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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9. 9. 26. 선고 2018헌마1015 공보 [형사소송법 제452조 등 위헌확인]
[공보276호 1151~115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 형사피해자를 약식명령의 고지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있는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52조(이하 ‘이 사건 고지조항’이라 한다)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형사피해자를 정식재판청구권자에서 제외하고 있는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5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이라 한다)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형사피해자는 약식명령을 고지받지 않으나, 신청을 하는 경우 형사사건의 진행 및 처리 결과에 대한 통지를 받을 수 있고, 고소인인 경우에는 신청 없이도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한 사실을 알 수 있어,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자신의 진술을 기재한 진술서나 탄원서 등을 제출하는 등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약식명령은 경미하고 간이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범죄사실에 다툼이 없는 경우가 많고, 형사피해자도 이미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범죄사실에 대한 별도의 확인 없이도 얼마든지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직접 범죄사실의 확인을 원하는 경우에는 소송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형사피해자가 약식명령을 고지받지 못한다고 하여 형사재판절차에서의 참여기회가 완전히 봉쇄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고지조항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 형사피해자에게 정식재판청구권을 인정하게 된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실현되어야 할 형벌권을 형사피해자의 사적 응보관념에 의존하게 만들어 형벌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소로 인한 법원의 업무량 폭증으로 본래 약식절차를 도입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였던 신속한 재판과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통한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이라는 목적을 저해할 위험도 있다. 또한, 약식절차에서는 수사기관에서 한 형사피해자의 진술조서가 형사기록에 편철되어 오는 것이 보통이고, 형사피해자는 자신의 진술을 기재한 진술서나 탄원서 등을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재판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가지며, 법관은 약식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경우 정식재판절차에 회부할 수도 있으므로, 약식명령이 청구되었다고 하여 형사피해자의 공판정에서의 진술권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참조판례

나. 헌재 1999. 12. 23. 98헌마345

헌재 2007. 7. 26. 2005헌마167 , 공보 130, 874, 876

헌재 2016. 4. 28. 2015헌바184

당사자

청 구 인윤○○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정교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이○○를 위증죄로 고소하였고, 이○○는 2018. 6. 22. 위증의 범죄사실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8고약511). 위 약식명령은 검사와 이○○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위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이 잘못 기재되었음에도 형사소송법 제452조제453조 제1항이 형사피해자에게 약식명령을 고지하지 않고 정식재판도 청구하지 못하게 규정하여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8. 10.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52조(이하 ‘이 사건 고지조항’이라 한다) 및 제45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452조(약식명령의 고지) 약식명령의 고지는 검사와 피고인에 대한 재판서의 송달에 의하여 한다.

제453조(정식재판의 청구) ① 검사 또는 피고인은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의 청구를 할 수 있다. 단, 피고인은 정식재판의 청구를 포기할 수 없다.

[관련조항]

제258조(고소인등에의 처분고지) ① 검사는 고소 또는 고발있는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거나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 공소의 취소 또는 제256조의 송치를 한 때에는 그 처분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고소인 또는 고발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② 검사는 불기소 또는 제256조의 처분을 한 때에는 피의자에게 즉시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제453조(정식재판의 청구) ② 정식재판의 청구는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정식재판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지체없이 검사 또는 피고인에게 그 사유를 통지하여야 한다.

제259조의2(피해자 등에 대한 통지) 검사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를 포함한다)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당해 사건의 공소제기여부, 공판의 일시·장소, 재판결과, 피의자·피고인의 구속·석방 등 구금에 관한 사실 등을 신속하게 통지하여야 한다.

제294조의4(피해자 등의 공판기록 열람·등사) ① 소송계속 중인 사건의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하거나 그 심신에 중대한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배우자·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포함한다), 피해자 본인의 법정대리인 또는 이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피해자 본인의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변호사는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재판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

② 재판장은 제1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③ 재판장은 피해자 등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범죄의 성질, 심리의 상황,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할 수 있다.

④ 재판장이 제3항에 따라 등사를 허가하는 경우에는 등사한 소송기록의 사용목적을 제한하거나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라 소송기록을 열람 또는 등사한 자는 열람 또는 등사에 의하여 알게 된 사항을 사용함에 있어서 부당히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해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⑥ 제3항 및 제4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불복할 수 없다.

제8조의2(범죄피해자에 대한 정보 제공 등) ① 국가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다음 각 호의 정보를 범죄피해자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1.범죄피해자의 해당 재판절차 참여 진술권 등 형사절차상 범죄피해자의 권리에 관한 정보

2.범죄피해 구조금 지급 및 범죄피해자 보호· 지원 단체 현황 등 범죄피해자의 지원에 관한 정보

3.그 밖에 범죄피해자의 권리보호 및 복지증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

② 제1항에 따른 정보 제공의 구체적인 방법 및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고지조항은 검사와 피고인에게만 약식명령을 고지하도록 하고,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은 검사와 피고인에게만 정식재판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형사피해자가 약식명령이 고지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형사사건이 종결될 수 있도록 하여 형사피해자가 정식재판을 청구하거나 약식명령을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으므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

4. 판 단

가. 이 사건 고지조항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고지조항의 의미

약식명령의 청구는 검사가 공소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하고(형사소송법 제449조), 법원은 공판절차로

이행할 경우가 아니면 약식명령을 발부한다(형사소송법 제448조 제1항). 약식명령에는 범죄사실, 적용법령, 주형, 부수처분과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음을 명시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451조), 재판서를 송달함으로써 약식명령을 고지한다(이 사건 고지조항). 그런데 이 사건 고지조항은 검사와 피고인에게만 약식명령을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형사피해자를 약식명령의 고지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있다.

