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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6. 9. 29. 선고 2014헌바292 판례집 [민법 제637조 제2항 위헌소원]
[판례집28권 2집 334~345]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고 있는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637조 제2항 중‘파산관재인이 계약해지의 통고를 한 경우에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2. 심판대상조항이 임차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와 달리파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만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이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심판대상조항은 파산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함으로써 파산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고,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에는 정당성이 인정되며,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배상청구가 제한되는 손해는 임대차계약의 해지 그 자체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에 국한되고, 임대차계약에 있어 임차인의 가장 본질적인 채무인 차임지급의무의 불이행과 관련하여서는 임대인이 파산채권자 또는 재단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임대인이 입는 불이익은 크지 아니하다. 그리고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허용하게 되면 절차의 지연이 불가피하여 손해배상청구 자체는 허용하되 손해배상액을 제한하는 방법으로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임대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파산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함으로써 파산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고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2. 심판대상조항이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와 달리 임차인이 파산한경우에만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은 회생절차와 파산절차의 취지와 기능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이러한 차별취급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637조(임차인의 파산과 해지통고) ① 생략

② 전항의 경우에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해지로 인하여 생긴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635조(기간의 약정없는 임대차의 해지통고) ①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② 상대방이 전항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1.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하여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

2. 동산에 대하여는 5일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637조(임차인의 파산과 해지통고) ① 임차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있는 때에도 임대인 또는 파산관재인은 제635조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② 생략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335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선택) ①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 및 그 상대방이 모두 파산선고 당시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경우 상대방은 파산관재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안에 계

약의 해제 또는 해지나 이행 여부를 확답할 것을 최고할 수 있다. 이 경우 파산관재인이 그 기간 안에 확답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한 것으로 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337조(파산관재인의 해제 또는 해지와 상대방의 권리) ① 제335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은 손해배상에 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② 생략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339조(민법상의 해지 또는 해제권이 있는 경우) 제335조 제2항의 규정은 민법 제637조(임차인의 파산과 해지통고), 제663조(사용자파산과 해지통고) 또는 제674조(도급인의 파산과 해제권)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상대방 또는 파산관재인이 갖는 해지권 또는 해지권의 행사에 준용한다.

참조판례

1. 헌재 2013. 6. 27. 2012헌마426 , 판례집 25-1, 592, 598

2. 헌재 2013. 3. 21. 2012헌마569 , 판례집 25-1, 230, 241-242

당사자

청 구 인신○균대리인 법무법인 천우담당 변호사 이정호 외 3인

당해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03163 임차보증금반환

주문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637조 제2항 중 ‘파산관재인이계약해지의 통고를 한 경우에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0. 6. 30. 주식회사 ○○저축은행(이하 ‘○○은행’이라 한다)과 서울 강남구 ○○동 ○○외 2필지 지상 건물 2동 중 일부를 보증금 140억 원, 차임 월 1억 4,000만 원, 임대차기간 3년으로 정하여 임대하기로 하는 임대

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 기간 중이던 2012. 9. 7. 법원은 부채초과 상태임을 이유로 ○○은행에 대하여 파산선고를 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하합97), ○○은행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예금보험공사는 같은 날 청구인에게 민법 제637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통고한 후, 2013. 1. 24. 청구인을 상대로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03163). 청구인은 위 청구에 대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을 임차보증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항변하고, 소송 계속 중이던 2013. 7. 12. 임대차계약의 해지로 인하여 생긴 손해배상의 청구를 제한하고 있는 민법 제637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카기50513), 2014. 6. 30. 위 제청신청이 기각되자 2014. 7. 16. 위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법 제637조 제2항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당해 사건은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약 해지통고를 한 후 임대인인 청구인을 상대로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사건이고 청구인은 임대차계약의 해지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액을 임차보증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민법(1958. 2. 22. 법률 제471호로 제정된 것) 제637조 제2항 중 ‘파산관재인이 계약해지의 통고를 한 경우에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부분의 위헌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637조(임차인의 파산과 해지통고) ② 전항의 경우에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해지로 인하여 생긴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관련조항]

