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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58173 판결

[토지인도등][공2010상,639]

판시사항

[1] 권리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2] 경매를 통하여 토지를 취득한 자가 그 지상 건물의 철거와 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권리 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 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 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를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다.

[2] 경매를 통하여 토지를 취득한 자가 그 지상 건물의 철거와 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사안에서, 건물의 철거로 인한 권리행사자의 이익보다 건물 소유자의 손해가 현저히 크고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건물소유자가 위 건물에 대한 권리를 인수할 당시 그 철거가능성을 알았다고 보이는 점, 토지에 대한 투자가치가 있어 건물 철거 등의 청구가 권리행사자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다거나 오직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우앤이우 담당변호사 이상경)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유지담외 5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 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를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22083, 22090 판결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67651, 6766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05. 1. 19.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시가는 약 43억 원인 반면, 이 사건 토지의 시가는 약 18억 원 상당이고, 2007. 6. 22.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시가는 약 20억 7,500만 원이며, 원고는 경매를 통하여 약 15억 5,200만 원에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점, ② 이 사건 건물은 착공 후 1997. 10.경 공사 중단시까지 약 70억 원이 투입되어 전체 공정의 약 95%가 완료되었고, 그 뒤 피고가 2009. 2. 1. 소외 1 주식회사에게 공사대금 약 15억 원에 잔여 공사를 도급주어 진행한 결과 현재는 사소한 부분의 마무리 작업 외에는 건물이 모두 완공된 상태이므로, 만일 이를 철거한다면 그 철거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그동안 투입된 공사비에 비추어 철거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매우 큰 점, ③ 이 사건 토지는 1997. 10.경 공사 중단시까지 이 사건 건물의 건축주였던 소외 2 주식회사의 소유였으므로 건축 과정에서 토지소유권에 대한 침해가 없었던 점, ④ 이미 이 사건 건물의 상당수의 점포가 분양되어 만일 이 사건 건물이 철거된다면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고, 또 하도급 공사업체들도 이 사건 건물의 점포를 직접 분양받거나 분양대금에서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되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건물을 신축한다 하더라도 그 신축할 수 있는 건물의 규모는 부산광역시가 2002. 6.경 설정한 건축물 고도 제한으로 인하여 9층 건물인 이 사건 건물보다 훨씬 낮은 지상 6층 이하 높이의 건물에 불과한 점, ⑥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전 소유자인 소외 3 주식회사에게 자금을 대출하여주고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소외 4의 아들로서 건축업과는 무관한 자이며, 경매 과정에서 이미 95%가 완공되어 있던 이 사건 건물의 존재 및 새로운 건물의 신축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후 고가에 다시 매도할 목적으로 이를 매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⑦ 제1심 변론과정에서 법원이 조정·화해를 시도하면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시가를 훨씬 초과하는 27억 원에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의하지 않았으나 원고가 이의하는 바람에 화해가 성립되지 못한 점 등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건물 철거 및 토지 인도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철거 및 이 사건 토지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현재까지 이 사건 건물의 신축을 위하여 투입된 공사비가 합계 약 85억 원인 반면, 원고는 경매를 통하여 불과 약 15억 5,200만 원에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하여 이 사건 건물의 철거로 인한 원고의 이익보다 피고의 손해가 현저히 크고, 이 사건 건물이 철거되면 수분양자들 및 이 사건 건물의 점포를 직접 분양받거나 분양대금에서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려는 하도급 공사업체들이 피해를 입게 됨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2001. 12.경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권리를 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인수할 당시 이 사건 토지는 경매진행 중이었거나, 이미 소외 3 주식회사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로서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이 철거될 수도 있음을 알았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토지는 그 진입도로가 상당부분 피고 측 소유이기는 하나, 그 위치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소재 부산해운대 해수욕장 내 미포항 동측 인근으로서 투자가치가 있어,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고가에 매각하기 위해 경락받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9층인 이 사건 건물을 철거하고 지을 수 있는 건물이 지상 6층 이하 높이의 건물이라 하더라도 결코 원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또한 원고가 그 매도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제1심의 화해권고결정 등에 응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이 사건 건물 철거 등의 청구가 오직 피고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것이라고 보기 힘든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설시한 앞서와 같은 다른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건물의 철거와 이 사건 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건물 철거 및 토지 인도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김능환(주심) 민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