(2)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여부

검사와 피고인의 대립적인 당사자 지위를 인정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체계에서는, 기본적으로 형사소송의 당사자인 검사와 피고인에게만 형사소송에 관한 송달이나 상소권을 인정하고(형사소송법 제60조, 제62조, 제338조 제1항), 형사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형사피해자에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고지조항 역시 같은 맥락에서 형사피해자를 약식명령의 고지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헌법 제27조 제5항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함으로써 형사피해자의 공판절차 참여권을 보장하고 있는바, 현행 형사소송법‘범죄피해자 보호법’에서는 형사피해자의 절차상 참여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형사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형사사건의 진행 및 처리결과에 대한 정보를 형사피해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59조의2,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8조 제2항). 형사피해자는 형사소송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형사판결이나 결정을 직접적으로 고지 받을 수 없지만, 형사사건의 진행 경과 및 처리결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형사피해자의 절차적 참여 기회를 보장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형사피해자의 절차상 권리는 수사기관을 통하여 형사피해자에게 고지되고 있는데, ‘범죄피해자 보호법’은 국가가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재판절차 참여 진술권 등 형사절차상 범죄피해자의 권리에 관한 정보를 반드시 형사피해자에게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범죄피해자 보호법’ 제8조의2 제1항). 이때 형사피해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에는 형사피해자가 신청을 하는 경우 형사사건의 진행 및 처리결과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지침’ 제16조 참조). 형사피해자는 수사기관으로부터 이러한 절차상 권리를 고지받은 후 형사사건의 진행 및 처리 결과에 대한 통지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여 신청을 하게 되면, 당해 사건의 공소제기여부, 공판기일, 재판결과 등 형사사건의 진행 및 처리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형사소송법 제259조의2,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8조 제2항). 만약 형사피해자가 고소를 한 고소인이라면, 이러한 신청 없이도 형사사건의 처리결과에 대한 통지를 받을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58조 제1항). 따라서 형사피해자는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지 않더라도 이러한 통지제도를 통하여 약식명령이 청구된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자신의 진술을 기재한 진술서나 탄원서 등을 제출하는 등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물론, 고소인도 아니면서 형사사건의 진행 및 처리결과에 대한 통지를 신청하지 않은 형사피해자는 아무런 절차상 통지를 받지 못하여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됨으로써 형사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사피해자는 이미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권리에 관한 상세한 안내를 받은 후 절차상 통지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고, 언제든지 수사기관에 신청을 하여 형사절차의 진행 및 처리결과에 대한 통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받는 참여 기회의 제한이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형사피해자가 약식명령을 고지받지 않아 범죄사실이나 약식명령의 고지 사실을 알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약식명령은 경미하고 간이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범죄사실에 다툼이 없는 경우가 많고, 형사피해자도 이미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범죄사실에 대한 별도의 확인 없이도 얼마든지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직접 범죄사실의 확인을 원하는 경우에는 소송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는 점에서(형사소송법 제294조의4), 형사피해자가 약식명령을 고지받지 못한다고 하여 형사재판절차에서의 참여기회가 완전히 봉쇄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고지조항이 형사피해자에게 약식명령을 고지하지 않도록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형사피해자는 형사사건의 진행 및 처리결과에 대한 통지를 받아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얼마든지 의견을 제출하여 절차참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고지조항이 입법재량을 일탈·남용하여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의 의미

정식재판의 청구는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53조).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은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자를 검사와 피고인으로만 한정을 하고, 형사피해자는 정식재판청구권자에서 제외하고 있다.

(2)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여부

약식절차는 지방법원의 관할에 속하는 사건으로서 벌금·과료에 처할 수 있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 한하여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을 조사하여 피고인에게 형을 과하는 간이한 형사재판절차이다. 이는 경미하고 간이한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도모하고, 형사재판의 신속을 기하며, 공개재판에 따르는 피고인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그 제도적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45 ; 헌재 2016. 4. 28. 2015헌바184 참조).

그러나 형사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공판정에서의 진술기회 없이 재판절차가 종료하게 되므로, 형사피해자에게도 정식재판청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형사피해자에게 정식재판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자칫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실현되어야 할 형벌권을 피해자의 사적 응보관념에 의존하게 만들어 형벌의 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의 발견보다는 형사피해자의 책임 아래 형사소송이 좌우되게 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신속한 재판을 이념으로 하는 형사소송체계와도 불일치할 우려가 있고, 남소로 인한 법원의 업무량 폭증으로 본래 약식절차를 도입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였던 신속한 재판과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통한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이라는 목적을 저해할 위험도 있다(헌재 2007. 7. 26. 2005헌마167 참조).

또한, 약식절차에서 형사피해자는 공판정에서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 없으나, 수사기관에서 한 형사피해자의 진술조서가 형사기록에 편철되어 오는 것이 보통이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도 피해자는 자신의 진술내용을 기재한 진술서나 탄원서 등을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법관은 약식명령으로 청구된 사건이 약식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면 정식재판절차에 회부할 수도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450조), 약식명령이 청구되었다고 하여 피해자의 공판정에서의 진술권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45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정식재판청구조항이 형사피해자에게 정식재판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여 입법자가 입법재량을 일탈·남용하여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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