제637조(임차인의 파산과 해지통고) ① 임차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있는 때에도 임대인 또는 파산관재인은 제635조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제635조(기간의 약정없는 임대차의 해지통고) ①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② 상대방이 전항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1.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하여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

2. 동산에 대하여는 5일

제335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선택) ①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 및 그 상대방이 모두 파산선고 당시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경우 상대방은 파산관재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안에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나 이행 여부를 확답할 것을 최고할 수 있다. 이 경우 파산관재인이 그 기간 안에 확답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한 것으로 본다.

제337조(파산관재인의 해제 또는 해지와 상대방의 권리) ① 제335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은 손해배상에 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제339조(민법상의 해지 또는 해제권이 있는 경우) 제335조 제2항의 규정은 민법 제637조(임차인의 파산과 해지통고), 제663조(사용자파산과 해지통고) 또는 제674조(도급인의 파산과 해제권)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상대방 또는 파산관재인이 갖는 해지권 또는 해지권의 행사에 준용한다.

3. 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하고, 가사 파산에 따른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 및 당사자 간 이해관계의 공평·타당한 조정을 입법목적으로 볼지라도 채권자인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공평에 반하는 것이어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 또한, 손해배상청구의 범위를 제한하는 등 덜 침익적인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을 전부 배제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며, 임차인의 파산선고라는 우연적인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을 전면적으로 제한받게 된 임대인이 입는 불이익은 매우

본질적이고 중대하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임차인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관리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면 임대인은 계약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회생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비해[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21조], 임차인이 파산한 경우에는 파산관재인의 임대차계약 해지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는바, 심판대상조항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임차인의 임대인과 파산절차가 개시된 임차인의 임대인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취급하고 있다. 또한, 임대인이 파산하여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면 임차인은 계약의 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임차인과 임대인을 달리 취급하고 있으며, 채권자 중 한 명인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일방적으로 배제함으로써 파산한 임차인의 다른 채권자들에 비해 임대인을 불리하게 취급하고 있는데, 이러한 차별취급에도 합리적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 단

가. 민법 제637조의 내용 및 취지

(1) 파산제도는 채무자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채무 전체의 변제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채권의 개별적 행사를 금지하고 채무자 재산의 관리처분권을 파산관재인에게 배타적으로 위임하여 이를 공정하게 환가·배당함으로써, 불충분하더라도 채권자들 간의 적정하고 공평한 만족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헌재 2013. 3. 21. 2012헌마569 참조). 파산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채무자의 종전의 법률관계는 단절되지 않고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나, 다수의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정하고자 하는 파산절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와 특정 이해관계인 사이에 형성된 기존의 법률관계를 파산절차 내에서 그대로 관철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은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 및 그 상대방이 모두 파산선고 당시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채무자의 파산관재인에게 당사자의 귀책사유 등을 해제권의 발생원인으로 정하지 아니한 일종의 법정해제권을 부여하되, 당사자 사이에 형평을 유지하기 위하여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

한 경우에 상대방이 손해배상에 관하여 파산채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37조 제1항).

임대차계약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임차인은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쌍무계약으로(민법 제618조), 임대차기간 중에는 임대인의 임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와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가 각각 잔존하므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한 규정인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제337조 제1항은 임대차기간 중에 있는 임대차계약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민법제637조 제1항에서 임차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임차인의 파산관재인 뿐만 아니라 임대인도 계약해지를 통고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제637조 제2항에서 이 경우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해지로 인하여 생긴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임대차기간 중에 임대인이 파산한 경우에는 임대인의 파산관재인만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대신 임차인은 계약의 해지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의 배상에 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반면(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 제337조 제1항), 임차인이 파산한 경우에는 민법 제637조에 따라 임차인의 파산관재인뿐 아니라 임대인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대신에 임차인의 파산관재인과 임대인은 모두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의 해지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다.

