제1조), 연금제도 본래의 기능인 퇴직연금 외에도 기업의 퇴직금에 해당하는

일시금 및 퇴직수당, 민간의 산재보험에 해당하는 공무상 재해보상급여 기타 일반재해에 대한 각종 부조급여를 실시하는 등의 폭넓은 보장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전·현직 공무원을 위한 다양한 후생복지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즉 공무원연금제도는 공무원이라는 특수직역을 대상으로 한 노후소득보장, 근로보상, 재해보상, 부조 및 후생복지 등을 포괄적으로 실시하는 종합적인 사회보장제도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상의 퇴직연금 수급권은 기본적으로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공로보상 내지 후불임금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진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퇴직연금 수급권은 경제적 가치 있는 권리로서 헌법 제23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는데, 다만 그 구체적인 급여의 내용, 기여금의 액수 등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서는 직업공무원제도나 사회보험원리에 입각한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재산권에 비하여 입법자에게 상대적으로 보다 폭넓은 재량이 헌법상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헌재 2005. 6. 30. 2004헌바42 ; 헌재 2012. 8. 23. 2010헌바425 참조).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소급입법에 의한 침해 여부

헌법 제13조 제2항은,“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에 따라‘진정소급입법’과‘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헌법상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반면,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 요청 사이의 교량 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게 된다는 데에 차이가 있다(헌재 2008. 2. 28. 2005헌마872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현재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자가 퇴직연금에 대한 기여금을 납입하고 퇴직하는 경우에 장차 받게 될 퇴직연금의 지급시기를 변경한 것인바, 이러한 퇴직연금에 대한 기대는 재산권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확정되지 아니한 형성 중에 있는 권리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이른바‘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허

용된다(헌재 2003. 9. 25. 2001헌마93 등 참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있어서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는 문제될 여지가 없고, 다만 청구인이 지니고 있는 기존의 법적인 상태에 대한 신뢰를 법치국가적인 관점에서 헌법적으로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뿐이다.

(2)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가) 심사기준

신뢰보호원칙은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파생되는 것으로서,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기존의 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반면,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입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당사자의 신뢰가 파괴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경우 그러한 입법이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뢰보호원칙의 위반 여부는 한편으로는 침해되는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정도, 신뢰의 손상 정도, 신뢰 침해의 방법 등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입법을 통하여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08. 2. 28. 2005헌마872 등 참조).

(나)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 제한의 입법 연혁 및 취지

우리나라 공무원연금법은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을 1960. 1. 1. 법률 제533호로 제정·공포될 당시에는 60세로 제한하였다가, 1962. 8. 31. 법률제1133호로전부개정하면서그 연령 제한을 폐지하였고, 다시 1995. 12. 29. 법률 제5117호로 개정하면서 1996. 1. 1. 이후에 임용되는 자에 대하여는 그 연령을 60세로 제한하였다. 위 개정 당시 1996. 1. 1. 이후 임용자에 대하여만 그 연령을 60세로 제한하였을 뿐, 청구인처럼 1996. 1. 1. 이전 임용자에 대하여는 그 연령을 제한하지 않았다. 그런데 2000. 12. 30. 법률 제6328호로 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서는 1996. 1. 1. 이전 임용자에 대하여도 경과규정을 두어 그 정도를 완화하기는 하였으나 그 이후 임용자와 마찬가지로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에 제한을 가하였다. 그 후 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하면서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은 65세로 상향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의 제한을 폐지하였다가 재도입하고 그 적용대상을 확대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보험은 본인이 납부한 보험료, 기여도에 비례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는데,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의 제한이 폐지되었던 구법에서는 20년간 재직 후 연금을 수령하는

사람이 그보다 더 장기간 기여금을 납입하고 퇴직하여 연금을 수령하는 사람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연금을 수급하게 되어 있어 기여와 급여 사이에 반비례현상을 초래하게 되었다. 둘째, 연금제도는 무엇보다도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근로세대에게까지 연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사회보장의 기본원리와도 배치되는 것이었다. 셋째, 본인이 납부한 기여도에 비하여 과도한 급여가 지급됨으로써 연금재정 악화의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되어 왔다. 넷째, 1996년 이후 임용된 공무원과 그 전에 임용된 공무원 사이의 균형을 도모하여 세대 사이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하는 당면문제도 간과할 수 없었다.

