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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 14. 선고 93다28515 판결

[손해배상(기)][집42(1)민,58;공1994.3.1.(963),712]

판시사항

가 하나의 판결로 무기징역형과 유기징역형이 선고된 경우 검사가 무기징역형에 앞서 유기징역형을 먼저 집행하도록 형집행순서변경지휘를 한 것이 과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본 사례

나. 국가배상법상의 손해액 산정에 있어 형사보상법상의 보상기준에 의하여야 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형법 제39조 제1항 에 의하여 하나의 판결로 무기징역형과 징역 5년의 유기징역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형법 제39조 제2항 , 제38조 제1항 제1호 에 의하여 유기징역형은 무기징역형에 흡수되므로 유기징역형은 집행할 수 없고 무기징역형만을 집행하여야 할 것임은 위 규정의 법문자체로 명백하고, 따라서 검사가 무기징역형에 앞서 유기징역형을 먼저 집행하도록 형집행순서변경지휘를 한 것은 그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나. 공무원의 위법행위로 인한 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과 형사보상법에 의한 형사보상은 그 근거를 달리하므로 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형사보상법상의 보상기준에 의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수행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법령에 대한 해석이 복잡, 미묘하여 워낙 어렵고 이에 대한 학설, 판례조차 귀일되어 있지 못하여 의의(의의)가 없을 수 없는 경우에 공무원이 그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 중 어느 한 설을 취하여 내린 해석이 대법원이 가린바 그것과 같지 않아 결과적으로 잘못된 해석에 돌아가고, 그에 따른 처리가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그 법령의 부당집행이라는 결과를 빚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고, 이런 경우 결과책임을 지우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은 소론과 같다( 당원 1973.10.10. 선고 72다2583 판결 ; 1981.8.25. 선고 80다1598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형법 제39조 제1항 에 의하여 하나의 판결로 무기징역형과 징역 5년의 유기징역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형법 제39조 제2항 , 제38조 제1항 제1호 에 의하여 유기징역형은 무기징역형에 흡수되므로 유기징역형은 집행할 수 없고 무기징역형만을 집행하여야 할 것임은 위 규정의 법문자체로 명백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검사가 무기징역형에 앞서 유기징역형을 먼저 집행하도록 형집행순서변경지휘를 한 것은 그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사후에 위 무기징역형이 징역 20년으로 감형되었다 하더라도 위 감형에 의하여 형법 제39조 제2항 소정의 새로운 판결이 선고된 것으로 볼 여지는 없으므로 한번 무기징역형에 흡수되어 집행할 수 없었던 유기징역형을 다시 집행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없고, 이와 같이 볼 만한 법적인 근거나 학설이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 따라서 위 형법의 규정에 대한 해석이 복잡, 미묘하여 워낙 어렵고 이에 대한 학설, 판례조차 귀일되지 못하여 의의(의의)가 없을 수 없다고 하기는 어려우며, 달리 검사가 무기징역형이 감형되어 유기징역형으로 된 때에는 감형 전에 집행할 수 없었던 유기징역형을 새로 집행 할 수 있다고 해석함에 있어서 상당한 근거나 합리성이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리고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위 무기징역형에 의하여 감형된 형기가 종료되기 이전인 1991.7.25. 서울고등법원 91초112호로 무기징역형이 징역 20년형으로 감형되었다 하더라도 감형된 20년의 형만 집행할 수 있지 징역 5년형을 새로 집행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검사의 집행처분 중 징역 5년형의 합산부분을 취소한다는 결정이 이루어진 사실이 있을 뿐 아니라 위 규정의 해석에 관한 문제는 인신의 구금에 관한 것이어서 잘못 해석할 경우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없으므로 형의 집행을 담당하는 법률전문가인 검사로서는 일단 위 집행지휘처분을 취소한 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여 위 징역 20년의 형기가 종료됨과 동시에 원고를 일응 석방하였어야 했을 것인데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위 법원의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하면서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다가 형기종료일이 지나도록 원고를 석방시키지 아니한 것은 그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공무원의 위법행위로 인한 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과 형사보상법에 의한 형사보상은 그 근거를 달리하므로 국가배상법상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형사보상법상의 보상기준에 의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사건은 검사의 위법한 형집행처분으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사건이므로 부당하게 출소하지 못한 기간에 상당한 도시일용임금을 기준으로 위자료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이 사건과 같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정할 수 있다 할 것인바( 당원 1988.2.23. 선고 87다카5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제1심에서 인용한 위자료액이 정당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김상원 박만호 박준서(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5.4.선고 92나6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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