(2) 민법은 임대차계약 이외에 고용계약의 존속 중에 사용자가 파산선고를 받거나, 도급계약의 존속 중에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도 각 당사자에게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권을 부여하면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특칙을 마련하고 있다(민법 제663조, 제674조). 민법이 위와 같이 계약 해지 또는 해제의 특칙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계약기간 동안 당사자 간의 신뢰관계 유지가 필수적인 임대차계약, 고용계약, 도급계약에서 당사자의 일방인 임차인, 사용자, 도급인이 파산한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신뢰관계가 깨어져 당초의 계약관계를 유지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파산으로 인하여 임차인, 사용자, 도급인이 계약의 본질적이고도 핵심적인 급부(목적물의 사용·수익, 노무의 제공, 일의 완성)를 더 이상 수익할 수 없게 되어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곤란할 경우에는 당사자들이 계약관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도록 계약의 해지권 또는 해제권을 양 당사자에게 부여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어 합리적이라는 점에 근거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민법 제637조 제1항이 임대인에게 해지권을 부여하는 것은 임차목적물의 사용·수익이라는 임대차계약의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급부를 향유하는 임차인의 경제적 능력상실로 인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임료의 계속적 지급에 대한 기대가능성이라는 신뢰관계가 소멸한 경우에까지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유지할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이와 함께 민법 제637조 제2항이 각 당사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은 첫째, 손해의 발생 여부를 판단하거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기 위한 복잡한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파산절차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둘째, 파산으로 인하여 더 이상 임차목적물을 본래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기 어려워진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의 계약해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재산권 침해 여부

(1) 임대차계약의 해지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이다(헌재 2013. 6. 27. 2 012헌마426 참조). 따라서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심판대상조항은청구인의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한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심판대상조항은 손해배상액의 산정과 같은 복잡한 절차의 발생을 배제하여 파산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함으로써 파산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고,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이 손해배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유롭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는바, 이러한 목적에는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게 되면 파산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고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에게 부여된 계약해지권이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약의 해지통고를 한 경우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적절한 수단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배상청구가 제한되는 손해는 임대차계약의 해지 그 자체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에 국한된다. 따라서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한

파산선고 이전에 연체된 차임에 대해서는 파산채권자로서 파산절차에 따라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채무자회생법 제423조, 제424조), 파산선고가 있은 때부터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시점까지 미지급된 차임은 재단채권에 해당하므로(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8호)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를 수시로 변제받을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75조, 제476조). 임대차계약이 해지되고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반환하면 임대인은 이를 직접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임대함으로써 그 사용이익을 누릴 수 있고, 임대차계약의 해지통고 이후 임차목적물을 실제로 임대인에게 인도할 때까지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함으로써 발생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에 대해서도 반환을 구할 수 있다.

이처럼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차인의 가장 본질적인 채무인 차임지급의무의 불이행과 관련하여서는 임대인이 파산채권자 또는 재단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이외에 임대차계약의 해지 자체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의 범위가 통상적으로 크지 아니하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청구가 제한된다고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임대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2) 임차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 임차인의 파산관재인뿐만 아니라 임대인도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되, 각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해지로 인하여 생긴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는 민법 제637조는 계약의 존속에 있어 당사자 사이의 신뢰가 핵심적인 임대차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마련된 조항이다. 심판대상조항만을 살펴보면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제한되는 것이 사실이나, 민법 제637조 전체를 그 취지와 함께 고려하면 임대인으로서는 임차인에게 차임의 지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계약의 존속을 강요받지 아니하고 임차인과 마찬가지로 손해배상책임의 부담 없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 대신,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이 해지권을 행사한 경우에는 임대인 역시 임차인으로 하여금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면하되 다만 해지 자체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의 배상만을 구할 수 없게 되는 것이어서, 심판대상조항이 임대인에게 특별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하는 조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임대차계약의 해지 자체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파산선고 당시나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약의 해지통고를 할 당시에는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장래의 불확정 채권이다. 따라서 임대인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는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