요컨대,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을 제한한 것은 공무원연금제도의 기본원리에 충실하도록 위와 같이 불합리한 면을 개선하고, 연금재정 악화에 직면하여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기하기 위한 일련의 연금제도 개혁의 일환이므로, 그 입법목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긴급하고도 중대하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의 제한 규정을 확대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 중 부칙 제10조 제2항 제6호를 포함한 부칙 제10조에서 다음과 같은 경과조치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즉 ① 이 법 시행 당시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인 공무원에 대하여는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의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종전과 같이 퇴직한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고(제1항), ② 이 법 시행 당시 재직 중인 공무원으로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자가 이 법 시행 이후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 되어 퇴직한 경우에 대하여는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을 2001년·2002년 50세로 하는 것을 시초로 순차적으로 1세씩 향상시켜 2019년·2020년 59세로 하며(제2항), ③ 이 법 시행 당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공무원이 재직기간이 20년에 도달하고, 이 법 시행 당시 재직기간이 20년에 미달하였던 기간 이상을 재직하고 퇴직한 때에는 그 때부터 퇴직연금을 지급하는(제3항) 등의 경과규정을 두어 이 사건 법률조항들 시행 당시 근무하고 있던 공무원의 신뢰보호에 대한 배려조치를 하고 있다.

(다)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제도는 1960. 1. 1. 공무원연금법 제정 당시에는 60세이었으나, 1962. 8. 31. 전부개정 시에는 그 연령 제한이 폐지되었다가, 1995. 12. 29. 개정 시에는 1996. 1. 1. 이후 임용된 공무원에 대하여만 60세로 다시 부활하는 등 그 적용범위나 연령이 바뀌어 왔는바, 이와 같이 기존제도에 대한 보호하여야 할 신뢰의 가치가 높지 아니한 점, 이 사건 법

률조항들에서는 이 법 시행 당시 이미 재직기간이 20년을 경과한 공무원의 경우에는 종전 규정에 의하고, 재직기간이 20년에 미치지 못하는 공무원의 경우에도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을 2001년·2002년 50세로 하는 것을 시초로 순차적으로 향상시켜 2020년에 59세로 하는 등 전체적으로 비례의 원칙에 입각한 경과조치를 마련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신뢰의 손상 정도가 그다지 크지 아니하다.

반면 연금재정 악화로 인한 연금재정 안정의 도모와 연금제도의 기본원리에 충실한 합리화라는 것은 긴급하고도 중대한 공익이다.

양자를 비교 형량하여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입법목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우월하다고 할 것이어서,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에 제한을 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헌재 2003. 9. 25. 2001헌마93 등 참조).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연금 수급권에 관하여는 폭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는바, 이는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분야도 아니고,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영역도 아니므로, 엄격한 심사가 아니라 일반 평등원칙 심사로서 족하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 헌재 2011. 12. 29. 2011헌바41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하면, 이 법 시행 당시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공무원에 대하여만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이 제한되는 반면, 이 법 시행 당시 이미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인 공무원이나 20년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한 후 퇴직하여 퇴직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60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는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이 제한되지 않는 등 양자 사이에 그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의 취급에 있어 차별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는 그 재직기간에 따라 기존제도에 대한 신뢰 정도에 있어 차이가 나는 점, 특히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인 공무원은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시행되기 전 퇴직연금의 수급요건을 이미 충족하여 언제든 퇴직하면 그때부터 퇴직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상태였고, 20년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한 후 퇴직한 60세 미만의 사람은 이미 퇴직연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점, 재직기간이 20년 미만인 공무원에 대하여도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 제한에 따른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을 점진적으로 높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재직기간 20년 미만인 공무원을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인 공무원이나 20년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한 후 퇴직한 60세 미만의 사람에 비하여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으로 차별하여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을 늦추고 있을 뿐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설령 이 사건 법률조항들로 인하여 공무원이 퇴직하여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의 제한에 따른 간접적인 효과 내지 반사적 불이익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로 인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볼 수도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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