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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2. 10. 선고 2020다301155 판결
[징계무효확인등][공2022상,534]
판시사항

[1]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의 휴직 근거 규정에 따른 사용자의 휴직명령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갑 병원의 인사규정에 ‘직원이 형사사건으로 구속 기소되었을 때에는 휴직을 명할 수 있고, 그 경우 휴직기간은 최초의 형 판결 시까지로 하되 계속 구속될 경우 확정판결 시까지 연장 가능하며, 휴직한 직원은 그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30일 이내에 복직을 신청하여야 하고 갑 병원은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을이 갑 병원의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갑 병원이 인사규정에 따라 휴직을 명하였고, 을이 항소한 후 보석허가결정을 받아 석방된 다음 복직신청을 하였으나, 갑 병원은 휴직사유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복직신청을 거부한 사안에서, 휴직명령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을이 석방된 이후에는 휴직명령의 사유가 소멸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갑 병원은 을의 복직신청에 대하여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였어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을 명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정한 휴직사유가 발생하였으며, 당해 휴직 근거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휴직명령권 발동의 합리성 유무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할 수 없다거나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사용자의 휴직명령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갑 병원의 인사규정에 ‘직원이 형사사건으로 구속 기소되었을 때에는 휴직을 명할 수 있고, 그 경우 휴직기간은 최초의 형 판결 시까지로 하되 계속 구속될 경우 확정판결 시까지 연장 가능하며, 휴직한 직원은 그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30일 이내에 복직을 신청하여야 하고 갑 병원은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을이 갑 병원의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갑 병원이 인사규정에 따라 휴직을 명하였고, 을이 항소한 후 보석허가결정을 받아 석방된 다음 복직신청을 하였으나, 갑 병원은 휴직사유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복직신청을 거부한 사안에서, 위 인사규정은 ‘구속으로 인해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경우’를 휴직사유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을이 형사사건으로 구속됨으로써 인사규정에서 정한 휴직사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이 인정되므로, 휴직명령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을이 석방된 이후에는 휴직명령의 사유가 소멸하였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갑 병원은 을의 복직신청에 대하여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였어야 하고, 을이 석방된 이후에도 보석이 취소되거나 실형이 선고되는 등으로 다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복직 거부 당시 을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다16690 판결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공2005상, 463)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경찬)

피고,피상고인

○○대학교병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상훈)

원심판결

대구고법 2020. 12. 9. 선고 2020나2141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2017년 4월분부터의 임금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을 명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정한 휴직사유가 발생하였으며, 당해 휴직 근거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휴직명령권 발동의 합리성 유무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할 수 없다거나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사용자의 휴직명령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다16690 판결 ,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업무방해 및 상해 혐의로 기소되어, 2017. 2. 9.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되었다. 이로 인해 원고가 노무를 제공할 수 없게 되자, 피고는 인사규정 제31조 제2호에 따라 2017. 2. 16. 자로 원고에게 휴직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휴직명령’이라 한다).

나. 원고는 위 판결에 대해 항소하였고, 2017. 4. 6. 보석허가결정을 받아 석방되었다. 이에 원고는 2017. 4. 13. 피고에게 복직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7. 4. 17. 휴직사유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복직신청을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복직 거부’라 한다).

다. 이후 원고는 2017. 9. 22.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2017. 10. 1. 복직하였다.

라. 피고의 인사규정은 직원이 형사사건으로 구속 기소되었을 때에는 휴직을 명할 수 있고(제31조 제2호), 그 경우 휴직기간은 최초의 형 판결 시까지로 하되 계속 구속될 경우 확정판결 시까지 연장 가능하며(제32조 제2호), 휴직한 직원은 그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30일 이내에 복직을 신청하여야 하고 피고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고(제35조 제1항) 규정하고 있다.

3. 위 사실관계와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복직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피고의 인사규정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것으로 인한 휴직명령의 사유를 단순히 기소된 때라고 하지 않고 ‘구속 기소되었을 때’로 정하면서 그로 인한 휴직명령의 기한을 원칙적으로 ‘최초의 형 판결 시’로 하되 계속 구속될 경우에는 ‘확정판결 시’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인사규정 제31조 제2호는 ‘구속으로 인해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경우’를 휴직사유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가 2017. 2. 9. 형사사건으로 인해 구속됨으로써 피고의 인사규정 제31조 제2호가 정한 휴직사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원고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휴직명령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2017. 4. 6. 석방된 이후에는 이 사건 휴직명령의 사유가 소멸하였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인사규정 제35조 제1항에 따라 원고의 복직신청에 대하여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였어야 한다.

다. 원고가 석방된 이후에도 보석이 취소되거나 실형이 선고되는 등으로 다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복직 거부 당시 피고에게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복직 거부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휴직명령의 적법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2017. 2. 9.부터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원고가 구속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에는 이 사건 휴직명령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적어도 원심이 2017년 2월분 및 3월분 임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지만 그 결론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2017년 4월분부터의 임금 청구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다.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2017년 4월분 임금 청구에 대해서는 피고가 인사규정 제35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복직을 명했어야 할 시점이 언제인지를 살펴본 다음, 그 시점에 원고가 복직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이 얼마인지를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17년 4월분부터의 임금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김재형 노정희 이흥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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