약 해지통고를 할 당시에 예측하지 못했던 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손해배상액의 산정과 같은 복잡한 절차를 배제함으로써 파산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또한, 파산절차가 장기화되면 파산절차의 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법인파산의 경우에는 조직이 와해되거나 채무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가 하락하게 될 우려도 높다.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의 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은 손해배상채무 발생 자체로 인한 부담뿐만 아니라 손해의 발생 여부 판단, 손해배상액의 산정 등으로 인하여 파산절차가 지연됨으로 써 발생하게 되는 추가적인 비용, 자산가치의 하락 등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임대차계약 해지통고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손해배상청구 자체는 허용하되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하는 방법으로는 파산으로 인하여 더 이상 임차목적물을 경제적 활동에 이용하지 못하게 된 임차인의 계약해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 역시 달성하기 어렵다.

4) 이처럼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 덜 침익적인 수단을 발견할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의 손해가 임대차계약 해지 자체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로 국한되어 실제로 임대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크다고 보이지 않는 이상,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춘 것이다.

(다) 법익의 균형성

임대차계약의 해지통고를 받은 임대인은 해지 자체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의 배상만을 구할 수 없을 뿐, 연체차임에 대해서는 파산채권자나 재단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가 제한됨으로 인하여 임대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파산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함으로써 파산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공익은 파산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본질적인 것이고, 파산으로 인하여 더 이상 임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할 필요가 없게 된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에게 임대차계약 해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임차인을 보호한다는 공익 역시 매우 중대하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갖춘 것이다.

(3)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차별취급의 존재

(가) 임차인에 대하여 파산절차가 아닌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민법 제637조 제1항 및 제2항이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임차인의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면, 임대인은 임대차계약 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회생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121조 제1항). 따라서 임차인에게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는지 파산절차가 개시되었는지에 따라 임대인이 계약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게 된다.

(나)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임대인과 임차인을 차별취급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민법 제637조 제1항 및 제2항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파산관재인 모두에게 임대차계약의 해지권을 부여하고 임대인뿐 아니라 임차인의 파산관재인의 손해배상청구 역시 배제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어떠한 차별취급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며, 임대인이 파산하고 임대인의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채무자회생법 제337조 제1항에 근거하여 계약의 해지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임대인이 파산한 경우의 임차인과 임차인이 파산한 경우의 임대인 사이에 손해배상청구의 허용여부가 달라진다고 할지라도, 양자는 임차인 파산을 전제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논함에 있어 동일한 비교집단이 될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손해배상채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임대인과 파산절차에서 파산채권자 또는 재단채권자로서 채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임차인의 다른 채권자 사이에 차별취급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제한되어 임대인이 파산절차에서 파산채권자 또는 재단채권자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없게 되어 발생한 결과일 뿐이므로 이 부분 주장은 결국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불과하다. 따라서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2) 회생절차와의 차별취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회생절차와 파산절차는 모두 재정적인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여러 이해관계인들의 법률관계를 조정하는 도산처리절차라는 점에서 성질을 같이 하나, 회생절차는 재건형 절차이고, 파산절차는 청산형 절차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파산절차는 채무자의 현재 보유재산을 변제 재원으로 하지만, 회생절차는 채무자가 장래에 얻게 되는 소득을 변제 재원으로 하므로(헌재

2013. 3. 21. 2012헌마569 참조), 회생절차는 그 속성상 채권자가 채권의 만족을 얻기까지 상대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회생절차의 경우에는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인 전체의 이익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비해 파산절차는 파산시점의 채무자의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고 타당하게 배분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회생절차에 비해 채권의 만족이 상대적으로 단기간 안에 이루어지며, 파산제도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심판대상조항이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와 달리 임차인이 파산한 경우에만 임대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위와 같이 회생절차와 파산절차의 제도의 취지와 기능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임차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와 파산절차가 개시된 경우를 달리 취급하는 것을 현저히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소결

이처럼 임차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와 파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에 임대인을 달리 취급하는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이상,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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